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코믹스] 모모세 헬프!! (2019) 2020년 웹툰



2019년에 ‘성원’ 작가가 ‘레진 코믹스’에서 연재를 시작해 2020년 2월을 기준으로 32화까지 연재된 판타지 만화. (성원 작가는 ‘데일리 위치(2015)’, ‘엘릭시르(2017)’ 등의 백합 판타지 만화로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은 17살 여고생 ‘모모세’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남동생과 단 둘이 살아오다가 남동생마저 세상을 떠나서 그 이후로 삶의 의미를 잃고 자살 기도를 하는데.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동생이 수호천사로 돌아와 자살 기도를 막아서 고민하던 중. 오컬트 관련 사건을 전문적으로 상담하는 ‘신비 전문 상담 사무소’에서 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신비 전문 상담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유령, 좀비, 마녀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그게 오컬트나 영적인 느낌보다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외 주민처럼 묘사되고 있고 마법 소녀와 외계인도 등장하는 세계관이라서 배경의 확장성이 커서 판타지물에 가깝다.

여주인공 모모세는 무슨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인 컨셉을 갖고 비정상적인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딴죽도 걸고, 고민도 하고, 감정도 풍부하고 리액션도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상담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독자가 감정 이입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신비 상담 사무소의 사건 의뢰는 어디까지나 의뢰자인 인외의 이야기가 중심이고. 모모세는 상담사라는 포지션을 명확하게 지키고 있어서 좋다.

보통, 평범한 주인공이 평범하지 않은 주변 인물과 엮이는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을 사건의 중심에 세우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사건에 휘말려서 캐릭터 자체가 묻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이 없는 것과 별개로, 남동생의 죽음에 얽힌 비밀과 남동생이 수호천사가 되어 자살 시도를 막는 것 등의 캐릭터 자체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흥미를 자아낸다.

모모세의 캐릭터 디자인은 예쁘장한데 단순히 그 외모만 가지고 어필하는 게 아니라, 사건을 진행하면서 울고 웃고 감정 표현도 풍부하게 나와서 인간미가 있게 잘 만들어졌다.

한 가지 의외인 건, 숏컷에 갈색 피부를 보면 체육계 스타일일 것 같은데. 실제 작중에서는 몸을 쓰는 쪽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담사 포지션이니까 그게 당연한 것 같긴 하지만)

모모세 주변 인물들도 전반적으로 캐릭터 디자인이 준수하고. 각자 확실한 컨셉을 갖고 있어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작중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일상 코믹극이지만, 개그 이외에도 감성을 자극하는 감동적인 에피소드도 있고. 기승전개그로 끝나지만 호러블한 이야기도 있어서 바리에이션이 풍부한 편이다.

판타지물인데 어떤 특정한 세계관이나 배경 설정에 구애 받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때때로 의식의 흐름이라고 생각될 만큼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것들이 있긴 한데(예를 들어 마법 소녀와 외계인), 그런 게 나와도 위화감이 들지 않을 만큼 본편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작화는 전반적으로 준수하고, 작가 고유의 색깔이 뚜렷하며, 웹툰의 기본기가 튼실하다.

화 구성으로 컷이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평균 5컷 정도로 되어 있어서 언뜻 보면 4컷 만화 같은 느낌을 주지만, 컷 안에 그려진 인물들의 시점은 다양한 구도로 그려지고. 내용 진행에 따라서 시선이 바뀌는 것도 꼼꼼하게 잘 되어 있다.

컷 구도가 4컷 만화 느낌이라 그렇지, 인물의 시선 처리가 스크롤 뷰에 특화된 웹툰에 충실하다.

보통, 작화 밀도가 낮은 작품은 인물이 정면을 바라보는 시점만 자주 그리고. 대화를 할 때도 컷의 시점 구도상 서로 눈이 마주치는 일이 거의 없어서 대화라는 게 단순히 말풍선에 텍스트를 나열해 적는 수준인데. 본작은 작중 인물들이 대화를 할 때 시선이 교차하는 부분이 디테일해서 확실히 인물 간에 대화하는 느낌이 난다.

일상적인 이야기가 진행될 때는 사무실을 배경으로 삼아서 배경 묘사가 간결한데. 사무실 밖의 이야기를 할 때 배경이 디테일해질 때가 있어서 눈길을 끈다. (숨겨진 작화력이 느껴지십니까? 이런 느낌이랄까)

주요 배경 색깔이 사무실 안은 황혼의 주홍색, 사무실 밖은 세피아색(적갈색)인 것도 인상적이다. 낮과 밤 사이의 경계를 나타내는 듯한 배경 색깔 선정이 오묘한 느낌을 주는 한편. 그 배경을 등지고 그려지는 모든 캐릭터는 색이 진하고 뚜렷해서 눈에 확 띈다.

배경의 간결함과 디테일 여부와는 상관없이 모든 색 지정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인다.

결론은 추천작. 인외의 존재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오컬트나 심령물이 아니라 판타지물에 가까운데. 특정 세계관에 구애받지 않아서 배경의 확장성이 넓고 이야기의 바리에이션이 풍부하며 전반적인 캐릭터 디자인이 좋고. 웹툰으로서 기본기가 튼실하고 준수한 작화에 작가 고유의 뚜렷한 컬러까지 갖춰서 재미있는 작품이다.


덧글

  • 시몬벨 2020/02/14 21:57 # 삭제 답글

    요즘 연재분 보니까 아무래도 전작인 데일리위치 세계관에 편입시킬려는 것 같던데 안 그랬음 좋겠습니다. 단독으로도 충분히 매력있는 만화라고 생각해요.
  • 잠뿌리 2020/02/15 10:48 #

    전 그것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작가가 연재한 작품의 유니버스 공유 개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작품이 세계관 자체가 자유롭다 보니 유령, 좀비, 외계인, 마법소녀가 나오니 데일리 위치 마녀가 나와도 위화감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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