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이블 3: 인류의 멸망 (Resident Evil: Extinction.2007) 2022년 영화 (미정리)




1996년에 ‘CAPCOM’에서 만든 동명의 서바이벌 호러 게임을 원작으로 삼아, 2007년에 ‘러셀 멀케이’ 감독이 만든 좀비 영화. 레지던트 이블 실사 영화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앨리스’가 전작의 사건 이후 엠브렐러사의 위성 추적을 받아 동료들과 따로 떨어져 홀로 활동하게 됐는데, 몇 달 사이에 T-바이러스가 세계 전체에 퍼지고. 급기야 지구 환경이 황무지화되어 인류 멸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생존자 무리를 인솔하는‘클레어 레드필드’의 호위대가 앨리스와 합류하여 미국 ‘알래스카’가 좀비 감염이 없는 청정 지역이란 걸 알고 그곳을 향해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작까지는 그래도 원작 게임을 베이스로 하고 있었지만, 이번 작은 원작 게임과 전혀 무관한 오리지날 작품으로 변모했다.

본작의 신 캐릭터인 ‘클레어 레드필드’만 해도 원작 게임 캐릭터와 이름만 같을 뿐. 외모와 복장, 성격, 설정은 전부 다르다. 본작에서는 호위대의 여자 대장으로 나온다.

전작에 등장한 캐릭터 중 ‘질 발렌타인’과 ‘알렉산드라 애쉬포드’는 아예 나오지 않고. ‘카를로스 올리베라’와 ‘LJ’만 다시 나오지만.. 카를로스는 남자 주인공 포지션으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지만, LJ는 좀비 감염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나중에 좀비가 되어 즉결 처분당하는 단역으로 전락해서 취급이 나쁘다.

근데 사실 신 캐릭터는 취급이 더 안 좋은 게. ‘베티’, ‘마이키’, ‘체이스’, ‘오토’ 등등. 인원 수는 많은데 다들 제대로 활약을 하기도 전에 죽어 나가는 단역들이고. ‘K-마트’는 끝까지 살아남긴 하나, K마트에서 구출되서 자기 이름이 K마트가 됐다고 이름 드립친 거 이외에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고. ‘클레어 레드필드’도 앨리스랑 각을 좀 세우는가 싶더니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앨리스랑 헤어져서 상처 하나 입지 않고 살아남았어도 존재감이 없다.

조연 캐릭터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개죽음을 당하고 유일하게 카를로스만 스토리 진행에 큰 기여를 하고 죽으니 다른 조연 캐릭터들 다 합쳐도 카를로스 한 명만 못하게 되어 버렸다.

배경 설정은 지구가 황폐화되고 좀비가 득실거려서 인류가 멸망의 위기에 처했다고 해서 존나 거창한데.. 실제로 작중에 나오는 생존자 무리는 30~50여명 밖에 안 되고. 그마저도 트레일러 타고 황무지를 이동하는 설정 때문에 실제 화면에 노출되는 숫자는 더 적어서 정말 비주얼이 볼품없다. 한국 개봉판에서 부제가 ‘인류의 멸망’으로 한역된 게 민망할 정도다.

한국 개봉판 포스터에는 ‘문명이 사라진 라스베가스, 생존자가 있다면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홍보 문구를 쓰고 있는데. 실제 작품 내에서 라스베가스는 황무지가 되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지만, 주인공 일행이 생존자를 찾으러 거기 간 게 아니라. 안전한 장소를 찾아 여행을 떠나야 하는데 식량과 가솔린이 부족해서 소도시는 돌아볼 곳 다 돌아봤으니 대도시로 가보자면서 정한 행선지가 라스베가스일 뿐이다.

라스베가스에 대한 묘사가 디테일한 것도 아니고. 내용상 별로 중요하게 다루는 것도 아니라서, 좀비와 한차례 전투를 벌인 이후에 배경이 바뀌기 때문에 기억 속에서 순식간에 잊혀진다. 굳이 배경을 라스베가스로 설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좀비 같은 경우도, 처음부터 끝까지 좀비에 대한 위협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 전반부에 한 번. 후반부의 한번. 좀비 떼에 공격당하는 게 나와서 좀비물로서의 묘사 밀도가 다소 떨어지는 구석도 있다.

전작은 라쿤 시티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유포되면서 혼돈의 도가니가 되어 좀비에 대한 위협이 피부로 와 닿았는데 본작은 인류 멸망의 위기라면서 정작 차 몰고 사막 여행하는 로드 무비 느낌만 나서 좀비의 위협이 와 닿지 않는다.

전반부의 좀비는 인육을 먹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 까마귀 떼에게 습격 당하는 거라서 그나마 좀 인상적인데. 후반부의 좀비는 좀비가 득실거리는 필드 안에 들어가서 싸우는 게 아니라 텅 빈 필드 안에 들어갔는데 악당들이 좀비를 투입해서 싸우는 거라서, 뭔가 그냥 전투씬 넣으려고 형식적으로 욱여넣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시리즈 전통의 앨리스 무쌍도, 불을 조정하는 초능력으로 좀비 까마귀 떼를 몰아낸 것 말고는 별로 눈에 띄는 게 없다. 분명 혼자서 잘 싸우기는 하는데 액션 연출이 너무 싱거워서 전작만 못한 것 같다.

배경 설정상 무장에 제한이 있어서 장비가 시원치 않고.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어서 마음껏 액션을 펼칠 여건 자체가 안 됐다.

그나마 좀 나은 게 있다면 영화에 스토리가 아주 없는 건 아니란 거다. 정확히는, 앨리스에 대한 스토리는 이전 작보다 더 보강됐다.

이전 작까지는 앨리스의 전투력만 부각시켜서 최종병기 그녀처럼 묘사한 반면. 본작에서는 앨리스가 T-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필요한 존재라서 클론 연구 실험까지 진행되고, 게임 원작의 G-바이러스 같은 변이를 일으키기도 하는 것 등등. 게임 원작 내용을 앨리스 중심으로 완전히 재구성해서 흥미로운 점이 있다.

극 후반부의 전개는 최종보스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적이 보스 한 명 뿐이라 배경 스케일이 더 작아지긴 했지만, 배경이 엠브렐러사의 지하 비밀 실험실이고. 시리즈 첫 번째 작품에 나온 레이저 방어 시스템이 나름 복선도 깔고, 최종보스 막타도 치는 등. 재미난 구석이 있으며, 이어지는 엔딩도 차회 예고처럼 끝나긴 했어도 흥미진진한 마무리라서 꽤 괜찮았다. (문제는 그 흥미진진한 엔딩 내용이 후속작인 레지던트 이블 4탄에서는 오프닝 시퀀스용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소모된다는 거지만..)

결론은 평작. 이제는 게임 원작과 접점이 없는, 원작과 별개의 독립된 작품이 돼서 원작의 팬한테 전혀 어필하지 못하고 있고, 좀비물인데도 불구하고 좀비의 비중이 대폭 낮아졌으며, 배경이 설정만 거창하지 비주얼은 볼품이 없는 데다가, 액션 연출이 전작만 못해서 볼거리가 부족해 오락 영화로서의 재미조차 떨어지지만.. 앨리스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오리지날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나와서 흥미로운 구석이 있고. 후반부에 나오는 카를로스의 장렬한 최후와 극 후반부에 나오는 최종보스전의 막타 치기, 그리고 엔딩은 그런데로 괜찮기 때문에 막판에 가서 뒷심을 발휘해 평타는 치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4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 전 세계 흥행 수익으로 1억 49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덧글

  • 블랙하트 2020/11/19 15:25 #

    시리즈 전통으로 반복되는게 있는데...

    1. 티저 예고편이 광고 형식 (아닌 작품도 있음)

    2. 전작 생존자들은 후속작에서 대부분 퇴장 (주역 이었을 때는 다시 나오는 경우도 있음)

    3. 전작 결말에서 이루어낸 것들은 후속작에서 소용없게 되어버림
  • 잠뿌리 2020/11/24 14:48 #

    영화 시작할 때 앨리스 독백으로 시작하는 게 시리즈 전통이 됐죠.
  • 시몬벨 2020/11/21 00:22 # 삭제

    그 엔딩장면은 되게 인상깊었습니다. 이제야 뭔가 해볼 수 있겠다 라는 희망적인 느낌이었는데 그걸 4편에서 못써먹은게 안타깝네요.
  • 잠뿌리 2020/11/24 14:49 #

    항상 희망적인 내용으로 끝나도 꼭 다음 편에서 전작의 엔딩을 리셋시켜서 막장이었습니다.
  • 무명병사 2020/11/24 16:48 #

    담배에 불 땡기면서 "짜식, 없다고 뻥치더니 꿍쳐놓은 거 봐라."하고서 살신성인을 실천하는 카를로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딱 그거 하나만요.
  • 잠뿌리 2020/11/26 20:59 #

    레지던트 이블 영화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 조연 캐릭터의 퇴장 중에 가장 간지나는 퇴장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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