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Zack Snyder's Justice League.2021) 2021년 개봉 영화




2017년에 ‘잭 스나이더’ 감독이 만든 DC 확장 유니버스의 다섯 번째 작품 ‘저스티스 리그’의 감독판. 코로나 여파로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인 OTT(Over the Top), 정확히는 워너미디어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 MAX에서 2021년에 공개됐다.

내용은 2017년에 나온 저스티스 리그와 동일하지만, 오리지날판은 잭 스나이더 감독이 만들다가 중간에 하차한 뒤, ‘조스 웨던’ 감독이 재촬영한 것이라서, 이번 감독판은 잭 스나이너 감독이 온전히 끝까지 만든 감독판이며, 러닝 타임이 무려 242분(약 4시간)이 넘어가는데. 조스 웨던 감독의 촬영분을 재활용하지 않고 오리지날판에서 사용되지 않은 미사용컷을 잔뜩 넣었기 때문에 완전 다른 작품에 가까워졌다.

본작은 러닝 타임이 대폭 상승하면서 오리지날판에 나오지 않았던 ‘아쿠아맨’, ‘플래시’, ‘사이보그’의 서사가 추가됐고. 심지어 빌런은 ‘스테판 울프’까지도 외형 CG의 변화와 함께 캐릭터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추가되고. 부활한 ‘슈퍼맨’이 제정신을 찾고 각성하는 내용이 더해져서 캐릭터와 드라마의 밀도가 오리지날판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깊어졌다.

오리지날판은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는 캐치 프레이즈가 ‘슈퍼맨 혼자서는 구할 수 있다’로 읽힐 정도로 슈퍼맨에 대한 편애가 너무 심해서 다른 캐릭터가 전부 공기화됐고. 슈퍼맨 혼자 빌런을 때려 잡는 수준이라서 팀업의 의미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슈퍼맨 의존도가 높았었다.

하지만 이번 작에서는 슈퍼맨이 최종 전투에 큰 활약을 하기는 하나, 다른 캐릭터들도 전부 빠짐없이 활약을 하면서 슈퍼맨도 개인이 아닌 팀원으로서 호흡을 맞춰 주기 때문에 파워 밸런스가 바로 잡혔다.

‘배트맨’은 오리지날판에서 동료들을 모아 저스티스 리그를 결성했지만 제대로 통솔하지도 못하고 찐따 같은 모습만 보여줘서 감독이 안티팬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과소평가당했지만, 본작에서는 저스티스 리그의 중심이 되어 지휘력과 결단력을 발휘하여 동료들을 이끌고, 최종 전투에서도 최고의 서포터로서 활약을 해 캐릭터 자체의 위상이 달라졌다.

오리지날판만 보면 ‘밴 애플렉’의 배트맨이 어디 가서 차세대 배트맨이라고 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감독판을 보면 평가가 180도 달라진다.

‘원더 우먼’은 액션씬이 추가됐는데 오리지날판 때보다 월등히 좋아졌다, 작년에 개봉한 ‘원더우먼 1984’의 액션 퀼리티가 매우 낮았던 걸 생각해 보면 본작이 진짜 같은 원더 우먼 캐릭터를 등장시킨 게 맞나 싶을 정도다.

‘아쿠아맨’은 오리지날판에서 쓸데없는 개그의 희생양이 돼서 캐릭터의 무게감이 떨어졌는데. 본작에선 그런 거 싹 빼고 캐릭터의 과거 서사를 추가했으며, 최종 전투 때도 액션 쪽의 활약상이 오리지날판보다 강해져 자기 밥값을 충분히 다 했다.

‘플래시’는 오리지날판에서 K-POP팬이라거나, 실없는 농담 하고, 찐따스럽게 달리던 연출 같은 걸 쇄신해서 엑스맨의 ‘퀵 실버’와는 또 다른, 초가속 능력자로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초능력 묘사로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엔딩 때조차도 오리지날판의 유치찬란한 슈퍼맨과의 달리기 시합을 빼고 캐릭터 개인의 서사를 마무리 지어서 완벽해졌다.

‘사이보그’는 과거 서사가 추가되고, 현재의 캐릭터 이야기가 미래를 일직선으로 관통해 캐릭터의 비중이 그냥 상승한 수준이 아니라. 본작의 진 주인공이라고 할 만큼 크게 상승했고. 전뇌공간의 절대자 같은 능력 묘사가 들어가 오리지날판에서 존재감이 없던 것과 너무나 대비된다.

메인 빌런인 ‘스테판 울프’도 오리지날판에서는 설정만 거창하지, 슈퍼맨 등장 이후에 탈탈 털리다가 꼴사납게 죽은 반면. 본작에서는 스테판 울프의 서사가 추가되어 캐릭터성이 강화됐고, 최종 전투 때도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의 액션 합에 맞춰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다.

사건의 흑막인 ‘다크 사이드’도 어벤져스의 ‘타노스’ 못지 않게 끝판왕 포스를 풀풀 풍기며 존재감을 과시해서 후속작 떡밥을 던지고 있다.

오리지날판 리뷰할 때 저쪽(어벤저스)에선 타노스가 나왔으니 이쪽에선 최소 다크 사이드 정도는 나왔어야 했는데. 라고 쓴 적이 있는데 잭 스나이더 감독판에는 본래 다크 사이드가 나왔던 거다!

그밖에 조스 웨던 감독판에서 배트맨의 농담과 아쿠아맨의 진실의 올가미 고백 같은 재미없는 개그. 배트 볼 부풀리기, 배트 명치 맞고 벽에 쳐박히기 같이 캐릭터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장면, 배트맨과 원더 우먼의 러브 라인 조성 씬, 플래시의 K-POP 사랑, 플래시의 최종 전투 때 러시아의 피난민 가족 구출 씬 등등. 쓸데없는 걸 넘어서 작품의 수준 자체를 떨어트리는 장면들을 몽땅 쳐낸 것도 정말 높이 평가할 만하다.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뜬금없이 헐크와 블랙 위도우가 썸타는 거랑 캐릭터들 개그하는 거 생각해 보면 그런 게 조스 웨던 감독의 스타일이긴 한 것 같지만, 그게 밝은 분위기인 마블 영화에는 어울려도 어두운 분위기인 DC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조스 웨던과 잭 스나이더의 감독 역량 차이라기보다는, 조스 웨던의 스타일이 안 맞는 거다.

물론 이 감독판 버전에도 단점이 몇 가지 있긴 하다.

우선 러닝 타임이 4시간이 되기 때문에 분량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 최대한 압축해도 약 3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아서 길어도 너무 길다.

슬로우 모션 연출이 남발되서 러닝 타임이 더 길어진 느낌이고, 초반부 때 일부 캐릭터의 단독 스토리 진행 때 무슨 캐릭터송 마냥 삽입곡 넣은 건 무슨 뮤직 비디오 같은 느낌이 나서 좀 별로였다. (디즈니 애니라면 또 몰라도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이러는 건 좀..)

사이보그, 플래시는 비중이 대폭 상승한 것 자체는 좋은데. 그 때문에 러닝 타임이 필연적으로 길어져서, 플래시까지는 둘째치고. 최소한 사이보그는 단독 작품이 먼저 나와서 빌드 업을 거쳤어야 됐다고 본다.

이게 마블 유니버스로 치면 아이언맨이 단독 작품으로 개봉하지 않고 곧바로 어벤져스로 넘어간 느낌에 가까울 정도라서 그렇다.

그리고 엔딩은 오리지날판보다 훨씬 낫고, 쿠키 영상도 괜찮았는데 엔딩과 쿠키 영상 사이의 에필로그가 좀 늘어지는 게 아쉽다. 후속작을 암시하는 내용이긴 하나, 그게 좀 너무 긴 느낌이다. 짧지만 묵직하고 강렬하게 쳐야 하는데, 초크 슬리퍼로 목 잡고 기절할 때까지 서서히 조르는 느낌이었다.

결론은 추천작! 러닝 타임이 무려 4시간이 돼서 분량이 너무 많은 게 문제지만, 그 대신 모든 캐릭터의 서사를 다 챙겨주면서 오리지날에 나오지 않은 미사용 컷을 잔뜩 넣어서 작품 자체의 볼륨이 커지고. 오리지날판의 촬영분을 재사용하지 않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싹 쳐내면서, 추가된 캐릭터 묘사와 드라마의 밀도를 높여서 오리지날판의 문제점이 개선된 수작이다.

이 감독판에 한정해서 작품에 출현한 슈퍼 히어로들의 단독 영화로 빌드 업을 하지 않고, 곧바로 팀업 무비로 넘어간 것 치고는 이 정도까지 만들어낸 게 놀라운 수준이고. 만약 시간과 자금을 충분히 투자해 빌드 업에 공을 들였자면 마블의 어벤저스 못지 않은 영화가 됐을 것 같은데.. 그럴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은 워너 브라더스의 탐욕이 슈퍼 히어로 실사 영화 역사의 비극을 부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오리지날판이 하도 엉망진창이라서, 감독판을 먼저 접할 게 아니라 오리지날판을 먼저 본 다음 감독판을 보는 게 더 좋다. 비교하면서 보는 맛도 있고, 오리지날판을 보고 데미지 입은 걸 감독판을 보고 치유받을 수 있다.


덧글

  • SAGA 2021/03/21 11:02 # 답글

    데드풀의 말대로 겁나 어두운 DC 유니버스에 괴상한 개그와 이상한 러브라인을 끼워맞추려는 조스 웨던의 스타일은 안 맞죠.

    어벤져스와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에서 호크아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걸 대놓고 보여준 블랙 위도우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선 헐크랑 썸이라니... 당시 제레미 레노아 크리스 에반스가 블랙 위도우가 이상하다고 인터뷰에서 깠다가 사과하는 일이 있었는데...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부터 저런 말을 할 정도니 조스 웨던이 어벤져스 3, 4를 맡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봅니다.
  • 잠뿌리 2021/03/22 22:37 #

    조스 웨던이 어벤저스 3, 4를 맡았으면 망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어벤저스 시리즈 4편 중에 2편인 에오울이 제일 뒤떨어졌던 거 생각하면 조스 웨던은 더 쓰면 안 되는 감독이었죠.
  • aascasdsasaxcasdfasf 2021/03/21 20:04 # 답글

    배대슈때문에 기대치가 낮았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 잠뿌리 2021/03/22 22:38 #

    저스티스 리그 2017년판을 너무 실망스럽게 봐서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본 것 같습니다.
  • 모래인간 2021/03/22 11:00 # 삭제 답글

    어제 저녁에 보았는데 뽕이 빠지질 않네요...
    후속작들이 몇편 더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다 보고 난 이후의 만족감이 증말 너무 좋았네요.
  • 잠뿌리 2021/03/22 22:38 #

    이 작품 베이스로 후속작하고 리그 멤버들 단독 영화가 나오면 좋을 텐데. 조스 웨던판이 극장판 정사고 이 작품이 스트리밍 서비스용 야사라는 게 히어로 영화사의 비극이죠.
  • 지나가는 2021/03/23 18:27 # 삭제 답글

    엄청난 호평이시네요. 잠뿌리님 DCEU 리뷰는 대체로 2작품 빼면 혹평일색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사실 전 어차피 새로찍지않는이상 달라져봐야 얼마나 달라지겠나해서 그냥 안봤어요.
  • 잠뿌리 2021/03/23 20:36 #

    너무 많이 달라져서 아예 다른 영화가 됐습니다. 그만큼 2017년에 나온 조스 웨던판이 엉망진창인 수준이죠.
  • 시몬벨 2021/03/23 22:55 # 삭제 답글

    전 오리지널도 그렇게 재미없게 보진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마블보다 DC팬이라서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팀업무비가 나와준것만으로도 좋았거든요. 4시간짜리라니 영화 두편 몰아서 보는 느낌으로 봐야겠네요. 기대됩니다!
  • 잠뿌리 2021/03/23 22:59 #

    전 오리지날은 실망이 컸는데 그래도 액션 영화로선 평타는 친다고 생각했지만, 잭 스나이더컷이 오리지날하고 차이가 너무 커서 오리지날판이 새삼 안 좋게 보였습니다. 달라도 너무 달랐죠.
  • 미르사인 2021/03/24 11:22 # 답글

    잭동컷을 보면 레알 조스 웨던이 약을 했다고밖에는 설명할 마이 없네요 웨던컷은.....
  • 잠뿌리 2021/03/24 22:01 #

    잭스 컷을 보면 조스 웨던 컷이 먼저 나왔다는 사실이 악몽 같습니다.
  • 오오 2021/03/26 05:52 # 답글

    조스 웨던이 인수인계를 받았는지가 궁금해지더군요.
  • 잠뿌리 2021/03/26 22:42 #

    사이보그 역의 레이 피셔가 폭로한 바에 따르면 조스 웨던이 감독직 이어 받고선 잭 스나이더 감독 촬영분을 깎아내리고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재촬영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조스 웨던판하고 잭 스나이더판의 내용 차이가 많이 나는 걸 보면 팩트였죠.
  • 디오게네스 2021/03/27 23:14 # 답글

    잭스나 촬영본이 눈 뜨고 볼 수 없는 수준(unwatchable)이었단 소문은 거짓말인 걸로...?
  • 잠뿌리 2021/03/27 23:19 #

    이번에 나온 결과물을 보면 완전 거짓 소문이었죠. 잭 스나이더컷과 비교하면 조스 웨던판이 오히려 눈뜨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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