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서유기 (西遊記.1994) 2021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중국의 3대 기서 중 하나인 ‘서유기’를 원작으로 삼아 1994년에 대만의 熊猫资讯(PANDA ENTERTAINMENT)에서 MS-DOS용으로 만든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삼국지 무장쟁패’와 함께 판다 엔터테인먼트의 초기작으로, 이후 자사의 크로스 오버 컨셉 스포츠 게임인 ‘폭소피구’에도 참전했다. 한국에서는 컴퓨터 잡지 ‘마이컴’의 게임 공략 부록인 ‘게임컴’에서 ‘미스터 손’이란 제목으로 번안되어 공략이 실린 바 있다. (미스터 손은 서유기 소재의 한국 만화 ‘날아라 슈퍼 보드’에나오는 주인공 ‘손오공’의 별칭이다)

내용은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일행이 불경을 찾아 천축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게임 타이틀 화면에서 선택 가능한 모드는 ‘ONE PLAYER(1인용 싱글 플레이), ’TWO PLAYERS(2인용 멀티 플레이)‘, ’VS(1P 2P 대전 모드), ‘OPTIONS(옵션)’이 있다.

1인용/2인용 모드가 스토리 모드로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는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다.

스토리 모드에서 전체 스테이지의 약 절반 정도는 클리어 후 짤막한 텍스트 메시지와 함께 데모 컷이 나오긴 하는데. 나머지 절반은 아무 것도 나오지 않고 그냥 넘어가며, 그 데모 컷 나오는 장면에도 손오공만 나오지.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주인공 포지션이라 그렇게 부각될 수밖에 없긴 하지만, 삼장법사까지야 그렇다 쳐도. 저팔계와 사오정도 플레이어 셀렉트 화면에서 고유한 일러스트를 달고 나오는데 그게 스토리 모드에서 반영이 되지 못한 건 좀 아쉬운 점이다.

게임 사용 키는 1P는 숫자 방향키 12346789의 8방향 대응 이동, CTRL키(점프), ALT키(공격), CTRL+ATL키(메가 크래쉬), 2P는 키보드 알파벳 YUIHKNM<의 8방향 대응 이동, S키(점프), D키(공격), S+D키(메가 크래쉬)다.

같은 방향으로 이동 키를 두 번 누르면 대쉬를 할 수 있고, 대쉬를 했을 때 공격 키를 누르면 대쉬 공격도 할 수 있으며, 제자리 점프 공격. 전방 점프 공격. 대쉬 점프 공격. 점프+↓+공격 등등. 점프 공격도 4가지나 지원한다.

적과 접촉하면 잡기를 할 수 있고, 잡기 후 공격도 가능한데 VS 모드에서는 다른 건 다 되는데 잡기 공격만 안 된다. 잡아서 공격하려고 하면 뒤엉켜서 한 바퀴 구른 뒤 자리에서 일어설 뿐이다.

언뜻 보면 플레이어 캐릭터끼리 싸우는 PK 모드에서는 서로 붙잡아 던지기가 구현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 게임 내에서 클론 캐릭터와 싸우는 구간이 있고 그때는 잡기 공격이 멀쩡하게 나오니 왜 굳이 VS 모드에서만 그걸 수정한 건지 모르겠다. (잡기 기술 성능이 월등하게 좋은 것도 아닌데)

공격 키를 연타해 적을 여러 번 공격하면, 공격 횟수에 따라서 공격 모션이 달라지며, 4~5번째 공격 때 피니쉬 공격을 가해 적을 쓰러뜨리는 건 일반적인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과 같다.

문제는 이게,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전부 사용하는 무기는 장병기인데도 불구하고, 기본 공격의 첫타가 전부 자루를 짧게 쥐고 툭툭 치는 느낌이라서 사거리가 짧다는 점에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손에 든 건 기다란 봉인데, 그걸로 때리는 폼이 잽을 날리는 거나 똑같다는 거다.

거기다 연속 공격이란 것도 겉으로 보면 콤보 공격인데 실제로는 공격의 연결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아서 적이 한 두 대 맞다가 중간에 반격을 가해 플레이어의 공격을 캔슬시킬 수 있다.

무작정 공격 키를 연타하면 되는 게 아니라 적이 반격을 가할 수 없게 타이밍을 봐가면서 공격 키를 눌러야 하는 거다. (키보드 치는 키감으로 보자면 ‘톡톡톡’이 아니라 ‘톡-톡-톡’ 같이 반박자 끊어치는 느낌이랄까)

그 때문에 일 대 다수의 상황에서 적들을 한 번에 몰아서 뚜까 패는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특유의 호쾌한 맛이 없다.

적의 공격은 되게 단순하지만, 플레이어 캐릭터의 히트 박스가 너무 커서 분명 겉으로 보면 공격이 닿지 않은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자꾸 계속 얻어 맞는 경우가 속출한다.

적의 공격은 연속 공격이 아니고 단타로 한 대씩 때리는데 이걸 맞을 때마다 무조건 나가떨어져 넉다운 효과가 있어 맞고 버티면서 싸우는 게 불가능하다.

적 중에 잡아서 던지기를 하는 적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데. 플레이어 캐릭터는 접촉해서 잡는 모션을 취한 뒤 공격 키를 눌러 던지기를 하는 반면. 적은 잡는 모션 없이 노딜레이 잡아 던지기를 하기 때문에 불합리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

손오공, 사오정은 대쉬 공격이 찌르기라서 리치가 길어 적과의 거리 간격만 잘 재면서 사용하면 쉽게 유효타를 날릴 수 있고, 저팔계는 전방 점프 킥이 미사일 드롭킥 자세를 취해서 판정이 쓸만하다.

그리고 대쉬를 하다가 적과 접촉하면 곧바로 잡기를 걸 수 있는데. 이게 던지기 기술을 사용하는 적이 아니라면 효과적인 기술이다. (대쉬 잡아 던지기 기술은 아니고, 대쉬 후 잡기인 거다)

바위, 항아리, 상자 등 배경에 있는 특정 구조물을 공격패 파괴하면 스코어(점수)나 회복 아이템이 드랍되는데. 이게 위치가 고정된 배치형인 것 치고 드랍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 안정적이다.

‘VS’는 일단, 1P와 2P의 대전 모드지만 선택 가능한 캐릭터가 기본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 3명 밖에 없고. 게임 규칙이 변하는 것도 아니라서 대전의 맛이 좀 떨어진다.

이동 및 공격은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감각 그대로인데. VS 모드 때는 화면 스크롤이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차이가 있다.

본래 의도인지, 아니면 버그인 건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화면 끝까지 걸어가면 벽에 막힌 듯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반면. 후술할 잡기=구르기로 화면 끝까지 밀어붙이면 스크롤 저편으로 넘어가 버린다.

완전히 넘어가는 건 아니고 스크롤에 몸이 걸려 반쪽만 남은 상태가 돼서 뭔가 이상하다.

VS 모드에서 그나마 나은 점이 있다면 캐릭터 선택의 폭은 좁지만 배경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인데. 게임 내 7개 스테이지의 배경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옵션’에서는 위에서 아래 순서로 ‘음악 사운드 카드 설정’, ‘효과음 사운드 카드 설정’, ‘게임 난이도(이지, 미들, 하드)’, 1P, 2P 키보드 사용키 확인, 1P 2P 조이스틱 설정,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게임 엔딩은 난이도 ‘미들(노멀)’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을 때 나온다는 거다. 이지 난이도로 클리어하면 엔딩 씬이 나오지 않고 곧바로 스텝롤로 넘어가 버린다.

본작은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관점에서 보면 캡콤의 ‘파이날 파이트’ 아류 같은 느낌을 주지만 대쉬 공격 지원 요소를 보면 캡콤의 ‘캡틴 코만도’에 가까운 감각인데. 사실 그게 장르적인 관점에서 아류작 느낌인 거지, 실제로는 생각보다 오리지날리티가 깊은 편이다.

서유기 소재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은 처음이란 게 유니크한 구석이 있고. 게임 캐릭터 디자인과 각종 공격 모션이 유명 게임을 따라한 게 아니라 전부 오리지날이라서 그 점은 높이 살만하다.

특히 ‘우마왕’, ‘토정(거미 요괴) 3자매’ 사타동의 세 마왕 중 하나인 ‘붕마왕’ 같은 경우는 1페이즈 때 인간 폼으로 나온 걸 쓰러트리면, 2페이즈 때 각각 하얀 소, 대형 거미, 거대한 독수리(붕)으로 변신해 싸움을 걸어오는 게 신선했다.

토정 3자매는 ‘남지주’, ‘녹지주’, ‘홍지주’라고 해서 각각 파란색, 연두색, 빨간색 옷을 입은 여자 캐릭터인데. 옷 패션이 누드 앞치마 수준이라서 지금 봐도 꽤 파격적이다. 이게 정확히는, 고대 중국의 가슴 가리개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 정면 방향에서 봤다면 가릴 만한 부분을 충분히 다 가리는 형태가 됐을 텐데. 게임 내 캐릭터 기본 포즈가 반 바퀴 틀어져 측면을 강조하고 있어서 모르고 보면 하의 실종으로 오인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실제 복장은 하이레그인데 캐릭터 포즈를 보면 알몸에 에이프런 같이 보인다는 거)

우마왕의 아내인 ‘철선공주(나찰녀)’와 아들인 ‘홍해아’도 작중에 보스로 등장하는데. 각자 고유 조형을 가지고 자기 전용 기술을 사용해서 눈길을 끈다.

최종 보스는 사타동의 세 마왕(사자 마왕, 코끼리 마왕, 붕마왕)인데 그들보다 우마왕 일가와 토지주 3자매가 더 눈에 띄어서 그런지. 삼국지 무장쟁패와 크로스 오버되는 ‘폭소피구’에서는 ‘우가반’, ‘소녀조’ 팀으로 등장한다.

결론은 추천작. 적들의 공격 판정이 너무 좋아서 상대하기 좀 버거운 구석이 있지만, 그런 상황을 해결할 공략법이 따로 준비되어 있고 회복 아이템 배치 드랍율이 높아서 나름대로 밸런스를 갖춰 게임 레벨 디자인이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고, 무기 사용을 제외하면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건 거의 다 갖췄으며, 서유기를 소재로 한 최초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이란 유니크한 점과 거기에 기반한 캐릭터 설정, 디자인, 공격 모션 등에 오리지날리티가 있어서,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장르적으로 볼 때 오락실용 게임과 비교하면 부족한 좀 있긴 해도 PC용 게임을 기준으로 삼으면 손에 꼽을 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게임 본편에서 보너스 스테이지로 나오는 게 ‘인삼과’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를 공격해 임산과를 떨어트려 주워 먹는 건데... 여기서 인삼과는 먹으면 불사가 될 수 있는 사람 모양의 열매로, 게임 내에선 어린 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전 정보 없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쇼크를 먹을 수도 있다.


덧글

  • 시몬벨 2021/05/18 02:49 # 삭제 답글

    이거 중학교때 친구네 놀러가서 엄청 했었죠. 인삼과도 그렇고 의외로 원작을 잘 반영한 부분이 많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플레이어끼리 잡으면 구르는동안 공격판정 아니면 잠시 무적시간이 있었던거 같은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 잠뿌리 2021/05/19 11:13 #

    2인용을 할 수가 없어서 그건 시험해보지 않았는데. 공격 판정이 있다면 심슨 가족에 나온 합체기 같은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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