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제부스 (Belzebuth.2017) 2017년 개봉 영화




2017년에 ‘에밀리오 포르테스’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엠마누엘 리터’ 경위의 갓 태어난 아들이 신생아실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에 휘말려 죽고, 아내 또한 슬픔을 못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리터 홀로 남겨진 뒤. 5년의 시간이 지난 뒤 한 유치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지고. 이어서 수영장의 어린이 교실에서도 살인 사건이 벌어져 어린 아이들이 무참히 죽임을 당하자, 미국에서 법의학 팀 소속의 ‘프랑크’ 요원을 파견해 리터 경위와 함게 사건을 조사하던 중. 사건 현장에 목격된 의문의 남자를 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국내 포스터의 홍보 문구에는 ‘악마의 아들이 태어난다!’라고 써 있지만, 실제로 본편 내용은 정반대라서 약 1000년 주기로 이 세상의 분쟁 지역에서 메시아와 12사도가 탄생하는데, 악마가 그때마다 방해를 해서 아이들이 학살 당한다는 내용이다. (홍보 담당자가 영화를 보고 홍보 문구를 작성한 게 맞는지 의문이다)

‘오멘 3(1981)’에서 사탄의 아들인 ‘데미안’이 메시아의 탄생을 막기 위해 메시아 탄생 시점으로 추정되는 날 전후로 태어난 아이들의 학살을 꾀하는 내용이 생각나는데. 본작은 그 설정과 접근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

메시아와 12사도가 분쟁 지역에서 탄생하기 때문에 십자군 전쟁 시절 때는 중동 지역. 21세기 현대에는 멕시코에서 탄생한 것이라서 메시아의 인종을 백인/유대인으로 확정 짓지 않은 게 흥미롭다.

타이틀인 ‘벨제부스’를 보면 그 유명한 파리 대왕 ‘베엘제붑’이 떠오르지만.. 실제 작중에선 그냥 악마가 엑소시즘 당할 때 외치는 자기 이름에 불과해서 바엘제붑의 상징인 파리 한 마리 나오지 않는다. 애초에 작중에 나오는 악마 자체가 그 실체를 뚜렷하게 보이지 않으며, 사람에게 씌인 부마자의 형태로만 나오기 때문에 오멘과 전혀 다른 느낌이다.

제대로 된 실체라고 보기는 어렵긴 하지만 인간 이외의 존재에게 씌여서 잠시 구체화되는 장면이 십자가에 묶인 예수 상이 움직이고 말하는 씬인데 이 부분은 뭔가 ‘공작왕’ 느낌이다. 정확히, 공작왕 1권에서 기독교 미션 스쿨에서 ‘바알제불’이 수녀와 학생들을 조종하고, 거대한 십자가의 예수상에 씌여서 현현한 내용이 있다.

메인 소재가 악마, 메시아, 엑소시즘 등 종교 오컬트인데도 불구하고. 자외선을 사용해 건물에 남은 혈흔과 흔적을 발견해 단서를 찾는 과학 수사와 스턴 건으로 부마자를 제압하는 것 등등. 십자가, 성수, 성서 등의 성물 사용을 제한적으로 하고, 현대 문물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있어서 오히려 흥미진진한 구석이 있다.

배경인 멕시코가 위험한 곳이고 미국에 안전지대가 있으니 주인공 일행이 미국 국경을 넘어가는 게 스토리 달성 목표라서 뭔가 좀 미국 국경을 넘어가려는 멕시코 난민이 생각나게 하지만.. 사실 이 부분은 신약 성서 ‘요한 묵시록’ 12장 1절~8절에 나오는 ‘묵시록의 여인’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게 아닌가 싶다.

아기를 밴 여인이 붉은 용(사탄)을 피해서 광야로 달아나 하느님이 마련해준 처소에서 보살핌을 받았는데. 여인이 낳은 아이는 쇠지팡이로 모든 민족을 다스릴 분이라는 예언 때문에 용이 아기를 집어삼키려고 아기를 쫓은 것이라는 이야기다.

근데 사실 작중에서 메시아가 되는 아이는 설정상의 비중이 큰 것에 비해서 실제 본편 내에서는 별다른 활약도, 대사도, 존재감도 없고. 아이의 어머니는 조연 이하 단역 같은 느낌마저 주고 있어서 주인공인 리터가 모든 스포라이트를 독점하고 있다.

다른 캐릭터들이 묻히는 감이 없지 않아서 캐릭터 운용이 그다지 좋다고 할 수는 없는데. 리터의 캐릭터 자체는 생각보다 괜찮은 구석이 있다.

캐릭터의 외형은 배불뚝이 경찰 아저씨로 특별히 싸움을 잘하는 것도, 영리한 것도, 활약이 큰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게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부마자가 되어 엑소시즘의 대상이 되어 빌런 역까지 맡고 있어서 그런 것이고. 메시아가 될 아이를 보호하던 리터가, 오히려 흑화하여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극적인 긴장감을 이끌어 낸다.

이게 또 리터가 갑자기 아무런 이유 없이 악마에 씌여 부마자가 된 것이 아니고. 악마에 의해 가족을 잃고 홀로 남겨졌기에 가족을 되돌려준다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흑화하는 것이라서 개연성을 충분히 갖췄기 때문에 몰입하게 해준다.

마지막 무대가 국경 지역의 지하 토굴이고 스토리 전개와 카메라 워킹이 뭔가 ‘블레어 윗치’, ‘R.E.C’ 같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느낌이 나서 좀 생뚱맞긴 했지만 불온한 분위기 묘사를 잘해서 나쁘지 않았다.

엔딩은 약간 좀 미묘한 느낌인데. 일단, 리터의 문제는 해결이 되긴 했지만 작중에 벌어진 사건 자체는 완전히 끝난 게 아니고, ‘우리들의 싸움은 지금부터야!’라는 뉘앙스로 마무리를 하면서 인간 승리 드립을 치고 있어서 되게 애매하다.

이게 말이 안 되는 내용은 아닌데 깔끔하게 잘 먹은 게 아니라 먹고 나서 입안에 텁텁함이 남아 있는, 그런 느낌이다. 이 작품을 보고 용두사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도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그밖에 좀 아쉬운 점들은 엑소시즘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엑소시즘 묘사의 밀도가 별로 높지 않다는 점과 그 엑소시즘의 주체가 되어야 할 신부 ‘바실리오 카네티’를 좀 더 밀어주지 못한 점이다. 쏘우의 ‘토빈 벨’이 배역을 맡았고 전신에 문신을 한 퇴마 신부라서 외형은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 생각보다 출현 분량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 (요거 ‘드래곤볼’로 치면 이전 이야기 다 생략하고 갑자기 툭 튀어나와 마봉파 쓰는 ‘무천도사’ 같은 느낌이다)

결론은 평작. 메시아, 악마, 종말론, 엑소시즘 등 종교 오컬트 색체가 진한 것에 비해 엑소시즘은 너무 간략하고, 메시아는 설정상의 비중에 비해 존재감이 없으며, 악마도 뚜렷한 실체를 드러내지 않아서 오컬트 전반의 묘사가 부족한 게 아쉽지만. 과학 수사로 사건의 단서를 찾아내는 건 나름 신선했고, 주인공한테 너무 비중을 몰아줘서 다른 캐릭터가 죄다 묻힌 게 심각한 문제이긴 한데. 주인공이 히어로와 빌런 역할을 다 맡아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 캐릭터 구성이 색다른 느낌을 줘서 괜찮기 때문에 단점만큼 장점도 있어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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