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어둠 속에 나홀로 3 / 칸비의 복수 (Alone in the Dark 3.1994) 2021년 공포 게임




1994년에 ‘Infogrames’에서 MS-DOS, Macintosh, PC9801, Windows용으로 만든 서바이벌 어드벤처 게임. 어둠 속에 나홀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어둠 속에 나홀로 시리즈 최초로 플로피 디스켓판이 없이 CD-ROM판만 발매했고, 콘솔로 이식되지 않은 PC 독점작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1996년에 발매했다.

시리즈 이전 작은 ‘동서게임채널’에서 유통 및 한글화를 맡았었는데. 이번 작은 ‘LG 미디어’에서 유통 및 한글화를 맡았고, 무슨 이유인지 게임 제목을 원제인 ‘어둠 속에 나홀로 3’가 아닌 ‘칸비의 복수’로 번안했다. (후술할 본편 스토리는 칸비의 복수가 주된 내용이 아닌데)

내용은 1925년에 이전에 벌어진 두 가지 사건(1탄, 2탄의 사건)을 해결해 ‘슈퍼 네츄럴 프리베이트 아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에드워드 칸비’가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있는 ‘슬로터 걸치’라는 유령 마을에서 영화 제작진 일행이 실종된 사건을 조사하러 나섰다가, 사라진 스텝 중 ‘제레미 하트우드’의 조카 ‘에밀리 하트우드(1탄의 여자 주인공)’가 있다고. 마을이 저주에 사로잡혀 사악한 카우보이 유령 ‘제드 스톤’에게 지배하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시리즈 1탄이 러브 크래프트 신화, 2탄이 해적+느와르+부두 주술이었다면 3탄인 본작은 좀비 무법자를 상대로 싸우며 인디언 주술의 힘을 빌어 사건을 해결하는 서부극이 됐다.

전작의 무대는 저택 한 채와 해적선을 오가며 진행됐는데. 본작은 유령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배경 스케일이 마을 단위로 커졌다. 마을 전체를 돌아다니는 것 까지는 아니지만, 2층 살롱, 비밀 통로, 동굴, 묘지, 철도 광산 등등. 돌아다녀야 할 장소가 몇 배는 늘어났다.

전작보다도 더 호러 색체가 옅어져서 이제는 더 이상 공포 게임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인데. 그 대신 어드벤처의 성격이 더 강해져서, 장르적으로 호러 서바이벌 어드벤처 게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은 웨스턴 판타지 활극에 가깝다.

게임 사용 키는 전작과 거의 동일하다.

화살표 방향키 ↑(전진), ↓(후진), ←(좌측 방향으로 회전), →(우측 방향으로 회전), SPACE BAR(액션), ENTER키(인벤토리창 열기), ESC키(메뉴 화면 불러오기), 같은 방향으로 방향 키를 두 번 누르면 달리기, SAPCE BAR와 방향 키를 눌러서 공격를 할 수 있다.

공격 기술도 전작과 동일해서 SPACE BAR+↑(박치기), SPACE BAR+←(레프트 잽), SPACE BAR+→(라이트 잽), SPACE BAR+↓(발차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약간 달라진 점도 있다.

전작은 근접 무기도 여러 가지가 나와서 찌르기, 베기(후려치기), 내려치기(내려찍기) 등의 4가지 공격이 가능한 반면. 본작은 근접 무기가 순수한 무기가 아니라 스토리 진행을 위해 필요한 이벤트 아이템이 가깝게 설계되어 있어서 앞서 말한 4가지 공격을 지원하지 않는다.

서부극이라서 주요 적들이 총으로 무장한 좀비 무법자들이라서 총격전을 기본으로 깔고 가기 때문에, 무기는 총기 종류가 많다.

‘리볼버 6구경’, ‘엽총(샷건)’. ‘윈체스터총’, ‘개틀링(발칸포)’, ‘콜트 리볼버’ 등이 있고, 탄창의 종류는 제각각 다르다. 게임 진행 중에 탄창 드랍율이 가장 높은 건 원체스터총이라서 마지막까지 사용된다.

전작은 적들이 우르르 몰려나와서 집단 전투가 자주 발생하고 카메라 시점의 문제가 겹쳐서 전투가 최악이었지만, 이번 적들이 몰려나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거의 대부분 일 대 일 싸움이 벌어져서 전투 환경이 전작보다는 좀 나아졌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작부터 적들이 주먹질을 한다는 것인데. 이 주먹질이 레프트 라이트 좌우 연타로 들어와서 한 방 맞기 시작하면 어떻게 피하고 막고 할 것도 없이 쳐 맞아야 한다.

총은 일단 조준하고, 쏘는 과정을 다 거쳐야 해서 주먹 날리는 속도가 더 빨라서 나중에 가면 총기의 효율이 너무 떨어져 잔탄이 남아 있어도 맨손으로 싸우는 게 더 나을 정도다. 그 맨손 격투도 공격 기술 4가지 중 박치기랑 발차기는 속도가 너무 느려 결국 잽밖에 쓸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래도 시리즈 최초로 게임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어서 전투 난이도 자체가 높은 건 아니다.

게임 난이도는 ‘칸비의 생명 점수’, ‘칸비의 때리기 점수(칸비의 공격력)’, ‘악당들의 때리기 점수(적의 공격력)’의 3가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각의 항목을 낮음 < 보통 < 높음의 3단계로 수동 조정할 수 있고. 초보 수준(쉬움) < 중간 수준(보통) < 전문가 수준(어려움)의 3가지 난이도의 고정값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보 수준으로 고르면 칸비의 생명 점수 높음, 칸비의 때리기 점수 높음, 악당들의 공격력 낮음으로 설정된다)

난이도를 낮추면 잽 3~4방만 제대로 맞춰도 대부분의 적이 쓰러지기 때문에 근접 무기가 따로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비전투적인 부분에서는 동작(액션) 중에 ‘싸우기’, ‘밀기’는 전작에도 있던 기능이고 ‘던지기’, ‘열기/찾기’, ‘뛰어오르기’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던지기는 특정 아이템을 문자 그대로 던지는 기능인데. 이게 보통은, 아이템을 던져서 깨트린 다음 그 안에 들어 있든 다른 아이템을 얻을 때 주로 사용한다. (이때 깨진 아이템도 깨진 상태로 다시 입수할 수 있지만 대부분 쓸모가 없다)

닫힌 문은 문에 접촉하면 자동으로 열리게 되어 있어서, 열기/찾기는 주변의 오브젝트를 조사할 때 사용하고, 뛰어오르기는 평소 때는 커맨드 자체가 없다가, 징검다리나 구덩이 같은 점프 구간을 진행할 때 생긴다. SPACE BAR를 꾹 누르면 멀리뛰기 하듯 점프한다.

바닥에 드랍된 아이템은 그냥 다가가서 접촉하면 입수가 가능한데. 테이블이나 선반 등 물건 위에 올라가 있는 아이템은 열기/찾기 커맨드로 입수해야 한다.

입수 가능한 아이템이 강조 표시가 일절 되어 있지 않아서 좀 알아보기 어려운데. 뭔가 아이템이 나올 것만 같은 장소에 데고 일일이 열기/찾기 커맨드를 실행하는 게 좀 번거로운 구석이 있다.

인벤토리는 전작과 같이 무기, 책/메모, 회복 아이템 공용이지만. 게임 내 아이템의 수가 전작보다 더 줄어서 인벤토리를 꽉 채울 정도로 뭘 가지고 다닐 수 없다. (스토리 진행상 인벤토리가 한 번 강제 리셋되기도 하고)

회복 아이템은 ‘물통’. 단 한 종류만 나온다. 전작의 ‘영양음료’와 같은데. 한글 번역명이 ‘물통’이고, 북미판 영어 표기로 ‘플라스크’라고 적혀 있는 거 보니 물병 맞는 거 같다. (물만 마시고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다니 주인공 연비 쩐다)

스토리는 좀비 카우보이가 득실거리는 유령 마을에서 에밀리를 구출하는 것인데, 전작인 2탄에서는 본편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악당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서 느와르물 느낌 나는 게 나름대로 풍미가 있었지만, 본작에서는 캐릭터 개개인의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고. 유령 마을에 숨겨진 비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전작에 비해 읽을 거리가 부족하고. 캐릭터 묘사의 밀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전작에서는 애꾸눈 잭이 그레이스를 납치한 이유가 부두 주술의 제물로 쓰기 위함이었고, 그 주술을 주관하는 게 부두 마녀 엘리자베스고. 칸비는 엘리자베스의 마법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그레이스가 직접 나서서 도움을 주는 것 등등. 캐릭터 간의 갈등 관계도 명확한 반면 본작엔 그게 전혀 없다.

어째서 ‘에밀리’가 왜 인질로 잡힌 건지, 악당 보스 ‘제드 스톤’의 목적은 또 뭔지 끝까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다만, 그렇다고 나무위키에 적힌 것 같은 괴작 수준까지는 아니다. 캐릭터의 묘사 밀도가 낮아서 그렇지 스토리 자체는 에밀리를 구출하고 제드 스톤 일당을 무찔러 유령 마을의 저주를 푸는 것이라서 생각보다 멀쩡하다.

유령 마을의 비밀, 카우보이 좀비, 인디언 주술 등등. 웨스턴 판타지 요소가 강해서 이전 작과는 또 다른 고유한 맛이 있다.

전작에서 스토리 중반부에 해적에게 붙잡힌 소녀 ‘그레이스 손더스’를 조종하는 파트가 있었는데. 이번 작에서는 주인공 ‘에드워드 칸비’가 한 번 죽음을 맞이했다가 인디언 주술로 표범이 되어 인간 본체의 부활을 위해 표범 상태로 돌아다니는 파트가 있어서 이 부분은 나름 흥미진진했다.

근데 칸비가 죽었다가 살아나는 내용 때문에 한국판 제목이 ‘칸비의 복수’가 된 건 좀 본편 내용을 너무 축약한 게 아닌가 싶다. 국내 유통사가 바뀌었기 때문에 시리즈 이전 작과의 연관성을 의도적으로 없앤 느낌마저 드는데. 타이틀 화면의 제목도 어둠 속에 나홀로의 ‘어’자 하나 없이 칸비의 복수라고 큼직하게 써놔서 그렇다. (심지어 인스톨 화면의 영문 표기도 CARNBY’s Revenge라고 써놨다)

이 작품의 단점은 일부 퍼즐 구간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인데. 정확히는, 게임 전반부에 나오는 용암 동굴의 징검다리와 후반부에 나오는 보이지 않는 발판 구간이다.

본작은 게임 진행을 위한 팁이 전혀 주어지지 않아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플레이하는 게 기본인데. 퍼즐 구간은 거기에 컨트롤까지 요구하기 때문에 진짜 사람 욕 나오게 만든다.

특히 용암 동굴의 징검다리 구간은 너무 악랄하다.

뛰어오르기(점프)를 해서 발판과 발판 사이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점프 넓이, 각도가 조금이라도 모자라거나 틀어지면 바로 떨어져 죽는데 게임의 특성상 카메라 시점 변경이 안 돼서 거리 재기가 힘들다.

그런 상황에 발판을 밟는 순서에 따라서 아직 밟지 않은 발판이 가라앉거나 솟아올라서, 발판 이동 자체를 정해진 순서에 따라 해야지 순서가 틀리면 안 되는 데다가, 순서가 틀리는 경우. 왔던 길을 되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이동하는 리셋 요소가 없어서 만약 발판 이동 직전에 세이브를 하지 않았다면 게임을 아예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그렇게 빡세게 점프 이동을 한 후, 막다른 곳에 도달했을 때 ‘인디언 부적’을 사용하면 클리어할 수 있는데.. 그에 대한 정보가 게임 내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아서 사전 정보 없이 게임을 하는 유저는 헤맬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한글판 한정으로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더 있는데. 스토리 진행 중 삽화나 진하고 어두운 색깔의 배경 씬에 들어가는 한글 자막 폰트 색깔을 검은색으로 집어넣어서 글자 자체를 제대로 읽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한글화를 할 때 테스트 플레이를 해보지 않은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전작보다 전투 난이도가 내려갔고, 게임 플레이 환경이 약간 개선됐으며, 게임의 무대가 집 단위에서 마을 단위로 바뀌면서 배경 스케일이 더욱 커져 게임 볼륨이 전작보다 더 커진 건 장점이지만.. 어드벤처의 성격이 너무 강해져 역으로 호러 색체는 옅다 못해 거의 없는 수준이라서 공포 게임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고. 일부 퍼즐 난이도가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독립적인 작품의 관점에서 보면 평타는 치지만. 시리즈물의 관점에서 보자면 본 시리즈가 가진 고유한 매력을 살리지 못한 작품이다.


덧글

  • 시몬벨 2021/02/28 23:10 # 삭제 답글

    역시 1편이 최고걸작 같습니다
  • 잠뿌리 2021/03/02 20:26 #

    어둠 속에 나홀로는 1탄이 호러 색체도 강해서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 먹통XKim 2021/03/16 10:51 # 답글

    그나마 전문성우 김민석 님(지금은 은퇴하신...드래곤볼에서 배지터 배역으로 알려지던 성우)이 맡았죠

    같은. 엘지에서 한글화한 빙하의 추적은 그야말로 성우가 회사 직원이 대충 더빙한 경악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거랑 달리...
  • 잠뿌리 2021/03/18 15:27 #

    빙하의 추적 게임은 괜찮았는데 더빙은 좀 많이 안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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