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3.1] 테러 T.R.A.X: 트랙 오브 더 뱀파이어 (Terror T.R.A.X.: Track of the Vampire.1995) 2022년 공포 게임




1995년에 ‘Ground Zero Productions’에서 개발, ‘Grolier Interactive’에서 애플 반다이 피핀, Windows 3.1용으로 발매한 호러 어드벤처 게임. 본작의 개발사인 ‘그라운드 제로 프로덕션’은 이 게임 하나 만들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내용은 911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련된 긴급 전화를 받았을 때 그에 대응하는 에이전시 ‘T.R.A.X(Trace Research Analyze and eXterminate)’가 출동하게 됐는데. 수수께끼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사악한 ‘비투스 히모스’ 박사가 이끄는 뱀파이어 무리와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본래 1995년에 TRPG ‘던전 앤 드,래곤즈’로 유명한 게임 퍼블리싱 회사인 ‘TSR’에서 출시한 ‘오디오 게임’ 시리즈로, ‘트랙 오브 더 뱀파이어’, ‘트랙 오브 더 웨어울프’, ‘트랙 오브 더 크리쳐 앤 테러’, ‘트랙 오브 더 머미’의 4종류가 있었는데. 911에 이상한 전화가 걸려와 거기에 대응하는 T.R.A.X의 에이전트가 되어, 오디오 트랙을 재생하면서 그걸 듣는 플레이어한테 선택지를 주고. 어떤 선택지를 골랐느냐에 따라서 오디오 트랙을 바꿔 재생하면서 스토리 경로를 바꾸는 오디오 게임을, 실사 영상을 베이스로 한 윈도우 3.1용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게임 아트 정보가 FMW(풀 모션 비디오)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FMW 기술로 만든 게 아니라 배경과 인물 전부 실사 영상을 쓴 것으로. 실사 동영상을 재생하다가 A, B 두 가지 선택지를 집어넣고. 어떤 선택지를 고르냐에 따라서 이어지는 동영상의 내용이 달라지게 만든 것이다.

즉, 원작은 오디오 게임인데 본작은 문자 그대로의 비디오 게임이 된 것이다. (정확히는, 비디오 영상 게임에 더 가깝겠지만)

비디오 영상 게임으로서 보자면, ‘인터렉티브 무비’ 게임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 내에 A, B 선택지가 뜨는 것 이외에는 SPACE BAR를 누르면 일시정지, F9키(게임 종료)를 할 수 있지만 그 이외에 게임 관련 기능을 잘 지원하지 않아서 게임 인터페이스가 너무 거지 같다.

인터렉티브 무기 게임으로서 게임 플레이 내 역재생(뒤로 되감기), 세이브, 로드, 환경 설정 같은 게 불가능하고. 또 선택지 고를 때 키보드 알파벳 A, B키를 누르는 건데 누른 순간 선택지 글자 폰트가 빨간 색으로 변하면서 선택이 완료된 걸 알려주지만 A, B 중 어떤 걸 선택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은 채 게임이 진행돼서 존나 불편하다.

게임 본편은 주인공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지 않고, 현장에 출동한 ‘오피서 필립 그레이브‘와 ’오피서 앨리슨 월킨‘이 직접 촬영한 현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비디오로 전송해서, 게임 중간중간에 뜨는 A, B 선택지는 주인공이 각 오피서에서 전하는 행동 방침이다.

기본적으로 리얼 타임 진행이며, 선택지를 고를 때 제한 시간이 존재해서 제때 선택지를 누르지 않으면 오피서들이 스스로 판단해 행동한다. 그래서 사실 아무 것도 누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게임 자체는 진행된다.

다만,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뱀파이어를 비롯한 게임 내 적들에게 공격을 받는 장면이 나오고. 그때마다 AI의 메시지 알림과 함께 오피서가 어디에 데미지를 입었는지에 대해 버추얼 스크린이 뜬다.

근데 이게 사실 생명력, 누적 데미지의 개념 같은 게 딱히 없어서 데미지가 축적되면 게임 오버 당하는 게 아니고. 특정한 구간에서 데미지를 입으면 곧바로 죽는다.

예를 들면 사건의 흑막인 ’비투스 히모스‘ 박사와의 첫 조우씬 때 연구실 쇠창살에 갇힌 순간. 히모스 박사가 주사기로 냅다 찌를 때 한 방에 즉사하는 걸 예로 들 수 있다.

오피서가 죽으면, 다른 오피서로 바뀌는데. 둘 다 죽으면 게임 오버 당한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건 행동 방침의 선택뿐인데, 게임 플레이상의 이동은 전적으로 오피서가 정해진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선택지의 내용 자체도 단순하며. 선택에 대한 결과도 게임 플레이 루트가 바뀌는 게 아니라 추가 영상 클립 입수 여부만 달라져서 게임 구성이 너무 부실해서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민망하다.

’파란 해골 13호‘가 친구하자고 할 법한 시퍼런 얼굴의 AI ’에더‘가 잊을 만 하면 나타나 음성 메시지로 뭔가를 알려주는데 그게 별로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메인 소재가 ’뱀파이어‘라서 게임 내 시간대가 밤 시간이라서 화면이 어두운데. 90년대에 나온 옛날 게임이다 보니 동영상의 해상도가 낮아서 기본 화질이 좋지 않은 상황에, 영상 속 오피서들이 1인칭 시점으로 지들 마음대로 움직여서 주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기 힘든 것도 치명적인 단점이다.

게임과 영상의 화질을 떠나서 봐도, 영상 내용물 자체가 유치한 분장과 허접한 연출, 배우들의 발연기가 더해진 뒤떨어진 비주얼을 가진 쌈마이 영화라서 일반 영화랑 비교하면 수준이 낮고. 드라마랑 비교하기도 무리가 따라서 B급 이하 Z급 무비 느낌마저 준다.

최대한 좋게 봐도 1999년에 나온 ’블레어 윗치‘ 같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느낌 나게 만든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분장+연출+발연기의 쌈마이한 3단 콤비네이션은 버틸 수가 없었다.

결론은 비추천. 911로 걸려온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련된 긴급 전화에 대응하는 에이전트라는 설정이 흥미진진하고, 오디오 게임을 인터렉티브 무비풍의 게임으로 만든 기획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게임 비주얼이 너무 구리고, 게임 인터페이스가 불편해 게임의 완성도가 지나치게 떨어져 모처럼 괜찮은 기획을 게임성이 받쳐주지 못해 원작 IP만 낭비한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이 워낙 크게 실패를 해서 원작 오디오 게임 시리즈의 다른 3 작품(웨어울프, 크리쳐, 미이라)는 끝내 게임화되지 못한 채 프로젝트가 폐기됐고. 이후, 1997년에 ‘Wizards of the Coast’에서 TSR로부터 이 게임의 판권을 구입해 2001년에 ‘테러 T.R.A.X: 트랙 오브 더 뱀파이어’와 ‘테러 T.R.A.X: 트랙 오브 웨어울프’ 등 2개의 게임을 브라우저용 무료 게임으로 발매했다.

브라우저용 게임이라고 하면 요즘 사람들은 좀 생소할 수 있는데. 2000년대 초에 인터넷이 보급될 때 나온 웹게임을 생각하면 된다. 한국에서는 ‘배틀 로얄’ 같은 게임 말이다.


덧글

  • 무명병사 2021/04/05 09:37 #

    이거 내고 사라졌다는 데서 감이 오긴 했지만 엄청 구리구리할 것 같...
  • 잠뿌리 2021/04/05 09:51 #

    오디오 게임 원작이 시리즈 4개가 나왔는데 이 작품 나온 뒤에 남은 3개가 게임화되지 못하고 폐지된 게 망작이라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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