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난세복마록(亂世伏魔錄.1993) 2021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3년에 대만의 게임 회사 ‘KING FORMATION(킹포메이션)/精讯资讯(정신자산)’에서 MS-DOS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내용은 기억을 잃고 쓰러진 주인공이 ‘낙일촌’의 주민한테 구조된 뒤,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쿠레거’라는 이름을 받고서 지상을 어지럽히는 마왕의 부하들을 물리치러 떠나는 이야기다.

본작의 개발사인 ‘KING FORMATION(킹포메이션)/精讯资讯(정신자산)’은 대만 무협 RPG 게임인 ‘협객영웅전’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게임 조작 키는 화살표 방향키로 상하좌우 이동, 주요 커맨드는 키보드 알파벳 QWEASDZXC의 9개 키를 단축키로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 메뉴와 전투 메뉴의 키 배치가 각각 따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 메뉴는 Q(대화), W(조사), E(휴식), A(마법), S(아이템), D(장비), Z(상태창), X(환경설정), C(취소). 전투 메뉴는 Q(공격), W(방어), E(자동 전투), A(마법), S(아이템), D(장비), Z(상태창), X(기타), C(도주)다.

아이콘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단축키를 눌러서 직접 실행하는 방식이라 요즘 사람들이 플레이할 때 불편할 수도 있는데. 키보드 단축키를 많이 사용해 온 게임 유저한테는 익숙한 조작 방식이고. 또 마우스 동시 지원이라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아이콘을 클릭하고 이동을 하는 것도 가능해서 사실 조작감이 그렇게 나쁜 것까지는 아니다.

중요한 기능은 사실 ‘대화’고 ‘조사’는 특정한 구조물이나 상자에 들어있는 아이템을 얻을 때만 사용하는 기능으로 생각보다 다양하게 쓰이지는 않는다.

매매가 불가능한 스토리용 아이템도 NPC와의 대화를 통해 입수하고, 그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교환하는 것도 다 대화를 통해서 하는 거라서 그렇다.

캐릭터 능력치는 생명력(HP), 마법력(MP), 힘, 속도, 지혜, 공격력, 방어력, 이동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은 ‘쿠레거’고 게임 플레이 도중에 합류하는 동료는 염마수 ‘아레트’, 요정 ‘디아나’, 암석거인 ‘시로프’로 주인공 혼자 유일하게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마법의 종류가 공격, 회복, 보조의 3종류가 있는데. 보조는 사실 던전 탈출 마법 밖에 없어서 사실상 공격과 회복으로 양분되어 있고, 버프, 디버프의 개념이 없다.

쿠레거와 동료 너나 할 것 없이 전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물리 공격은 ‘일격’이라고 해서 치명타(크리티컬 히트) 개념이 있긴 하나, 마법 데미지가 물리 데미지보다 더 높기 때문에 게임 전투가 마법력이 다 떨어질 때까지 마법을 난사한 뒤, 마법을 더 쓰지 못할 때 물리 공격을 하는 게 전투의 기본이 됐다.

암석거인 시로프 같은 경우만 해도, 문자 그대로 돌거인이라 생긴 것만 보면 물리 특화 캐릭터 같지만. 실제로는 공격력/방어력이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바람 계열의 공격 마법과 회복 마법을 일부 사용할 수 있는 스펠유저다.

장비 슬롯은 투구, 갑옷, 방패, 무기의 4개가 있지만.. 장비와 소비형 아이템, 스토리용 아이템 등 모든 게 하나의 기본 인벤토리를 공유하고 있고. 그 기본 인벤토리의 슬롯은 7개밖에 안 되는 상황에, 장비 4개를 다 모으면 슬롯 4개가 고정되니 결국 여분의 슬롯이 3개밖에 없어서 되게 빡빡하다.

전투는 랜덤 인카운터로 발생하고, 전투 화면은 일본 에닉스의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같이 적의 정면 모습만 나온다.

적은 최대 3마리까지만 동시에 나오는데, 게임 시스템상 무조건 좌측의 적부터 공격하고, 전투에서의 타깃 지정 자체를 할 수 없어서 불편하다.

마을에서 이용 가능한 상점은, ‘무기점’, ‘치료소’, ‘중고매매점’, ‘여관’ 등의 4가지가 있다.

무기점은 무기와 방어구 및 소비형 아이템도 판매하고 있어서 도구점을 겸하고 있는데. 문제는 물건 매입만 가능하고 매각은 불가능하다는 거다. 물건 매각은 중고매매점을 따로 찾아가서 해야 하기 때문에 되게 번거롭다.

여관은 1박 묵으면 생명력/마력을 전부 회복시켜주지만, 상태 이상 효과 및 부활을 지원하지 않아서 그건 치료소에 가서 해야 한다.

상태 이상 효과는 ‘저주’ 하나만 있는데. 이 저주 공격 자체는 뱀이나 전갈 같은 독 있는 몬스터가 걸어와서 중독 효과가 있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고 장비 변경 및 아이템 사용도 할 수 없는 효과라서 되게 불편하다.

치료소에서는 상태 이상 효과 해제와 부활 기능 이외에 게임 세이브/로드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치료소 이외에 다른 곳에서는 세이브/로드를 전혀 할 수 없어서 게임 저장 환경이 너무 안 좋다.

전투 때 파티가 전멸 당하면 마지막으로 세이브한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거라서 던전 공략이나 보스전 때 파티 전멸과 함께 거기까지 진행한 부분이 싹 날아가는 상황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근데 사실 게임 저장 환경이 빡세서 그렇지, 게임 난이도 자체가 불합리할 정도로 높은 건 또 아니다.

게임 내에서 ‘요정의 샘’이라고 해서 무료로 생명력/마법력을 전부 회복시켜주는 포인트가 지역마다 하나씩 존재하고. 여관 이용비가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5원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매우 저렴하며, 심지어 캠프 휴식 기능이 일반 필드와 던전에서 아무런 제약도, 패널티도 없이 무제한 사용 가능해서 합법적인 치트키 수준이다.

다만, 휴식 기능으로 회복되는 건 생명력 뿐이고. 마법력은 회복되지 않으며 상태 이상에 걸리면 그 효과가 그대로 남으니 그 점은 유의해야 한다.

게임 스토리는 마왕과 그의 부하들을 물리치고 인간과 지상을 구하는 확실한 목표가 있고. 거기에 충실한 내용으로 전개되는데.. 문제는 그 이외의 목표인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내용은 전혀 안 나오고. 심지어 주인공 ‘쿠레거’는 게임 전체를 통틀어서 대사 한 마디 나오지 않는다.

동료들도 합류하기 전에만 대사를 치지, 동료가 된 이후에는 스토리 내에서 그 어떤 대사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게임에 몰입이 잘 안 되는 경향이 있기는 한데, 지나치게 유치하거나, 말이 안 되는 내용 같은 건 없어서 스토리 자체는 꽤 멀쩡하게 흘러간다.

마왕의 부하들이 본래 모습 그대로 인간과 대치를 이루는 게 아니라, 인간으로 변신해 마을이나 성에 숨어 지내며 간첩질을 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라서 나쁜 놈들 정체 밝혀내서 초전박살내는 전개가 잔재미가 있다.

필드나 던전에서 길을 찾기 어렵지 않다는 점도 장점에 해당한다. 후반부에 가서 아이템 전달 퀘스트를 수행할 때 같은 곳을 몇 번이나 왔다갔다 해야 하는 일이 생겨서 좀 짜증나기는 하나, 그래도 길 찾기가 쉬우니 게임을 못 해먹을 정도는 아니다.

숨겨진 통로로 연결되는 벽이 몇몇 존재해서 그걸 찾는데 좀 헤맬 수도 있으나, NPC와의 대화에서 힌트를 얻게 해놓았고. 또 앞서 말했듯 지역별로 가야 할 장소를 딱 정해놓고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 설계 구조상 게임 진행이 어렵지는 않다.

게임 내 지역을 세계로 지칭해서 총 5개 세계로 나누어 놓고. 하나의 세계에서 수행해야 할 임무와 달성해야 할 목표를 확실하게 주는데. 지정된 장소 내에서 필요한 대화 로그나 아이템을 준비해 놔서 다른 곳을 찾아다니며 헤멜 필요가 없게 만들었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면 다음 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아서 게임의 구성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정식으로 수입되어 한글화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100%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거다. 엔딩 스텝롤이야 그렇다 치고 오프닝 텍스트 문구와 타이틀 화면, 게임 스타트 화면 등의 문구가 전부 한문으로 나온다.

캐릭터 이름, 대사, 장비, 아이템 명칭 및 설명 등 다른 건 전부 한글화를 했는데. 왜 오프닝 텍스트는 한글화하지 않은 건지 모르겠다.

결론은 평작. 전투 때 타깃을 지정할 수 없는 것부터 시작해 상태 이상 효과의 지나친 패널티, 장비와 아이템의 슬롯 일체화로 인한 부족한 인벤토리 문제, 홀대받는 물리 공격, 극히 제한된 세이브 환경 등등. 게임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에서 불편한 점들이 적지 않게 있고. 게임 내에서 주인공과 동료 캐릭터들의 대사가 거의 나오지 않아 본편 스토리에 몰입하기 좀 어려운 구석이 있지만, 스토리 진행상 명확한 목표를 주고 지정된 장소 내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설계해서 헤맬 일이 적다는 것과 저렴한 여관비, 무료 회복 포인트인 옹달샘, 무제한 사용 가능한 캠프 기능 등등. 회복 수단이 많아서 게임 진행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아 게임의 구성 자체는 괜찮은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특이한 점이 하나 있는데. 캐릭터 레벨, 능력치, 소지금을 에디트로 변경하면 마을 밖으로 나가서 전투가 벌어질 때 이상하게 생긴 고양이나 게임 개발 스텝들이 적으로 나와서 주인공을 일격에 죽여 버린다. 아무리 미세한 수치 변화라고 해도 용서하지 않는다.

이 게임 개발 스텝 몹의 공격 데미지는 약 1700 정도 돼서, 게임 내 주인공 캐릭터의 HP 최대치가 999라서 버틸 수가 없다. 999 이상 숫자를 올려도 두 번째 공격은 데미지와 상관없는 즉사 효과라서 더 버틸 수 없고. 또 이쪽에서 게임 개발 스텝 몹을 공격하면 무조건 데미지가 1만 들어가서 쓰러트리는 게 불가능하다.

사실 이게 킹포메이션/정신자신 게임의 특징이 됐는데. 1995년에 자사에서 만든 SRPG 게임 ‘광명전사’에서도 에디트를 하면 특수 스테이지인 게임개발실에 돌입해 게임 개발자들이 적으로 나와서 싸워야 한다. 근데 광명전사에서는 에디트된 능력으로 어떻게든 다 쓰러트려서 게임 진행을 계속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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