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리악 (Matriarch.2018) 2019년 개봉 영화




2018년에 영국에서 ‘스콧 빅커스’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한국에서는 2019년에 극장 개봉 없이 IP 시장으로 바로 넘어가 다운로드 서비스됐다.

내용은 ‘맷 홉킨스’가 임신한 아내 ‘레이첼 홉킨스’의 출산이 가까워지자 기분 전환으로 아내와 함께 여행을 떠났는데 스코틀랜드의 시골 숲길에서 운전 중 실수로 사고가 나고 전화 수신 이탈 지역이라 전화도 안 되는 상황에, 인근에 있는 외딴 농장에 가서 그곳에 사는 노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남편은 생매장 당하고 아내는 붙잡혀 감금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국내판 포스터에 ‘그 집에 초대된 순간 절대 되돌아 갈 수 없다!’라는 거창한 홍보 문구와 함께 하우스 미스터리 공포라고 광고하고 있는데. 그것만 보면 무슨 하우스 호러 영화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다.

유령이 나오거나, 심령 현상이 발생하는 집이 아니고. 집의 거주인들이 정신줄 놓은 미치광이들이라서 그들에 의해 감금 당해서 험한 꼴을 당하는 게 주된 내용이라서 영화의 장르가 호러 스릴러다.

여행하다가 인적이 드문 곳에서 사고를 당해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미친 사람들을 만나 감금 당하는 소재는 스릴러 영화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소재라 되게 식상하다. 사람들이 본작을 보고 ‘어디서 본 내용 같은데?’라는 기시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이 작품의 문제는 파워 밸런스가 영망이란 점에 있다.

납치 감금 스릴러에서 왠 파워 밸런스? 라고 의문을 가질 사람이 있을 텐데. 이런 소재의 작품에서는 감금 당한 주인공이 탈출하려고 발악하는 시점에서 필사의 저항이 부각되기 때문에 주인공과 악역 사이의 파워 밸런스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

근데 본작에선 남편 ‘맷’이 생매장 당했다가 살아 돌아오며 저력을 발휘하는가 싶더니 그 뒤에 활약을 이어가지 못한 채 끔살 당한다.

맷 배역을 맡은 배우가 스캇 빅커스 감독 본인인데 왜 시나리오를 이렇게 쓴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극 전개상 관 속에서 알몸으로 깨어나 그 상태로 흙을 파고 올라와 알몸으로 돌아다니며 억척같이 살아남았으면서 그렇게 퇴장시키는 건 좀 경우가 아니다. 파워 밸런스 붕괴도 붕괴지만 개연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생긴다. (땅 속 관짝에서 알몸으로 생환해 젊은 남자 4명을 제압한 남편이 할아버지 하나 못 이기고 죽는 전개 같은 게 개연성이 있을리가..)

작중 빌런인 노부부가 품은 광기의 근원이 종교적인 것이라서, 자신들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자신 이외의 사람들을 사탄으로 규정. 하느님이 원하시는 건 아들이라며 납치한 여자가 아들을 낳으면 자기들이 거두어 키우고. 딸을 낳으면 죽이는 막장 설정이 나오는데. 그게 설정 자체만 보면 광기가 풀풀 넘치지만 막상 작중에서 묘사되는 비주얼은 싱겁기 짝이 없다.

특별히 잔인한 것도, 기괴한 것도 아니고 설정과 대사만 거창한 수준이라서 호러 영화로서의 볼거리가 없다.

잔인하고 무서운 묘사라고 할 만한 게 강제 착유 암시 씬 밖에 없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이 작품이 기존의 스릴러와 다른 점은, 조력자라고 생각한 사람이 실은 유령이었다는 반전 설정인데. 이게 작중에서 헤드라인 뉴스하고 그와 관련된 노부부의 대사로 밑밥은 충분히 깔아 놨지만, 그걸 회수하는 과정을 너무 설렁설렁하게 만들어서 영화 거의 끝날 때쯤 반전이 드러나도 극적인 맛이 없다.

감독이 엔딩 장면에서 ‘여기야, 여기가 바로 감동을 느낄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만든 티가 팍팍 나는데. 거기에 동조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인상적인 건 하이라이트씬의 주인공 VS 악당 대결 구도가 여주인공 레이첼과 노부부 중 아내 쪽인 ‘아그네스 페어베른’라는 점이다. 두 사람이 각자 엽총 한 자루씩 들고 엽총 일기토를 벌이는 게 기억에 남는다.

본작의 타이틀인 매트리악(Matriarch)이 한 가문이나 사회 집단의 ‘여자 가장’을 뜻하는 말이라서 주인공과 악당. 양쪽 다 남자들은 다 허무하게 죽여 버리고, 여자들만 남겨 둔 것 같다. 종교적 광기의 근원에 임산과 출산이 있고, 조력자가 여자란 걸 보면 여성주의적인 영화다.

결론은 비추천. 여행객이 외지에서 미친 현지인에게 납치 감금당하는 소재 자체는 식상하지만, 그걸 여성주의적인 인물 설정과 스토리로 풀어내서 여자 가장들의 대결 구도를 이룬 건 신선하게 볼 여지가 있지만.. 스토리의 만듦새가 되게 엉성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도 밋밋하며, 호러 영화로서의 볼거리가 부족해 디테일이 떨어지고 재미도 없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제작비가 약 45000파운드(한화로 약 680만원)인데 전 세계 흥행 수익이 약 5500달러(한화로 약 670만원)이다.

덧붙여 실제 스코틀랜드의 농가에서 촬영을 했는데. 촬영 기간이 달랑 12일밖에 안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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