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로이어 (Destroyer.1988) 2020년 영화 (미정리)




1988년에 ‘로버트 커크’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오리지날 타이틀은 ‘디스트로이어’인데 또 다른 제목인 ‘섀도 오브 데스(Shadow of Death)’로로 알려져 있다.

내용은 23명의 사람을 강간, 고문, 살인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 선고를 받은 연쇄 살인범 ‘이반 모세르’가 전기의자에 앉아 사형 집행을 받던 중. 교도소에 폭동이 일어나 정전이 됐지만, 그 정전 중에 전기 충격을 받았는데.. 유전에 의한 선천적인 체질 덕분에 간신히 살아남고. 그의 손에 교도소 직원들이 죄다 죽어나간 게 세상에는 폭동에 휘말려 죽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도소 건물 자체가 폐쇄된 후. 폐건물의 경비원으로 고용된 친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감옥 안에 숨어 살다가, 그로부터 18개월 뒤에 한 영화 제작진이 ‘데스 하우스 돌스’라는 감방 여죄수 소재의 B급 영화를 촬영하러 폐건물에 와서 모저에게 스텝, 배우들에 떼죽음을 당하는 이야기다.

본작은 B급 저예산 호러 영화인데. 예산을 너무 아끼려고 한 티가 팍팍 나서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구석이 있다.

살인마가 사람을 해칠 때의 데드 씬이 작중에 서너번 정도 밖에 안 나오는데. 영화 촬영 스텝, 배우들이 몰살 당했다는 설정이 있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데드 씬 없이 시체로 발견된다. 바디 카운터가 높은 것에 비해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게 별로 없는 것이다.

살인마에 대한 위협보다 영화 촬영과 촬영 스탭들의 이야기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해서 뭔가 좀 주객전도된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스토리가 좀 엉성해서 그렇지, 몇몇 캐릭터가 작품을 하드캐리하고 있어서 나름대로 볼거리가 있다.

본작의 핵심적인 캐릭터는 작중 살인마인 ‘이반 모세르’다.

연쇄 살인마로 전기의자형에 처했는데. 유전에 의한 선천적인 체질 덕분에 죽다가 살아난, 정확히는 반쯤 살아 있는(영문 명칭으로는 하프 라이프(Half Life)로 표기된다) 상태로 전기 내성과 약간의 재생 능력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근육질 거한이라 피지컬이 뒷받침을 해줘서 그 존재 자체가 위압적이다.

완전 광폭한 인상을 갖고 있는데 여주인공을 스토킹하고, 머리카락을 잘라 씹어 먹으며 전기의자에 앉혀서 죽이려는 것 등등. 변태적인 행각을 벌이면서 눈에 띄는 사람들을 족족 죽이니. 광기+변태가 이상한 쪽으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위험한 느낌이 증폭되어 존재감이 엄청나다.

사실 이건 캐릭터 설정도 설정이지만, 해당 배역을 맡은 배우가 원체 눈에 띄어서 배우 빨을 많이 본 케이스다.

본작에서 이반 모세르 배역을 맡은 배우는 ‘라일 알자도’다.

라일 알자도는 영화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는 짧은 편이라 출연작이 몇 개 안 되는데 주로 단역, 조연으로 나왔고, 단독 주연으로 나온 건 이 작품 정도지만 B급 호러 영화라 국내 영화 데이터베이스에 아예 출연작이란 사실조차 기록되지 않을 정도로 배우로서의 인지도가 낮다.

하지만 사실 영화 배우가 본업이 아니고, 실제 NFL 미식축구 선수로서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했고, 아마추어 권투 선수로서 1979년에 복싱계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와 시범 경기를 한 것도 알려져 있으며, 미국 스포츠계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단백동화 스테로이드)’ 사용을 시인한 초창기 운동선수 중 한 명으로 1992년에 뇌종양으로 43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면서 약물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던 스포츠쪽 유명인사다.

NFL 선수 출신이라 키 191cm, 몸무게 116kg의 근육질 거한이라 웃통 벗고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을 드러낸 채 등장해 사람을 해치는 게 꽤 무시무시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마동석이나 강호동이 호러 영화에 악당으로 등장한 느낌이랄까)

워낙 피지컬이 좋으니 주먹으로 때리고, 양손으로 밀고, 붙잡아 던지는 등. 맨손 격투로 사람을 해치는데. 작중에 딱 한 번. 흉기를 사용하는 씬이 무려 공사장 굴착기라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커버 일러스트에도 굴착기를 둔 모습이 그려졌다.

여주인공 ‘수잔 말론’은 죽음의 만우절(April Fool's Day.1986)의 ‘머피’ 배역을 맡았던 ‘데보라 포어맨’이 연기를 했는데. 작중 이반 모세르의 사형 집행 소식을 듣고 그에게 살해당하는 악몽을 꾸다가, 영화 촬영 현장에서 죽은 줄 알았던 이반 모세르의 타겟이 되어 시달리는 스턴트 우먼으로 등장해서, 극 후반부에 영화 감독, 배우, 촬영 스텝이 떼몰살 당한 가운데 억척스럽게 끝까지 살아남아 본작을 하드캐리한다.

도망치고, 붙잡히고, 죽을 뻔하고, 반격하는 걸 반복하면서 살인마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합을 이끌어내 호러 영화의 여주인공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남자 주인공인 ‘데이비드 해리스’도 최후의 생존자 중 한 명이 되는데. 작중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 부상까지 당하는 것과 달리 주인공으로서의 활약은 미비하지만.. 연인이자 여주인공인 수잔 말론이 위기에 처했을 때 시간을 벌어줘 반격할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다.

보통, 일반적인 슬래셔 무비에서 남녀 주인공이 나왔을 때. 여주인공의 비중이 크면 남자 주인공은 같이 행동하거나 탈출하다가 죽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남자 주인공 비중이 크면 여주인공이 붙잡힌 인질 역할만 하거나 결졍적인 순간에 약간의 도움을 주는 서포트 역할을 했던 걸 생각해 보면 본작은 그 구도가 반대로 역전되어 있는 게 꽤 흥미롭다.

그밖에 눈에 띄는 배우는 작중 이반 모세르의 아버지인 ‘로버트 에드워즈’ 배역을 맡은 ‘안소니 퍼킨스’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Psycho.1986)’에서 ‘노먼 베이츠’ 배역을 맡았던 원로 배우다.

작중에서는 출연 분량이 적긴 하지만, 이반 모세르의 아버지이자 또 한 명의 미치광이로서 광기 어린 연기를 선보여서 씬 스틸러가 따로 없다.

결론은 미묘. 슬래셔 무비로 바디 카운트 수가 높은 것에 비해 직접적인 데드 씬이 현저히 적고, 시체 묘사만 많아서 저예산 티가 많이 나고, 그것 때문에 축약된 부분이 많아서 스토리가 좀 엉성해 영화 전반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지만.. 당대 유명한 스포츠 스타가 근육 빵빵한 살인마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주고, 여주인공과 살인마 악당의 합이 돋보이는 극 후반부가 나름대로 볼만해서 영화의 재미적인 부분에서 사두용미 같은 구석이 있는 작품이다.


덧글

  • 먹통XKim 2020/08/10 20:00 # 답글

    한국에서는 1989년 3월 25일에 싸이탄이라는 제목으로 극장 개봉했습니다

    덤으로 이건 이상하게도??? 극장 개봉당시 전단지나 신문 소개에서도 인터넷상에서도 23명을 죽인 살인마
    라고 나오는데 영화상에서도 나오는 사람 수는;;; 24명입니다

    전기사형할때 교도관이 22명 죽인 살안미 사형 집행한다라고 하자 24명이야 멍청아라고 이반이 말하는게 나오고 he boasts of having killed 24 people 라고 영어 위키피디어에서도 나와있죠;;
    별거 아닌 오타;;?
  • 먹통XKim 2020/08/10 20:06 # 답글

    정작 비디오는 마력의 공포인간이라는 제목으로 1990년 극동 미디어 영상에서 나왔죠
    http://cine114.net/product/%EB%A7%88%EB%A0%A5%EC%9D%98%EA%B3%B5%ED%8F%AC%EC%9D%B8%EA%B0%84/5523/

    흥행은 참혹해서 로버트 커크의 유일한 개봉작 영화가 되었습니다
    이후 TV 다큐멘터리 연출을 주로 맡고 있더군요.
  • 먹통XKim 2020/08/10 20:17 # 답글

    https://blog.naver.com/muktongx/222056818852

    저는 영 별로였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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