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삼국연의x삼국정사(三国演義×三国正史.1997) 2021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7년에 ‘龍[RON](론)’에서 Windows 95용으로 만든 삼국지 게임. 본작의 개발사 ‘론’은 ‘승룡 삼국지’, ‘용왕 삼국지’를 만든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은 중국 전한 시대부터 시작해 후에 위, 촉, 오 삼국의 시초가 되는 ‘조조’, ‘유비’, ‘손견’의 일대기를 보는 이야기다.

본작은 그냥 역사 시뮬레이션도 아니고, 시나리오 중심의 역사 시뮬레이션을 표방하고 있으며, 삼국지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플레이어 캐릭터는 ‘조조’, ‘유비’, ‘손견’의 3명 밖에 선택할 수 없다. 그게 일반적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라서 그렇다.

조조, 유비, 손견 셋 중 하나를 선택해 전한 시대 181년부터 시작해서 일 단위로 시간이 실시간으로 흘러가는데. 이때 선택지가 뜨고 어떤 걸 고르냐에 따라서 스토리 진행 경로가 바뀌면서 게임 플레이 내용이 삼국지 ‘연의’와 ‘정사’의 이야기로 나뉘는 것이다.

실제 게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커맨드는, 시나리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선택지 이외에 ‘인사’, ‘장려’, ‘탐색’, ‘보고’의 4가지 밖에 없다.

‘인사’는 수하 장수의 관직을 임명하는 것으로 ‘측근’, ‘무예사범’, ‘군무소속’의 3가지가 있는데. ‘측근’은 전투 때 참모로 출진하는 것, ‘군무소속’은 전투 때 장수로 출진하는 것, ‘무예사범’은 병사를 감독하는 것이라서. 관직이 달랑 3개 밖에 없다고 해도 장수한테 관직을 주지 않으면 전투를 할 때 부대에 편성시킬 수 없다.

‘장려’는 수하 장수에게 수행을 시켜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휴양’, ‘전반(모든 능력치)’, ‘무예’, ‘지휘’, ‘병법’, ‘내정’을 선택해 해당 능력치를 올릴 수 있다.

장수 능력치의 무예, 지휘, 병법, 내정은 각각 개인 전투력/부대 전투력/계략 능력/조직 감독 능력으로 치환되며, 숫자가 아닌 알파벳으로 수치가 표기되어 A가 최대치, F가 최하치다.

정치, 외교 관련 능력치가 없는 만큼 정치, 외교의 개념이 없으며, 금과 군량이 존재하지 않고 ‘병사’만 존재해서 내정이 사실상 병사 감독 능력이다.

다만, 장수별로 좋고 싫음, 잘하고 못함, 신념 설정이 있어서 해당 장수와 맞지 않은 수행을 시키려고 하면 거부하고 휴양에 들어간다.

‘탐색’은 지역에 대한 정보, ‘보고’는 조조, 유비, 손견 등 3명의 캐릭터가 181년부터 280년까지의 세월에 걸친 민심 장악도 그래프를 확인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탐색은 아무 세력이든 상관없이 무조건 선택한 지역의 성에 들어가서 도트 그래픽으로 만든 성 맵을 확인하고. 성시 안의 민가를 클릭하면 주민들로부터 ‘소문’을 들을 수 있고, 성 건물을 클릭하면 그 성이 어느 세력에 속해 있고 태수가 누군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소문은 거의 대부분 쓰잘데기 없는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각지의 명사와 만나거나 ‘남화노선’의 퀘스트를 수행하고. 병사를 모집하거나 장수를 부하로 삼을 수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근데 병사 모집과 장수 등용이 별도의 커맨드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서, 마을 주민의 대화 로그 중 위와 관련된 내용이 뜰 때까지 계속 클릭질을 해야 해서 되게 귀찮다.

병사 모집은 ‘협객’이라고 해서 의병에 가까운 느낌으로 합류를 청하면서 병력이 늘어나는 것인데 이건 시기와 장소를 타지 않는데 비해서. 장수 등용은 장수 등장 시기와 출현 장소가 딱 정해져 있어서 유난히 까다롭다.

마을 주민 중에 전 지역 공통으로 등장하는 ‘나관중’은 미래 시대인 ‘원나라’에서 온 미래인을 자처하면서 삼국지 등장 인물에 대한 인물 정보를 알려주는데. 이게 또 나관중이 등장한 위치에 따라서 장수 정보가 디폴트 값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어느 지역에 어떤 장수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지 알려주지 않아서 엄청 불편하다.

장수 정보는 기본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굳이 마을 NPC를 통해 확인 가능하게 만들어 놓고, 이런 지역 제한까지 걸어 놓다니 이게 대체 뭐하는 짓거리인지 모르겠다.

탐색 중에 특이한 곳은 ‘영묘’라는 곳으로 석등이 늘어선 곳인데. 석등 안에 색깔있는 불꽃이 피어올랐을 때 그곳을 클릭하면 고인이 된 인물들의 대사를 들을 수 있다.

물론 이 대사는 게임 진행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아서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게임 진행은 어떤 선택지를 골랐느냐에 따라서 삼국지 정사와 연의로 나뉘는데. 이게 사실 연의 쪽은 나관중의 ‘삼국지 연의’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거의 오리지날 전개로 나아가지만, 결국은 정사/연의 루트로 귀결되기 때문에 게임의 자유도가 높은 것 같으면서도 높지 않다.

유비를 기준으로 보면 초반부에 황건적 간부 ‘마원의’와 만나 황건적의 사상에 찬동해 그와 친해지고, 허창에서 ‘순욱’을 만나 우정을 나눌 수 있지만.. 결국 황건적의 난이 발발한 후, 관우, 장비를 만나 형제 결의를 맺고 황건적 토벌에 나서는 정사 내용대로 진행이 된다.

전투는 시작 전에 80여개의 전투 대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건 사실 말이 좋아 전투 대형이지, 실제로는 전투 시작 후 아군 부대의 진군 방향 및 진형을 전체 설정하는 것에 가깝다.

전투는 리얼 타임으로 진행되며, 아군 부대를 클릭할 때 일시정지 되면서 ‘무장명령’, ‘군단명령’, 기본명령‘, ’정보‘ 등의 4가지 커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무장명령‘은 아군 부대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으로 ’적본진돌격‘, ’적장추격‘, ’진형배치‘, ’이동‘, ’본진귀환‘, ’깃발‘, 전장이탈’ 등을 할 수 있다. 커맨드를 선택할 때마다 그때그때 실행되는 게 아니라.

리얼 타임 전투에서의 행동 방침을 결정해주는 것으로 화면 좌측에 표시된 미니맵에서 분홍색 십자선 모양의 좌표를 찍어줘야 행동에 들어간다.

군량의 개념이 없어서 그런지, 부대 병력은 숫자로 표시되는 게 아니라 부대의 사기 수치만 그래프로 표시된다. 실제 전략 맵에서 표시된 ‘병력’도 부대의 사기로 치환되는 거다.

그래서 전투 승리 조건이 상대의 병력을 줄여서 0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사기 그래프를 깎아서 사기가 높은 쪽이 이긴다.

장수에게 개인의 전투력인 무예 수치가 있어서 ‘적장추격’을 실행해서 아군 부대가 적장 부대의 접촉하면 ‘일기토’가 발생한다.

근데 이 일기토가 단순히 장수 전신 일러스트 두 장 양옆에 세워 놓고 말풍선으로 대사만 요란하게 치는 것인 데다가, 실제로 무예 수치와 상관없이 무승부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또 실제 삼국지 일기토 보정 효과도 없어서 되게 이상하다.

이를 테면 사수관 전투에서 관우로 화웅에게 일기토를 걸면 무승부로 끝나더니. 유비, 장비로 화웅에게 일기토를 걸어도 똑같이 무승부로 끝난다.

‘군단명령’은 아군 부대의 ‘깃발’을 기준으로 소부대로 나어진 걸 또 따로따로 행동 방침을 정해주는 거다. 이게 부대가 병사로 표시되는 게 아니라 깃발로 표시돼서 실제 전장에서는 수십 개의 깃발이 맞부딪치는 형상이라서 개별 행동을 시키는 거다.

‘기본명령’은 ‘보통전투’, ‘지구전’, ‘소모전’의 3가지 전투 방법을 결정하고. 깃발 사이드의 ‘소속 설정’, ‘사용자 설정’, 깃발 자기판단의 무효/유효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기본명령 화면 우측의 ‘남화노선 정보’는 남화노선에게 전투의 향방에 대한 코멘트를 듣는 것. ‘전투중지’는 문자 그대로 해당 전투를 끝내는 거다.

전투가 리얼 타임으로 진행되는데 실제로 할 수 있는 행동이 자동 행동 방침 설정 밖에 없어서 조작이 어렵고 전황 파악도 힘들어서 게임 플레이 의욕을 뚝뚝 떨어트리지만.. 전투 도중 전투중지를 하거나, 전투 직전에 스킵을 하고 넘어갈 수 있어서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 전투 자체를 생략할 수 있는 건 괜찮았다.

하지만 이게 또 양날의 검인 게, 전투를 스킵하면 스토리가 삼국지 정사로 진행이 되고. 전투를 스킵하지 않고 직접 플레이해서 승리하면 삼국지 연의로 진행되는 컨셉이라서 전투가 어렵다고 스킵만 하면 게임 플레이의 의미가 없어진다.

게임 본편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스킵이 불가능한데. 게임 플레이 기간이 무려 181년부터 280년까지다. 약 100여년이라는 기간 동안 실시간으로 진행되면서 정해진 날짜가 되면 이벤트가 떠서 선택지를 고르는 방식이다.

헌데, 게임 내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는 커맨드가 몇 가지 없어서 시나리오가 자동 진행되는 걸 그냥 계속 보고만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가 밑도 끝도 없이 늘어진다.

게다가 리얼 타임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원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 소식이 들려오는 게 존나 뜬금없는 게 많다. 어디에 기이한 노인이 나타났다, 봉황, 황룡, 기린이 나타났다 어쩐다. 하는 삼국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들이 잔뜩 나와서 왜 이딴 걸 넣었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결론은 비추천. 삼국지의 유비, 조조, 손견의 일대기를 시나리오 형식으로 감상하면서 선택지와 직접 전투 조종의 결과에 따라서 삼국지 정사와 연의의 스토리로 분기가 나뉘어진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은데.. 게임 내 시간상 100년이란 기간 동안 리얼 타임으로 자동 진행되는 상황에, 실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커맨드가 몇 개 없고. 그나마 있는 것도 너무 번거로워서 게임 인터페이스가 좋지 않아서 게임 플레이가 한없이 늘어지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흔들릴 정도로 그와 관련된 요소들이 너무 부실해서 시뮬레이션의 탈을 쓴 어드벤처 게임에 가까운 느낌마저 들 정도라, 게임성이 아이디어를 받쳐주지 못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사실 실제 삼국지 역사대로 게임 시나리오가 진행되다가, 플레이어의 선택과 게임 플레이에 따라 가상 시나리오로 바뀌는 건 이미 코에이의 삼국지 영걸전(1995), 공명전(1996)에 나온 바 있고. 영걸전 시리즈 이후 작품 중에선 삼국지 10(2004)에서도 IF 시나리오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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