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불사조덕: 최후의 전사 (1995) 2020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5년에 ‘Microbase’에서 개발, 삼성전자에서 MS-DOS용으로 발매한 종 스크롤 슈팅 게임.

내용은 인간들이 핵전쟁을 일으켜 인류가 멸망하고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가 괴멸의 위기에 처했는데. 단 하나의 생명체인 ‘오리’만이 방사능에 노출되었어도 죽지 않고 오히려 고도의 지능이 갖고 진화하여 덕 일족을 자처하기에 이르고. 덕 일족의 덕 황제가 295년 지구를 은하계에 널리 알리고자 ‘지구 방문의 해’를 선포하여 은하계 곳곳의 외계인을 초대했다가, 제 15 행성의 ‘고퍼’ 대왕이 지구를 침략하자, 덕족이 용사들을 모집하여 ‘불사조 특공대’를 결성해 외계인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개발사 이름이 ‘Microbase’라서 서양 게임 느낌 나는데 정작 발매사가 ‘삼성전자’이고. 게임 제목은 ‘불사조 덕: 최후의 전사’라서 네이밍 센스가 되게 한국스러워서 국산 게임으로 오인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대만 게임이다.

개발사인 마이크로베이스는 본작으로부터 1년 후인 1996년에 MS-DOS용으로 ‘神龍快打(신룡쾌타)’, 영제 ‘Fighting Dragon’이라는 대전 액션 게임을 만든 회사다.

보통, 90년대 대만 게임의 한국 발매는 지관(유), 게임박스 등이 주로 맡았는데, 다른 곳도 아닌 삼성전자가 대만 게임의 배급을 맡은 게 이례적이다.

왜냐하면 당시 삼성전자는 파이날 판타지, 영웅전설 시리즈 등등 일본 게임의 한국 발매를 맡았고. 콘솔 시장 쪽에서는 세가 마스터 시스템, 메가드라이브, 세가 세턴 등등. 세가 콘솔 기기를 정식 출시했기 때문에 대만 게임을 출시한 건 보기 드문 일인 데다가, 게임 자체가 대만 현지에서는 발매하지 않고 한국에서만 발매한 게임이라 더 욱 이례적이다.

게임 시작 전에 회사 로고와 함께 불사조 덕으로 추정되는 녹색 오리가 전방에서 달려오다가 비행하는 짤막한 3D 영상이 나오는데. 타이틀 화면에는 제목만 달랑 써 있고 제작년도나 개발사, 배급사 표시가 일절 되어 있지 않다. 개발 스텝 이름인 TEAM.EXE라는 별도의 실행 파일을 실행해야 확인할 수 있다.

타이틀 화면에서 GAME START(게임 시작), OPTIONS(게임 환경 설정), DEMO(게임 플레이 데모 보기), QUIT GAME(게임 종료)를 선택할 수 있다.

옵션 모드에서는 NUMBER OF PLAYERS(플레이어 수 선택), CONTROLLER CONFIG(사용 키 세팅), PLAY MODE(게임 난이도 선택: 이지/노멀), VOLUME SETUP(음악/효과음 볼륨 조절), SPEED SETUP(게임 속도 설정), ABORT(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기)를 조정할 수 있다.

넘버 오브 플레이어에서는 1인용, 2인용, 3인용, 4인용까지 표시되고. 게임 박스 패키지 설명을 보면 4인용 멀티 플레이를 지원한다고 써 있지만.. 실제로는 2인용까지 밖에 선택을 못하고, 3인용, 4인용은 아예 선택지가 그쪽으로 내려가지도 않게 막아 놨다.

컨트롤 컨피그의 사용 키 세팅은 SPCAE BAR를 누르면 키보드/마우스로 변경, ENTER키를 누르면 사용 키 직접 설정이 가능하다.

상하좌우 방향키 이외에 사용하는 키는 파이어(일반 샷), 엑스 봄(폭탄). 단 두 개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종 스크롤 슈팅 게임이지만, 미션(스테이지) 하나하나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다. 이게 하나의 미션에 보스전이 2번 나오고. 배경도 두 번 바뀌기 때문에 그렇다.

스크롤 진행 속도가 되게 느릿느릿한데, 보스전 때는 또 속도가 이상할 정도로 빨라져서 플레이 템포 조절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파워업 아이템이 나오긴 하지만 아이템 드랍율이 정말 극단적으로 나오고. 일반 샷의 화력이 크게 오르는 것도 아니라서 체감도가 매우 낮다.

일반 샷의 위력이 증가하기보다는 미사일 같은 보조 무기가 추가되는 것 정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무기의 화력이 낮아서 슈팅 게임으로서의 부수는 쾌감이 전혀 없다.

특수 무기로 차지 샷이 있는데. 이건 별도의 키를 눌러서 모으는 게 아니고, 아무 키도 누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기체 주위로 에너지 막이 생기고. 이때 파이어 키를 누르면 파란 불사조 모양의 파워 샷을 날리는 것이다.

문제는 ‘아무 키도 누르지 않는다’가 선결 조건인 만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고. 에너지 막은 방어막의 효과는 없어서 적기에 닿거나 총알에 맞으면 격추당하기 때문에 대체 왜 있는지 모를 기능이다.

폭탄은 일반적인 종 스크롤 슈팅 게임에서는 화면 점멸형으로 사용한 직후 폭발이 일어나고. 화면 전체. 혹은 폭발 범위 안에 잡몹과 탄막을 청소하는 위기 회피용 무기인데.. 본작에서는 폭탄이 끝이 둥근 파워 샷 같은 걸 쏘면 그게 정말 느릿느릿한 속도로 날아가다가, 적기에 닿으면 폭발하지만 폭발 범위가 커다란 원형이 아니라 작은 원이 여러 개 펑펑 터지는 방식이라서 판정이 지독하게 나쁘다.

작은 폭발의 원과 원의 틈 사이로 적기나 총알이 날아오면 그대로 맞을 수 밖에 없어서 그렇다. 폭탄을 사용한 직후에 무적 시간을 주는 것도 아니라서, 위기 회피용으로 폭탄을 사용했는데 폭발의 틈 사이로 날아온 눈 먼 공격에 격추 당한다는 말이다.

폭발 범위도 좁고, 판정도 안 좋고, 무적 시간도 안 주고, 위력도 그저 그러니 이게 어딜 봐서 폭탄 무기라는 건지 모르겠다.

적기는 무슨 70~80년대 슈팅 게임인 ‘갤럭시안’이나 ‘갤러그’에나 나올 법한 단색 컬러의 곤충형으로 디자인되어 있고, 해당 게임에서 나오는 것처럼 편대 비행으로 우르르 몰려나오는데.. 플레이어 기체의 화력이 낮아서 잡몹조차 쉽게 잡을 수 없고. 또 잡몹이 피격당해서 터지면 탄막을 흩뿌리는데, 앞서 말한 편대 비행으로 우르르 몰려 나와 터지는 족족 탄막을 펼쳐서 지옥도를 펼친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잔기가 많고, 폭탄 사용 횟수도 시작부터 10개가 넘어가는데도. 앞에서 언급한 문제들로 인해 게임 난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밖에 줄거리는 되게 거창한데 게임 내 스토리 데모는커녕 스토리 관련 텍스트 한 줄 나오지 않아서 게임 패키지에 적힌 줄거리를 보지 않으면 게임이 무슨 내용인지 당최 알 수 없다. 그냥 하늘을 날아다니는 오리와 곤충의 싸움만이 보일 뿐이다.

결론은 비추천. 장황한 줄거리에 비해 게임 내 스토리는 전혀 구현되어 있지 않고, 4인용 멀티 플레이 게임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 게임 본편에는 2인용 밖에 지원을 하지 않으며, 슈팅 게임으로서 무기가 다양한 것도 아니고 무기의 화력도 낮으며, 강화 아이템 드랍율이 지나치게 낮은 관계로 적과 탄막의 수를 감당할 수 없어서 슈팅 게임으로서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졸작이다.

분명 박스 팩키지 정식 게임으로 출시됐고, CD 저장 매체에 암호표도 따로 있어서 데모 게임이나 공개 게임일 가능성이 없는데. 막상 게임을 직접 해보면 뭔가 좀 게임 전체적으로 만들다가 만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추측건대, 개발이 완료된 게임을 수입해서 출시한 게 아니라. 개발이 덜 되었거나 혹은 본래 공개 게임에 가까웠던 걸 억지로 수입해 출시한 게 아닐까 싶다.

하프 VGA판의 예를 생각해 보면 삼성전자가 대만의 게임 개발사에 투자를 해서 게임을 만들어 발매한 것일 가능성도 배재할 수는 없지만.. 게임 플레이를 할 때 삼성전자 로고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어서 투자를 한 것 같지는 않다.

삼성전자가 발매한 게임 중에 흑역사로 기록될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박스 팩키지 정품은 삼성전자에서 발매를 했고, 이후 쥬얼 CD로 다시 나왔는데 유통업체가 게임박스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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