아미 오브 더 데드 (Army of the Dead.2021) 2021년 개봉 영화




2021년에 ‘잭 스나이더’ 감독이 만든 좀비 하이스트 영화. WWE 전 헤비급 챔피언 '데이브 바티스타'가 주연을 맡았다.

내용은 ‘51 구역’에서 화물을 수송하던 미국 호송차가 고속도로에서 승용차와 충돌해 좀비가 탈출한 뒤. 그 근방에 있던 ‘라스베가스’에 좀비 사태가 발생해 도시가 폐쇄되고. 미국 정부에서 군사 개입에 실패하자 핵폭탄을 투하하기로 결정했는데, 카지노 소유주 ‘블라이 다나카’가 전직 용병 ‘스콧 워드’에게 팀을 꾸려 카지노 금고에 있는 2억 달러를 회수해 달라는 의뢰를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라스베가스’가 좀비로 득실거리는 좀비 도시가 됐다는 설정은 꽤나 흥미롭지만, 후술할 좀비의 비중이 생각 이상으로 적은 관계로 모처럼의 배경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느낌을 준다.

배경이 라스베가스란 걸 인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카지노를 배경으로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후반부의 액션 씬 하나밖에 없다. 즉, 카지노 액션 씬을 빼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어서 굳이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삼아야 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라스베가스 서커스 호랑이가 좀비화 된 좀비 호랑이는 사실 그 설명을 작중 인물의 대사로 듣기 전까지는 왜 나온 건지도 몰랐다.

사실 본작은 배경 설정적인 부분에서는, 메인 무대인 라스베가스를 어떻게 하면 잘 살릴지 고민하기보다는. 그곳을 점거한 좀비들의 ‘무리 설정’에 대한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작중 ‘알파 좀비’라고 해서 일반 좀비보다 빠르고 강하고,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좀비가 있는데. 강화형 좀비가 무리의 리더를 맡는 것 자체는 좀 식상하긴 하나, 그 묘사가 원시 부족의 추장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신선했다.

사람 머리를 꿴 지팡이를 들고 좀비 말을 타고 이동하며, 여자 좀비와 부부 관계를 맺고. 좀비 아기도 잉태시키는가 하면, 산 사람을 제물로 받으면 제물을 바친 사람을 건드리지 않고 같은 좀비들끼리 나눠 먹는 것 등등. 생긴 것만 좀비지 무리 습성은 자기들 나름대로 문명을 이룬 원시 부족 같아서 ‘혹성탈출’ 좀비판 같은 느낌마저 준다.

문제는 좀비의 무리 설정은 신선한 반면. 좀비의 비중 자체는 생각보다 적은 편이라서 좀비 영화로서의 아이덴티티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메인 스토리가 전직 군인 출신 주인공이 팀을 꾸려 폐쇄된 도시의 카지노에 잠입해 금고 문을 따고 돈을 회수하는 게 핵심적인 내용이라서 하이스트 무비 성격이 강하다.

좀비는 단순히 주인공 일행의 금고 회수 미션을 방해하는 장애물 정도로밖에 안 나온다. 좀비 말고 다른 괴물이 나와도 상관없을 정도다.

제작비가 약 9000만 달러로 거액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좀비물 특유의 좀비 떼 묘사가 영 부실해서 좀비가 점거한 도시, 핵폭탄 투하 등의 설정만 요란하지 실제 스케일은 너무 빈약해 그 많은 제작비를 다 어디다 썼는지 의문이 든다.

좀비의 비중이 낮고, 좀비 떼 묘사도 부실한 만큼. 액션 비율도 적은 상황에, 액션 묘사의 밀도가 높은 것도 아니라서 잭 스나이더 감독표 영화의 장점인 액션 연출이 진짜 기대 이하다.

헌데, 기대 이하의 액션이 나온 건 좀비 때문에만 그런 게 아니고 캐릭터의 영향이 더 크다. 사실 본작의 치명적인 문제는 바로 캐릭터 설정과 그 운용에 있다.

주인공 일행 팀원 개개인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렇게 개성적이거나 인상이 강한 캐릭터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금고 회수 미션을 수행할 하이스트 무비형 파티의 구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 구성은 나쁘지 않았는데.. 문제는 거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은 캐릭터가 추가돼서 모든 걸 망가트렸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주인공 ‘스콧 워드’의 딸 ‘케이트 워드’다.

작중 케이트는 아빠인 스콧이 좀비가 된 엄마를 없앤 것 때문에 갈등을 빚고 소원해져서 난민촌에서 자원 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친해진 난민 모녀가 돈을 벌려고 라스베가스에 잠입해 실종되자, 스콧의 팀에 멋대로 합류해서 난민 모녀를 구하려다가 팀 전체를 위기에 빠트리다 못해 모두 죽음에 이르게 하고는 홀로 살아남아 진짜 근래 영화사에서 손에 꼽을 만한 발암 캐릭터로 묘사된다.

스콧이 좀비가 된 아내를 자기 손으로 죽인 것 때문에 PTSD에 시달리고, 그로 인해 소원해진 딸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빠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서, 케이트와 함께 나오기만 하면 밑도 끝도 없이 감성팔이를 하고. 또 케이트 때문에 사단이 난 것을 수습하면서 신파극을 찍어서 하이스트 무비로서의 정체성마저 완전히 상실시킨다.

좀비물을 끼얹은 하이스트 무비로 시작했다가, 아빠와 딸의 화해를 그린 감성 드라마로 마무리를 지으며 신파극을 찍고 있으니 오락 영화로서는 최악 중에 최악이다.

영화 포스터만 보면 신나고 유쾌한 오락 영화 느낌 나는데 실제 본편은 좀비 신파극이니 한국 영화 ‘클레멘타인(2004)’ 드립이 나오는 게 괜히 그러는 게 아니다.

주인공 부녀 설정이 없었다면 그래도 최소한 평타는 쳤을 텐데. 그게 있음으로서 블랙홀이 되어 모든 걸 빨아들여 작품 자체를 무너트렸다.

도대체 왜 그런 설정이 들어갔을까? 생각해 보면 아마도 잭 스나이더 감독이 가족사에 근간을 두고 있는 것 같은데. 감독이 자신의 슬픈 감정에 도취되어 감정의 주화입마에 걸려 헤어나오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

하이스트 무비에 좀비물인데, 사람이든 좀비든, 가족을 잃고 슬퍼하고. 가족끼리 반목하는 것에 고뇌하며 피아를 막론하고 감성팔이를 해대고 있으니 총체적 난국이다.

처음부터 좀비 감성 드라마로 광고했으면 또 모를까, 트레일러, 포스터 등 모든 광고에서 유쾌 상쾌 통쾌한 오락 영화를 표방하고 있었으니. 진짜 관객의 기대를 제대로 배신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결론은 비추천. 좀비 하이스트 영화라는 장르 조합과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한 게 흥미를 끌고, 원시 문명을 이룬 좀비 무리 설정이 신선하기는 하지만.. 배경 설정이 거창한 것에 비해 좀비 떼 묘사가 부실해 스케일이 너무 작고. 액션 분량은 짧고 연출의 밀도가 낮아서 기대에 못 미치며, 장르와 소재에 어울리지 않은 발암 캐릭터가 빚는 감성팔이 신파극 요소가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 팝콘 무비 아닌데 팝콘 무비로 사기 치는 졸작이다.


덧글

  • 야무법인 2021/05/25 09:14 # 삭제 답글

    넷플릭스가 간섭일절안하고 100프로 자유로운 창작 제작의 자유보장해줬다길래 불안했는데 폭주해서 제2의 써커펀치가 됐군요....
  • 잠뿌리 2021/05/25 20:02 #

    써커 펀치와 함께 잭 스나이더 감독한테 전권을 위임하면 쪽박 차는 사례로 꼽을 만 할 것 같습니다.
  • 블랙하트 2021/05/25 13:13 # 답글

    빨라진 강화형 좀비, 라스베가스 배경, 똑똑한 우두머리 좀비등은 레지던트 이블 3, 랜드 오브 데드에 이미 나온바 있었죠.
  • 잠뿌리 2021/05/25 20:04 #

    사실 이 작품에서 좀비 설정은 강화형 좀비, 리더 좀비 같은 것보다는 좀비들이 원시 부족 수준의 문명을 이룬 게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유인원들이 인류 문명을 이룬 혹성 탈출 느낌 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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