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메어 (Nightmare.1981) 2020년 영화 (미정리)




1981년에 ‘로마노 스카볼리니’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인데 영화는 미국 영화다. 나이트메어라는 제목만 보면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나이트메어(1984)가 생각날 텐데. 실제로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나이트메어는 풀 타이틀이 ‘어 나이트메어 온 엘름 스트리트’고. 나이트메어라고 축약돼서 불리는 것이라 작품적으로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내용은 미국 브루클린에서 ‘조지 템퍼’가 어린 시절에 SM 플레이를 하던 부모님을 잔혹하게 살해한 후, 뉴욕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수감 기간 동안 뇌를 재구성하는 리프로그램 실험을 당한 뒤 완치 판정을 받고 석방됐지만.. 실은 전혀 낫지 않은 상태라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고 간질을 일으키다가, 무의식적으로 찾아간 매음굴에서 스트립쇼를 관람하고 음란전화를 하던 중 정신분열증이 재발하여 무고한 여자들을 살해한 다음. 자신의 전처인 ‘수잔 템퍼’를 찾아가 그녀의 주변 사람들을 차례대로 해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조지 템퍼’와 수잔의 어린 아들인 ‘C.J 템퍼“의 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작중에선 수잔이 조지의 전처이고. C.J가 조지의 아들로 나오지만.. 조지는 어린 시절 부모를 살해하고 정신병원에 수감됐다가 어른이 되어 풀려났다는 것 역시 공식 설정이라서 대체 언제 나왔다가 결혼하고 슬하에 자식을 둔 건지 알 수가 없다.

수잔이 조지의 아버지의 전처라고 해석한 사람도 있는데. 조지가 부모님을 살해한 건 어린 시절의 이야기라서, 작중 수잔이 조지와 같은 연배로 나왔다는 걸 생각해 보면 친모나 의모 관계로 보기에는 나이대가 맞지 않는다.

줄거리만 보면 조지의 타겟인 수잔이 여주인공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잔이 아이 셋 가진 돌싱맘으로 남자 친구 ’밥 로젠‘과 연애하느라 바빠서 항상 집을 비우고. 베이비 시터 ’캐시‘가 집에 와서 아이들을 봐주는 상황이라서 오히려 수잔의 아들 C.J가 주인공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조지가 수잔의 집 주위를 맴돌기는 하는데 수잔과 직접 대면하는 씬은 없지만, C.J와 직접 대면하고 전화 통화를 하는 씬이 있으며, CJ의 친구들을 살해했고. 마지막에는 C.J와 일 대 일 대결을 하는 상황에 치달아서 수잔은 좀 사건의 직접 관계자가 아니라 제 3자 느낌마저 들 정도다.

핵심적인 내용은 조지가 정신분열을 일으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인데. 수잔의 가족을 타겟으로 삼았으면서도. 가족을 직접 노리지 않고 주변 사람들만 계속 해쳐서 타겟인 수잔이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전개가 좀 답답한 구석이 있다.

C.J한테 이상하게 비중을 몰아주고 있는데. 지나치게 장난기가 심한 어린 아이로 묘사하다가 막판에 가서 캐시와 그녀의 남자 친구가 할로윈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난 조지에게 살해 당하자, 남매들을 피신시키고. 혼자 2층 방에 남아서 어머니 수잔의 드레스룸에 몰래 숨겨둔 리볼버 권총과 비상용 장총 같은 총화기를 꺼내들어 조지를 쏴 죽이는 초전개가 이어져서 뭔가 좀 황당하다.

조지가 어린 시절 부모를 살해했던 씬이, 현재에서 경찰차에 탄 C.J가 장난스럽게 윙크하는 씬과 오버랩되면서 결국 C.J가 조지의 피를 물려받았으니 애도 좀 미쳤다는 암시를 주기 때문에 하이라이트씬의 초전개가 아무 의미없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초등학교 저학년인 어린 아이가 권총, 장총을 능숙하게 꺼내 쏘는데 한 발도 빗나가지 않고 전탄 명중하고. 또 자신이 쏜 총에 맞아 죽은 사람보고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는 건 다소 작위적이다.

근데 사실 C.J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조지의 어린 시절 묘사도 문제가 좀 있다. 정확히는, 이 작품 자체가 어린 아이에 대한 취급이 심하다.

조지가 어린 시절에 저지른 살인도. 어린 애가 도끼로 부모님을 참살하고 그들의 피를 뒤집어쓴 모습으로 묘사해서 뭔가 선을 넘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관객이 볼 때도 눈살을 찌푸릴 만한 장면인데, 그건 둘째치고 문제의 장면을 촬영한 아역 배우들한테도 안 좋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본작에서 ’C.J 템퍼‘ 배역을 맡은 아역 배우인 ’C.J 쿠크‘와 조지의 어린 시절 배역을 맡은 ’스캇 프레토리우스‘는 영화 출연작이 이 작품 하나뿐이다. 즉, 두 아역 배우 다 이 작품 이후로 다시는 영화에 출현하지 않은 것이다.

스캇 프레토리우스가 이 작품 이후로 영화에 나온 건 배우로서 직접 출현한 게 아니고. 비디오 내스티(Video Nasty)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에 작품과 함께 언급될 때 정도 밖에 없다.

비디오 내스티(Video Nasty)는 역겨운 섹스, 폭력 장면을 담은 쓰레기 같은 비디오 영화란 뜻으로 1980년대 초 영국의 청취자 협회 NVLA에서 사용되어 대중화된 영화 등급이다.

본작은 영국에서 비디오 내스티 등급을 받을 정도로 당시 공포 영화 팬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고, 영국에서 개봉했을 때 최초 배급자가 약 18초가량의 잔인한 장면을 편집하라는 걸 거부한 채 무삭제 버전을 공개해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감옥에 수감 됐으며, 본작의 특수 효과를 담당한 것은 ’13일의 금요일‘, ’시체들의 새벽‘ 등등. 유명 호러 영화의 특수효과 감독으로 유명한 ’톰 사비니‘인데. 이 작품 개봉 당시에는 톰 사비니 본인이 이 작품에 자신이 특수효과로 참여한 사실을 부정했고, 영화 개봉 후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2014년에 이르러서야 출연 배우의 인터뷰 증언과 톰 사비니가 촬영 세트장에 있던 사진이 공개되면서 톰 사비니 참여작으로 인정됐다. (그 톰 사비니가 흑역사라고 생각하고 참여 사실을 부정할 정도란 건 엄청난 거다)

고어 수위 같은 경우, 사실 80년대 초 영화라서 데드 씬에서 희생자들이 살해 당할 때 마네킹 티가 많이 나서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그냥 허접하게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잔인한 씬이 하나 있다.

그게 톰 사비니가 만든 씬이다.

조지가 어린 시절에 벌목용 도끼로 부모님을 살해하는 씬인데. 도끼로 어머니의 머리를 베어 날리고, 아버지를 난도질하다가 머리를 찍어 죽이는 게 여과없이 그대로 나오는 데다가, 성인이 된 조지의 악몽에 나오는 침대 위에 난자된 시체 위에서 어머니의 머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는 장면으로 진짜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인하긴 하다.

결론은 미묘. 정신분열증을 겪는 살인마가 사람들 해치는 사이코 슬래셔 무비로 정신분열증과 살안마의 조합은 되게 흔한 소재고. 스토리가 좀 엉성해서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어린 아이가 살인을 저지르는 내용과 심각하게 잔인한 장면이 나와서 안 좋은 의미로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 자체는 B급 이하이지만, 충격적인 내용, 설정, 장면이 나와서 ’선을 넘는다‘라는 관점에서 ’이렇게 만들어도 되나?‘ 수준이 아니라 ’이렇게 만들면 깜방가!‘라는 게 어떤 건지 알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존재 의의가 있는 문제작이다.


덧글

  • 시몬벨 2020/07/24 20:50 # 삭제 답글

    말씀하신 그 부분만 따로 편집한 영상이 유튜브에 있네요. 지금봐도 역겨운데 그 당시엔 진짜 감옥갈만 합니다.
  • 잠뿌리 2020/07/25 18:18 #

    지금 현재의 기준으로 봐도 끔찍한 장면이죠. 악몽이라는 제목과 매치가 잘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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