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5: 킬링 버드 (Zombie 5: Killing Birds.1988) 2021년 영화 (미정리)




1988년에 ‘아리스티드 마사체시’, ‘클라우디오 라탄지’ 감독이 만든 이탈리아산 좀비 영화. 원제는 킬링버드인데 DVD로 발매될 때 이탈라이산 좀비 영화인 ‘좀비’ 시리즈에 묶여서 ‘좀비 5: 킬링버드’란 제목으로 바뀌었다.

내용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살던 군인 ‘프레드 브라운’이 베트남 전쟁을 마치고 고향집으로 돌아왔는데, 그가 전장에 나가 있는 동안 아내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운 현장을 목격하고. 분노하여 아내를 살해하고 아기를 봐주고 돌아온 장인장모까지 죽였는데. 갓난아기인 아들 ‘스티브’만은 살려둔 채 칼을 닦다가 집에서 키우던 매한테 공격을 받아 한쪽 눈알이 뽑히고 다른쪽 눈은 실명하여 장님이 된 채로 경찰에 잡혀가서 스티브를 병원에 맡겼는데. 그로부터 20년 후. ‘스티브 포터’, ‘메리’, ‘폴’, ‘앤’, ‘롭’, ‘제니퍼’ 등의 여섯 친구들이 지역 보안관 ‘브라이언’과 함께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 ‘녹색 부리 딱따구리’의 소리를 녹음하려던 중. 프레드 브라운을 만나 새에 대한 정보를 듣고 그가 예전에 살던 폐가를 기지로 삼아 새를 조사하며 숙박을 하다가, 정체불명의 좀비들에게 습격을 받아 떼죽음을 당하는 이야기다.

줄거리랑 소재만 보면 좀비 영화이긴 한데, 실제 본편 스토리는 되게 애매하다.

작중에 나온 좀비는 방사능 오염, 바이러스 전염, 주술에 의해 좀비가 된 것이 아니고. 산 사람에게 원한을 가진 귀신에 가까운 존재로 묘사되는데 성질은 원귀인데 생긴 게 그냥 좀비인 것 뿐이며, 어느 누구의 좀비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단순히 프레드가 살던 옛집에 출몰해 집안에 있는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습격해 죽이기만 한다.

인트로 장면 때 프레드한테 살해 당한 그의 아내, 아내가 바람핀 상대, 장인장모가 좀비 귀신이 된 것이라고 추정은 할 수 있지만.. 그 사건이 방치된 게 아니고. 프레드가 경찰에 잡혀갔으니 피해자의 시신도 처리된 게 분명한데 뜬금없이 좀비로 튀어나오는 것도 이상하고. 프레드의 옛 집에 사람들이 왔다고 습격해 죽이면서도. 정작 그 집 근처 다른 곳에 홀로 사는 프레드는 백발 노인이 다 될 때까지 덤벼들지 못한 걸 생각하면 스토리의 개연성이 없는 걸 넘어서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좀비들은 말하지 못하고, 좀비의 정체를 밝힐 만한 단서는 부족하고. 스티브 일행은 좀비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채 좁은 집안에서 이리저리 도망쳐다니다가 하나 둘씩 죽어 나가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냥 좀비가 나타났다. 좀비가 공격한다. 사람이 죽는다. 이런 단순한 패턴만 계속 반복할 뿐이다. 보통은, 그 과정에서 사건에 숨겨진 진상. 최소한 좀비의 정체가 밝혀져야 되는데 본작엔 그런 게 전혀 없다.

설상가상으로 좀비가 나타나기는 하는데 사람을 직접 공격해 죽이는 장면을 직관적으로 묘사한 장면은 생각보다 적다. 벽이나 천장을 뚫고 들어온 좀비의 팔이 사람을 붙잡은 시점에서 그냥 사망 처리하는 장면이 많고. 심지어 좀비와 전혀 무관하게 사고사로 죽는 사람들도 몇명 있어서 좀비의 비중이 너무 적어 좀비 영화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새에 관한 설정은 인트로 장면에서 프레드 브라운의 눈을 파먹는 것과 작중에서 불행의 전조로 새 떼가 나타나는 것. 그리고 스티브 일행이 숲속 폐가에 온 이유가 희귀새의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서란 것 정도만 있고. 본편 스토리 자체에서 새가 사람을 공격해 죽이는 건 아니고. 좀비하고도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 때문에 대체 왜 제목을 그렇게 지은 건지도 모르겠다.

스토리 내 중요한 비밀도 주인공 ‘스티브 토퍼’가 ‘프레드 브라운’의 친아들이란 것인데, 프레드 브라운은 20년 전 살인을 저지른 살인마인데도 불구하고. 20년 후인 현재에는 백발 노인이 되어 자신이 살던 옛집에서 벌어진 좀비들의 학살극에 직접 개입하지 않은 제3자로서 무대에서 물러나 있다가, 영화 끝날 때 마무리하러 잠시 올라서는 역할로 나와서 부자 관계 반전 설정도 갈등이 심화되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끝나 버린다.

보통, 호러 영화에서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은 스토리가 본 궤도에 오르기 전에 죽어서 퇴장하는데. 본작의 브라운은 맨 마지막에 퇴장을 하기 때문에 뭔가 좀 퇴장할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

거기다 사실 작중의 좀비들이 브라운이 죽인 아내와 아내의 정부, 장인장모가 맞다면, 스티브 일행을 노리는 게 더 말이 안 되는 게. 정부는 둘째치고 친어머니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들/손자를 죽이려고 하는 거라서 그렇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인상적인 게 있다면 스티브 일행중 ‘롭’이 노트북을 사용한다는 것 정도다. 이게 현대의 슬림한 노트북이 아니라 눕혀서 사용하는 그 당시 데스크탑 PC의 모니터+본체 일체형의 미니 버전으로 3.5인치 디스켓을 꼽아 쓰는데 무려 이메일까지 지원해서 신기하다.

결론은 비추천. 뭔가 새의 비중이 높은 것 같으면서도 배경 및 설정으로만 나오고, 본편 내용 자체는 좀비물인데 사건의 진상은커녕 좀비의 정체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사람들만 죽어나가다가 끝나는 데다가, 메인 스토리의 떡밥인 주인공 출생의 비밀이 별 것도 아닌 게 너무 늦게 밝혀지고. 갈등이 심화되지 않은 채 어정쩡하게 마무리돼서 영화 전반의 완성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졸작이다.

차라리 새랑 좀비를 분리하지 않고 좀비 새가 사람 공격하는 영화를 만들었다면 차라리 더 낫지 않았나 싶다.


덧글

  • rumic71 2020/11/10 08:05 # 답글

    좀비2나 비욘드도 그랬지만 이태리호러에서는 은근 '눈 공격'을 즐기는 것 같네요. 좀비물서 죽기 전의 인간관계는 아예 무시하기도 하고 오히려 더욱 집착하기도 하고 제가칵이죠. 리빙데드 1에서였던가, 연인을 공격하려는 좀비도 나왔었던 듯.
  • 잠뿌리 2020/11/11 01:16 #

    과거 이탈리아 호러 영화의 거장이었던 루치오 풀치 감독이 항상 자기 영화에 눈이 뽑히거나 파괴되는 장면을 넣었죠. 조 다마토 감독의 데뷔작도 뜬금없이 고양이 공격으로 눈알 파이는거 생각해 보면 이탈리아 호러 영화의 단골 소재 같습니다.
  • 시몬벨 2020/11/10 22:56 # 삭제 답글

    그냥 아무생각없이 잔혹한 장면만 만들다보니 이런 스토리엉망 개연성제로 영화가 나온게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도 옛날엔 그냥 재밌는 장면 멋있는 장면 마구잡이로 찍어서 이어붙여놓고 영화랍시고 극장에서 상영하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 잠뿌리 2020/11/11 01:17 #

    아무래도 빨리 촬영해서 팔아먹으려고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류의 영화는 촬영 기간도 굉장히 짧고 인력도 적게 들죠.
  • 시몬벨 2020/11/11 23:50 # 삭제

    그게 더 그럴듯하네요. 본전보다 더 벌면 된다는 마인드라면 충분히 이런식으로 만들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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