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작은 마녀 (1993) 2020년 컴퓨터학원시절 AT 게임




1993년에 ‘아블렉스’에서 MS-DOS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독일의 동화 작가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가 집필한 ‘빗자루를 빼앗긴 꼬마 마녀’를 원작으로 삼아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내용은 마법의 산 ‘브로켄’에서 백년마다 정식 마녀들이 모여 축제를 벌이는데, 아직 너무 어려서 비행 마법밖에 쓰지 못해 정식 마녀로 인정받지 못한 작은 마녀 ‘작음’이가 몰래 축제에 참가했다가 들켜서 마녀의 빗자루가 부러져 집으로 걸어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게임 사용키는 키보드 화살표 방향키 ←, →(좌우 이동), ↓(앉기 및 문 열기 및 풍선 잡기), ↑(점프), SPACE BAR(마법 사용 및 MP 확인 및 상자 열기), F1키(스테이터스/아이템/마법 정보창), TAB키(정보창에서 칸 단위 이동), F2(세이브), F3(로드), CTRL+숫자키 1~9(9가지 마법 선택/마법책 입수 필요)다.

스테이터스 수치는 HP(생명력), MP(마력), EXP(경험치), GOLD(소지금)이고 레벨은 따로 표시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일정한 경험치를 얻으면 HP와 MP의 최대치가 상승한다.

장비는 ‘모자(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튕김)’, ‘버섯(빗자루 변신)’, ‘신발(이동 속도 2배)’, ‘날개 달린 신발(점프력 상승)’, ‘목걸이(마법의 위력 1.5배 증가)’, ‘빨간 반지(가만히 있으면 HP 자동 회복)’, ‘팔찌(가만히 있으면 MP 자동 회복)’ 등이 있다.

장비는 장비를 입수한 시점에서 효과가 자동 적용돼서 따로 슬롯을 소비하지는 않는데. 잠긴 문을 여는 열쇠는 아이템란의 슬롯을 소비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회복용 아이템을 무턱대고 많이 가지고 다니면 열쇠가 들어갈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마법은 총 9가지로 ‘듣기와 말하기’, ‘떨어지는 마법’, ‘냄비의 마법’, ‘개구리로 만드는 마법’, ‘거품이 방울방울 마법’, ‘화분을 내리는 마법’, ‘번개를 치게 하는 마법’, ‘파이 요리사 마법’, ‘장난감 기사의 마법’ 등이 있는데. 이중에서 듣기와 말하기를 제외한 나머지 8종류의 마법은 전부 공격 마법이다.

듣기와 말하기는 NPC와 대화를 할 때 사용하는 마법으로. 대화를 해야 할 때면 일일이 키를 눌러 사용 마법을 교체해야 한다.

횡 스크롤 시점의 액션 RPG 게임 느낌이 나는 건 게임 아츠의 ‘젤리아드(1987)’, 팔콤의 ‘소서리언(1990)’이 생각나지만, 실제로 영향을 받은 건 웨스톤 비트 엔터테인먼트의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1987)’다.

건물 안에 들어갈 때 문을 똑똑 두드리고 들어가는 모션, 상점 디자인, 짜리몽땅한 SD 캐릭터 느낌, 버섯돌이 몬스터, 사방으로 흩날리는 동전 이펙트, 피격 당했을 때 넉백되어 뒤로 밀려나기, 스프링 밟고 도움 닫기 점프 등등. 낯익은 것들이 많이 나온다.

기본 점프의 점프력이 엄청 높아서 시원시원한데, 문제는 배경이 구조물에 의해 가려질 때가 많고. 아래쪽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뛰어 내려갈 때 혹시 착지 지점에 적이 있으면 얻어 맞을 수 밖에 없으며, 공격 마법이 있긴 하나 상점에서 파는 건 가격이 비싸고. 비매품은 보물 상자에 담겨 있는 걸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은 데다가, 마법은 사용하는 족족 MP를 소모하는데. MP 회복 수단이 아이템 뿐이라서 MP가 다 떨어지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겉보기와 달리 게임 난이도가 좀 있는 편이다.

거기다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처럼 스크롤을 한번 지나갔다가 돌아가는 것으로 화면이 바뀔 때마다 쓰러트린 적이 리젠되기 때문에 진짜 방심하면 훅-간다.

그래도 빛나는 보석 같은 것에 접촉하면 동전이 나오고, 이게 또 몬스터처럼 스크롤 전환으로 리젠되기 때문에 노가다를 해서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있고, 마을에서는 HP/MP를 무상으로 회복시켜주는 집, 던전에서는 회복 요정의 존재가 있으며, 회복용 아이템의 배치율이 그렇게 낮은 편은 아니라서 게임 난이도가 높아도,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 정말 어려운 건 바로 길찾기다. 그게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의 영향을 받아서 미로의 구조도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와 같기 때문에 그렇다.

주로 들어오는 길과 나가는 길이 다른 게 헷갈리게 만드는데. 어디로 들어가면 어디로 나가는지 길을 외우고 있으면 진행이 수월하겠지만, 사전 정보 없이 플레이하면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에서도 최종 스테이지에서나 나올 법한 미로가 게임 초반부터 나와 버리니, 역시 어려운 난이도를 고집하는 한국 게임 특성이 어디 가지를 않는다.

게임 본편 스토리는 동화 원작을 각색해서 작은 마녀 ‘작음’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사람들을 돕고, 못된 마녀를 혼내주면서 한 명의 마녀로서 성장해 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캐릭터 디자인이 좀 유아틱하지만, 아동용 게임이란 걸 전제로 하면 나쁘지 않다. 발매 시기를 생각해 보면 그래픽도 괜찮은 편이고. 플레이 도중에 이벤트 컷씬이 나오고, 책을 펼쳐서 페이지를 넘기는 방식으로 현재 진행 중인 스토리를 알려주는 연출도 좋았다.

동화를 원작으로 삼은 게임이란 게 당시 한국 게임 중에 보기 드문 것이라 유니크한 맛도 있고, 게임 전반적으로 동화적인 감성이 묻어난 게 참 좋다.

이 작품이 90년대 초가 아니라 90년대 후반에 나왔다면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가 아니라, ‘프린세스 크라운(1997)’ 같은 ‘바닐라 웨어’ 게임스럽게 만들어지지 않았을가 싶다. (바닐라 웨어는 오딘 스피어, 오보로 무라마사, 드래곤즈 크라운 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캐릭터 대사와 스토리 설명에 대한 텍스트 지원이 잘 되어 있어서 내용 이해가 직관적이고 쉽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쓸데없는 개그를 하지 않아서 동화 분위기를 쭉 유지하는 것도 높이 살만 하다. 당시 한국 게임의 대사 스크립트가 장르불문하고 개그 욕심에 주화입마 걸려서 유치하게 흘러갔던 걸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대단한 거다.

결론은 추천작. 게임 스타일은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독창성이 좀 떨어지고, 길찾기가 어려워서 게임 난이도가 은근히 높은 구석이 있지만.. 동화가 원작인 만큼 동화 느낌을 잘 살린 캐릭터, 스토리, 비주얼은 꽤 괜찮은 작품이다. 게임 난이도만 아동용에 맞춰 쉽게 만들었다면 명작이 되었을 것 같다. (게임 난이도의 기준을 오락실용 게임이 아니라 가정용 게임기인 패미콤 수준으로 맞췄으면..)

여담이지만 작중 작음이의 패밀리어인 검은 까마귀 이름이 ‘아블렉스’다. 본작의 개발사 이름이다.

덧붙여 본작은 게임 용량이 5.25인치 2HD 디스켓 7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건 발매 당시인 1993년 기준으로는 꽤 고용량에 속했다.


덧글

  • 무지개빛 미카 2020/01/22 13:42 # 답글

    5.25인치 2HD 디스켓 7장...

    이게 참 함정카드인 것이 1장이라도 취급을 잘 못해 뻑나면 그거 다 버려야 했습니다....

    지금이야 이 정도는 그냥 1개의 USB 스틱에 넣었겠지만 말이죠.

    PS: 빗자루? 아니지.. 요즘 마녀라면 레이징 스타, 바르디슈, 모빌슈트 등을 타고 다닌단다. 이니면 하늘을 나는 망토 정도는 스스로 만들어 그거 입으면 된다.
  • 잠뿌리 2020/01/22 13:53 #

    옛날 디스켓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였죠. 하드 인스톨 필수인데 여러 장의 디스켓 중에 한 장만 에러가 나도 아예 못쓰게 되니 그때 당시 고용량 게임은 안정성이 떨어졌었죠. 덧붙여 리틀 윗치 아카데미에서는 드론을 타고 날아다니는 마녀도 나왔죠.
  • 무지개빛 미카 2020/01/22 13:57 #

    대표적인 게임이 F-16 조종 시물레이터로 유명한 팔콘 3.0

    이거 진짜 플로피 디스켓 시절에 1장 1장을 보호하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였고, 외장하드라는 개념조차 없던 팔콘 3.0 시절에 이걸 보호하겠다고 하드디스크를 사서 일부러 팔콘 3.0만 넣고 다닌 사람들도 있었죠.

    Mdir 시절에 하드 디스크 내부에서 Disk1, Disk2 이런 폴더 참 많았습니다.
  • 블랙하트 2020/01/22 22:09 # 답글

    잡지에 실렸던 제작진 인터뷰를 보니 ‘빗자루를 빼앗긴 꼬마 마녀’ 이외에도 다른 동화 이야기들도 넣었다더군요. (원작에서 빗자루 없이 걸어돌아가는 부분은 전체 이야기 중에서 짧은 해프닝)

    사실 원작 묘사에서 주인공 마녀는 작지도 귀엽지도 않은데 꼬부랑 할머니거나 아줌마인 다른 마녀들에 비해 127살(...)로 제일 젋어서 꼬마 마녀(작은 마녀)로 불리우는거죠.

    https://www.youtube.com/watch?v=FVlXEStffns

    (1984년 극장판 애니메이션)

    https://www.youtube.com/watch?v=vumM_DKSeMA

    (2018년 독일, 스위스 합작 실사 영화)

    게임에서 작고 귀여운 소녀로 나온건 애니메이션을 참조했거나 제작진이 그냥 귀여운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고 싶었던 것인듯 합니다. (애초에 못생긴 마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게임이 팔릴리가...)
  • 잠뿌리 2020/01/23 17:51 #

    애니메이션, 영화로 나올 정도면 원작이 꽤 인기가 많았나보네요.
  • 먹통XKim 2020/01/23 10:00 # 답글

    이거 정품 가지고 있습니다만..디스켓 드라이브가 없어 못했죠;;

    (2000년대에 제법 싸게 구했었는데)

    뭐 지금은 얼마든지 도스박스 통해서 할 수 있지만
  • 잠뿌리 2020/01/23 17:52 #

    지금은 디스켓 드라이브 구하기가 힘들죠. 사실 구해도 요즘 기판에 연결이 될지는 의문이기도 하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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