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터닝 (The Turning.2020) 2020년 개봉 영화




1898년에 ‘헨리 제임스’가 집필한 중편 소설 ‘나사의 회전(The Turn of the Screw)’을 원작으로 삼아, 2020년에 ‘플로리아 시지스몬디’ 감독이 실사 영화로 만든 작품.

‘컨저링’ 시리즈의 각본에 참여한 ‘채드 헤이즈’ / ‘캐리 W. 헤이즈’ 형제. ‘그것(2017)’의 제작에 참여한 ‘로이 리’, ‘그것(2017)’에서 ‘리치 토지어’ 배역을 맡았던 ‘핀 울프하드’,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에서 ‘무니’ 배역을 맡았던 ‘브루클린 프린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2019)’에서 ‘그레이스 하퍼’ 배역을 맡았던 ‘맥켄지 데이비스’ 등이 출현해서 스텝진이 꽤 화려하다.

내용은 1994년에 정신병원에 입원한 어머니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던 ‘케이트’가 숲속에 있는 대저택의 가정 교사로 들어가 7살 소녀 ‘플로라’를 교육하기로 했는데. 기숙사 학교에서 폭력 사건을 일으켜 퇴학을 당해 집에 돌아온 ‘마일스’와 가정부 ‘그로스’ 부인과 넷이 함께 지내면서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유령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1898년에 헨리 제임스가 집필한 중편 소설 ‘나사의 회전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데. 원작 소설은 알렉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이 니콜 키드먼을 기용해 만든 2001년작 ’디 아더스‘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었다.

유령이 나오는 집을 소재로 하여, 인간과 유령의 경계선을 흐릿하게 만들어 작중 인물들이 인간인지, 유령인지 헷갈리게 하고 독자로 하여금 여러 가지 해석을 하게 만드는 미스테리로 연성한 것이 원작 소설 내용이었다.

헌데, 본작은 원작과 다르게 사람과 유령의 경계선이 흐릿한 게 아니라. 유령은 아예 대놓고 등장하고. 사람은 수상쩍은 말과 행동을 수시로 해서 인간과 유령의 경계선이 흐릿한 게 아니라 오히려 명확한 상황에, 주인공이 미쳤는지 안 미쳤는지만 모호하게 만들어 놨다.

즉, 유령의 집이란 전제를 미리 깔아 놓고, ’여주인공이 제정신인가, 정신이 나갔나?‘ 라는 것을 핵심적인 내용으로 삼은 것이다.

케이트의 어머니가 정신병자고, 그 때문에 케이트 본인도 정신병을 앓을 여지가 있다는 설정을 넣음으로써 원작 소설을 재해석했다.

원작에서 ’마일스‘, ’플로라‘ 남매는 기본적으로 착하고 예의 바른 아이들로 묘사된 반면. 본작에서 마일스는 케이트한테 반감을 갖고, 여동생 플로라와 함께 수상한 말과 행동을 하는 캐릭터로 바뀌었다.

’지금 내가 본 게 꿈인가, 현실인가?‘ 이 패턴을 계속 반복하는데, 주인공이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과 심리 묘사에만 집중해서 스토리의 개연성이 대단히 떨어진다.

결말이 원작처럼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의 여지를 둔 게 아니라, 주인공이 결국 유령의 집을 탈출하지 못해 미쳤다는 내용으로 끝나서 충격과 공포의 엔딩이 아니라. ’이게 대체 뭔 쌉소리야?‘라는 엔딩이 되어 버렸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정신병자고 작중 인물의 대사를 통해 정신병도 유전될 수 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해서 주인공이 미칠 수도 있다는 암시를 주기는 했는데. 미치는 과정에 대한 빌드 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가, 영화 끝나기 전에 한번에 몰아서 그런 것이라 무슨 소드 마스터 야마토마냥 ’이제는 주인공이 미쳐야 할 시간!‘이란 듯이 급전개를 해서 뭔가 좀 억지스러운 구석이 있다.

호러 영화의 관점에서 보면 점프 스케어 씬이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유령은 생각보다 자주 나오는 것에 비해 비주얼이 별볼일없어서 하나도 안 무섭다. 유령보다 마네킹이 그나마 더 무섭게 보일 정도다.

이 작품에서 건질만 한 건 미장센 밖에 없다.

정확히, 대저택 안의 미장센은 생각 이상으로 볼거리가 없고. 저택 밖의 풍경이 연못, 정원, 승마 등등. 예상 이외로 볼거리가 좀 있다.

특히 안개가 자욱하게 낀 연못과 연못 밑바닥에 있는 물귀신 느낌 나는 시체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근데 사실 이 미장센도 비주얼적으로만 볼만할 뿐이지. 연출적으로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다.

그게 본편 스토리상으로는 주인공이 집안에 있다가 창밖에 사람이 보인다고 무작정 집 밖으로 나가서 그 사람 쫓다가 연못이나 정원에 들어가는 걸 반복해서 되게 생뚱맞다.

뭔가 불온한 기운이 느껴지는 장소에 꼭 들어갈 필요도 없고, 누가 들어가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제 발로 찾아들어가는 전개가 계속되니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결론은 비추천. 실제로 그것(리메이크판), 컨저링의 스텝이 제작/각본에 참여하고, 전도유망한 배우들이 출현하고, 유명 원작 IP까지 가져다 썼지만, 원작을 충실하게 구현하지 않고 이상하게 재해석하면서 원작이 가지고 있던 미스테리를 살리지 못했고. 스토리 구성이 허술하고 개연성이 떨어져 각본의 완성도가 떨어지며, 호러 영화로서의 공포도도 낮아서 일부 배경 미장센 빼고는 볼만한 게 없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제작비가 약 1400만 달러인데 박스 오피스 흥행 수익이 1850만 달러라서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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