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 아파트 극장판 하늘 도깨비 대 요르문간드 (2019) 2019년 개봉 영화




2019년에 ‘변영규’ 감독이 만든 신비 아파트 시리즈 두 번째 극장판.

내용은 바다에서 석유 시추 작업을 하다가 고대의 봉인을 깨트려 ‘요르문간드’가 부활하여 하늘 도깨비들이 사는 하늘마루를 공격하고. 같은 시기에 겨울 방학을 맞이해 해외여행을 떠난 하리 두리네 가족이 상공에서 요르문간드에게 쫓겨 달아나던 하늘 도깨비 ‘주비’를 발견해 구해주었다가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메인 스토리가 신비네 가족이 해외여행을 떠나 여객기를 탄 상태에서 상공에서 하늘 도깨비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같은 시기에 강림은 본가로 돌아갔다가 하늘의 수호자 가루다를 만나고 창공의 퇴마사로 선택되어 신비 일행을 도와주러 온 것이라서 뭔가 좀 스토리가 따로 노는 느낌을 준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강림쪽 이야기는 억지로 쑤셔 넣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작중에서 창공의 퇴마사가 되어 황금 갑옷을 입고 더블 블레이드를 휘두르며 일인무쌍을 펼쳐 작중에서 벌어진 전투의 2/3을 혼자 맡고 있는 관계로 메인 스토리와의 연결성은 약한데. 강림이 나오지 않으면 이야기 진행이 되지 않을 정도로 모순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다.

전체 내용 중에 약 90% 이상을 강림 혼자 존나 싸우다가, 하리, 두리 남매가 그래도 주인공이라고 막판에 고스트볼을 사용해 요괴를 소환하여 요르문간드한테 막타치는 걸 보면 뭔가 좀 엎드려 절받는 느낌이다.

강림은 본작에서 창공의 퇴마사가 되는데. 그게 말이 좋아 퇴마사지, 거대 독수리를 타고 날아다니면서 황금 갑옷 입고 광선검 휘두르는 판타지 용사 같은 느낌으로 묘사되고 있고. 또 상대가 고대 신화의 거대한 뱀이며, 하늘 도깨비도 날개 달린 요정처럼 그려지고 있기에 신비아파트가 가진 호러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완벽하게 상실했다.

신비아파트 시리즈를 보지 않고 이번 극장판을 통해 처음 본 사람이라면 판타지 액션물이 된 것에 별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겠지만, 신비아파트가 본래 귀신들을 물리쳐 동료로 삼아 소환해서 싸우는 내용이라서 본작은 원작의 그런 특성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그런데 호러물에서 판타지물로 장르이탈한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신비아파트 원작에서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됐던 캐릭터 편애에 의한 캐릭터 운용 실패가 본작에서도 재현된 점이다.

강림한테 모든 스포라이트를 집중시켜서 하리, 두리 남매는 비중이 낮아졌다. 사전 정보 없이 이 작품을 보면 이 남매가 주연이 아니라 조연으로 오인할 수 있을 정도다.

그나마 두리는 부치한테 콜라를 줘서 부활 및 각성에 도움을 주고. 또 부치와 교감을 나누어 둘 사이의 우정이 살짝 부각되는 씬이라도 있지. 하리는 그런 것도 없다.

본래 신비아파트의 주인공은 하리인데 시즌이 거듭나면서 점점 비중이 낮아지고 아무런 활약도 못했던 게 극장판에서도 재현돼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되어 버렸다.

반대로 하리, 두리 남매의 아버지인 ‘구인남’이 시리즈 이전작에 비해 비중이 급상승하면서 나름대로 대활약해 사건 해결에 큰 기여를 해서 그나마 좀 나았다.

최종 보스인 ‘요르문간드’는 북유럽 신화의 요르문간드와 성경의 레비아탄을 합친 이미지로 거대한 바다뱀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전투력과 존재감이 신비아파트 시리즈 역대 최강이라고 할 만해서 자기 밥값을 다 했다.

결말이 허무하다는 비판이 있는데. 요르문간드를 쓰러트리고 하늘 도깨비들을 구하는 엔딩까지는 무난하게 진행되는데 그 뒤에 이어지는 에필로그가 부실해서 그렇다.

하리, 두리네 가족이 해외여행을 떠났는데 해외에 도착하는 장면도 없고, 강림이 사건 해결 후 본가로 돌아가는 장면도 없고, 부치가 백성들 몰래 콜라 마시다가 들켜서 트림하는 개그씬 하나로 통-치고 넘어가서 엔딩의 여운을 남기지 못했다.

결론은 미묘. 최종 보스 요르문간드가 시리즈 역대 최강의 적으로 나와서 강렬한 인상을 주고, 창공의 퇴마사로 각성한 강림의 액션씬은 볼만하지만.. 강림의 스토리가 메인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 어거지로 쑤셔 넣은 느낌인 데다가, 강림을 편애하느라 정작 주인공 남매를 쩌리로 만들어서 캐릭터 운용을 완전 실패했고, 판타지 액션물로 변모하여 아동용 호러물이란 장르적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상실해서 이걸 과연 본 시리즈(신비아파트) 극장판이라고 취급해야 할지 의문마저 드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흥행 성적은 전국 관객수 약 89만명으로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수익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흥행 수익 1위는 마당을 나온 암탉, 2위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3위는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이다)


덧글

  • 존다리안 2020/03/12 17:01 # 답글

    개인적 느낌이라고만 봐도 되겠습니다만

    전 요르문간드가 “그따위” 수준으로밖에 안나오는 게 오히려 안타까왔습니다.

    옛날 팽이배틀 애니에서도 블랙홀 발생하고 소우주 터지는 과장의 극치가 있었지만 그게 나름 느낌이
    있었는데 요새는 애들 애니가 오히려 과장을 안하니까 밋밋하기까지 하더라구요.

    이왕 판타지로 전업하기로 결심했으면 그만큼 과장을 해 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하리가 너무 허약해진 것은 저도 너무한 게 아닌가 하는 불만이 들고요.
  • 잠뿌리 2020/03/12 17:10 #

    신비아파트 시리즈를 기준으로 보자면 요르문간드는 전투력적인 부분에서는 충분히 강하게 묘사되긴 했습니다. 다만, 스케일상으로는 다른 일반 판타지를 기준으로 보면 좀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죠. 설정은 신들이 두려워해 봉인한 마수로 세계멸망의 위기를 초래하는데 기껏 하는 게 하늘마루성 하나 공격하고 여객기 한 대 히치하이킹하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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