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 포송령: 천녀유혼전 (神探蒲松龄之兰若仙踪.2019) 2019년 개봉 영화




2019년에 ‘얀 지아’ 감독이 만든 중국 판타지 액션 영화. ‘성룡’이 주연을 맡았다. 원제는 ‘신탐포송령지난선종(神探蒲松龄之兰若仙踪)’.

내용은 음양의 붓을 사용해 마법의 음서에 요괴를 봉인할 수 있는 ‘포송령’이 여자 아이들을 납치하는 요괴 ‘경요(거울 요괴)’를 퇴치하러 퇴마행에 나섰다가, 뱀 요괴 출신으로 자신의 요괴단을 받아 인간에서 요괴가 된 연인 ‘섭소천’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연적하’라는 이름으로 퇴마행에 나선 ‘영채신’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타이틀이자 주인공인 ‘포송령’은 실제 역사에서 중국 명나라 말 청나라 초에 살던 선비로 16권짜리 기담집인 ‘요재지이’의 저자다. 부제인 ‘천녀유혼’의 원작인 ‘섭소천전’은 요재지이에 수록된 단편 기담이다.

천녀유혼은 1960년에 쇼 브라더스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이후, 1987년에 ‘정소동’ 감독이 ‘장국영’, ‘왕조현’. ‘우마’를 주연으로 기용해 만든 영화가 대히트치고, 2011년에 엽위신 감독이 리메이크판을 만들기도 해서 익숙한 소재인데. 천녀유혼의 원작 저자인 포송령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본작이 처음이다.

포송령이 주인공이고, 해당 배역을 맡은 배우가 무려 ‘성룡’이라서 캐릭터 이전에 배우 캐스팅부터가 믿고 보는 성룡 영화라는 신뢰를 안겨 주는데.. 안타깝게도 결과물이 나온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일단, 본작은 포송령이 주인공이기는 하나. 포송령과 그의 주변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건 초반부에 그칠 뿐이고. 전체 이야기의 약 2/3 가량을 영채신/연적하와 섭소천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에 할애하고 있다.

본래 원작에서 영채신과 연적하는 엄연히 다른 인물이고, 천녀유혼 리메이크판에서 연적하가 남자 주인공 자리를 꿰어 찼음에도 불구하고 영채신과 별개의 인물로 나온 반면. 본작은 연적하와 영채신을 하나로 합쳐 놓고 인간이 아닌 요괴 출신이자 퇴마사, 선비라는 여러 개의 컨셉을 갖게 만들었다.

그래서 사실 캐릭터 자체가 니 맛도 내 맛도 아니게 됐다.

요괴와 요괴의 사랑 이야기라서 인간과 요괴의 사랑 이야기라는 천녀유혼의 핵심적인 내용이 빛을 바랬고, 또 연적하의 퇴마사로서의 정체성도 상실해서 그렇다.

한 명의 배우가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여러 캐릭터의 복장을 하고 나오는 코스프레나 다름이 없다.

천녀유혼에서는 영채신이 할 일과 연적하가 할 일이 각각 따로 있고. 서로 포지션도 다른데. 천녀유혼 리메이크판도 그렇고 대체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재해석을 고집하는 건지 모르겠다.

본편 내용은 연적하와 섭소천의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성룡이 연기하는 포송령은 말이 좋아 주인공이지, 실제 역할과 캐릭터 비중은 거의 화자 수준이라서 성룡 영화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캐릭터의 존재감이 희박하다.

그 때문에 성룡 영화하면 떠오르는 것, 또 성룡 영화하면 기대가 되는. 아크로바틱하고 코미컬한 액션과 유쾌발랄한 캐릭터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이건 성룡의 이미지가 바뀐 문제가 아니라, 성룡의 출현 분량이 상상 이상으로 짧아서 그 자신의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뽐낼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이다.

강시 선생 같은 퇴마사 사부님 컨셉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누군가를 돕거나 선도하는 것도 아니고. 본편 스토리의 키 아이템 소유자인데 그걸 허무하게 빼앗겨서 레어 아이템 셔틀 역할만 하고 있다.

포송령의 부하처럼 나오는 요괴들은 3D 캐릭터라서, 실사와 3D 애니메이션 합성이고. 작중에 나오는 모든 판타지적 액션은 CG로 떡칠을 해놔서, 전형적인 중국 판타지 액션 영화에 속해 있어 작품의 개성은 눈꼽만큼 찾아봐도 없는 수준인데. 천하의 성룡까지 홀대하고 밑도 끝도 없이 천녀유혼만 밀고 있으니 뭔가 좀 핀트를 잘못 잡은 것 같다.

성룡 영화인데 성룡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완전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인 거다.

그렇다고 성룡은 안 나온 걸로 치고 천녀유혼 신작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그건 또 그거대로 거지 같은 게. 앞서 말했듯 영채신과 연적하를 합친 것부터 시작해 요괴와 요괴의 사랑 이야기란 게 천녀유혼 원작의 재해석을 넘어가 원작의 아이덴티티를 뿌리째 뽑아서 뒤흔든 것이라서 매우 안 좋다.

그밖에 작중 포송령을 따르는 꼬마 요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전부 디자인이 추해서 마스코트 캐릭터로서의 귀여움을 전혀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본편 스토리에서 대활약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굳이 실사와 3D 애니메이션 합성으로까지 나와야 하냐는 의문만 들게 한다.

결론은 비추천. 성룡 영화에 천녀유혼 타이틀까지 붙었지만, 작중 성룡의 비중이 낮아도 너무 낮아서 성룡 영화라고 하기 민망하고. 천녀유혼으로서도 영채신과 연적하를 합치고 요괴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 재해석이 원작 파괴 수준이라 성룡 영화와 천녀유혼 영화. 그 어느 쪽으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을 넘어서 기대를 배신하는 망작이다.


덧글

  • 시몬벨 2020/02/03 23:35 # 삭제 답글

    그냥 하나만 하지 요괴+선비+퇴마사는 대체 무슨 해물잡탕인지...성룡이 아깝네요
  • 잠뿌리 2020/02/04 10:13 #

    성룡 캐스팅이 낭비된 느낌입니다.
  • 먹통XKim 2020/02/11 14:41 # 답글

    이런 영화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 잠뿌리 2020/02/12 10:51 #

    영화 인지도가 워낙 낮아서 나온지 모르는 사람이 많죠. 2019년 성룡 영화가 두편 나왔는데 이건 그나마 국내 개봉이라도 했지만 다른 하나인 비이 2는 개봉도 못해서 성룡 영화의 몰락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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