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류여협 (三流女侠.2018) 2020년 영화 (미정리)




2018년에 ‘본리’ 감독이 만든 코믹 액션 영화. 영제는 ‘워리어 엔젤스’다. 중국 현지 극장 개봉작이 아니고, 온라인으로 상영된 온라인 영화다.

내용은 유난히 힘이 센 18살 소녀 ‘교범’의 아버지가 어느날 컴퓨터 게임 세계로 붙잡혀 가고, 그 대신 게임 캐릭터인 ‘여나’가 현실 세계로 쏙 빠져나와 교범과 티격태격하다가 나중에 가서 의기투합하여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작품 자체만 놓고 보면 대놓고 B급 코미디 액션물을 표방하고 있는데, 영화 개봉 후 2년이 지난 2020년 올해. 최근에 중국 베이징의 한 법원에서 이 작품이 SNK의 ‘킹 오브 파이터즈’ IP를 침해했다는 판결이 나와서 영화 제작사 측이 SNK에 80만 위안(한화 약 1억 3570만원)의 배상을 한 기사가 뜬 바 있다.

일본 유명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를 무단으로 영화화하거나, 작품 속 캐릭터로 등장시킨 사례는 옛날부터 많이 있어 왔는데. 원 제작사 IP를 침해하여 배상 판결이 난 사례는 보기 드물어서 대체 얼마나 문제가 심각하기에 그렇게 됐는지 궁금해서 한 번 찾아봤다.

일단, 이 작품은 킹 오브 파이터즈의 캐릭터들을 등장시킨 게 맞는데. 그게 패러디로 넣은 것이라기 보다는, 캐릭터 자체를 무단으로 가지고 와서 이상하게 만들어 버렸다.

장거한, 최번개, 베니마루, 마츄어, 시라누이 마이. 이렇게 5명을 무단 사용했는데, 장거한, 최번개, 베니마루는 사실 해당 배역을 맡은 배우나 복장 상태를 보면 웃기라고 넣은 것 같고. 마츄어는 악당 간부긴 한데 출연 분량이 적어서 별로 눈에 띄지도 않는데 문제는 시라누이 마이다.

작중에서는 ‘여나(영어 이름: 리나)’로 나오는데. 애는 아예 작중에서 여주인공 ‘교범’이 아버지로부터 시라우니 마이 피규어를 선물 받고. 또 교범의 아버지가 악당들에게 납치되어 게임 속 세계로 들어갔을 때.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출력된 게임이 킹 오브 파이터로 때마침 시라누이 마이가 등장하고 있었다.

게임 속 시라누이 마이가 컴퓨터 모니터 밖으로 빠져 나와 현실 세계에 나타났다는 설정인 것이다.

시라누이 마이 복장은 물론이고 게임 내 제스쳐와 기술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데 출연 분량도 많고 비중도 높다.

존나 뜬금없이 추녀 엑스트라와 댄스 배틀을 벌인다거나, 시도 때도 없이 가슴골을 부각하고, 게임 속 기술을 사용하면서 등에 막 불사조 날개 같은 CG도 넣어주는 것 등등. 제작진 측이 여주인공 교범보다 더 띄워주고 있다.

베니마루는 여자 밝히는 말라깽이, 최번개는 소인증 아저씨, 장거한은 수염도 없는 대머리 청년인데 철구를 붕붕 돌리는 게 아니라, 헬스장 짐볼을 붕붕 돌리며 싸우고 극 후반부의 전투 때 최번개한테 썰려서 팔, 다리, 머리 슝슝 잘리고 둥근 몸통만 남는 처참한 최후를 맞이해서 취급이 매우 안 좋다. (작중에선 베니마루의 이름이 ‘탕탕(唐唐)’, 장거한의 이름이 ‘진뚱보(陈胖子)’라고 나온다)

초반부에 교범이 힘센 여주인공이란 걸 강조하기 위해 앞에서 알짱거리던 장거한을 쳐 날리니 하늘 높이 날아올라 우주 밖으로 치솟았다가 행성과 부딪쳐 지구로 뚝 떨어지는 말도 안 되는 연출을 넣을 때만 해도 완전 개그물인 줄 알았는데. 장거한 최후씬 만큼은 고어 영화스러웠다.

오리지날 캐릭터인 ‘교범’은 여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여나가 스포라이트를 독식하고 있어서 활약 다운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 심지어 정신 차리고 트레이닝에 임해 강해지는 내용도 여나가 스승이 되어 훈련시켜주는 것으로 나오는 데다가, 하이라이트 씬의 라스트 보스 전 때도 혼자 힘으로 악당 보스를 쳐 잡은 게 아니라. 존나 뜬금없이 여나와 키스를 하여 그녀와 합체하여 싸우는 황당무계한 초전개가 이어져서 보는 사람 말문을 막히게 만든다.

각성한 교범의 복장이 짧은 일본 기모노인 것도 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일본 영화면 모르겠는데 중국 영화인데 왜 기모노일까?)

작중 교범의 행적 중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건, 게임 속 캐릭터들(복면 쓴 살수들)이 현실로 넘어와서 사람들 공격할 때. 전동휠 타고 달려 나가며 양손을 붕붕 휘둘러 살수들을 물리치는 장면이다. 무슨 오토바이나 자전거도 아니고 전동휠 타고 달리며 기마무쌍을 펼치니 진짜 상상도 못한 장면이었다.

게임 속 캐릭터가 현실 밖으로 나와서 현실의 인간을 공격한다! 라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B급 영화에 예산도 적어서 그런 듯. 게임 속 세계의 묘사가 방 한 칸 사이즈의 작은 공간이고. 게임 캐릭터가 물총에 맞으면 입자가 되어 사라지는데, 그 입자에 대한 묘사가 CG가 아니라 색종이를 날리는 듯한 느낌을 줘서 연출, 이펙트적인 부분에서 싼티가 나도 너무 많이 난다.

악당 보스 ‘이창해’는 얼굴을 바꾸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라고 나오는데, 그 얼굴 바뀌는 것도 특수 분장을 쓰거나, CG가 들어간 게 아니라. 천이나 종이 따위에 눈과 입을 그려 넣어 그걸 수시로 바꿔 착용한 것으로 나와서 되게 조잡하다.

VS 이창해로 이어지는 최종 보스전도 액션물로서 보스와의 일 대 일 대결을 하다가 마무리한 게 아니라. 보스한테 일방적으로 쳐 발리다가, 반격 한 번 하지 않고 요행으로 승리한 것이라서 액션물로서의 마침표도 제대로 찍지 못했다.

애초에 액션물을 표방하는 것 치고, 액션물의 관점에서 주인공 일행의 싸움 전적이 너무 처참하게 안 좋아서 액션물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심지어 여나(시라누이 마이)는 VS 마츄어전으로 작중에 유일하게 일 대 일 대결 씬을 가지고 있는데도 패배한다!)

그밖에 남주인공 ‘임동각’이 공돌이 캐릭터로 나오는데, 여주인공 ‘교범’과 남녀 주인공으로서 제대로 썸을 타지도 못하고. 싸움은 못해도 공돌이 능력으로 사건 해결에 큰 기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키스 씬 찍는 건 여자 대 여자. 교범과 여나고 라스트 씬의 이별 씬도 여나한테 빼앗겨서 남자 주인공으로선 완전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따로 없어서 캐릭터 운용이 나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게 기승전여나(시라누이 마이)로 끝내 버린 제작진이 캐릭터 편애지만 말이다.

이 작품의 유일한 의의는 작중 ‘여나’ 배역을 맡은 배우인 ‘왕면(王勉)’이 미모가 출중한 미인이란 점이다. 코스 플레이어였다면 원작과 싱크로율이 높다고 할 만한데 문제는 단순한 코스츔이 아니라 무단 사용 캐릭터라는 점이다. 배우가 좀 아까운 느낌이랄까.

결론은 비추천. B급+저예산+코미디+온라인 영화라는 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지나치게 유치하고 B급 감성은 1도 느낄 수 없어서 컬트적인 맛이 없어 작품 자체의 수준이 떨어지고, 유명 게임 원작 캐릭터를 패러디해서 넣은 수준이 아니라 무단으로 가져다 써서 IP 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서 나와서는 안 됐을 산업폐기물 같은 작품이다.


덧글

  • 블랙하트 2020/06/09 12:52 # 답글

    https://tech.sina.com.cn/roll/2020-06-08/doc-iirczymk5934630.shtml

    마이 빼고는 어째 다들 재현 상태가...-_-;

    (영화를 못보고 사진만 봐서 잘 모르겠는데 교범은 '리 샹페이' 이창해는 '미안'을 무단 사용한게 아닌가 싶네요)
  • 잠뿌리 2020/06/10 12:43 #

    교범은 양쪽으로 둥글게 만 머리만 보면 리 샹페이 생각나긴 하는데 앞머리를 내려서 이마가 안 보이고 복장이 짧은 기모노라서 실제로 보면 느낌이 리 샹페이랑은 다릅니다. 뭔가 일본 닌자 컨셉 같은 느낌이었죠.
  • 레이븐가드 2020/06/10 12:00 # 답글

    그야말로 삼류??
  • 잠뿌리 2020/06/10 12:43 #

    대놓고 B급이란 걸 저렇게 제목으로 쓴 게 아닌가 싶습니다.
  • 먹통XKim 2020/07/09 10:35 # 답글

    포스터부터도 아주 개차반
  • 잠뿌리 2020/07/09 14:10 #

    포스터부터도 SNK가 소송걸만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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