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엔드? (The End?.2017) 2020년 영화 (미정리)




2017년에 ‘다니엘레 미시스키아’ 감독이 만든 이탈리아산 좀비 영화. 영제는 ‘디 엔드?’. 이탈리아어 원제는 ‘In un giorno la fine’다. 영제의 디 엔드 끝에 의문부호 ?가 붙는 게 포인트다. 한국에서는 2019년 1월에 극장 개봉했다.

내용은 잘나가는 대기업 입원인 ‘클라우디오 베로나’가 회사에 출근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가던 중.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멈춰 섰는데. 그때 바깥에서 좀비 사태가 터져서 고장 난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립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좀비물에서 생존자 그룹이 건물 안에 고립되는 건 좀비물의 클리셰라고 할 수 있는데. 보통은 가정집, 백화점, 상점, 폐건물 같은 게 주로 나오는 반면. 본작은 회사 건물 내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배경 장소의 측면에서 보면 역대 좀비 영화 중에서 스케일이 가장 작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은 엘리베이터에 갇혀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지만,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서 문이 조금 열리다 만 상태에서 문틈 너머로 생존자와 좀비들이 번갈아 보이면서 스토리가 진행돼서 그게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좀비들이 공격해 들어와도 열린 문의 틈 사이가 비좁아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금속봉으로 때리고, 권총으로 쏘면서 억척같이 버텨내는데. 뭔가 안전한 것 같으면서도 안전하지 않은 기묘한 상황인 것이다.

근데 사실 좀비에 대한 공포보다는, 고장 난 엘리베이터에 갇혀서 좀비 때문에 탈출하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찾아오는 폐쇄 공포와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포인트다.

배경과 상황적인 부분의 소재는 참 신선한데 캐릭터와 극 전개적인 부분에서 호불호가 좀 갈릴만한 것들이 있다.

주인공 ‘클라우디오 베로나’는 좀 경박하고 시끄러운 캐릭터인 데다가, 주인공다운 활약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말이나 행동이 좀 답답한 구석이 있고, 고장 난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설정의 특성상 행동의 제약이 크기 때문에 주인공이 수동적일 수밖에 없어 스토리 자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못해서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이후의 좀비물은 스피디한 전개가 기본 특성으로 자리 잡았는데. 본작은 정반대로 느릿느릿한 전개라서 요즘 좀비물 같지가 않다.

애초에 본편 스토리가 엘리베이터에 갇힌 게 중요하지, 좀비들의 습격이 중요한 게 아니라서. 주인공이 좀비 떼한테 포위당한 것도, 쫓기는 것도, 특별한 무기를 가지고 맞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엘리베이터에서 탈출한 이후 건물 밖으로 나갔을 때도 거리에 시체만 늘어서 있지 좀비는 달랑 한 마리 밖에 안 나와서 맥빠지게 하는 구석이 있다.

사실 근본적으로 주요 배경인 엘리베이터가 문이 고장나서 반의반 정도만 열린 상태라, 좀비들이 몰려와도 문의 틈 사이가 좁으니까 당최 들어올 수가 없고. 최대 2마리 정도만 문틈에 끼어 헛손질을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서 좀비물로서의 긴장감과 압박감이 떨어진다.

엔딩은 일단 엘리베이터에서 탈출해 건물 밖으로 나오긴 했는데 그 뒤에 되게 어정쩡하게 끝나서 좋게 보면 열린 결말이고 나쁘게 보면 해피 엔딩도, 배드 엔딩도 아닌 애매한 엔딩으로 볼일 보다가 중간에 뚝 끊고 일어선 느낌이다.

결론은 미묘. 좀비 사태가 발생했는데 건물 안에서 고장난 엘리베이터에 갇혀 고립된 상황이란 설정이 신선하게 다가오는데,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이 떨어지고 메인 소재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스토리가 늘어질 수밖에 없어서 호볼호가 갈릴 만한 작품이다.

주인공 혼자 건물 안에 고립된 채 좀비로부터 생존한다는 내용으로서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로 차라리 프랑스산 좀비 영화 ‘워킹 데드 나잇(The Night Eats the World, 2018)’이 더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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