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페스트 (Blood Feast.1963) 2021년 영화 (미정리)




1963년에 ‘허셜 고든 루이스’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자신의 이름을 딴 식재료 상점을 운영하는 ‘푸아드 람세스’가 실은 정신병을 앓고 있어서 이집트 여신 ‘이슈타르’를 현세에 부활시키려고 5000년만의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젊은 여자들을 살해하고 그 신체 부위로 제사 음식을 만들어 제물로 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개봉 시기적으로 볼 때 역사상 최초의 ‘스플레터’ 영화로 간주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가 1960년에 나왔고, 영화 장르적으로 슬래셔 무비의 기원이 된 것을 생각해 보면 확실히 본작도 하나의 장르에서 최초라고 할 만하다.

스플레터 영화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묘사에 초점을 맞춰서 화면에 피와 살점이 난무하고 신체 절단이 기본으로 들어간 호러 영화의 하위 장르다.

본작은 주인공이자 연쇄 살인마인 ‘푸아드 람세스’가 이집트 여신 ‘이슈타르’에게 제물로 바치기 위해 젊은 여자들을 살해하는 걸 메인 소재로 다루고 있다.

‘사이코’에서 그 유명한 욕조 살인씬에서 나이프로 푹푹 찔러댄 게 나왔다면 본작에서는 똑같은 욕조 살인씬인데 찌르다 못해 썰어 버려서 신체가 절단된 연출이 나와서 고어하게 시작한다.

그 이외에 머리 가죽 벗기기, 혀 뽑기, 심장 적출, 채찍으로 후려쳐 과다출혈로 죽게 하기, 인육 요리 등등.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심지어 푸아드 람세스의 최후까지도 경찰한테 쫓겨 달아나다가 쓰레기차 뒤에 들어갔는데 압축기로 압사당해 죽어 버려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피가 흘러넘친다.

인육 요리를 소재로 했지만 직접적인 식인 장면은 안 나와서 따지고 보면 식인 장면이 나오는 좀비 영화가 더 잔인하지만. 좀비 영화의 시초인 조지 로메로의 ‘시체들의 밤’이 나온 게 1968년에 거기다 흑백 영화였는데. 본작은 1963년에 컬러 영화로 나온 데다가, 스플레터 장르의 효시라서 선점 효과가 크다.

근데 사실 그 잔인한 장면들을 빼면 전체적인 스토리는 되게 엉성하다.

일단, 푸아드 람세스 자체가 캐릭터적으로 좀 모자란 구석이 있다.

젊은 여자를 타겟으로 삼아 살인을 저지르는데 남녀 커플이 같이 있을 때도 노리더니 남자는 기절시키고 여자만 잡아 죽인다거나, 살인 사건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경계를 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기는커녕 새로운 살인을 모의하고, 사람을 기습해 죽일 때는 완전 날아다니더니 계획을 세우고 죽일 때는 너무 허접해서 뭔가 되게 잔인하면서도 어수룩하다.

사이코의 치밀한 살인마 ‘노먼 베이츠’랑 너무 비교된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작중 주인공 포지션인 ‘피트 손턴’ 형사가 살인 사건을 조사하면서 푸아드 람세스를 추적하는 게 전혀 재미가 없다.

이게, 푸아드 람세스가 살인마로서 자기 정체를 철저히 숨기는 게 아니라, 얼굴 한 번 가리지 않고 돌아다니며 무차별 살인을 저질러서, 주인공 형사의 추리와 조사에 의미가 없어져서 그렇다.

누가 범인인지 이미 관객들은 다 알고 있는데. 작중 인물들만 그걸 몰라서 조사하고 추리하고 앉아 있으니 존나 답답하기만 하다.

이집트 여신 이슈타르의 부활 떡밥도 그냥 사이코 살인마의 망상으로 끝내고. 클라이막스 추격씬 때, 푸아드 람세스가 절름발이라서 한쪽 발을 절면서 도망치는데. 사지 멀쩡한 경찰, 형사들이 쫓기만 할 뿐. 쫓아가 잡지는 못하는 점이나 그 와중에 총은 손에 들고 있는데 어떻게 총 한 번을 안 쏘고 달리기만 하다가 푸아드 람세스가 알아서 자멸하는 걸로 이어지니 엉성함의 정점을 찍는다. (사살 혹은 위협 사격은커녕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대사 한 마디 나오지 않는다)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은 사실 영화 본편 내용보다는 영화 외적인 부분에 있다.

영화 제작비가 24500달러인 저예산에 영화 촬영 기간이 4일밖에 안 됐지만, 작중에 나온 혀, 팔, 다리, 내장 등의 소품을 만들기 위해 현지에서 조달한 동물 고기를 사용하고. 붉은 피를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컬러로 촬영해서 저예산치고는 꽤 공을 들였다. (작중 혀 뽑기 씬에서 쓰인 혀는 양의 혀를 사용했다고 한다)

영화 개봉 당시 흥행 수익이 400만 달러나 됐고, 개봉 후 15년 동안 거둔 총 수익이 700만 달러나 돼서 당시 기준으로 크게 흥행을 했지만, 영국에서는 검열 문제로 인해 ‘비디오 내스티’ 판정을 받았고. 40년 넘게 상영이 금지됐다가, 2005년에 이르러서야 무삭제판이 개봉됐다.

비디오 내스티 판정을 받은 영화 중 가장 오래된 영화로 기록되기도 했다.

결론은 미묘. 캐릭터가 허접하고 스토리가 엉성해서 영화 전반의 퀼리티가 다소 떨어지지만, 역사상 최초의 스플레터 영화로 간주되는 만큼. 그 당시 기준으로 컬쳐 쇼크를 일으킬 만큼 잔인한 장면들이 나와서 한 장르의 원조로서의 존재감이 있는 작품이다.

호러 영화 장르의 공부를 위해서라면 한 장르의 원조니까 한번쯤 볼만할 것 같은데, 지금 현재 관점에서 봐도 충분히 잔인한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고어물에 내성이 약한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이 나온 이후 36년이 지난 2002년에 후속작인 ‘블러드 페스트2: 올 유 캔(Blood Feast 2: All U Can Eat)’이 개봉했고, 2016년에는 마르셀 월즈 감독이 만든 리메이크판이 개봉했다.

2018년에 오웬 에거튼 감독이 만든 블러드 페스트랑 제목이 헷갈릴 수 있는데. 2018년작 블러드 페스트는 ‘Blood Fest’고, 본작은 Blood Feast‘다.

덧붙여 이 작품을 중심으로 한 블러드 트릴로지가 있는데. 이게 정확히, 본작을 만든 허셜 고든 루이스 감독의 영화들로 ‘투 사우전드 매니악스!(Two Thousand Maniacs!.1963)’, ‘컬러 미 블러드 레드(Color Me Blood Red.1965)’를 본작과 같이 묶어 블러드 트릴로지라고 부른다.

추가로 토막 살인, 인육, 고대 여신의 부활 등의 소재를 보면 잭키 콩 감독의 ‘블러드 디너(Blood Diner.1987)’가 생각나는데. 실제로 블러드 디너는 블러드 페스트의 정신적 후속작을 자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엄밀히 말하자면 ‘이슈타르’는 앗시리아, 바빌로니아의 사랑, 풍요, 전쟁의 여신이지, 이집트 여신이 아닌데. 본작에서는 이집트 여신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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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시몬벨 2020/08/20 20:59 # 삭제 답글

    2.5만 달러로 400만 달러 벌었으면 진짜 대박난거네요. 아마 당시기준으론 상상을 초월하는 잔혹함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이 몰린게 아닐까 싶습니다. 터부는 원래 어기고 싶은 법이니.
  • 잠뿌리 2020/08/24 18:29 #

    최초의 스플래터 영화인 만큼 선점 효과가 컸던 것 같습니다.
  • 먹통XKim 2020/08/24 16:04 # 답글

    2000년 초반에 볼때 너무나도 줄거리가 없고 그 악명높은 토막씬도 가짜 티가 너무 나서 웃기더군요;;
  • 잠뿌리 2020/08/24 18:29 #

    아무래도 60년대 영화라서 그렇죠. 거기다 저예산 영화라서 소품 티가 많이 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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