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마의 제국(邪神传说.1992) 2021년 컴퓨터학원시절 AT 게임




1992년에 대만의 게임 회사 ‘SOFT WORLD=智冠科技(지관과기)’에서 MS-DOS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원제는 ‘邪神传说(사신전설)’. 국내판 번안 제목은 ‘마의 제국’이다. 원제랑 번안 제목의 괴리감이 크긴 한데, 게임 내 배경이 ‘천마제국’이고. 작중 ‘사신교단’의 휘장이 뿔 달린 말머리를 한 ‘천마’라서 제목을 그렇게 번안한 것 같다.

내용은 주인공 '소려'가 어느날 갑자기 '천마제국군'의 표적이 되어 쫓기다가 그 과정에서 출생의 비밀을 듣고. '아수라' 여신의 부활을 꿈꾸는 '사신교'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에 등장하는 여섯 성자 중 한 명이 자신이란 사실을 알게 되어 천마제국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게임 사용키는 화살표 방향키 상하좌우 이동, ESC키(메뉴 열기), ENTER키(선택)이다.

메뉴창을 먼저 열고 커맨드를 선택하는 건 고전 일본식 RPG 게임의 조작 방식인데. PC 게임 기준으로 보통은 SPACE BAR나 ENTER키를 누르면 메뉴창이 열리는 반면. 본작은 ESC키를 눌러야 메뉴창이 열린다. ESC키는 커맨드 선택을 취소하거나, 메뉴창을 닫을 때 주로 쓰이기 때문에 뭔가 좀 키 배치가 거꾸로 된 느낌이다.

메뉴창을 열면 화면 하단에 커맨드가 뜨는데, ‘조사습득(조사 및 아이템 습득)’, ‘인물대화(NPC와 대화)’, ‘사용물품(아이템 사용)’, ‘공격성무기마법(무기 장비)’, ‘방어장비(방어구 장비)’, ‘행진장비(신발 장비)’, ‘계통설정(옵션)’이다.

조사, 습득, 대화 등은 해당 커맨드를 선택한 다음에 방향키를 선택해 해당 방향으로 커맨드를 실행하는 방식이라 좀 번거롭고. 본래 공격도 키를 누른 다음 방향을 선택해 실행해야하는 방식이지만 다행히 이쪽은 옵션에서 방향 선택 여부를 조정할 수 있다.

공격의 방향 선택 여부를 꺼 놓으면 무기를 장착한 상태일 때 SPACE BAR를 눌러서 바로 공격할 수 있다. 전투 모드가 따로 없는 관계로 필드에서 적을 만나면 공격 키를 눌러 바로 공격하는 방식이다 보니 게임 플레이 감각은 액션 RPG인데. 그래픽적으로 보면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팔콤의 ‘이스’에 더 가깝다.

무기/방어구 장비는 각각 공격성무기마법, 방어장비, 행진장비에서 착용하는 거지만, 그전에 ‘사용물품’ 커맨드를 클릭해 각각의 장비를 한 번씩 사용해야 장비 슬롯에 등록된다.

마법 역시 별도의 마법 사용 커맨드를 지원하지 않아서, 사용물품를 클릭했을 때 뜨는 아이템 항목을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

화면 하단에 기본 표시된 것 중 좌측의 ‘하트’는 생명력. ‘별 지팡이’는 ‘마법력’이다.

생명력은 소비형 회복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적을 쓰릴 때 드랍되는 코인을 입수하면 조금씩 회복된다.

마법력은 마법을 사용하는 것 말고도 일반 무기를 들고 물리 공격을 할 때도 조금씩 줄어드는데. 마법력이 바닥이 나면 마법은 물론이고 물리 공격까지 못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생명력은 회복 아이템이 없어도 적이 드랍하는 코인을 입수할 때 소량 회복돼서 최소한의 보급이 되는데. 마법력은 교회에서 기도를 하거나 ‘마법병’ 아이템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교회에서 기도하면 아무 조건 없이 마법력을 꽉 채워줘서 매우 편한데. 게임 전체를 통틀어 교회가 1개 밖에 없는 건 좀 빡세다.

기억에 남는 건 아무 장비도 하지 않은 비무장 상태일 때 상태 표기가 ‘공수도’라고 나오는 거다. 맨손인 걸 의미하는 것 같긴 한데, 공수도가 일본 무술 ‘가라데’의 한자 표기다 보니 뭔가 되게 미묘한 느낌을 준다. (장비가 없으면 일반 잡졸한테도 순살 당하는데 그런 상태일 때를 공수도라고 부르다니 뭔가 좀..)

캐릭터의 능력치는 화면 하단 우측의 칼, 방패, 장화 아이콘에 표시된 빨간색 파라미터(게이지)로 표시되는데. 이게 온전히 장비에 의해서만 바뀐다.

이 장비가 마을 내 상점에서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 진행 중에 얻는 방식이고. 경험치, 레벨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아서 전투 노가다를 할 이유가 없어서 전투는 최대한 피하는 게 상책이다.

유일하게 전투 노가다를 할 때는 돈을 모을 때인데. 스토리 진행을 위해 필요한 이벤트 아이템 중 돈을 주고 사야하는 것들이 있어서 그때마다 돈을 모아야 한다.

메인 스토리는 주인공이 교단의 예언에 나오는 특별한 존재라서 제국군과 싸운다는 줄거리만 보면 되게 식상한 것 같지만.. 이 교단이 제국에 핍박받아 마교 취급을 받는 곳인데 여섯 성자가 모여서 ‘아수라’ 여신이 부활하면 현재의 세상이 멸망하고 교단의 낙원이 된다는 종말론을 신봉하고 처녀의 피를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양적 제사를 하는 수상한 곳이며, 판타지 세계로 보이는 현재가 실은 초과학문명이 전쟁으로 인해 멸망한 다음 세워진 문명이란 설정이 있고. 그게 전체 스토리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내용이라서 메인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현재의 판타지 세계가 초과학문명 다음에 세워진 것이란 건 또 세가의 ‘판타지 스타’ 시리즈 느낌 난다)

그리고 메인 스토리 진행이 단순히 전투를 반복하는 게 아니고. 퀘스트를 받고 관련 아이템을 입수, 마법을 사용해서 차근차근 클리어하는 것이라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메인 스토리가 진지하고 심각한 것에 비해 개그 이벤트와 대사 많이 나오는데. 이게 90년대 대만 게임 특유의 유치한 말장난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실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지만 그래도 중요할 때는 개그를 하지 않으니 정상참작할만 하다.

‘금릉성’은 게임 내 유일한 성이자 마을인데 여기 나오는 상점들은 좀 특수한 케이스다.

이게 보통, 일반적인 RPG 게임에서는 무기점/방어구점, 도구점, 마법점 등이 나오고 돈을 줘서 무기, 아이템, 마법 등을 사는데. 본작에서는 돈의 개념이 있어도 상점을 처음부터 이용할 수 없고, 쓰잘데기 없는 개그 대화만 나와서 이게 뭔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데. 이게 실은 스토리 진행 도중에 얻는 주요 아이템이 있으면 대화 로그가 바뀌면서 상점 이용이 가능해지는 구조라서 잔재미가 있다.

던전 공략 같은 경우는, 미로 구간이 단순히 길 찾기가 어려운 미로 구조의 맵이 아니라 온갖 함정이 도사리는 고대 유적 같은 이미지라서 전투와 마법으로 헤쳐나가는 게 아니라, 신들린 컨트롤로 해결해야 하고 한순간의 실수가 곧 죽음으로 이어져 퍼즐 액션 게임이 따로 없다.

던전에서 즉사 구간이 워낙 많아 공략 난이도가 엄청 높지만, 세이브/로드가 아무런 제약이 없어서 언제 어디서든 저장이 가능한 관계로 게임 플레이를 못해먹을 정도는 아니다. 만약 이 세이브 환경이 열악했다면 쿠소 게임이 됐을 것 같다.

결론은 추천작. 작중 현재의 판타지 세계와 고대 초과학문명의 연결 고리가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이라는 메인 스토리가 흥미진진한 구석이 있고, 게임 본편은 액션 RPG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에 반해 전투와 캐릭터 육성에 중점을 둔 게 아니고, 퀘스트 위주의 진행과 퍼즐 액션 느낌 나는 던전 공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서 게임의 기본 스타일이 RPG의 왕도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본작 만의 개성이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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