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에 ‘성진 멀티미디어’에서 MS-DOS용으로 만든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내용은 2019년에 소수의 주민이 달표면에 착륙하여 ‘아담’이라는 신문명을 만들었는데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서기 2069년이 되었을 때, 세계 경제를 장악하고 있던 초국가 기업 연합 ‘그레이트 7’이 국가 정부 간의 동맹 조약을 무시하고 군사력을 증강시켜 달에 그들만의 또 다른 신 문명을 만들려고 하자, 다른 나라들이 그에 반발하여 새로운 국가간 연합체 ‘유니온 24’를 결성, 비밀리에 연합군을 달에 파견하여 훗날 제 3차 대전이라 불리는 ‘문 워즈’가 발발하는 이야기다.
타이틀 화면에서 선택 가능한 메뉴는 NEW GAME(게임 시작), LOAD GAME(게임 불러오기), SCENARIO(게임 오프닝 데모 보기), CLEAR DEMO(게임 클리어 데모 보기), OPTIONS(환경 설정), QUIT(게임 종료)다.
시나리오가 오프닝 데모 영상 하나로 퉁치는데. 텍스트와 음성을 지원하지 않는 데다가, 아날로그 화면 영상 여러 개를 붙여 넣기 한 뒤 G7과 유니온 24의 로고가 맞부딪치면서 풀 타이틀인 아담: 21세기 문워즈란 글자가 뜨는 게 전부라서 볼거리도, 읽을거리도 없다.
옵션에서는 게임 속도, 배경 음악 볼륨, 효과음 볼륨만 조정할 수 있다.
본작은 쿼터뷰 시점에 와이드 풀스크린을 지원하고 있어서 뭔가 심시티 같은 건설 시뮬레이션 느낌이 나지만, 실제로는 건물을 짓고 유니트를 뽑아서 싸우는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헌데, RTS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유닛을 누가 먼저 생산하는가의 단순한 방식을 거부한다’라고 대놓고 적어 놨을 정도로 자원 채취의 개념이 없다.
자원, 건물, 유니트 자체는 존재하는데 자원을 채취해서 얻는 게 아니고, 도시를 점령해서 얻는 것이다.
정확히, 동서남북에 있는 ‘퀸즈타운’이라는 피라미드 모양의 건물에 ‘사이보그’ 유니트를 지정해서 마우스 왼쪽 버튼을 클릭. 건물에 접촉시키면 해당 도시를 점령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퀸즈타운을 점령할 때 그 도시에서 나오는 돈이 플레이어의 자원으로 추가되고, 시간이 지날 때마다 돈이 조금씩 충전되는 방식이다.
특정한 퀸즈타운은 자원 추가에 더해서 유니트의 생산 스톡을 늘려주기도 한다.
도시 정복 말고 다른 방법으로 자원을 얻는 방법은 되게 번거롭다. 총으로 무장한 건 로봇 계열의 유니트로 적 유니트를 파괴하면, 바닥에 적 유니트의 잔해가 남는데 그걸 서플라이 같은 에너지 카 계열의 유니트를 보내 회수하는 것이다.
게임 플레이의 기본은 퀸즈타운을 정복해서 자원을 추가, ‘컨트롤 센터’를 지어서 건물/유니트의 생산 가능한 숫자(스톡)을 늘리고. ‘텔레포트’를 지어서 유니트를 해당 건물 근처에 불러내듯 생산하며, ‘벙커’를 지어서 적의 공격에 방어하는 것이다. (벙커가 본작에서는 고정형 포대 효과가 있다)
자원 채취의 개념은 없지만 자원 추가 요소는 있고, 건물/유니트를 생산하는 것은 기존의 RTS 게임과 다를 게 없다.
다만, 건물의 종류 수가 엄청 적고. 건물의 빌드 업을 통한 발전 태그트리가 존재하지 않아서 게임 플레이 감각은 기존의 RTS 게임과 전혀 다르다.
건물이 컨트롤 타워, 텔레포트, 벙커를 제외하면 에너지 타워(범위 내에 유니트 에너지 회복), 에어포트(비행 유니트 생산) 밖에 없다. 즉, 게임 내에서 건축 가능한 건물이 5개뿐이란 말이다.
만약, 추가 도시를 정복하지 못해서 건물이나 유니트의 생산 스톡을 늘리지 못하면 자원이 아직 남아 있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생산 스톡이 제한되어 있는 게 엄청 답답하다.
답답함을 넘어서 황당하기까지 한 건, 게임 승리 조건이 맵상에 있는 모든 퀸즈타운을 점령하는 것인데. 그건 사이보그 밖에 못하는 기능이라서, 아직 점령하지 못한 도시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플레이어한테 사이보그가 없고 생상도 못하면 게임 클리어가 안 된다는 거다.
유니트의 종류는 건(건 < 더블 건), 미사일(미사일 < 더블 미사일), 레이저(레이저 < 헤비 레이저), 플라스마, 사이보그, 플라이트(비행 유니트) 등의 6개가 있는데. 앞서 말했듯 건물의 빌드 업과 발전 태그 트리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서 미션마다 생산 가능한 유니트가 디폴트 값으로 고정되어 있다.
유니트에게는 경험치와 레벨이 개념이 있어서, 유니트별 최대 5레벨까지 올릴 수 있다. 근데 그 정도 레벨을 올릴 때까지 유니트를 키우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유니트 중 ‘서플라이’가 회복 기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게임 조작감이 거지 같아서 세밀한 컨트롤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공격 유니트든, 지원 유니트든 간에 기본 컨트롤은 클릭해서 이동, 공격 밖에 없어서 타겟을 지정해 회복시켜주는 게 불가능하고. 그냥 피해를 입은 유니트 근처에 세워 두고서 자동 회복시켜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게임 컨트롤에 3D 메뉴바를 지원한다 어쩐다 광고한 건 화면 우측에 위에서 아래로 쭉 나열되어 있는 커맨드 메뉴인데. 자잘한 커맨드를 꼭 3D 메뉴바를 클릭해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존나 불편하다.
보통, RTS 게임에서는 건물/유니트를 클릭하면 정보 및 실행 커맨드가 뜨는데. 본작은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야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이동/공격 이외의 커맨드는 3D 메뉴바를 클릭해야 사용할 수 있다.
3D 메뉴바 맨 위에 있는 4가지 커맨드로 INFO(건물/유니트 정보 확인), FIX(건물 수리), OUT(유니트가 생산되는 텔레포트 지점 선택), CLR(건물/유니트의 파괴) 등이 있다.
이것들 전부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눌러 클릭한 다음 마우스 커서를 활성화시켜서 건물이나 유니트를 가리켜 사용해야 한다.
유니트를 지정해 이동/공격을 할 때 활성화가 해당 유니트에 고정되어 있어서. 다른 유니트를 동시에 조종하려면 반드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앞의 유니트 조종을 비활성화시킨 다음 새 유니트를 조종해야 한다.
건물을 지을 때도, 보통은 위치를 정해서 건물을 지은 시점에서 건물 선택 활성화가 풀려야 하는데. 본작은 그것도 자동으로 풀리지 않아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서 일일이 취소를 눌러줘야 한다.
텔레포트 건물도 여러 개 지어봤자, 유니트가 생산되는 곳은 단 한 곳뿐이라서 OUT 커맨드로 메인 텔레포트를 지정해줘야 하는 것도 불편하다.
워포그(RTS 게임의 안개 효과)도 보통은 검은색으로 나오는데. 본작에서는 회색 구름으로 나와서 뭔가 적응이 안 된다.
RTS 게임인데 미니맵도 지원하지 않아서 화면 이동을 오로지 마우스 커서로 밀기로만 할 수 있고. 알림 메시지 같은 것도 전혀 없어서 어느 장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전황 파악이 힘든데. 게임 특징에 시간이 지날수록 적이 점점 강해져 게임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광고하고 있어서 총체적 난국이다.
그밖에 국산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게임 내 텍스트는 영어로 나오는 걸 보면 처음부터 내수용이 아닌 수출용으로 만든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건 게임 CD안에 동봉된 매뉴얼이 꽤 충실하다는 점에 있다. 한글로 작성된 HWP 파일인데 그림 파일도 넣어가면서 꼼꼼하게 잘 만들었다. (근데 매뉴얼에는 미션 내용 한글로 써 있는데 왜 인게임에서는 영어로 나오냐고..)
결론은 비추천. 건물 짓고 유니트 생산해야 하는데 자원 채취의 개념이 없는 RTS 게임이란 게 확실히 전에 볼 수 없는 새로운 방식이긴 하나, 건물/유니트 생산 스톡 제한이 너무 답답하고. 게임 조작감이 거지 같고, 미니 맵을 지원하지 않아 전황 파악도 힘든데, 게임 난이도는 실시간으로 계속 올라가서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뭔가 새로운 걸 만들고 싶었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RTS 게임으로서의 장르적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상실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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