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두치와 뿌꾸 (1998) 2020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아동 만화 잡지 ‘팡팡’에서 연재됐던 ‘김재원’ 작가의 원작 만화 ‘큐라큐라’를, 1996년에 KBS에서 ‘두치와 뿌꾸’라는 제목으로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을 원작으로 삼아, 1998년에 게임교육기관인 ‘게임스쿨’의 졸업생들이 MS-DOS용으로 만든 액션 게임.

내용은 ‘두치’가 ‘마빈 박사’에게 납치 당한 ‘뿌꾸’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다.

게임 사용키는 화살표 방향키 ←, →(좌우 이동), ↑(밧줄 잡고 오르기), ↓(엎드리기), SPACE BAR(점프), ALT키(공격), CTRL(투척=원거리 공격), 알파벳 A키(스페셜)이다.

1992년에 버진 게임즈에서 개발, 세가에서 메가드라이브용으로 발매한 ‘디즈니의 알라딘’ 게임판과 조작이 유사한데. 알라딘에서 기본 공격이 칼질이었던 게 본작에서는 야구 방망이를 내리치는 것이 됐고, 잔탄 제한이 있는 사과를 던지던 것이 야구공을 던지는 것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알라딘에서 사과 드랍율이 엄청 높아서 원거리 공격의 잔탄이 널널했던 것에 비해 본작은 야구공이 드랍되지 않고. 처음에 소지한 14개만 사용할 수 있다.

회복 아이템도 있긴 한데 위치가 고정된 배치 아이템이고. 그 배치율이 극도로 낮으며, 배치 위치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으면 안 보일 정도로 극악해서 아이템을 없는 셈 쳐야 할 정도다.

적의 체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서 게임 처음 시작했을 때 나오는 침 흘리는 미친 개 같은 경우만 해도. 무려 5번을 때려야 잡을 수 있을 정도인데. 무기는 야구 방망이/야구공 등의 기본 무기 이외에 아무 것도 주어지지 않고, 강화 요소 같은 것도 일절 없다.

점프 판정이 이상하게 엄격해서 일반 점프와 이동 점프의 미세한 높낮이 차이가 있는 걸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뛰어넘을 수 없는 구간이 많이 나오고. 착지 판정 역시 엄격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곧바로 떨어진다.

시야가 미치지 않는 범위에 낭떠러지 함정이 있어서 눈 짐작으로 뛰어넘어야 한다거나, 밧줄을 잡고 올라갈 때는 공격을 전혀 할 수 없는데 박쥐 몹이 날아다니며 방해하다 못해 공격까지 해서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허무하게 죽는다.

각 스테이지 끝에 나오는 보스전도 가관인데. 보스가 단 한 번의 공격만 맞아도 몸이 깜빡이는 투명 무적 판정을 받으며, 그 깜빡 무적 시간이 플레이어 캐릭터인 두치의 그것보다 더 길어서 공략에 난항을 빚는다.

안 그래도 보스의 체력이 높아서 연타로 뚜드려 패도 모자란데. 공격 한 방 맞을 때마다 깜빡거리며 무적 판정을 갖고 역습을 가해오니 목구멍까지 욕이 차오른다.

황당한 건 보스의 체력이 너무 높다는 걸 의식해서 그런 건지, 보스전을 치르다가 죽었을 때. 세이브 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해 보스전에 재도전하면 보스의 체력이 다시 꽉 찬 상태에서 싸우는 게 아니라. 이전에 떨어트린 체력을 가지고 그대로 싸운다는 거다.

전반적으로 게임 난이도가 지랄 맞게 높아서 게임을 제대로 못할 수준에 이르렀다. 아무래도 이건 프로그래밍보다는 기획의 문제인 것 같은데. 무조건 어렵게 만들어야 뭔가 좀 있어 보이고, 게임 다운 게임이란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데 집착하는 건 옛날 한국 게임의 고질병인데, 게임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이 만든 게임도 거기서 벗어나지 않은 걸 보면 역시 한국 게임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애니메이션 원작 게임으로서 원작을 잘 구현했냐고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

두치와 뿌꾸 애니메이션 원작인데 납치당한 뿌꾸를 구하러 간다는 설정이라서 두치만 조종하는 상황이고. 원작의 핵심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큐라’ 일행은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마빈 박사’가 최종 보스인 건 맞지만, 큐라 일행이 나오지 않으니 그들과 대치점을 이뤄야 할 마빈 박사까지 존재감이 없다.

오프닝, 엔딩 영상은 애니메이션 원작의 영상에 제작 팀, 스텝롤 정도만 추가해서 그대로 AVI 파일로 변환해 사용했는데. 이것도 인게임에서 영상이 재생되는 게 아니고. 동영상 파일 따로. 게임 파일 따로 분리해놔서 오프닝/엔딩이 있는지도 모르게 만들어 놨다.

게임 내 타이틀 화면이 없어서 오프닝/엔딩 영상을 보지 않으면 제작팀, 스텝진이 누구인지 확인을 할 수 없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도 스테이지 클리어 메시지와 스포라이트를 받는 두치 모습만 나오고. 스토리 요소는 전혀 없어 텍스트 한 줄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원작을 잘 구현한 건 BGM 정도 밖에 없다. 두치와 뿌꾸 오프닝곡과 큐라 일행의 주제가 등이 게임 BGM으로 어레인지되어 나오는데 그건 그나마 괜찮았다.

원작의 두치와 뿌꾸 댄스는, 중간 세이브 포인트로만 나온다. 정확히 말하자면 스테이지 중간중간에 서 있는 두치 포인트를 지나칠 때. 그 두치가 원작에 나온 춤을 추는 것이다.

결론은 비추천. 게임교육기관 학생들이 만든 게임으로서 그래픽이나 액션성은 나쁘지는 않았는데, 게임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제대로 된 게임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서 레벨 디자인이 매우 나쁘고. 만화 원작 게임인데 주인공과 BGM을 빼면 원작 구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서 애니메이션 원작 IP의 의미조차 없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박스 팩키지 제품으로 정식 출시된 게 아니고. 게임교육기관의 졸업생이 만든 게임이라서, 그 제작 과정과 게임 소스를 소개하는 책으로 출간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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