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데몬 (Dream Demon.1988)




1988년에 ‘할리 코켈리스’ 감독이 만든 영국산 호러 영화.

내용은 영국 런던의 어퍼 클래스 교사인 ‘다이아나 마크햄’은 부유한 가정 출신인 ‘캐디시 올리버’와 약혼한 사이로 결혼을 앞두고 있었는데. 새 집으로 이사한 후 올리버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악몽을 꾸고, 천사 날개가 달린 어린 소녀가 불에 휩싸인 환영을 보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다가 ‘펙’과 ‘폴’로 구성된 파파라치 콤비에게 시달리던 중. 미국 출신 관광객 ‘제니’의 도움을 받고 그녀와 친해졌는데. 제니가 실은 미국으로 입양이 된 영국인으로 어린 시절 살던 집이 다이아나가 현재 거주하는 집이라서 두 사람이 악몽 속 세계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목은 ‘드림 데몬’을 보면 꿈의 악마 같은 게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여주인공 ‘다이아나’가 환각과 악몽에 시달리기는 하는데 그게 좀 되게 애매한 구석이 있다.

일단, 다이아나가 새 집으로 이사한 후 악몽을 꾸던 게 현실에 영향을 끼치는 게 핵심적인 내용인데. 줄거리랑 소재대로라면 귀신 들린 집을 소재로 한 하우스 호러물인데 정작 영화 본편은 하우스 호러물로서의 구조가 해괴하다.

그게 집안에 깃든 게 초자연적인 존재이긴 한데 귀신/유령/악마 같은 게 아니라서 그렇다. 정확히는, 미국에서 관광객 ‘제니’가 미국에서 살기 전에 영국에서 살던 어린 시절에 겪은 악몽 같은 경험이 다이아나의 새집에서 악몽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근데 제니는 멀쩡히 살아서 어른이 됐기 때문에 지박령이나 생령인 것도 아니고, 새 집에서 제니의 어린 시절만 환영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다이아나를 괴롭히는 파파라치 콤비 팩과 폴, 그리고 약혼자인 올리버까지 악몽 속 존재로 재구성되어 등장하고 특유의 전개 때문에 스토리가 정신산만한 걸 넘어서 난잡한 수준이다.

특유의 전개라는 게 악몽과 현실을 오가는 것인데. 이게 잠들었을 때 악몽을 꾸는 게 아니고. 현실에서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거나 지하실로 내려갔을 때 집이 아닌 다른 이차원 공간에 들어가서 헤매며, 악몽 속 존재와 조우해서 위협을 당하는 전개가 계속 반복된다.

어떤 특정한 룰 같은 게 없이 그냥 악몽 속의 공간을 계속 헤매기만 하면서 다이아나가 겪는 게 현실인지, 환상인지 애매하게 만들어놨다.

이게 다이아나가 겪는 결혼에 대한 두려움과 파파라치에 한테 시달리면서 받은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정신병의 구현이라고 볼 수 있지만(실제로 작중에 그런 뉘앙스의 대사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악몽의 근본. 혹은 명확한 주체 없이 밑도 끝도 없이 악몽 속을 헤매는 건 답이 안 나온다.

게다가 연출과 분장도 좀 해괴한 부분이 많다.

악몽 속 세계에서 팩은 살이 터지고 갈라져 진물을 흘리는 먹보 괴물이 되고, 폴은 짐승 비슷한 얼굴로 변하며, 올리버는 외도를 하면서 폭언과 폭행을 가한다.

거기까지는 다이아나의 악몽이란 걸 생각하면 그런 모습으로 구현되는 것도 이해는 가는데.. 문제는 다이아나의 대응이다.

오프닝에 나오는 결혼식 때 올리버한테 폭언과 폭행을 당한 다이아나가 빡쳐서 올리버의 뺨을 치자 올리버의 머리통이 잘려서 날아가는 것부터 시작해, 팩이 기괴한 모습으로 나타나 들이대자 다이아나가 빡쳐서 주먹을 날리자, 주먹이 팩의 안면을 뚫고 나갔는데. 정작 그렇게 상대를 때려죽인 다이아나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전개가 속출한다. (히로인이 홧김에 악몽 속 존재 다 때려 죽이고 다니는데 왜 도망치는 건지 모르겠다)

악몽 속 세계에서 어린 시절의 제니를 구원한 것으로 사건이 해결되지만 현실에 멀쩡히 살아서 어른이 된 제니가 버젓이 있어서 이게 대체 뭘 의미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다이아나의 이야기와 제니의 이야기가 접점을 이루지 못하고 각각 따로 놀고 있는 것도 문제고. 왜 집 안에 악몽의 세계가 구현된 건지도 몰라서 끝까지 풀리지 않은 비밀이 많다.

이게 영화 설정상 아스트랄 플레인(연옥)을 여행한 것이라고 하는데. 영화 본편에서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거기다 쑤셔 넣고 이야기를 진행하니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자기 밥값을 하는 캐릭터는 파파라치 콤비 중 사진 담당인 ‘펙’이다. 캐릭터의 설정과 비중은 단순한 악당 A 수준인데. 캐릭터 연기, 분장, 연출이 유난히 혐오스러워서 존재 자체가 나쁜 놈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본작의 씬 스틸러 역할을 한다.

그래서 본편 스토리상 악몽 속의 존재일 뿐. 크게 중요한 인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일부 비디오 커버 일러스트와 영화 포스터에 단독 샷을 받고 나오기도 한다.

펙 배역을 맡은 배우는 킹스 스피치(2010)에서 ‘윈스턴 처칠’, 미스터 터너(2014)에서 주인공 ‘J.M.W. 터너’ 역으로 출연해 각종 배우상을 수상한 ‘티모시 스폴’이다.

본작의 개봉 당시에는 여주인공 ‘다이아나’ 역을 맡은 ‘젬마 레드그레이브’의 데뷔작이란 것만 알려저서 상대적으로 티모시 스폴 출연작이란 게 부각되지 않았는데. 실제로 영화 본편에선 그 어떤 인물보다 더 존재감이 있게 나온다. (젬마 레드그레이브는 하워즈 엔드(1992)에서 ‘에비 윌콕스’, 명견 래시(2005)에서 ‘데이지’역으로 유명하다)

결론은 비추천. 새집에 얽힌 비밀과 심령 현상 발생 등을 보면 하우스 호러물인 것 같지만, 집안에 얽힌 게 귀신/유령/악마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고. 악몽 그 자체란 애매한 설정과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연옥이라고 쓰고 이차원 세계라 읽는 곳에 쑤셔 박고 진행하는 내용이 너무 난잡해서 스토리의 정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아서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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