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3.1] 마지막 승부: 2 on 2(1995) 2020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4년에 ‘MBC’에서 방영한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삼아, 1995년에 ‘삼성 전자’에서 윈도우 3.1용으로 만든 인터렉티브 무비 게임.

내용은 길거리 농구의 전설로 불리는 ‘김선재’가 ‘장용호’. ‘이동민’ 콤비한테 패배한 후 거리를 방황하던 도중. 우연히 동네 농구를 하던 ‘김선재’를 만나 의기투합하여 다음 길거리 농구 대회에 참가해 리벤지 매치를 가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앞서 말한 듯 MBC에서 방영한 드라마 ‘마지막 승부’를 게임화한 것이고. 실제로 엔딩 스텝롤을 보면 MBC가 제작 도움을 줬다고 나오며, 작중에 나오는 캐릭터의 모델이 드라마 속 인물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전혀 다르다.

일단, 본작은 대학 농구가 아니라 2 대 2 길거리 농구가 메인 소재이고. 주인공인 ‘윤철준’을 비롯한 주요 등장인물은 대학생이란 언급이 딱히 나오지 않고 그냥 길거리 농구 선수 정도로만 나온다.

윤철준은 김선재와 우연히 만나서 한 팀이 된 것이고. 장용호와 이동민은 라이벌 팀으로 나오며, 드라마 원작의 히로인은 ‘정다슬’은 본작에서 ‘이다슬’로 나오는데. 스토리 분기에 따라서 메인 히로인과 인질 단역으로 포지션이 갈라진다. (게다가 원작과 달리 작중 이다슬은 이동민과 남매로 나온다)

이 작품은 사실 드라마 원작 게임이란 게 말이 좋아 그렇지, 실제로는 제대로 된 게임으로 보기도 좀 어렵다.

그게 정확히, 일반적인 게임이 아니라 ‘퀵타임 플레이어’로 재생하는 걸 기반으로 한 인터렉티브 무비라서 그렇다.

세이브/로드의 개념이 아예 없고. 그 대신 동영상 게임인 만큼 이전으로 돌리기, 뒤로 넘기기 등의 되감기 기능을 지원한다.

정확히, 화면 중앙의 영상에서 마우스 커서를 데고 마우스 왼쪽 버튼이나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운동화 발바닥 부분이 활성화되는데. 그때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위에서 아래로 ‘다음으로 넘기기’, ‘일시정지’, ‘이전으로 돌아가기’, ‘게임 종료’를 선택할 수 있다. (이때 마우스로 클릭하는 게 아니라, 마우스 버튼을 꾹 누른 채 커서를 움직여 탭에 맞춘 뒤 마우스 버튼을 떼는 방식이다)

넘기기, 되돌아가기 장면 단위로 되어 있어서 스킵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선택지가 뜨는 장면은 넘기기를 할 수 없다.

선택지는 가장 처음 나오는 것만 중요하다. ‘이다슬’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녀에게 ‘말을 건다’, ‘말을 걸지 않는다’ 선택지가 뜨는데. 이게 스토리 분기 선택지다.

이 게임은 무려 CD 2장짜리로 스토리 분기 선택에 따라서 CD 1과 CD 2가 나뉜다. 정다슬에게 말을 걸면 CD 1로 쭉 진행하는 거고. 말을 걸지 않으면 CD 2로 교체해서 진행하는 거다.

다른 선택지는 농구 시합을 할 때 어디로 패스를 하느냐, 슛을 하느냐, 드라이브를 하느냐. 오펜시브를 하느냐, 디펜시브를 하느냐 등등의 것이 나오지만 뭘 고르던 간에 별 의미가 없다.

인터렉티브 무비 게임이라서 어떤 선택지를 고르던 간에 결과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스토리 분기는 CD 1과 CD 2로 각각 따로 나뉘어져 있을 정도로 뒷내용이 완전 별개의 스토리라서 논외다.

CD 1의 내용은 주인공 윤철준이 정다슬과 맺어져 연인이 되고 김선재와 함께 길거리 농구 대회 결승전에서 장용호, 이동민 콤비와 리벤지 매치를 맺는 내용이고. CD 2의 내용은 김선재가 옛날에 카레이서였을 때의 파트너인 ‘남치범’의 모략으로 이다슬이 납치당하고. 길거리 농구 시합도 승부 조작에 가까운 결말이 나온 상황에, 김선재가 범인 누명을 쓰고 잡혀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서 극 전개가 완전히 다르다.

근데 사실 두 가지 스토리 중 어느 쪽이든 간에 원작 스토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그냥 등장인물 이름만 같은 수준이란 건 다 똑같다.

정다슬을 납치한 나쁜 놈 이름이 ‘남치범’이라던가, 납치 현장에 있었던 윤철준이 경찰서 가서 조서 작성하는데. 인질의 인상착의를 묻자 ‘예뻤어요’ 이 말 한마디로 퉁-치는 걸 보면 시나리오 스크립트를 진짜 발로 쓴 흔적이 보인다.

인터렉티브 무비로서의 이야기를 하자면 동영상이 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정지된 컷에서 캐릭터 그림의 일부분만 움직이는 수준이다. 캐릭터 모습은 정지되어 있는데 눈을 깜빡이거나 입만 움직이는 장면도 많다.

농구 시합을 할 때는 그래도 캐릭터가 드리블, 리바운드, 패스, 슛 등등. 움직이는 장면이 꽤 나오긴 하나, 그것도 한 번에 쭉 이어지는 게 아니라 하나의 장면 단위로 뚝뚝 끊어 버렸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뱅크씬이 많아서 농구 시합의 긴박감이나 박력을 전하기는 역부족이다.

일러스트가 만화풍이지만 풀컬러인데도 불구하고 색감이 매우 안 좋고 배경도 대충 그려서 작화 수준이 정말 떨어져 만화와 비교하는 게 미안해질 정도다.

본작의 애니메이션은 ‘서울 무비’가 맡아서 만들었는데 서울 무비는 아기공룡 둘리 극장판: 얼음별 대모험(1996), 영혼기병 라젠카(1997), 레스톨 특수 구조대(1999), 탱구와 울라숑(2001) 등을 만든 곳으로, 그런 괜찮은 작품들을 만든 곳이 왜 이렇게 못 만들었나 싶었는데.. 서울 무비가 1994년에 설립되었기 때문에 본작은 설립 초기에 만든 것이라 기술이나 경험이 부족했을 테고. 엔딩 스텝 때의 스텝롤을 보면 배경 디자인 1명, 원화 3명, 동화 3명이란 걸 보면 인력도 턱없이 부족해서 결과물이 시원치 않은 게 당연했던 것 같다.

인터렉티브 무비라서 자막을 지원하지 않고 전 캐릭터 음성 더빙을 했는데. 엔딩 스텝롤 때 표기되는 더빙 배우는 주요 캐릭터 다섯 명밖에 없다.

더빙 연기 지도 스텝도 따로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비전문 성우라서 그런지 연기가 되게 어색하다. 유일하게 눈에 띄는 전문 성우는 김선재 목소리를 담당한 ‘서광재’ 성우밖에 없다. (서광재 성우는 성우 겸 배우로 드라마, 영화 출현 및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외화 드라마 더빙을 많이 했는데 게임 쪽 더빙으로는 ‘임진록 2+ 조선의 반격’에서 김시민, 권율, 도쿠가와 이에야스, 일인다역을 맡은 성우다)

그밖에 타이틀 화면이 아예 없고. 게임 클리어 후 엔딩 스텝롤이 올라갈 때 맨 마지막에 가서야 게임 제목이 떠서 중간에 플레이를 포기하면 타이틀 화면이 있는지도 모를 게임이다.

결론은 비추천. 좋게 말하면 시기적으로 볼 때 국내 최초의 드라마 원작 게임임과 동시에 최초의 국산 인터렉티브 무비 게임이라고 볼 수 있지만.. 본편 내용이 드라마 원작과 전혀 다르고. 아무리 인터렉티브 무비 방식이라고 해도 게임성이 전무해서 게임으로 보기 민망한 수준이며, 애니메이션 품질이 상당히 낮아서 인터렉티브 무비 장르 자체적으로 어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다른 곳도 아닌 삼성전자에서 만든 게임이라는 사실이 더해져 한국 게임사에 괴작으로 남을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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