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귀불도장 (猛鬼佛跳牆.1988) 2020년 중국 공포 영화




1988년에 홍콩에서 ‘우인태’ 감독이 만든 호러 코믹 영화. 80년대 홍콩 영화에서 경찰 서장 역으로 자주 나왔던 ‘동표’가 주연을 맡았고, 홍콩 삼룡 중 한 명인 ‘양소룡’도 출현한다. (우인태 감독은 백발마녀전(1993), 사탄의 인형 4: 처키의 신부(1998), 프레디 VS 제이슨(2003), 무인 곽원갑(2006)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은 건물 디자이너인 ‘장예’가 회사에서 승진을 해서 아내 ‘수란’, 두 딸인 ‘아진’, ‘잉잉’, 조카 ‘대소’ 등등 일가족을 데리고 사장이 마련해 준 숲속에 있는 저택으로 이사갔는데, 그곳이 실은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타는 남편이 아내와 어린 딸을 학대하고 살해한 후 본인 역시 목숨을 끊어 원귀가 되어 집에 이사오는 사람들을 몰살시키는 귀신의 집이라서 소동이 벌어지는 이야기다.

집에서 출몰하는 귀신 자체는 가오 잡고 나와도 별로 무섭지 않고. 귀신 자체가 주는 공포보다는 귀신에 씌여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아버지와 집안에 깃든 비밀이 주요 공포 포인트다.

일가족이 몰살당한 집안의 사연과 그 죽은 사람의 원귀가 산 사람에게 붙어 미치게 하여 가족들을 살해하려고 하는 극 전개가 ‘아미티빌’ 같은 미국식 하우스 호러물을 연상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딸 ‘아진’과 친척 오빠 ‘대소’ 등 가족 구성원이 진지함과 개그를 오가며 집안에 깃든 비밀을 밝혀내려고 하면서 퇴마승이 등장해 도와주는 극 전개는 또 홍콩 영화 느낌 난다.

웃음 타율이 좀 낮은 편이라 개그가 나와도 별로 웃기지는 않고. 아버지가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건 오싹할 수 있는데 귀신에게 씌이는 과정이나 연출이 뭔가 좀 애매해서 상황적으로는 호러인데. 눈에 보이는 건 개그라서 센스가 안 좋다.

개그를 할 때는 확실히 개그를 하고, 호러를 찍고 싶으면 확실히 호러를 찍어야 되는데. 그 경계선을 정확히 그어 놓지 않고 어중간하게 만든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장예가 귀신에 씌여서 자다가 벌떡 일어나 화장을 하고 지하에 가더니, 경극 분장을 하고 청룡언월도를 꼬나든 채 춤추고 호통치는 장면은 웃으라고 넣은 건지, 무서우라고 넣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집안 벽지를 뜯어 보니 죽은 집주인 일가의 어린 딸이 그린 무서운 그림이 사건의 진상에 대한 힌트가 된다는 설정은 괜찮았는데. 주인공 가족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도 해결할 능력은 없어서 사건에 휘둘리기만 하는 전개가 좀 아쉽다.

본작에서 그나마 재미있는 부분은 극 후반부의 퇴마씬이다.

이 작품의 제목에 ‘불도장’이 들어간 게 음식 불도장이 아니라. 작중에 나오는 퇴마승의 이름이다.

주인공 가족의 이웃에 있는 낡은 절에 사는 사람인데 한쪽 눈의 동공이 이상하고 수상한 행동을 해서 주인공 가족한테 괄시받지만. 실은 주인공 가족이 사는 집이 귀신의 집인 걸 알고 거기 사는 걸 말리려고 접근한 것이며, 법력이 높은 도사로 막판에 가서 주인공 가족을 도우러 와 대활약한다.

그렇다고 악귀를 혼자 다 때려잡는 건 아니고. 고전을 하면서도 주인공 가족 일행이 막타를 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줘서 1인분 이상의 밥값을 하고도 남았다.

불도장 배역을 맡은 배우가 홍콩 삼룡 중 한 명인 ‘양소룡’이란 게 인상적이다. 양소룡이 강시 영화에서 도사로 나온 적이 몇 번 있긴 한데. 본작은 캐릭터 컨셉이 악당의 외형을 가지고 있고 거동이 수상한데, 실은 법력승이었다! 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퇴마행 뒤에 이어지는 결말도 해피 엔딩으로 잘 끝냈다. 무사히 사건을 해결하고, 사건의 원인 제공자를 혼내고, 주인공 가족이 하는 일도 다 잘 풀린다는 내용인데 워낙 깔끔해서 오히려 좋았다.

사건 해결된 줄 알았는데 아직 다 끝난 거 아니란 식의 배드 엔딩이 호러 영화에 자주 나와서 그게 오히려 장르의 클리셰가 됐고. 깔끔한 해피 엔딩이 보기 드문 경우가 됐다.

결론은 평작. 미국식 하우스 호러물 느낌 나는 홍콩 영화란 게 특색이 있긴 한데, 공포와 개그의 경계가 흐릿하고. 둘 중 어느 쪽도 부각시키지 못해서 작품 전반의 내용이 좀 싱겁지만.. 극 후반부의 퇴마행이 볼만하고 그 뒤에 이어지는 엔딩이 깔끔한 건 좋았던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정보가 영문으로 해석된 걸 보면 불도장을 ‘점핑 붓다’라고 표기하던데. 불도장이 스님도 담벼락을 넘게 할 정도의 음식이란 뜻이 있어서 그걸 그대로 직역한 모양이다.

덧붙여 본작에서 귀신 들린 진공청소기랑 싸우다가 탈탈 털리는 개그만 하고 퇴장한 어설픈 도사 배역을 맡은 배우는 ‘문준’인데 영화 포스터에서는 주역처럼 나오지만 실제 역할은 개그 단역이다. 배우보다는 각본 쪽의 필모그래피가 화려한데 고혹자 시리즈(고혹자 2~5탄), 풍운(1998), 중화영웅(1999), 화이트 스톰(2013) 등의 작품에 각본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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