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워크 (Patchwork.2015) 2020년 영화 (미정리)




2015년에 미국, 캐나다 합작으로 ‘타일러 캐클티레’ 감독이 만든 호러 코미디 영화. 타이틀 ‘패치워크’의 뜻은 여러 모양 색깔, 무늬, 크기의 천을 이어 붙여 하나의 커다란 천으로 만드는 쪽모이 세공이다.

내용은 같은 날 같은 시각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간 ‘제니퍼’, ‘엘리’, ‘메들린’ 등의 젊은 여자 셋이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보니 세 사람의 신체 조각을 하나로 이어 붙인 크리쳐가 되어 있어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가, 세 사람의 의식이 의식 세계 속에서 의사 소통을 나누면서 한 몸으로 움직여 자신들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을 찾아가 복수하는 이야기다.

시체 조각을 이어 붙여 언데드 몬스터로 부활시키는 설정은 본래 19세기 영국의 작가 ‘메리 셀리’의 ‘프랑켄슈타인’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생명을 불어 넣는 방식이 전기 충격을 가하는 게 아니라 특수한 용액을 사용하는 것과 부활 수술을 집도한 매드 사이언티스트 설정 등을 보면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리 애니메이터(국내명: 좀비오)’ 시리즈의 느낌에 가깝다.

프랑켄슈타인물에서 프랑켄슈타인의 크리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건 이 소재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나의 몸에 여러 개의 인격(혹은 영혼)이 깃들어 있는 걸 메인 설정으로 차용한 것은 본작의 거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게 정확히, 크리쳐인 여주인공의 몸이 3명의 여자의 신체 조각을 이어 붙여 완성한 것이고. 그 때문에 여자 셋의 인격이 하나의 몸에 깃들어 있다는 설정인데. 현실에서는 하나의 크리쳐로 나오지만 3명의 인격이 하나의 장소에 나타나 서로 대화를 나누고 티격태격 다투는 등의 리액션을 펼치는 의식 공간의 일이 번갈아 가면서 나와서 상당히 신선하다.

프랑켄슈타인의 크리쳐가 시체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들어졌기에 ‘플래쉬 골렘(Flesh Golem)’이라고 부르는 건데. 보통은, 그 시체 조각 몸에 들어간 ‘뇌’의 주인이 메인 인격이 되기 때문에 시체 조각의 개별적인 인격이나 영혼의 개념을 논하지 않았기에 본작에 나온 설정은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제니퍼, 엘리, 메들린 등의 여주인공 셋이 처음에는 반목하다가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서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면서 하나의 몸을 조종하다가, 반전이 드러나면서 혼돈의 카오스에 빠져 갈등이 재점화 되는 것 등등. 쓰리 톱 주인공의 갈등 관계가 오묘한 재미가 있다.

하지만 그게 양날의 검이 되어 이야기의 확장성을 떨어트린 점도 있다.

제니퍼, 엘리, 메들린 각자의 이야기를 파트별로 구성해놓고. 본편 스토리 내내 세 여주인공의 과거 이야기를 하느라 바빠서 상대적으로 프랑켄슈타인의 크리쳐가 된 현실의 이야기는 설렁설렁하고 있다.

각자의 이야기를 다 끝낸 시점에서 중간 과정 생략하고 곧바로 최종 보스 레이드에 돌입해서,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복수하는 게 아니라. 영화 끝날 때쯤 급하게 치고 들어가 다 때려 부수고 후다닥 끝내 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캐릭터의 이야기에 매몰되어 본편 스토리 진행에 소홀히 한 것으로 요컨대, 스토리의 디테일이 부족한 것이다.

그 때문에 일부 고어한 장면과 플래쉬 골렘 설정을 제외하면 호러 영화다운 느낌은 좀 약한 편이고, 코미디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더 강하다.

단, 그렇다고 해도 고어의 근본이 프랑켄슈타인물인 관계로 고어 내성이 약한 사람이 보면 좀 식겁할 수도 있다.
호러보다 개그 성향이 강하다고 해도 고어 수위가 낮은 건 아니라서 주의가 필요하다.

극 후반부가 급전개로 진행돼서 그렇지, 여주인공들이 자신을 그렇게 만든 악당들에게 복수하는 내용 자체는 나름대로 카타르시스가 있었고, 그 뒤에 이어진 엔딩도 프랑켄슈타인물에 잘 어울려서 괜찮았다. (프랭크 허넨로터 감독의 1990년작 ‘프랑켄 후커’가 생각나는 결말이었다)

결론은 평작. 러브 크래프트 소설 원작 영화지만 프랑켄슈타인을 재해석한 리 애니메이터를, 한 번 더 뒤집어 재구성한 작품으로 소재가 파격적이고. 인물 관계 설정이 재미있지만, 캐릭터의 이야기를 하느라 바빠서 본편 스토리의 디테일이 떨어져 군데군데 허술한 구석이 있어서, 발상은 기발한데 스토리가 그걸 받쳐주지 못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작중 남자 주인공 ‘가렛’이 NES(닌텐도 패미콤 북미판)으로 코나미의 ‘캐슬바니아(악마성 드라큘라.1986)’를 플레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메인 소재가 프랑켄슈타인이라서 캐슬 바니아 게임을 할 때 프랑켄슈타인의 크리쳐 보스전을 딱 맞춰서 내보내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덧붙여 엔딩 스텝롤이 다 끝나갈 때쯤 나오는 스페셜 땡스란에 ‘베리 스페셜 땡스’ 단독 표기로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이름이 올라갔는데. 본작이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1985년작 ‘리 애니메이터’에 영향을 받아서 스패셜 땡스에 올렸다고 한다.

추가로 작중 파트 1의 주인공 제니퍼가 마지막 씬에서 밥 반찬용으로 개별 봉지 포장된 한국산 조미김 먹는 게 기억에 남는다.


덧글

  • 나인테일 2020/05/01 08:48 # 답글

    신체의 여러 부분을 이어붙인 바람에 여러 인격이 공존하거나 합쳐진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은 공각기동대나 사이코패스 같은 사이버펑크 장르에선 자주 나오지 않던가요?
  • 잠뿌리 2020/05/01 14:35 #

    사이버펑크물하고 프랑켄슈타인물은 좀 많이 다른 느낌이라서요. 금속으로 된 기계 몸에 사이버 전뇌공간의 의식이 깃든 것하고 사람의 살 조각을 이어 붙인 몸에 여러 사람의 영혼이 깃든 것의 차이가 큽니다, 현실에선 몸이 하나인데 그 몸의 의식 속에서는 조각난 신체 주인인 3명의 캐릭터들이 나와서 투닥거리는 상황이라 신선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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