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불상인간 (燃える仏像人間.2013) 2020년 애니메이션




2013년에 ‘우지차(宇治茶)’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 제목은 한역하면 ‘불타는 불상인간’인데, 제목 자체는 영제인 ‘버닝 붓다맨(The burning buddha man)’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주인공 ‘베니코’ 더빙을 맡은 성우는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서 ‘인덱스’ 성우로 잘 알려진 ‘이구치 유카’다.

내용은 불상 도난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 교토에서 여고생 ‘베니코’의 부모님이 누군가에게 살해 당해서 베니코 혼자 남아 부모님의 지인인 ‘엔주’의 절간에 의탁해 살게 됐는데. 엔주가 실은 불상과 인간을 융합하는 연구를 하는 사건의 흑막으로서 베니코의 부모님을 살해한 장본인이라,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베니코가 불상과 합체해 ‘붓다맨’이 되어 엔주와과 싸워 부모님의 원수를 갚는 이야기다.

본작에서 ‘붓다맨(불상인간)’은 인간과 불상이 합체한 괴인으로. ‘나가이 고’의 ‘데빌맨’을 패러디한 것 같다.

데빌맨이 데빌족과 인간이 합체해서 데빌맨이 된 것이라면 본작은 불상과 인간이 합체해서 붓다맨이 된 것이다!

이 붓다맨의 기본적인 생김새가 인간이나 부처의 모습인 게 아니고. 살과 살이 융합하고 변형하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어 돌연변이 생물이나 외계 생물 같은 느낌으로 변화한 것이라서 정말 기괴하기 짝이 없다.

디자인 전반이 북미권으로 치면 에일리언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H.R 기거’ 스타일이다.

불상인간 뿐만이 아니라 사람 디자인도 기괴하고, 연출, 묘사는 기괴함x2라서 생각 이상으로 그로테스크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내성이 약한 사람이 보기에 좀 어려운 구석이 있다.

본편 스토리는 축약하자면, 여주인공 베니코가 붓다맨이 되어 부모님의 원수와 싸우는 게 주된 내용이라서 한편의 복수극으로 전투의 비중이 꽤 커서 거의 SF 액션물에 가깝다.

문제는 비주얼뿐만이 아니라 스토리도 괴상해서, 일단 표면적으로는 SF 액션물인데 그렇게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의문이 들 정도다.

스토리상 주인공이 달성해야 할 목표가 뭔지는 알겠는데.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운데. 그게 그로테스크한 비주얼과 맞물려서 괴상망측함의 끝을 보여주고 있어 보통 사람이 범접하기 어렵다.

그 때문에 보고 이해하는 논리의 영역이 아니라 보고 느끼는 감성의 영역으로 접근해야 한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뭔 애기하는지 1도 모르겠는데 존나 괴상한 비주얼이 땡기네.’ 이런 거다.

마냥 어둡기만 한 건 아니고. 개그도 종종 나오지만, 그 개그 센스도 괴상한 건 마찬가지라서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좀 고민하게 만든다.

극 후반부의 최종 전투 때 불상인간 베니코의 가슴의 유두에서 성스러운 빛이 번쩍이더니 추가 팔과 혼령들이 튀어나와 최종 보스를 쓰러트리는 건 진짜 이 세상 센스가 아니었다.

뭔가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속출하는데. 그걸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설명도 나오지 않아서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간에 미쳤다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내용의 난해함 이전에 센스가 난해해서 컬트라는 말로 포장을 하기도 어렵다.

근데 사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그 괴상한 비주얼과 스토리가 아니라 작품 자체의 메이킹 기법이다.

본작은 ‘극메이션’이라는 유니크한 애니메이션 기법이 도입됐다.

일본어 원어로 劇メーション. 영어로 Gekimation이라고 표기하는데. 연극의 ‘극’과 애니메이션의 ‘메이션’을 합친 신조어다.

알기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극화풍으로 그려진 종이 연극용 종이 인형을 가지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다.

1976년에 나온 일본의 TV 애니메이션 ‘요괴전 네코메코조(妖怪伝 猫目小僧)’ 때 사용된 기법인데. 그때 이후로 쭉 사용되는 일이 없다가 본작을 통해 수십 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극메이션은 실제 작품 내 배경과 인물 등 모든 게 다 종이인데. 화면 바깥에서 이 종이 인형을 움직여서 표정, 동작 파츠를 바꿔주고 더빙을 한 것이라서 완전 아날로그 방식이다.

시대를 역행한다고 하기에는, 워낙 희귀한 기법이라서 오히려 확 눈에 띈다. ‘아, 이거 보니 옛날 생각난다.’ 이 수준이 아니라 ‘오. 옛날에는 이런 것도 있었구나!’ 라는 느낌이다.

결론은 미묘. 기괴한 비주얼과 난해한 스토리의 정도가 좀 지나쳐서 보통 사람이 보기 어려운 구석이 있어 대중성이 떨어져 호불호가 갈린다거나, 컬트적이란 말로 포장하기도 어려운 수준의 괴작이지만. 수십 년 전에 사용된 키애니메이션 기법을 도입해 만든 것이 인상적이라서 작품 자체는 괴상해도 세상에 이런 애니메이션 기법도 있구나. 하는 공부 차원에서 한 번쯤 볼만한 작품이다.


덧글

  • 암흑요정 2020/10/07 19:42 # 답글

    같은 사람의 극메이션 バイオレンス・ボイジャー가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zanYO5kxkA
  • 잠뿌리 2020/10/09 01:48 #

    링크의 유튜브 영상에 나온 게 작년 2019년에 나온 작품이죠.
  • 시몬벨 2020/10/07 23:16 # 삭제 답글

    와 이건 뭐...포스터만 봐도 미칠거 같은데요.
  • 잠뿌리 2020/10/09 01:48 #

    본편 내용은 포스터보다 더 미친 센스를 자랑했습니다.
  • 존다리안 2020/10/08 10:44 # 답글

    의외로 성우 배역은 일본 내에서 메이저들을 썼던 것 같습니다.
  • 잠뿌리 2020/10/09 01:49 #

    작품의 매니악함에 비해 성우진은 화려해서 괴리감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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