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소파 (Killer Sofa.2019) 2020년 영화 (미정리)




2019년에 ‘버니 라오’ 감독이 만든 뉴질랜드산 호러 코미디 영화.

내용은 연쇄 살인마의 혼이 깃들어 있는 소파가 살아 움직여 ‘프란체스카’의 일상을 관음하고 그녀의 주변 사람들을 하나 둘씩 죽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디벅(Dybbuk)’이라고 해서, 유대교 신화에 나오는 산 사람의 몸에 들어가는 악령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데. 이게 정확히는, 악령이 산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간 게 아니라. 집안 가구인 소파에 깃들어 있는데 여주인공을 마음에 들어해서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해치는 거다.

악령이 무기물에 깃든 설정은 보통, 인형이 단골 소재로 나와서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처키’나 퍼펫 마스터 시리즈의 악마 인형들을 예로 들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람. 혹은 동물의 형상을 한 것에 영혼이 들어가 움직이는 걸 기본 전제로 두고 있던 게, 집안 가구인 소파로 바뀌었다는 건 파격적이다.

이제는 하다 하다 못해 살인 소파까지 나오다니. 진짜 그 발상 하나만큼은 난생 처음 보는 거라 신선함은 높이 살만 하다.

커버 일러스트의 킬러 소파는 날카로운 이빨을 자랑하며 피를 덕지덕지 바르고 있어 무섭게 묘사되는 반면. 실제 본편에서는 그냥 소파에 단추 구멍 눈 2개를 박아 넣은 수준에 이빨을 드러내는 씬 하나 없어서 커버 일러스트는 좀 낚시에 가깝다.

근데 이게 외형만 보면 무슨 ‘요츠바랑’의 골판지 로봇 ‘담보’를 생각나게 해서 되게 단순하고. 하나도 안 무섭지만.. 소파의 움직임을 완전히 다 보여주지 않고 소파가 스스로 움직여 위치를 바꾸고. 난간 밖에 나와서 쳐다보는 듯한 묘사를 하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사람을 습격해 죽이는 장면 등을 넣어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낸다.

중요한 포인트는 보통, 괴물 의자 컨셉의 몬스터라면 의자에 앉은 순간 공격 당하는 게 위험한 요소로 부각되는데 본작에선 소파에 살아 움직여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해친 다는 거다.

집안에 있는 가구니까. 사람들이 전혀 의심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사람들 눈에 안 보일 때 스스로 움직여 그런 악행을 저지르니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처키 같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만약 킬러 소파가 커버 일러스트에 나온 것처럼 입을 쩍 벌리고 이빨로 마구 물어 뜯는 컨셉이었다면 오히려 싼티나고 유치하다고 뭐라고 했을 텐데. 실제론 그게 아니고 혼자 사는 집에서 ‘누군가 쳐다보고 있다’라는 불온한 느낌을 잘 살려서 공포를 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꽤 괜찮다.

정체가 완전히 드러나 형사와 대치하는 클라이막스 씬 때는 소파의 형태에서 변형을 하여 무슨 로봇마냥 직립보행하는 씬이 들어가 있는데. 그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보여주면서, 움직인 걸 암시하는 장면만 보여줬기 때문에 아예 대놓고 움직이는 게 나름 임팩트가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재는 독창적인데 결말은 좀 식상하다는 것 정도다. 악령이 결국 산 사람의 몸을 빼앗는 배드 엔딩이라서 그렇다.

사탄의 인형 시리즈를 비롯해서 산 사람의 몸을 탐내는 악령 혹은 악마가 나오는 작품에서 배드 엔딩하면 항상 그런 내용으로 끝나서 식상한 것이다.

그밖에 작중 킬러 소파를 멋모르고 입수해 조카인 프란체스카한테 선물해 사건의 발단이 된 고물상 주인 ‘잭’이 유대교 랍비고. 친구가 흑인 부두술사인데 랍비와 부두술사의 조합이 흥미롭지만.. 작중에서는 큰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고 스토리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도 좀 아쉽다. 오컬트적으로 좀 활용할 만한 구석이 있는 것들을 제대로 쓰지 못한 느낌이랄까.

결론은 추천작. 일반적으로 악령이 깃든 물기물(물건)하면 인형, 동상, 목걸이나 반지, 브로치 등의 장신구 같은 게 쓰이는데. 집안 가구를 소재로 삼은 게 신선하게 다가오고, 악령 깃든 소파가 사람 죽인다는 내용만 보면 되게 유치한데 연출 자체가 괜찮아서 웃기면서 무섭게 하는 느낌이 좋아서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약간 아쉬움이 남긴 해도 그걸 충분히 커버할 만큼 B급 영화 특유의 테이스트가 있는 작품이다.


덧글

  • 시몬벨 2020/07/14 02:33 # 삭제 답글

    예전에 잠뿌리님이 리뷰하신 영화중에 전기사형당한 사형수(X 파일에서 스키너 부국장 역으로 유명한 배우였음)가 전기를 다루는 악령으로 부활해서 주인공을 죽이려고 하는 영화가 있었죠. 거기서 주인공이 앉는 소파에 미리 들어가있다가 뒤에서 덮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영화 보니까 그 장면이 생각나네요.
  • 잠뿌리 2020/07/14 20:22 #

    http://jampuri.egloos.com/3790381 <- 그게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영혼의 목걸이(1989)'였죠. 꽤 무서운 영화였습니다.
  • 먹통XKim 2020/07/19 07:32 # 답글

    90년대에 그린

    이상세 호러만화 옴니버스 모음집에 바로 이런 게 있었죠

    세상에서 왕따당한 어느 사내가 버려진 소파 안으로 우연히 들어가는데 나오질 못하고 소파랑 한 몸이 되는데 이 소파가 다른 이들에게 멋져보이는지 가져가 집안에 두고 사람이 잘만 앉는데 소파 안에 들어간 사람은 아무리 외쳐도 들리지 않습니다. 결국 울면서 소파에 앉은 사람을 안으로 끌어들이는데 사람 몸이 아그작 아그작하게 됩니다.

    그럭저럭 볼만하더군요. 이

  • 잠뿌리 2020/07/19 09:28 #

    보통 소파 괴물을 소재로 하면 사람이 소파에 앉았을 때 잡아먹는 전개가 일반적인데. 이 작품은 소파가 스텔스 기능 켜고 은밀하게 움직이면서 사람 해치는 게 문자 그대로 킬러 느낌을 줘서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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