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아가타 (St. Agatha.2018) 2020년 개봉 영화




2018년에 ‘대런 린 보우즈만’ 감독이 만든 호러 스릴러 영화. 미국에서는 2018년에 개봉했고, 한국에서는 2020년 올해에 개봉했다.

내용은 1950년대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어느 시골에서 어린 미혼모인 ‘메리’가 경제적인 이유로 남자 친구 ‘지미’와 떨어져 외딴 숲속에 있는 수녀원에 들어가 ‘아가타’라는 이름을 받았는데, 엄격한 규율에 통제받으며 수녀원에 감춰진 비밀을 밝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쏘우 시리즈의 ‘대런 린 보우즈만’ 감독이 만들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실제로 대런 린 보우즈만 감독은 쏘우 시리즈 중에서 쏘우 2(2005), 쏘우 3(2006), 쏘우 4(2007)의 감독을 맡은 바 있다.

수녀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 같은 해에 나온 ‘더 넌(2018)’하고 엮는데. 실제로는 귀신, 악마, 흑마술, 사타니스트 같은 게 일절 나오지 않아서 오컬트물이 아니다.

쏘우 시리즈 감독이라고 밀실 공포가 어쩌고 홍보하는데. 주 무대인 수녀원은 말이 좋아 수녀원이지, 실제로는 예배당조차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2층 양옥집이라서 규모가 작아서. 작중 인물들이 거기 갇혀 있어도 밀실 공포가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

특정한 배경을 통해 밀실 공포를 주는 것이 아니고. 자칭 수녀원이란 그 건물 안에 갇혀서 악한 수녀들의 감시와 견제 하에 쉽게 탈출할 수 없다는 상황 자체로 공포를 주기 때문에 미장센이 어쩌니, 밀실 공포가 어쩌니 하기 좀 민망한 수준이다.

가위로 혓바닥을 자르거나, 토한 음식을 다시 먹게 하고, 고문 기구로 다리를 조여서 불구로 만드는 것 등등. 지나치게 잔인하고 혐오스러운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뭔가 본편 내용이나 연출적인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공포를 주기 보다는, 단순히 더럽고 잔인한 장면들로 공포를 주려고 하는 것 같아 안이함이 느껴진다.

작중 수녀원에 얽힌 비밀이 미혼모가 낳은 아기를 사회 상류층이 돈을 주고 사가고, 미혼모를 죽여서 은폐하는 걸 반복하는 것인데. 예측불허의 전개는 개뿔. 예상하기 너무 쉬워서 식상한 내용인 데다가, 스토리상 결정적인 순간에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생각보다 일찍 비밀이 밝혀지는 상황에, 앞서 말한 잔인하고 더러운 장면들 때문에 완전 묻혀 버려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작중 캐릭터의 행적에 대한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 중 하나다.

피해자인 미혼모들이 임신한 몸이라 도망도, 저항하기도 힘든 상황이긴 한데 수녀원에 반감을 갖는 게 아니라 집착을 하는 게 좀 이해가 안 가고. 여주인공 메리가 신중하지 못한 성격이라 전반부 내내 경솔한 행동을 저질러 화를 자초하다가, 극 후반부에 가서 사건 해결의 키 아이템을 얻으러 갈 때 소리 낼 거 다 내면서 완전 티나게 움직이는데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는 스텔스 모드 보정을 받고, 악당 수녀들을 돈으로 매수해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이용한 전개가 너무 작위적이다.

처음부터 머리가 잘 돌아가는 캐릭터였다면 이해가 갔을 텐데. 스토리상 탈출에 실패할 때 겪는 리스크를 보여주려고 지나치게 무능하게 만들어 놓고서 막판에 가서 악당 수녀들을 허접하게 만들어 강제로 밸런스를 맞춰 어떻게 커버를 칠 수가 없게 됐다.

메리가 자신이 방치해서 사고사를 당한 어린 남동생의 환영을 보는 장면은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나오는데. 그에 비해 본편 스토리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왜 나온 건지 알 수가 없다.

엔딩은 악당 수녀들 떼몰살 당하고 메리는 출산 및 탈출에 성공하는 것이라 내용 자체는 쉬운데. 메리가 수녀원을 벗어나는 장면까지는 나오지 않고, 원장 수녀의 최후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채 시체만 남은 수녀원에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거로 끝내 버려서 마무리를 제대로 짓지 않고 중간에 뚝 끊어버린 느낌을 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감독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든 건지를 알 수가 없다.

결론은 비추천. 밀실 공포 드립치기에는 배경이 너무 부실하고, 작중 인물들의 무능함과 이해가 안 가는 행동 때문에 본편 스토리가 답답하고 지루하며, 주요 반전 설정도 식상한 데다가, 쓸데없이 잔인하고 더러운 장면만 많이 나와서 무서움과 재미는커녕 피로감만 안겨주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한국 개봉 관객 동원수는 약 12000명이다.

덧붙여 영화 본편보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흥미로운 게 하나 있는데. 작중에 악당 수녀들이 미혼모를 관속에 가두어 고문하는 지하실은, 실제로 버려진 폐 영안실로 심령 스팟으로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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