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슈퍼 샘통 (1994) 2020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4년에 ‘새론 소프트’에서 MS-DOS용으로 만든 액션 RPG 게임.

내용은 과학 문명이 발달한 ‘에메랄드 별’의 게임 문화는 많은 게임 업체를 탄생시켰는데 그중 가장 커다란 제작 업체인 ‘케이어스’에서 가상 현실 게임 ‘낙원의 길’을 만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실은 케이어스의 사장 ‘보그’가 가상 현실 게임을 악용해 에메랄드 별을 정복할 음모를 꾸민 것이고. 보그에 의해 에메랄드 제국의 황제 ‘험스’가 살해되자 ‘리프’ 공주가 애완용 로봇 ‘라곤’을 지구에 보내 구원을 요청하여, 지구의 ‘새론 소프트’에서 자신들의 마스코트인 ‘샘통’을 ‘슈퍼 샘통’으로 개조해 에메랄드 별을 구하기 위해 우주로 떠나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제작사인 ‘새론 소프트’는 당시 ‘그날이 오면’ 시리즈로 잘 알려진 ‘미리내 소프트’가 1992년에 사업장을 인천으로 옮기면서 제작 1팀, 제작 2팀으로 분리됐는데. 그중에 1팀이 1994년에 새론 소프트로 독립한 곳이다. (새론 소프트의 대표인 양재영인 미리내 소프트의 대표 정재성의 고등학교 동기 동창으로 미리내 소프트의 창업 멤버다)

샘통은 실제로 새론 소프트의 마스코트 캐릭터인데. 본작은 그 샘통이 단독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이다.

게임 사용 키는 화살표 방향키 상하좌우 이동, CTRL키(공격 및 취소), ALT키(점프 및 선택), 키보드 알파벳 I키(소지품=인벤토리창 및 상태=스테이터스창 및 세이브/로드), ESC키(게임 종료)다. (인벤토리창을 닫을 때는 I키를 한 번 더 누르고, 인벤토리창 내에서 아이템을 장비/사용하려면 ALT키를 누르면 되는데. 그 뒤에 창을 닫을 때는 또 I키 눌러야 한다)

세이브/로드를 하려면 저장 1, 저장 2의 슬롯 중 하나를 선택해 활성화시킨 다음. 저장하기(세이브)/불러오기(로드)를 다시 눌러줘야 한다.

게임이 좀 불안정해서 세이브를 하면 게임이 깨지고 멈추는 일이 잦아서 조심해야 한다.

첫 번째 보스를 클리어한 후 성을 빠져나올 때만 해도 그냥 나오면 무조건 멈추고. 출구 쪽에서 세이브한 다음, 게임을 다시 시작해 로드한 다음에 빠져 나와야 할 정도다.

능력치는 GP(소지금), EXP(경험치), 레벨 등 3가지 밖에 없다. 힘, 체력, 마력, 민첩성, 행운 같은 일반적인 RPG 게임의 스테이터스 수치가 아예 없다.

무기는 칼이 3종류. 방어구는 달랑 투구 한 개 밖에 없어서 공격력/방어력 상승폭이 레벨 대비로는 한없이 낮은 편이라. 레벨이 세 자리를 넘어 네 자리가 되도 공격력/방어력이 그만큼 오르질 않는다.

그와 반대로 적들은 뒤로 갈수록 공격력/방어력이 올라가는데. 최종 스테이지에 이르러서는 똑같은 종류의 적이라도 공방이 너무 올라가 정면승부를 하면 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서 도망쳐다니는 게 더 낫다. 정확히, 서로 공격을 주고 받으며 맞짱을 뜰 경우. 플레이어한테는 무적 시간 아예 안 주고 적은 관통 데미지로 딜을 넣으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보스보다 잡몹이 훨씬 강해서 레벨 디자인이 개판이다. (그게 보스는 각각 파훼법이 따로 있고 리젠되지 않아서 그렇다)

생명력은 화면 하단에 노란색 게이지로 표시되고, 경험치 약 10000을 넘겨야 꽉 찬다. 후술할 액션 모드의 보스전 때는 샘통의 생명력 바로 아래쪽에 빨간색 게이지로 표시된다.

게임 내 아이템은 열쇠 같은 키 아이템과 옥새, 구슬, 약초 같은 이벤트 아이템. 주스/빵/고기/통닭 등의 회복 아이템이 있다.

본작은 성 안, 마을, 필드에서는 탑 뷰 시점으로 돌아다니는 RPG 모드와 특정한 구간에 돌입하면 횡 스크롤 시점으로 싸우는 액션 모드로 나뉘어져 있다.

기본 이동이 방향키를 꾹 누르고 있으면 이동 속도가 빨라지지만.. 이게 가속이 붙는 개념이라서 방향을 전환하려고 하면 중간에 한 번 멈춰야 하고. 탑 뷰 시점이라 8방향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실제 이동 가능한 범위가 4방향으로 대각선 이동이 불가능해 움직임이 되게 빡빡하다.

기본적으로 맵이 쓸데없이 넓기만 하고, 막다른 곳이 많이 나와 이동할 수 있는 장소의 제약이 너무 커서 답답하다.

액션 모드는 횡 스크롤 시점으로 진행하면서 칼질을 하고 점프를 하면서 몬스터를 쳐 잡으면서 돈을 벌어 아이템을 구입. 함정을 뛰어 넘고 맵 어딘가에 있는 보스를 찾아 격파하는 게 게임 플레이의 기본이라서 게임 아츠이 ‘젤리아드’ 같은 느낌인데. 장비와 마법의 개념이 없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기본 칼질만 하는 수준이라서 액션의 재미가 떨어진다.

몹 리젠 속도가 너무 빨라서 좀 미친 것 같다. 몹 리젠 조건이 스크롤 단위로 넘어갔다 돌아오는 것인데. 이게 단 1cm이라도 스크롤 넘어갔다가 몹이 출현했던 장소로 돌아오면, 그 몹이 멀쩡히 부활하는 상황이라 리젠율이 미쳐 돌아간다. 언뜻 보면 경험치, 돈 노가다하기 좋을 수도 있지만, 생명력 회복이 자동으로 되지 않고 회복 아이템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노가다 환경이 열악하다.

대다수의 적이 총알을 쏘며 공격해오는데. 이 총알에 맞으면 피격 직후 투명 무적 시간 같은 거 일절 없고. 오히려 관통 효과가 있어서 총알을 맞으면 그게 샘통의 몸을 뚫고 지나가서 한 번 맞기 시작하면 연속으로 맞아야 하는 데다가. 샘통에게는 원거리 공격 기능이 전혀 없고 오직 붙어서 근거리 공격을 해야 하는데 총알 쏘는 적은 땅에서도 나오고. 하늘에서도 나오고. 발판 위에 짱 박혀 블링크(깜빡임) 스킬까지 쓰니, 완전 불합리하다.

적들은 멀리서부터 총알 존나 쏘아 대는데, 샘통은 거기에 맞대응할 공격을 못하는 게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일반 점프로 닿지 않은 높이의 발판이 나오는 구간이 많아서 대쉬 점프를 해야 하는데 대쉬라는 게 같은 방향의 방향 키를 두 번 타닥-누르는 게 아니라. 앞서 말한 방향키를 꾹 누르고 있으면 가속이 붙는 거라서 발판이 좁은 상황에서 가속 점프를 해야 하는 구간에서는 그냥 달 리다가 뛰는 게 아니라. 방향키 하를 눌러서 제자리에 서서 발을 움직여 가속도를 올린 뒤, 뛰고자 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킴과 동시에 점프를 해야 한다.

본편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줄거리는 최종 보스 ‘보그’가 가상 현실 게임을 악용해 세계 정복을 꾀하는 거지만.. 정작 작중에선 가상 현실 게임의 ‘가’자도 안 나온다.

배경 스케일이 상상 이상으로 작아서 성 1개, 마을 3개가 나오지만.. 마을 3개 중에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은 다 합쳐서 5개밖에 안 되고. 퀘스트라고 할만한 건 4개뿐이다.

퀘스트 내용이 본편 스토리와 제대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마을 할머니의 아들을 구해주고 할머니 집안에 가보로 내려오는 검을 받거나, 목소리를 봉인 당한 마법사를 도와줘서 유령이 다리를 놓아주게 한다던가, 곰 부족과 호랑이 부족의 싸움에 휘말렸는데 신이 되려고 수련한 사람이 갑자기 툭 튀어나와 다 해결하는 것 등등. 보그 일당은커녕 주인공 ‘샘통’과도 관련이 없는 내용들 투성이다.

작중 샘통과 관련된 유일한 스토리는, 리프 공주의 구조 메시지를 듣고 지구에서 날아온 ‘위대한 전사’로서 에메랄드 성을 점거한 보그 일당을 물리친다는 첫 번째 지역 스토리 밖에 없다.

첫 번째 스테이지와 최종 스테이지만, 보그 일당과 맞서는 샘통의 이야기인 것이다. 보그 일당의 본거지가 가상 현실 게임 아니냐? 라고 의문을 품을 수도 있을 텐데. 게임 내에서는 곰 부족과 호랑이 부족의 갈등을 해결해준 다음 곰 부족의 족장에서 열쇠를 받아 마지막 동굴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곳이 보그 일당의 본거지라서 가상 현실 게임이 아니다.

그밖에 샘통이 슈퍼 샘통으로 개조되어 우주를 날아가는 간지 나는 오프닝까지 넣었으면서, 정작 게임 본편에서는 샘통이 에메랄드 별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장비가 다 파괴되어 검 한 자루 달랑 들고 떨어졌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데. 엔딩 때는 뜬금없이 슈퍼 샘통 장비를 다 갖추고 나와서 리프 공주를 데리고 탈출하는 걸 보고 있으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아니, 그 좋은 장비를 인게임에서 쓰게 해줘야지. 동영상에만 넣으면 어떻게 하냐고!)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점이 있다면 오프닝과 엔딩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내용은 둘째치고 비주얼과 연출이 생각보다 좋다.

오프닝 때 슈퍼 샘통이 우주로 날아가는 장면이 타이틀 화면으로 이어지는 것과 엔딩 때 리프 공주의 손을 잡고 에메랄드 성을 향해 날아가는 씬은 지금 봐도 괜찮다.

오프닝 때 한정해서 리프 공주의 구조 메시지 장면에서 성우 더빙이 들어간 것도 인상적이다.

결론은 미묘. RPG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시스템의 부재, 불편한 조작감, 세이브도 제대로 안 되는 불안정한 게임 환경, 줄거리와 본편이 완전 따로 노는 개연성 없는 스토리, 보스보다 몹이 더 강하게 나오는 개판 오분전 레벨 디자인 등등.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오프닝과 엔딩 때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볼만한 구석이 있고, 한국 게임 초창기 액션 RPG 게임이라서 그 나름의 존재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에서는 치트 아닌 치트가 있다. 상자 드랍 아이템은 무한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인데. 상자와 접촉해 한 번 아이템을 업고 다른 화면으로 넘어갔다가 이전 화면으로 돌아와 다시 상자랑 접촉하면 아이템을 또 얻을 수 있다. 스크롤이 아닌 화면 기준이다. 예를 들어 방 A에 상자가 있다면, 방 A를 나가서 방 B로 이동했다가 방 A로 다시 돌아오는 식이다. (근데 몹 리젠될 때는 또 화면 기준이 아니라 스크롤 기준이라 존나 빡세다)

덧붙여 본작의 최종 보스인 보그가 엔딩 때 드러낸 본모습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T-800의 엔도 스켈레톤 폼이다.

추가로 본작의 엔딩 스텝롤에 시나리오 ‘한태일’, ‘이우혁’이라고 뜨는데. 그 이우혁이 퇴마록(1993)의 ‘이우혁’ 작가인지, 아니면 동명이인인지 모르겠다.


덧글

  • 먹통XKim 2020/05/16 15:48 # 답글

    더빙이 되었으나 성우진이 아닌 아마추어 성우들이 더빙해서인지...
    그래도 94년 케베스에서 다큐멘터리로 여기 제작사 소개랑 게임 더빙하는 걸 보여주던 바 있답니다..
    성우 더빙씬에서도 돈 문제로 전문 성우가 아닌 이들이라고 나오더군요

    헌데..지금 도스박스로 해보니 더빙도 안 나오던 거 같은데;
  • 잠뿌리 2020/05/17 08:37 #

    저 당시 한국 게임에서는 성우 더빙 들어간 게 대부분 비전문 성우라서 엔딩 스텝롤에도 표기조차 안 되는 경우가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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