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사 (粽邪.2018) 2020년 영화 (미정리)




2018년에 ‘료사함’ 감독이 만든 대만산 호러 영화. 영제는 ‘더 로프 커즈(The Rope Curse)’다.

내용은 대만의 민속 의식인 ‘송육제(送肉粽)’를 비디오로 촬영해 인터넷에 방송하려는 유튜버 ‘오가유’에게는 ‘임서의’라는 약혼녀가 있었는데. 서의는 10년 전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 단짝 친구 ‘이연’이 반에서 괴롭힘을 당하다가 목을 메고 자살한 사건을 겪어서 트라우마를 겪고 있던 중. 이연의 원귀가 밧줄 귀신이 되어 10년 만에 나타나 자신의 죽음을 초래한 원수둘을 하나둘씩 죽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도입부에 나온 ‘송육제(送肉粽)’는 실제로 존재하는 대만의 민속 장례식 행사로 사람이 목을 메고 자살을 하면 윈귀가 되어 다른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가기 때문에, 자살할 때 사용한 밧줄을 해안가에서 불에 태우거나, 강 하구에 흘려보냄으로써 자살한 사람의 혼을 구제하고 악령을 퇴치하는 의식이라고 한다.

본작은 도입부만 보면 대만의 민간 신앙을 소재로 삼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신앙 자체보다는 그걸 기반으로 한 밧줄 악령을 소재로 삼고 있다.

윈궈가 사람을 해칠 때, 그 사람의 눈앞에 밧줄의 환영이 보이고. 어디선가 밧줄이 불쑥 나타나 사람의 목을 휘어감아 목을 매달아 죽이는 게 기본적인 내용이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람이 귀신이 되어 돌아와 산 사람을 해치는 게 아시아권 귀신 영화의 클리셰라서 되게 흔한 내용이지만, 밧줄 귀신인 건 나름대로 신선한 구석이 있었다.

문제는 그 밧줄 귀신이 여주인공의 친한 친구이면서, 뭔가 친구 이상의 동성애적인 감정을 가진 캐릭터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번민하고 일진들의 괴롭힘과 오해 등으로 목숨을 끊고 귀신이 됐다는 설정이라서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면 할수록 연민과 감성에 끝없이 호소하면서도. 살기를 풀풀 풍기며 사람 죽이러 나타나는 걸 보면 뭔가 좀 몰입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사람 죽이는 귀신한테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라는 것도 클리셰라고 할 수 있는데. 거기서 너무 귀신의 사연에 포커스를 맞춰서 하는 짓은 완전 악당 같은데 사연 있는 애라서 나쁘게 보지 말아 달라고 강요하는 느낌마저 든다.

하이라이트씬에서 퇴마 의식을 하는데, 퇴마술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작중 인물 떼몰살 당할 위기에 처했는데. 여주인공마저 위기에 처한 순간 눈물 펑펑 쏟으며 감성팔이로 사건을 해결하는 전개는 완전 감정 과잉이라서 호러 영화에 적합하지 않았다.

애초에 작중에 벌어지는 귀신에 의한 주살이, 불특정 다수를 향한 영적 테러가 아니고. 원수가 확실히 존재해서 타겟팅이 명확한 상황에서 데드 카운트도 3+1개 밖에 안 돼기 때문에 공포의 밀도가 대단히 떨어진다.

주요 사망자가 이연을 생전에 괴롭힌 일진녀 3인방인 ‘혜의’, ‘심천화’, ‘진소이’인데. 애네들의 악행이 과거 회상 씬으로 잊을만 하면 튀어나와서 죽어도 싼 캐릭터로 묘사되기 때문에, 이연 귀신이 아무리 분위기 잡고 사람 해쳐도 마땅히 죽어야 할 애들이 죽어 나가는 것이라서 그게 도리어 공포물로서의 텐션을 떨어트리는 경향이 있다.

도복 입고 부적 쓰는 도사도 등장하지만, 도력이 별로 높지도 않고 인상이나 능력이 그냥 일반인 수준이라서 중국 귀신, 강시 영화에 나오는 일반적인 도사와는 거리가 멀다.

거기다 사실 여주인공 임서의는 마지막 타겟이라서 그전까는 무슨 큰 위협에 처한 것도 아니라 도사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서 도술적인 뭔가가 들어갈 건덕지가 없다.

결론은 비추천. 대만의 민간 장례 의식은 송육제를 소재로 삼아 밧줄 귀신이 등장하는 건 신선하긴 했지만, 귀신의 사연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면서 공포가 아닌 감성에 초점을 맞추고 스토리가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그게 점점 심화되어 감성팔이가 지나쳐 공포 영화로서의 밀도가 떨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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