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영혼(雙魂.2019) 2020년 전격 Z급 영화




2019년에 말레이시아, 홍콩 합작으로 ‘리용창’ 감독이 만든 공포 영화. 원제는 雙魂(쌍혼). 영제는 ‘Walk with me’다. (2017년에 나온 마르크 J. 프란시스, 맥스 퍼그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Walk with me’와는 영문 제목만 같고 전혀 다른 작품이다)

내용은 방직 공장에서 일하는 여직원 ‘마유심’이 직장에서는 동료 직원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집 안에서는 도박과 술에 빠진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고 병원에서 일하는 어머니와의 사이도 서먹서먹한 상황에,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인형 ‘또또’에 귀신이 붙어 있다고 생각하며 불안에 떨며 살던 중. 불행한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또또 귀신한테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들을 죽여 달라는 소원을 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말레이시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홍콩 배우와 말레이시아 배우가 출현해 말레이시아에서 촬영을 했다. 홍콩 배우 중 친숙한 배우로는 80년대 홍콩 영화 단골 배우인 ‘오요한’이 나온다.

본편 내용은 여주인공 ‘마유심’의 불우한 삶을 조명하면서 인형 또또에게 소원을 빌었다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전반부에는 또또 귀신에게 공포를 느끼다가, 후반부에는 뜬금없이 또또 귀신한테 사람 좀 죽여 달라고 소원을 빌어서 극 전개가 생뚱 맞다.

설정 자체를 지나치게 꼬아 놓았는데 반전에 대한 집착이 심해서 3중 반전을 넣느라 스토리를 이상하게 만들었다.

일단, 본편 내용이 마유심이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인형 또또의 안에는 마유심의 어머니가 유산하면서 잃은 동생의 혼이 들어 있다고. 마유심 스스로 생각하는데.. 그 동생은 남동생이라 어머니가 아들 타령하면서 매몰차게 대하는 게 마유심의 고민거리 중 하나로 나오고. 또또 귀신은 여자 아이로 묘사되고 있으며, 후반부에 아예 남동생의 혼령과 또또 귀신이 각각 따로 나올 정도다.

근데 이게 실은 여주인공 마유심이 실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고. 작중 마유심의 학창 시절 친구이자 남자 주인공 포지션으로 나온 ‘침욱’도 실존 인물이 아니라 상상 속 존재이며, 마유심에게 어머니의 유산으로 잃은 동생의 혼이 씌워서 여자를 연기하고. 또또한테 소원을 빌어서 사람을 죽인 게 실은 본인이 직접 죽이고 다닌 거라는 반전으로 이어지고. 엔딩 때는 마유심이 자해를 해서 여동생의 혼과 또또의 혼이 그의 곁을 떠나는 것으로 끝나 버린다.

이게 복선과 암시를 충분히 주면서 치밀하게 짠 내용이 아니다.

같은 여자 직원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남자 사장한테 범해지는 의혹이 생기고, 아파트 주민이 성희롱하고 추파를 던지는 묘사가 나오면서 스토리 전반에 걸쳐 불행한 여주인공으로 그리고 있는데. 갑자기 실은 남자였다고 개뜬금없는 반전을 넣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정리를 하자면 이 작품에 들어간 반전이,

마유심이 인형 또또한테 살인을 부탁해서 또또 귀신이 사람 죽여준 줄 알았는데 실은 자신이 다 죽임.
마유심의 동창생 침욱은 현실의 존재가 아닌 상상의 존재.
마유심은 자신을 여자로 알고 있었는데 실은 남자였음.
마유심에게는 동생의 혼과 또또 귀신이 붙어 있음.

이렇게 무려 4가지나 된다. 반전 집착이 주화입마 걸린 수준이다.

근데 그렇다고 반전을 빼자니 작품 안에 남는 게 아무 것도 없다.

공포 장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공포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주인공이 처한 현시창(현실은 시궁창)을 집중 조명해서 밑바닥 인생을 사는 인간 극장처럼 만들어 놔서 그렇다.

또또 귀신이 막 스파이더 워킹도 하고, 사람들 해칠 때 바늘로 입 꼬매고. 뭔가 존니 무섭게 보이려고 노력은 하는데 귀신보다 시궁창 같은 현실이 더 무서워서 귀신이 하나도 무섭지 않아 완전히 주객전도됐다.

마유심이 본색을 드러내 사람을 해칠 때도. 사이코 패스로서의 면모보다 복수극의 주인공으로 피의 복수를 하는 것에 가깝게 묘사되어 공포 영화로서 무서움의 포인트를 찾을 수가 없다.

본작의 주요 반전과 비슷한 건 알렉산드로 아야 감독의 프랑스산 공포 영화 ‘엑스텐션(2003)’에서 이미 한 번 써먹은 건데. 거기서는 주인공과 살인마를 수시로 교차해서 보여주고 주인공 VS 살인마의 구도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결을 펼치다가 막판에 반전을 쾅-터트리는 것이라서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지만.. 본작은 그걸 수박 겉핧기식으로 어설프게 흉내만 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론은 비추천. 스토리 전반부는 귀신물, 후반부는 사이코 드라마로 스토리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면서 반전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반전 설정을 있는 데로 마구 쑤셔 넣어 뜬금없는 전개가 속출해 스토리의 완성도가 땅에 떨어지는 졸작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56995
8137
9668827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