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Roar.1981) 2020년 영화 (미정리)




1981년에 ‘노엘 마샬’ 감독이 만든 코믹 어드벤쳐 영화. 감독 본인이 주연도 맡았고, 실제 가족들도 배우로 출연시켰다.

일단, 장르적으로 코믹 어드벤쳐를 표방하고 있고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도 영화 전단지에 폭소 영화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호러물에 가까운 느낌이 있어서 호러 영화로 분류되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컬트적인 작품이 됐다.

내용은 미국의 자연주의자 ‘행크’가 ‘탄자니아’의 자연 보호 구역에서 사자, 표범, 퓨마, 호랑이 등의 맹수들을 모아서 동물들의 행동을 연구하고. 아내 ‘마들렌’, 자녀들인 ‘존’, ‘제리’, ‘멜라니’를 탄자니아에 있는 자기 집으로 불렀는데. 행크가 부재 중일 때 가족들이 집에 왔다가 맹수들 때문에 패닉에 빠지는 이야기다.

본편 스토리는 자연주의자 행크가 동물들과 한 지붕 아래 살다가 같은 사람들과 트러블이 생겨서 반목하다가 집을 비운 사이. 행크의 가족들이 집에 왔는데 동물들이 집 전체를 점거하고 있어서 벌어지는 소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사실 스토리의 일관성이 없고 연출이 이상하게 괴작이 되어 버렸다.

일단, 도입부만 보면 동물들과 함께 사는 행크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사실 메인 스토리는 행크가 부재중일 때 그의 가족들이 탄지나이에 있는 집에 왔다가 동물들 때문에 소동을 빚는 이야기다.

그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게 아니라, 출연 배우들이 공포에 질려 도망치고, 숨고, 물에 빠지는 것 등등. 한 편의 호러 영화를 방불케 하는 내용으로 연출하고 있다.

주요 무대인 집안을 점거하고 있는 게 수십 마리의 사자들이라 작중 인물들이 어디에 숨든 사자들이 우르르 쫓아오고. 위로 올라가든, 아래로 내려가든 도망치는 곳마다 먼저 대기하고 있던 사자들이 길을 막고 있는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

작중에서 사람들이 사람을 해치는 장면은 후반부에 나오는 악당밖에 없고. 행크의 가족들도 사자들에게 직접적인 공격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사자들이 집안에 가득 차 있고. 그 존재와 움직임만으로 위협적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어서 호러 영화로 분류되는 것이다.

행크는 내용상 주인공인데 정작 스토리 내에서는 부재 중인 상태로 가족들의 겪는 소동에 중점을 두고 있어 페이크 주인공이 됐고. 소동을 해결하는 것도 행크가 집으로 돌아온 뒤 특별히 뭘 하지도 않았는데 뚝딱 해결되더니 행크의 가족들 역시 행크처럼 동물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해피 엔딩을 맞이해서 시나리오를 진짜 대충 만들었다.

작품 자체만 보면 정말 별 것 없는 영화지만, 작품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파란만장해서 본의아니게 컬트적인 작품이 됐다.

감독인 ‘노엘 마샬’은 본래 세인투 루이스의 동물원에서 일을 하면서 동물에 많은 관심을 보이다가 20대 대 헐리웃으로 이사를 해서 자동차 생산업에 종사하던 중. 주요 고객 중 한 명이 그 유명한 엑소시스트의 감독 ‘윌리엄 피터 블래티’라서 그것을 인연으로 삼아 영화 제작에 뛰어 들었고. 1973년에 윌리엄 피터 블래티 감독이 엑소시스트를 만들었을 때 프로듀서로 제작에 참여했다. (즉, 노엘 마샬은 엑소시스트의 프로듀서다)

본작은 1969년에 노엘 마샬 감독이 두번째 부인 ‘티피 헤든’이 ‘사탄의 수확(Satan's Harvest)’에 출연해 ‘모잠비크 공화국’에 촬영을 하러 갔을 때 동행했다가, 텅 빈 집을 사자들이 점거하고 있는 걸 목격고 그걸 영화 소재로 삼아사 1976년에 촬영을 시작해 무려 5년 만인 1981년에 영화를 완성했다.

당시 거기에 들인 영화 제작비가 1700만 달러인데. 전 세계 박스 오피스 흥행 수익이 200만 달러 밖에 되지 않아서 흥행 참패를 했다.

근데 영화 내용 자체보다는 영화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더 드라마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출현 배우들과 스텝들이 영화 촬영 중에 온갖 위험을 겪어서 총 140명의 사람들 중에 약 70명의 사람들이 동물들의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고. 영화 촬영 도중 댐이 터져 홍수가 발생해 영화 세트장과 장비를 파괴해 영화 예산에 크게 오르고, 이후 티피 헤든은 1982년에 ‘로어 파운데이션’을 설립해 영화에 출현한 수십 마리의 동물을 수용하기 위한 보호 구역을 만들며 그 사건과 관련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 본편을 보면 아무런 안전 장치도, 안전 요원도 없이 집안에 수십 마리의 동물과 여러 명의 사람을 집어 넣은 채로 영화를 촬영했고. 동물들에게 공포를 느끼는 배우들의 모습이 극중 연기가 아니라 실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편집 없는 날 것의 정점을 찍고 있다.

사전 정보 없이 보면 ‘왜 저렇게 오바를 하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 영화 촬영 도중 70명의 사람들이 부상을 당했다는 정보를 알고서 보면 존나게 실감나는 내용이라서 영화의 감상이 달라질 정도다.

감독이 의도한 건 코미디겠지만.. 사자들이 얼룩말 한 마리 잡아 먹어 피묻은 살조각 같은 거 입에 물고 집안으로 들어와서 먹방 찍는 와중에, 아무 힘도 없고 무기 하나 없는 인간 일가족이 들어와 오들오들 떠는 걸 보고 있으면 뭔가 정상이 아니다.

아무래도 감독의 자연주의 사상적 유머랑 문명인의 유머 코드가 맞지 않는 게 아닌가 싶다. 상식적으로 영화 촬영 중에 전 스텝 중 50% 이상이 동물한테 공격 당해 부상당하면 그 시점에서 촬영을 접어야 정상일 텐데. 5년 만에 기어이 완성시킨 거 보면 영화사에 기록으로 남을 만 하다.

실제로 이 작품은 ‘영화사상 가장 위험한 영화’, ‘가장 비싼 홈 무비’라는 후세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결론은 미묘. 기획 의도는 집안을 점거한 맹수들 때문에 사람들이 겪는 우당탕 대소동이고 실제로 코미디 영화로 홍보했지만, 정작 영화 본편은 코미디지만 작중 상황과 연출은 전혀 코미디가 아니고. 집안의 탈을 쓴 사자 우리에 들어간 사람들이 겪는 공포 체험이라서 뭔가 근본적으로 어긋나 있고, 스토리의 일관성도 없고 난잡하기 짝이 없어 영화 자체의 완성도도 떨어지는데.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가 쓸데없이 드라마틱해서 정말 괴상한 영화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홍수 피해로 제작비가 폭증하기 전에도 기본적인 제작비가 많이 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영화에 등장시킨 동물들의 출연료와 사료 비용이 주당 4000달러였다고 해서, 영화를 다 만들기도 전에 촬영 과정에서 노엘 마샬 감독의 회사는 파산했고. 4채의 집을 팔고, 엑소시스트의 프로듀서 일을 할 때 얻은 수익금을 전부 쏟아 부어서 엑소시스트 출연진, 스텝이 불행을 겪는다는 ‘엑소시스트의 저주’ 소문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었다.


덧글

  • 소시민 제이 2020/06/10 18:37 # 답글

    이거 저번주 서프라이즈에 나옴요.

    아주 사람 잡는 영화라고...
  • 잠뿌리 2020/06/12 01:12 #

    서프라이즈에 나올 정도라니 확실히 컬트적인 영화 맞는 것 같습니다.
  • 시몬벨 2020/06/10 20:46 # 삭제 답글

    그니까...영화내용이 연기가 아니었다는 거네요. 잠뿌리님 덕에 오늘 또 한명의 미치광이 영화감독을 알게 되는군요.
  • 잠뿌리 2020/06/12 01:13 #

    영화 속에서는 감독이 주연도 맡아서 주인공으로 나와 사자들하고 부대끼며 사는데, 감독 본인은 자각을 못하는 것 같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되게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사자는 고양이랑 다르죠.
  • 레이븐가드 2020/06/11 10:24 # 답글

    저런 상황에서 사람 안 죽은 게 기적이네요
  • 잠뿌리 2020/06/12 01:14 #

    사망자가 안 나온 건 신기하긴 했습니다. 아프리카 현지 촬영이라 의료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 텐데 말이죠.
  • 블랙하트 2020/06/11 20:15 # 답글

    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91110200329124005&editNo=15&printCount=1&publishDate=1991-11-02&officeId=00032&pageNo=24&printNo=14217&publishType=00010

    91년에 KBS에서 무려 토요일 대낮에 '가족탐험대'라는 제목으로 방영한바 있습니다.
  • 잠뿌리 2020/06/12 10:58 #

    가족 탐험대라니. 제목이 완전 낚시네요. 영화상에선 가족들이 좀비한테 쫓기는 수준으로 패닉에 빠지는데;;
  • 먹통XKim 2020/07/09 10:33 # 답글

    감독은 이 영화 흥행 말아먹고 어느 매체로도 내지 않다가...

    2010년 죽었죠..죽고나서야 유족들이 DVD를 발매 허락

    여기 셔플보면 배우들이 그땐 지옥을 겪었다고;;


    촬영맡던 얀 드 봉은 사자에게 머릴 맞고 200 바늘이 넘게 꿰메야 했다죠;;
    나중에 스피드나 툼 레이더, 헌팅 등을 감독하던 그 감독;;

  • 잠뿌리 2020/07/09 14:10 #

    배우들이 실제로 감독의 아내, 자식 등등 친가족인데 영화 본편에서 진짜 고생이 많았죠.
  • 먹통XKim 2020/07/09 10:34 # 답글

    다친 사람이 70명이 넘는다고 하지만 죽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죠

    다들 수십바늘 바느질 신세일 정도로 중상이었는데 가장 크게 다친 게 역시 얀 드 봉;;
  • 잠뿌리 2020/07/09 14:09 #

    사망자가 안 나온 것만 해도 진짜 하늘의 은혜를 입은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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