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데빌즈 레인 (The Devil's Rain.1975) 2020년 영화 (미정리)




1975년에 ‘로버트 후스트’ 감독이 만든 데모니즘 영화.

내용은 17세기 때 사탄의 제사장 ‘조나단 코비스’는 사탄 숭배자들의 이름이 적힌 사탄의 명부를 가지고 있었는데, 프레스턴 가문의 사람들이 그걸 탈취해 달아나서, 프레스턴 가문 대대로 저주를 받아 사탄 숭배자들의 습격을 받게 됐는데. 20세기 현대에 이르러 아버지 ‘스티브 프레스톤’이 죽고 어머니 ‘엠마 프레스톤’이 납치당해서 분노한 ‘마크 프레스톤’이 코비스를 없애러 그의 교회가 있는 마을에 찾아갔다가 역으로 붙잡히고. 이후 마크의 형인 ‘톰’이 아내 ‘줄리’를 데리고 동생을 구하러 그 마을에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사탄 숭배자를 소재로 한 데모니즘 영화인데 배경이나 스토리, 분장 등이 좀 일반적인 데모니즘 영화하고는 좀 달라서 엉성한 걸 떠나서 이상한 구석이 있다.

작중 사탄 숭배자의 본거지는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있는 고스트 타운으로 주민은 하나도 없고 사탄 숭배자만 있다.

사탄 숭배자가 기본 베이스가 인간인 것이 아니고. 작중 사탄의 제사장 ‘조나단 코비스’의 특별한 의식을 받으면 눈동자의 동공이 검게 변하고 피부가 고무처럼 늘어지면서 사탄 숭배자가 되는 것인데 비를 맞으면 녹아 버린다.

사탄 숭배자의 근거지가 사막의 고스트 타운이고, 비를 맞으면 녹아내린다는 설정이 거기에 맞물려서 언뜻 보면 되게 상징적이고 의미있는 것 같지만, 타이틀 데빌즈 레인은 작중에서 조나단 코비스가 사탄 숭배자의 영혼을 담아 놓은, 산양 머리뼈 장식이 달린 거대한 유리병 형상의 매직 아티팩트 이름이다.

사탄의 명부와 데빌즈 레인 아티팩트 등등. 스토리상 중요한 물건이 나오긴 하는데. 이 물건들이 본편 스토리의 갈등을 심화시키거나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에 비해서 물건 자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을 되게 허술하게 만들어 놨다.

쉽게 말하자면, 이런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것도.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피아를 막론하고 물건을 찾아내는 과정이 아무런 위협이나 어려움 없이 너무나 간단히 찾아내서 되게 허망하다.

톰 일행이 데빌즈 레인을 입수했을 때는 텅 빈 사타니스트 예배당 바닥을 뜯어내 찾아낸 것이고, 사타니스트 진영이 사탄의 명부를 손에 넣은 것은 톰 일행이 데빌즈 레인을 입수하고 자리를 뜰 때 자기들도 모르게 흘리고 간 책을 우연히 주운 수준이라서 뭔가 좀 시나리오를 대충 쓴 티가 팍팍 난다.

사탄 숭배자들에 대한 묘사도 데모니즘에 충실하게 묘사하지 않고. 앞서 말한 검은 눈동자와 축 늘어진 피부를 갖고 비를 맞으면 녹아내리며, 총에 맞으면 초록 피를 흘리는 외계 좀비 같은 느낌으로 묘사하고 있어서 되게 이상하다.

사탄 숭배자가 비를 맞으면 녹는 설정을 너무 부각시킨 나머지, 하이라이트 씬 때 비가 내려서 사탄 숭배자들이 단체로 녹아내려 떼몰살 당하는 씬을 지나치게 길게 보여준다.

사탄 숭배자보다는 그들을 거느린 사탄의 제사장 ‘조나단 코비스’ 쪽이 인상적이다.

일반 숭배자들과 다르게 제사장이라서 멀쩡한 인간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가, 의식을 치를 때는 산양의 뿔이 달리고 동물의 형상이 살짝 남아 있는 반인반수의 얼굴로 변하는데 사탄 숭배자들 사이에서 혼자 팍팍 튄다.

특수분장, 복장을 떠나서 봐도 해당 배역을 맡은 배우가 1955년에 ‘마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어니스트 보그나인’이라서 배우 자체의 인상도 강렬하고 연기도 좋았다. (배우 이외에 성우로도 활약을 했는데 스폰지밥 시리즈의 ‘인어맨(인어맨과 조개 소년)’ 더빙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이 스토리가 되게 엉성한데도 불구하고, 졸작 수준까지는 아닌 건 사탄의 제사장을 연기한 어니스트 보그나인이 멱살 잡고 하드캐리한 것이라고 할 만하다.

이 작품은 사실 작품 자체보다는 거기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흥미로운 게 몇 가지 있다.

‘토요일 밤의 열기(1977)’로 유명한 ‘존 트라볼타’가 작중 사탄의 추종자인 ‘대니’로 출현했는데. 주인공 ‘톰’이 ‘마크’를 구하러 사타니스트 집회에 참석했을 때 그의 존재를 간파해 소리를 지르고, 이후 톰 일행이 실수로 놓고 간 사탄의 명부를 입수해 조나단 코비스에게 갔다 바치는 등 굵직한 활약을 했다. (말없는 좀비 엑스트라로 나왔다고 잘못 알려졌는데 실제론 좀비가 아니라 사탄 숭배자고 개별적인 이름과 대사도 가지고 있다)

극 후반부에 사탄의 의식 때 제사장인 조나단 코비스를 보좌한 사탄의 대사제(코 윗부분부터 안면을 가리는 마스크형 헬멧을 쓴 사제) 배역을 맡은 건 무려 ‘안톤 라베이’다. 안톤 라베이는 실제로 미국에 존재하는 ‘사탄 교회’의 창설자이자 교주다. 본작에서 단역 출현 뿐만이 아니라 기술 고문을 맡기도 했다.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붙잡혀서 강제로 사탄 숭배자가 됐다가 사건 해결의 키 역할을 하게 된 페이크 주인공인 ‘마크 프레스턴’ 배역을 맡은 배우가 ‘스타트렉’의 ‘커크 선장’으로 잘 알려진 ‘윌리엄 샤트너’인데. 작중에 사탄 숭배자가 됐을 때의 특수분장한 얼굴을 바탕으로, 스타트렉의 커크 선장 마스크가 만들어지고. 그 마스크를 흰색으로 칠해 1978년에 나온 존 카펜터 감독의 ‘할로윈’에서 마이클 마이어스의 가면이 됐다. (즉, 마이클 마이어스 가면의 원점은 윌리엄 샤트너의 특수분장(데빌즈 레인) < 커크 선장(스타트렉) < 마이클 마이어스 가면(할로윈)인 것이다)

결론은 미묘. 사탄 숭배자를 소재로 한 데모니즘 영화지만, 데모니즘에 대한 묘사의 디테일이 떨어지고. 사탄 숭배자를 외계 좀비처럼 묘사하고 있어서 뭔가 메인 소재하고 배경, 캐릭터 묘사가 어울리지 않아 이질감마저 느껴지게 하며, 스토리 자체가 엉성한 구석이 있어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낮은 편이지만.. 사탄의 제사장을 연기한 어니스트 보그라인이 눈길을 사로잡고, 존 트라볼타의 데뷔작이자 안톤 라베이 출연작, 할로윈의 마이클 마이어스 마스크의 기원 등등. 작품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흥미로운 것들이 꽤 있어서 컬트적인 요소가 있는 작품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45788
2912
9702587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