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코룸 외전: 이계의 강림자들 (1999) 2020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9년에 ‘와이즈 하이콤(구: 하이콤)’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코룸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마법과 검이 지배하던 시대가 쇠퇴한 후 세상이 증기를 이용한 기술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는데 귀족과 평민으로 나뉘어진 계급 제도는 바뀌지 않고, 기술 발전에 의한 이익이 지배 계급에 몰려 빈부의 격차가 커지자, 평민 계층에서 고대의 신과 마법을 신봉하는 종교 집단 ‘강림교단’이 나타나 사람을 제물로 바쳐 고대의 신을 소환하기에 이르고. 지배 계급이 군대를 동원해 그들을 토벌했는데. 그때 5년 전 전염병으로 어머니를 잃고 홀로 남은 ‘아처 페인’이 식료품가공공장의 쓰레기장을 뒤지며 가난하게 살고 있다가 ‘에이미’라는 눈먼 소녀를 만나 의남매로 산 지 6개월이 지난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래 코룸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액션 RPG 장르로 나왔지만, 본작은 일반적인 RPG가 되어 전투가 턴제로 바뀌었다.

게임 조작 키는 마우스와 키보드 겸용인데, 기본적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이동하고 커맨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전작 3탄까지는 판타지 배경이었는데. 본작은 마법과 검의 시대가 쇠퇴하고 증기 기관이 들어섰다는 내용으로 시작해 스팀 펑크가 됐다.

왜 뜬금없이 액션 RPG였던 게 일반 RPG가 됐고, 시리즈 3탄까지 판타지 배경이었던 게 외전에서 스팀 펑크 배경으로 바뀐 건지 당최 알 수가 없지만.. 일단 후자의 경우는 아마도 스퀘어의 ‘파이날 판타지 6(1994)’, ‘파이날 판타지 7(1997)’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근데 전투 스타일이나 작중에 묘사되는 비공정은 오히려 소니의 ‘아크 더 래드(1995)’를 연상시킨다)

전작 코룸 3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도 귀환병 이야기로 잘 알려진 ‘이수영’ 작가가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는데. 그래서 본편 스토리가 좋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다.

일단, 본편 내용은 주인공 ‘아쳐’가 의남매인 ‘에이미’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로 그 과정에서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는 것인데.. 문제는 주인공 일행이 에이미를 구해야 한다는 확고한 목표는 있지만 행동 동선상 에이미 구출과 전혀 관계가 없는 내용이 많이 나오고. 또 거기에 관계된 사건 사고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로 벌어진다.

예를 들어 광산촌에서 악덕 사업가가 눈기계를 만들어 눈보라를 일으켜 마을을 고립시키고 식료품 가격을 올려 받는 만행을 저질러서, 주인공 일행이 눈기계를 박살냈는데. 도시 경비대가 악덕 사업자를 비호해서 결국 사회의 부조리함만 보여준 채 주인공 일행은 제 갈 길 가는 내용이 그런 케이스에 속한다.

정작 중요한 내용은 떡밥을 던지고. 회수하는 걸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떡밥을 던지고, 또 던지고, 계속 던지다가 막판에 가서 한 번에 회수를 한 것이라서 본편 스토리가 어려운 내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전달이 잘 안 된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작중 귀족 진영인 ‘하이캐슬’과 종교 진영인 ‘강림교단’이 서로 에이미를 노리고 있어서 엎치락뒤치락하는데. 주인공 진영에선 왜 개네들이 에이미를 노리는지 모르겠고. 일단, 에이미부터 구하고 보자란 식으로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다.

옹박 –두번째 미션(원제: 똠양꿍)에서 주인공 ‘토니 자’가 납치된 코끼리 찾으러 다니면서 악당들 만날 때마다 ‘내 코끼리 내놔!’ 이러는 뚜까 패는 느낌이랄까, (본작에 대입하면 ‘내 여동생 내놔!’ 이거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 작품의 스토리는 기존에 나온 코룸 시리즈랑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코룸 같지도 않고, 코룸이랑 아무런 접점도 없는데 왜 굳이 코룸 타이틀을 달고 나온 건지 모르겠다. ‘코룸 본편이 아니라 외전이니까.’ 라는 말조차 쓰기 민망한 수준이다.

애초에 시나리오 작가를 완전 새로 기용한 것도 아니고, 코룸 3의 시나리오를 쓴 이수영 작가를 재기용했는데. 어째서 이런 스토리가 나온 건지 알 수가 없다.

3D로 제작된 동영상이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나오는데, 3D 캐릭터 모델링이 좀 구린 편이라서 영상 퀼리티는 떨어지지만.. 게임 시작 직전에 나오는 인트로 영상 때 정말 뜬금없이 가사 들어간 보컬곡이 배경 음악으로 나오는 게 기억에 남는다.

근데 정작 영상에 음성, 자막은 전혀 지원하지 않아서 영상만 봐선 뭔 내용인지 모르는 부분이 꽤 있다.

본편 스토리 진행은 키보드 F1키를 누르면 ‘이벤트 힌트’라고 해서 다음 진행을 위해 뭘 해야 할지 알려주는 팁을 수시로 볼 수 있어서, 당시 한국 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가이드 기능을 지원한 건 좋았다. (문제는 후술할 전투 필드의 거지 같은 맵 구조지만..)

화면 하단의 좌측에는 주인공 파티 캐릭터의 썸네일과 능력치 정보창이 상시 표시되어 있다.

캐릭터 썸네일을 클릭할 때마다 캐릭터가 바뀌고, 능력치 정보창을 클릭하면 ‘레벨/HP/MP/경험치/다음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 정보창과 ‘체력/마력/공격력/방어력/민첩성/정신력/이동력/회피력’ 정보창으로 바뀐다.

화면 하단 중앙에는 특수 문자 이니셜이 적혀 있는데 그게 왼쪽에서 오른쪽 순서대로 아이템창/장비창/마법창/환경창이다.

아이템창에는 소비형 아이템, 이벤트 아이템, 포획한 몬스터의 3가지로 나뉘어졍 lT고, 장비 슬롯은 무기/방어구/머리(투구)/몸통(갑옷)/신발/악세서리로 구성되어 있다.

장비의 무게 개념이 있어서, 무거운 장비일수록 장비의 수치가 높지만, 무게 패널티 때문에 아무거나 마구 장비할 수는 없다.

장비 무게 한계 수치는 공격력에 영향을 받는다. 즉, 공격력이 높으면 장비 무게 한계 수치도 올라간다는 말이다. 이건 게임 내에 힘 수치가 따로 표기되지 않지만, 공격력=힘의 개념이라서 그런 것 같다.

환경창에서는 ‘위치설정/행동설정/기타설정/불러오기/저장하기/게임종료/나가기’를 선택할 수 있다.

일반 필드에서는 저장하기/불러오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전투 필드와 던전에 돌입했을 때는 ‘기억의 열매’라는 소비형 아이템을 사용해야 저장할 수 있다.

전투는, 전투 필드에서 돌아다니는 적과 접촉하면 턴제 전투가 발생하는 심볼 인카운터제를 채택했다.

근데 이 전투 필드가 기본적으로 던전을 대체하고 있어서 맵 구조가 거지 같아서 길 찾기가 어려운 구석이 있고. 또 필드 내에 데미지 존 및 상태 이상 함정이 타일 단위로 깔려 있어서, 적을 피하랴, 함정 피하랴, 길 찾으랴 신경써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게임 플레이를 좀 피곤하게 만든다.

아무리 스토리 진행 팁을 줘서 어디 가서 뭘 해야할지 알고 있어도. 전투 필드만 들어서면 게임 플레이가 한없이 늘어져서 답답하다.

전투 커맨드는 아이콘 모양별로 검(공격), 방패(방어), 상자(아이템 사용), 마주한 얼굴(몬스터와 교섭), 빛나는 보석(스킬), 회전하는 화살표(환경설정)을 지원한다.

피아를 막론하고 공격에 맞으면 한 칸 뒤로 밀려나는 넉백 효과가 있고, 전투 맵 내에서도 전투 필드에 있던 함정 타일이 존재해서 넉백 효과로 함정에 적을 몰아넣어 추가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플레이어 캐릭터도 함정에 닿으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몬스터와 교섭은, 적 몬스터와 대화를 나누는 것인데 타입 별로 유효한 교섭 전용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교섭용 아이템을 소비하는 대신 해당 전투를 캔슬할 수 있다.

소비용 아이템 중 ‘그물’을 사용하면 20%의 확률로 적 몬스터를 포획할 수 있는데. 각각의 몬스터별로 유효한 상태이상 효과가 따로 있어서, 그 조건을 맞춰서 상태이상을 걸고 그물을 사용하면 100% 포획할 수 있다.

그렇게 포획한 몬스터는 아이템화되어 아이템창에 표시되는데 마을 내 몬스터 가게에 가서 몬스터를 팔아치우고 돈을 벌 수 있다. 몬스터를 펫으로 만들거나, 동료로서 파티에 참여시켜 함께 싸우는 기능 같은 건 없다.

주요 캐릭터는 ‘아쳐’, ‘쿠퍼’, ‘레기나’, ‘키튼’, ‘에이미’ 등 총 5명인데. 5명 전원이 모이는 상황은 드물고, 스토리 진행에 따라 파티에서 빠져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멤버가 다수 있어서 완전 옛날 RPG 게임 느낌이다. (파이널 판타지 4 같은 스타일이다)

동료가 파티에서 이탈했다가 다시 돌아오면 그때까지 쌓은 경험치가 리셋되어 0이 되기 때문에. 파티에서 이탈하기 전에 레벨업을 시켜야 둬야 한다. 파티로 다시 돌아왔을 때 현재 파티원의 수준에 맞게 레벨이 재조정되는 게 아니라서 뭔가 밸런스가 안 좋다.

적 보스 중에 ‘강림신’, ‘고대신’은 각각 강림신의 무기/고대신의 무기라는 전용 무기로 공격을 해야 데미지가 제대로 들어가고. 다른 무기로는 아무리 좋은 걸 착용해도 데미지가 1 밖에 안 들어가는 보정 효과가 있는 것도 게임 밸런스를 망치는 요소 중 하나다.

그 무기들이 작중 최강의 무기인 것도 아니고. 다른 좋은 무기가 있는데. 특정 무기 사용을 강요하는 건 짜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그밖에 전투 커맨드에 퇴각을 기본 지원하지 않고 ‘연막’ 아이템을 사용해야 전투를 피할 수 있는 점이나, 레벨업시 HP는 풀 회복되는데 상태이상에 걸리면 전투가 끝나고 전투 필드에서 벗어나도 계속 그 상태가 유지되는 점.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드래그하면 화면을 이동시킬 수 있고. 화면을 클릭하면 캐릭터가 이동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 화면에서 이동할 방향을 클릭하면 캐릭터가 움직이지 않아서, 꼭 화면에 캐릭터가 보이는 곳에서만 클릭 이동이 가능한 것. 그리고 입구에 들어가거나 NPC와 대화할 때 입구/캐릭터를 직관적으로 클릭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근처로 이동을 해서 자동 진입 및 대화를 해야 하는 것 등등. 자잘하게 불편한 점이 많다.

결론은 비추천. 코룸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지만 시리즈 전통적인 액션 RPG 장르가 일반 RPG에 턴제 전투로 바뀌었고. 본편 내용, 주요 설정, 배경, 캐릭터 등 시나리오의 모든 게 기존의 코룸 시리즈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서 코룸 시리즈로 분류하기 애매한 수준이며, 거지 같은 전투 필드 디자인과 안 좋은 전투 밸런스, 장비의 무게 제한 개념 등등. 게임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서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관계로 코룸과 무관한 독립적인 작품으로 나왔어도 폭망했을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코룸 이전 시리즈와 달리 상업적으로 큰 실패를 하게 됐고, 본작의 개발사인 ‘와이즈 하이콤’은 이후 야화 시리즈로 잘 알려진 ‘FEW(퓨처 엔터테인먼트 월드)’와 합병되어 ‘이소프넷’으로 개명되고, 코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코룸 온라인’을 출시한다. 그래서 본작은 사실상 하이콤이 독립된 개발사로 있을 때 마지막으로 만든 코룸이라고 할 수 있다.


덧글

  • 시몬벨 2020/06/07 12:54 # 삭제 답글

    처음부터 코룸시리즈랑 상관없는 게임을 만들고나서, 그 당시 코룸이 좀 인지도 있는 축에 속했으니까 기존 게이머들 끌어들일려고 저렇게 제목을 지은게 아닐까 싶네요. 당장 파랜드 시리즈만 해도 국내에 수입되면서 파랜드 택틱스라는 이름이 붙더니, 나중엔 파랜드 시리즈와는 전혀 상관없는 게임까지 마구잡이로 수입해서 파랜드 라는 이름을 붙였죠.
  • 잠뿌리 2020/06/07 17:08 #

    코룸 시리즈의 유명세에 숟가락 얻기를 한 것 같긴 한데, 코룸 3의 시나리오를 쓴 이수영 작가를 기용해서 스토리를 쓴 거라, 의아한 부분이 좀 있긴 합니다.
  • 먹통XKim 2020/07/09 10:35 # 답글

    이 당시 하이콤이 흔들리던 시절 ㅡ ㅡ
    코룸 시리즈 캐릭터 일러스트레이션과 디자인 맡은 김형태 만화가는 돈도 못 받아서 법정까지 가고 이랬다죠
  • 잠뿌리 2020/07/09 14:11 #

    코룸 시리즈가 김형태 작가 일러스트 의존도가 높은데 작가한테 돈을 안 줬다니 너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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