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난약 (2019) 2020년 웹툰



2019년에 ‘정현주’ 작가가 글, ‘박진환’ 작가가 그림을 맡아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2020년 3월을 기준으로 36화까지 연재된 판타지 액션 만화.

글을 맡은 ‘정현주’ 작가는 만화 ‘Trump!(트럼프)(2011)’, 그림을 맡은 ‘박진환’ 작가는 만화 '아크로드(2001)', '브레이커(2007)'로 잘 알려진 베테랑 작가로 두 작가 다 잡지 만화 시대 때부터 책을 출간한 기성 만화가다. 기획 및 캘리그래피를 맡은 ‘양재현’ 작가는 열혈강호의 그림 작가다.

내용은 요괴를 보는 눈을 가진 ‘양재신’이 매일 밤 꿈속에서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기는 정체불명의 여인을 만나고 싶어서 귀신과 괴물이 나와서 세입자가 죽어 나간다는 난약로의 흉가로 이사를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저로 표기된 ‘요재지이’는 중국 청나라 초기 때 ‘포송령’이 지은 지괴소설집이다. 한국에서는 요재지이 자체보다는 요재지이에 수록된 단편 원작의 작품들이 유명한데, 장국영, 왕조현 주연의 홍콩 영화 ‘천녀유혼(1987)’ 같은 경우가 요재지이에 수록된 ‘섭소천’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본작은 천녀유혼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서 채신, 소천, 연적하, 난약사 등의 인물 이름, 명칭 등이 나오고. 소천의 혼이 담긴 유골함을 가진 고목 나무 요괴와 정략결혼 위기에 빠진 소천 등의 자잘한 설정들도 천녀유혼을 따라가고 있다. (참고로 본래 요재지이의 섭소천에는 고목 나무 요괴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천녀유혼을 완전 다 따라가는 건 아니고. 주인공 ‘양채신’이 요괴를 보는 능력이 있다는 특이점이 있고, 현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중국 복색의 요괴들이 등장하는 현대 판타지로 재구성됐고 거기에 무협 요소를 넣어서 천녀유혼과 차별화를 두었다.

요괴가 인간으로 둔갑해 정체를 숨기거나, 혹은 요괴 본 모습 그대로 활개를 치며 인간을 해치는 세계관이라서 요괴의 위협에 대한 묘사가 꽤 본격적이다. 주인공이 사는 동네인 난약로가 확실히 인외마경 느낌이 팍팍 난다.

본편 스토리상 채신은 꿈속의 여자를 찾는 게 목적이지만, 실제로는 그걸 위해 움직이기보다는 난약로에서 벌어지는 요괴 사건에 휘말리면서 퇴마행을 펼치는데, 주요 액션은 무협지 느낌이라서 현대+무협+퇴마의 3단 콤비네이션을 완성해 묘한 매력이 있다.

요괴 묘사가 본격적이라 호러물을 방불케하기 때문에 무늬만 요괴물이 아닌 점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어디에 포인트를 줘야 할지 잘 알고 있는 느낌이다.

아쉬운 건 주인공 채신의 캐릭터성이다.

요괴를 보는 특수 능력과 요기를 품은 검 같은 매직 아이템을 가지고 있긴 한데, 특수 능력과 아이템을 빼면 기본 피지컬이 일반인 수준으로 떨어지고 퇴마 지식이 전무해 퇴마행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생각도 없는데 무작정 퇴마행에 발을 들여놓는 경솔함과 무모함이 보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고. 그걸 요행으로 어떻게든 해결하는 게 작위적으로 다가온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요괴를 만나도 맞서 싸울 능력이 없는데 무작정 사건에 뛰어들고. 우연히 조력자를 만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거다.

단, 채신이 성장형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앞으로 해결이 가능한 문제다. 실제로 구미호 에피소드에서는 확실히 주인공다운 면모를 보이고 대활약했기 때문에 스토리 초반부의 모자란 모습이 많이 없어졌다.

작화는 훌륭하다! 인물, 배경, 컬러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준수해서 19년 경력 베테랑 작가의 관록이 느껴진다.

일상씬과 개그씬은 어깨 힘을 쭉 빼고 간결하게 그리는데. 히로인 소천의 풀샷 같은 건 일러스트 화보집급으로 그려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액션씬은 작가가 액션 만화 전문이라서 화력(畵力)을 풀 파워 전개하기 때문에 장면 장면마다 박력이 넘쳐흐른다.

스토리 진행상 중요한 구간의 핵심적인 장면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려서 화력이 한창 돋보인다.

작화 퀼리티만 놓고 본다면 현재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작품 전부를 통틀어 손에 꼽을 정도로 버그의 ‘송지형’ 작가와 더불어 베테랑 기성 작가의 클래스를 보여준다.

결론은 추천작. 천녀유혼을 베이스로 현대+무협+퇴마의 3단 장르 콤비네이션으로 재구성한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다가오고, 베테랑 작가의 관록이 느껴지는 작화력에 눈이 호강할 정도로 비주얼도 빼어난 고품격 작품이다.



덧글

  • 시몬벨 2020/03/15 11:31 # 삭제 답글

    저는 원작소설이나 영화판이나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연적하인데, 이 만화 연적하는 너무 약해서 불만입니다. 양재신(채신)이 옆에 없었으면 죽을뻔한적이 몇번인지...
  • 잠뿌리 2020/03/16 11:43 #

    연적하랑 채신의 포지션이 역전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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