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라그나레크 (ラグナレック.1994) 2021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4년에 ‘グローディア(그로디아)’에서 PC9801용으로 만든 SRPG 게임. 한국에서는 MS-DOS용으로 한글화되어 정식 발매됐다. 제작사인 ‘그로디아’는 ‘바이블 마스터’ 시리즈와 ‘에메랄드 드래곤’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내용은 ‘익드라실’이라는 대제국이 멸망한 뒤 수백년의 시간이 지나서 6개의 부족이 오랜 전쟁을 한 끝에 종전 선언을 하고. 익드라실을 성지로 삼은 뒤 성역 불가침을 맹세하고서 ‘미슈라간’, ‘레이팔’, ‘보스칼’, ‘카르톨스’, ‘파스가리아’ 등의 6개 나라를 세우고. 6명의 왕이 각각 옥새를 겸한 ‘우상’을 만들어 조화와 균형을 상징하는 국보로 숭배하여 영원한 결속을 맹세했지만.. 그로부터 100년의 시간이 지난 뒤 오랫동안 신앙과 숭배의 대상이 되었던 우상들이 스스로 힘을 갖고 그것을 행사하여 6개 나라 중 어느 곳도 발전하지 못하게 20년 주기로 ‘핌블배틀’이라는 전쟁과 재난을 일으켜 국력과 인구를 균일하게 맞추던 중. 소꿉 친구 관계인 레이팔의 제 1왕자 ‘레온할트’와 파스가리아의 여왕 ‘필리아’가 서로 사랑을 하여 결혼을 하게 됐는데. 레이팔과 파스가리아가 병합되어 균형이 깨질 걸 우려한 우상의 힘에 의해 레온할트가 병에 걸려 쓰러지자, 필리아가 6개 나라를 통일해 우상을 전부 파괴하기 위해 출병을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본작은 ‘그로디아’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바이블 마스터’와 같은 리얼타임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지만, 돈, 생산, 건설 등의 개념은 없다.

다른 다섯 개의 나라를 침공해 그 나라의 왕을 쓰러트리고. 우상을 불러내 격파하는 게 게임의 주된 목표인데. 주인공의 군세가 타국을 침공할 수는 있어도, 타국이 아군 세력을 침공하는 일은 없이 제자리에 가만히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아군 진영의 공격 일변도로 전개된다.

월드 맵에서의 이동 방법은 이동할 지역을 먼저 클릭한 뒤, 인접한 지역에 아군 유니트가 있을 때 그곳을 클릭한 다음 이동해야 한다.

정확히, ‘늑대 머리’ 아이콘을 클릭해 부대를 선택한 뒤. 화면 우측 하단의 ‘칼’ 아이콘을 클릭해서 이동을 할 때 ‘이동’, ‘맵으로 이동’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동은 월드 맵상에서 지역과 지역 사이를 이동하는 것. 맵으로 이동은 선택한 지역 안의 전투 맵에 돌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접 지역에 아군 유니트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지역 위에 노란 별 표시가 현재 부대 편성이 되어 있는 아군. 빨간 별 표시가 아직 부대로 편성하지 않지만 편성 리스트에 대기 멤버로 아군 유니트가 있는 경우를 뜻한다.

‘보석’ 아이콘은 ‘편성’으로 화면 우측에 있는 유니트를, 화면 좌측에 있는 부대 쪽으로 드래그해서 부대를 편성하는 거다. 하나의 부대당 15개의 칸이 주어져서 그 칸 내에서 유니트를 편성해 진형을 만들 수도 있다.

진형에 따른 고유한 효과 같은 건 없지만, 유니트의 공격 범위가 각각 다르고, 마법 및 스킬 사용 등이 전투 때 배치된 위치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나름대로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마법사, 성직자 등 스펠 유저들은 진형상 최후방에 있어야 마법 사용이 가능하고. 전방으로 나아가면 마법 자체를 사용할 수 없다.

편성 화면의 우측 하단에는 스크롤 아이콘(편성 종료), 늑대 아이콘(유니트 삭제), 날개 달린 헬멧 아이콘(부대 창설), 뱀 아이콘(부대 해제)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유니트 편성에는 약간의 제한이 있는데 특정한 유니트만 모은 부대는 특수 효과를 추가로 받거나, 조건을 갖춰야 기술 사용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쌍둥이 형제인 ‘야플’, ‘니플’은 단 둘만 같이 있게 부대로 편성해야 악마/악령 소환 마법을 쓸 수 있고. ‘버드마스터’는 경우는 새 종류의 유니트와 함께 편성해야 보조 스킬 사용이 가능하다.

유니트의 능력치는 HP(생명력), 공격능력(공격력), 방어능력(방어력), 주술능력(마력), 민첩성의 5개로 나뉘어져 있고. 레벨의 개념은 없지만 특정 아이템을 사용해 능력치를 1~3씩 올릴 수 있고. 클래스 체인지를 지원하고 있어서 아이템 사용시 클래스를 바꿀 수 있다.
회복 아이템과 치료 마법 같은 건 있지만, 부활의 개념은 없어서 유니트가 전투 중에 죽어 버리면 사망처리되어 게임에서 아예 사라진다.

부활은 없이 사망 개념만 있는 게 좀 빡세긴 한데, 게임의 특성상 동료 탐색이 메인 콘텐츠 중에 하나로 그냥 맵을 뒤져서 찾아내는 동료부터 시작해, 특정한 아이템을 필요로 하는 동료 등등. 동료의 수가 엄청 많고 또 다양하다. 게임 내 등장하는 영입 가능한 동료를 전부 모으면 200명이 거뜬히 넘어간다!

동료의 수가 워낙 많다 보니, 동료의 대사는 영입 전후의 대사만 있을 뿐. 게임 본편 스토리 진행 중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아서 좀 아쉬운 감이 있다. (근데 동료는 둘째치고 주인공 필리아도 게임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 내 대사 한 마디 없다)

전투 맵은 리얼 타임으로 진행되는데,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활성화한 부대의 좌표를 찍어 자동으로 이동시키고. 이동 과정에서 적 부대와 접촉하면 전투가 벌어진다.

밤과 낮의 시간 개념이 있고, 비, 눈 같은 기후 변화도 존재하며, 그 시간과 기후가 이벤트 발생 여부를 결정하기도 해서 변화무쌍하다.

전투 맵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 유니트 등이 있어서 맵 전체를 싹 훑듯 탐색을 해야 한다. 다만, 전투를 다 끝내고 해당 맵을 클리어한 다음에 적이 없는 상태에서도 탐색이 가능하니 탐색 자체는 서두를 필요는 없다.

탐색 도중에 만나는 신비의 인물들은 북유럽 신화의 신들이 인간으로 변장한 모습이고. 접촉한 아군 부대의 능력치를 소폭 상승시켜준다. 이 신들은 전투 때만 등장하고 전투 종료 후 탐색하러 갔을 때는 나오지 않는다.

보물상자는 그 안에 든 아이템이 랜덤으로 결정이 나서 보물상자와 접촉해 아이템을 얻기 직전에 세이브를 해놓고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세이브/로드 노가다를 해도 된다.

전투 맵에서 사용 가능한 기능은 화면 중앙 하단에 있다.

늑대 머리 아이콘은 ‘잠복’으로 1부대당 1번씩 사용이 가능하다. 잠복 중에는 이동이 불가능하지만 전투가 발생했을 때 2턴을 선제적으로 얻을 수 있다. (즉, 전투 시작 때 2턴을 먼저 쓸 수 있다는 거다)

2턴 선제권은 큰 이득이라서 잘 활용해야 하는데. 반대로 적이 잠복해 있는 경우도 많아서 주의해야 한다.

비둘기 아이콘은 ‘비둘기 날리기’로 정찰 및 원군 요청을 하는 것으로 부대 수만큼 사용 가능하다. ‘정찰 비둘기’는 잠복해 있는 적 부대를 찾아내 잠복을 해제, ‘원군 요청 비둘기’는 사용시 인근 지역으로 원군이 다가온다.

게임을 진행하면 전장에 비둘기가 쉴 새 없이 날아다니는데 그게 거의 다 정찰용 비둘기다. 정확히는, 적군이 보낸 정찰용 비둘기라서 아군 부대의 잠복을 해체시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원군 요청 비둘기는 어디에 쓰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데. 본작은 한 번에 조종 가능한 부대가 1개 밖에 없어서 좌표 클릭 시스템의 특성상 여러 부대를 동시에 조종하기 어려운 관계로 원군 요청도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다.

모래시계 아이콘은 ‘일시정지’로 부대 이동과 시간 경과를 멈출 수 있다. 리얼타임 진행의 특성상 유용한 기능이다. 근데 모래시계 아이콘을 클릭할 틈도 없이 일이 생기는 경우도 많아서 기능 사용에 애로사항이 꽃필 때가 있다.

주머니 아이콘은 ‘룬 사용하기’로 25종류의 룬을 3개 이내로 조합해서 신의 힘을 빌려 특수한 효과를 발동시키는 기능이다. 당연하지만 룬 조합식을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책 아이콘은 ‘시스템’으로 ‘전황 보존(세이브)’, ‘전황 재현(로드)’, ‘후퇴(월드 맵으로 돌아가기)’, ‘화면설정(아날로그 모니터/흑백 모니터 선택)’, ‘전투 애니메이션 온/오프’, ‘배경 애니메이션 온/오프’, ‘음원설정(효과음 온/오프). ’게임종료‘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월드 맵에서는 적 세력이 움직이지 않지만, 전투 맵에서는 적 부대가 활발히 움직이는데. 이게 정확히, 아군을 쫓아서 내려오는 게 아니고. 정해진 위치에 기본 배치된 상태에서 아군 부대가 가까이 접근하면 그제야 비로서 움직여 대응한다.

게임의 특성상 아군은 소수 정예를 표방하고 있어서 한 번의 전투 맵에 최대 9개 부대만 투입할 수 있고, 수성에 들어가는 적군은 무조건 아군보다 몇 배는 많은 병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성과 요새를 공략할 때는 항상 수많은 적 부대를 상대해야 한다.

성/요새 클리어 조건은 모든 적 부대를 전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성이나 요새 안에 있는 적장을 때려잡는 것이라서 최대한 싸움을 피하면서 아군 전력을 유지한 채로 적의 방어진을 돌파해야 한다.

무조건 전진해서 다 때려잡는 게 아니고 적군의 배치와 이동 경로를 계산해서 빈틈을 파고 들어가 적장의 목을 취해야 하니, 나름대로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하고 있다.

전투 때는 전투 맵과 반대로 턴제로 진행된다. 마우스로 유니트를 클릭해 이동하고, 공격/대기/스킬 or 마법/아이템 사용 등의 4가지 커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화면 우측 하단에 있는 아이콘은 ’멧돼지 아이콘(현재 실행 중인 전투를 포기하고 후퇴)‘, ’소해골 아이콘(피해의 정도를 막대 그래프로 표시)‘, ’주머니 아이콘(마법의 룬 사용하기)‘, ’석판 아이콘(화면 좌측 상단에 간이 전술도 표시)‘, ’필리아 인형(개인 상태 표시)‘ 기능 등을 지원한다.

전투는 쿼터뷰 시점으로 진행되고, 전투 필드가 좁은 반면 캐릭터 크기는 큼직큼직하고, ’곰‘, ’맘모스‘, ’드래곤‘, ’그레이트 데몬‘ 같은 대형 사이즈의 유니트는 또 엄청 크게 나와서 화면을 이동 반경이나 공격 범위 같은 것도 좀 가려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때는 간이 전술도 윈도우창을 보고 거기를 클릭해 유니트를 조정해도 된다.

좁은 필드 내에서도, 마법사, 궁수들이 후방에 배치되어 있어 보병이 접근해 올 때까지 마법과 원거리 공격을 난사해서 기동력이 좋은 기병이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게 유리하다거나, 초대형 적은 정면에서 상대하면 매우 어렵지만 적의 측면 바로 윗칸으로 이동해서 측면 공격을 하면 아무런 반격도 못한 채 얻어 맞기만 하는 것 등등.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갈 만한 팁들이 존재해서 게임 난이도가 좀 어렵긴 해도 그게 불합리한 수준으로 높지는 않다.

앞서 말했듯 아군 캐릭터의 대사 지분이 거의 없다 싶이 한데 그렇다고 게임 스토리가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스토리의 밀도가 생각 이상으로 높다.

6개 나라를 통일하는 과정에서 맞붙는 적들이 다 사악한 게 아니고. 주인공 필리아랑 아는 사이인데 불구하고 각국의 왕족으로서 어쩔 수 없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상태라서 본편 스토리가 되게 비극적이다.

사건의 흑막인 ’체자르‘를 제외하고. 각국의 왕족들이 필리아랑 맞붙었을 때 전후로 던지는 대사들이 비수가 되어 플레이어의 가슴에 꽂힌다. 전후사정 모르고 그 대사만 딱 놓고 보면 완전 필리아가 악당같이 느껴질 정도다.

근데 그렇게 치열하게 싸워서 6개 나라를 통일하고 인류에 번영을 가져다줬어도, 주인공 필리아는 주변의 모두를 잃고 홀로 남았다는 새드 엔딩으로 끝나서 깊은 여운을 안겨준다.

결론은 추천작. 소수의 부대로 대군을 뚫고 성/요새에 침입해 적장을 해치우는 게 게임 플레이의 기본이고. 리얼 타임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서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하고 있으며, 부대 유니트의 부활은 없는데 사망 개념이 있어서 게임 난이도가 좀 어려운 구석이 있지만, 리얼 타임 탐색으로 갖가지 아이템과 동료를 찾는 게 꽤 재미있고, 본편 스토리가 비장미가 넘쳐 심금을 울려서 어려운 난이도를 감수하면서까지 플레이해볼 만한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일본에서 1994년에 발매했지만, 한국에서는 2년 후인 1996년에 발매했다. 아이러니한 건 본작의 개발사인 ’그로디아‘는 1995년에 해체돼서 게임 원 개발사가 망한 이후에 국내 출시됐다는 거다.

덧붙여 본래 PC9801용으로 발매한 일본판은 게임 팩키지 구성이 2HD 디스켓 7장짜리였는데. 한국에서는 1996년에 발매했기 때문에 CD로 나왔다. 그래서 게임 본편 용량 자체는 적어서 겨우 10메가 정도밖에 안 된다.

일본에선 게임 발매와 함께 OST도 따로 발매했는데. 국내에서 수입될 때 이왕 CD판이면 게임만 달랑 넣지 말고 OST 합본 구성으로 나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추가로 2000에 ’일송북‘에서 나온 ’이현우‘ 작가의 판타지 소설 ’라그라래크‘는 이 게임의 설정, 배경, 캐릭터를 차용해서 쓰인 작품이라 미슈라간 성의 아이아스 왕자, 핌블배틀 등등. 게임에 나온 용어 그대로 나오며, 연재 당시 연재본의 제목으로 붙인 ’RAGNARØKKR‘ 철자 자체도 게임 타이틀 화면의 제목이다. (보통, 라그나로크로 읽어야 될 텐데 게임판이 한국에 수입되면서 라그나래크라고 번안된 것까지 그대로 따라가서 책 제목도 라그라래크다)

다만, 미슈라간은 원작 게임에서 최종 보스에 해당하는 왕국이라서 적국으로 나오는 반면. 본작에서는 주인공 세력으로 나와서 소설 본편 내용이 게임 원작과 다 똑같은 것은 아니라서, 현재 관점에서 보면 원작 게임의 팬픽 소설에 가까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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