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브크래프트 앤드 더 프로즌 킹덤 (Howard Lovecraft and the Frozen Kingdom.2016) 2020년 애니메이션




2009년에 ‘브루스 브라운’이 글, ‘렌조 포데스타’가 그림을 맡은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2016년에 캐나다의 ‘아르카나 스튜디오’에서 ‘숀 패트릭 오랠리‘ 감독이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어린 소년 ’하워드 러브 크래프트‘가 ’아캄‘ 정신병원에 수용된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네크로노미콘‘에 손을 댔다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세상으로 차원이동했다가 ’스팟‘을 비롯한 이세계의 생명체 및 주민들과 친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주요 배경 설정이 크툴후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설정만 음침할 뿐이지 본편 내용 자체는 생각보다 밝은 편이라서 크툴후 신화 특유의 테이스트를 전혀 느낄 수 없다.

크툴후 신화의 원작자인 ’러브 크래프트‘ 자체를 캐릭터화하여 주인공으로 삼기는 했지만, 이게 소년 러브 크래프트인 데다가, 본편 내용이 러크 크래프트가 이세계의 주민들과 친구가 되는 내용으로서 아동물에 충실해서 광기와는 거리가 멀다.

크툴후 신화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크툴후‘만 해도, 본작에서는 외형은 그대로지만 사이즈가 좀 작아져서 ’스팟‘이란 이름으로 나오는데. 외우주의 사신 같은 게 아니라 주인공의 친구이자 조력자 겸 승용물로 나와서 크툴루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뒤집어 버린다. (뭔가 아동 판타지물에서 주인공을 태우고 다니는 미니 드래곤 내지는, 덩치 큰 애완견 같은 느낌이다)

부제가 프로즌 킹덤이라 얼어붙은 왕국 어쩌고 하는데, 현실은 블리자드 한 번 불지 않는 맑고 쾌청한 겨울 하늘 아래 설산이고. 심지어 러브 크래프트 소년과 스팟(크툴루)가 눈사람 만들고, 눈싸움을 하며 놀기까지 한다.

주인공 러브 크래프트는 어린아이로 악몽에 시달리는 일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겁이 많은 건 아니라서 이세계 생활에 금세 익숙해지고. 이세계 주민과 금방 친해지기 때문에 극 전개상 제대로 공포를 느낄 일이 없다.

근데 그렇다고 모험을 제대로 하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스토리상 뭔가를 해야 한다는 확실한 목표도 없어서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진행을 하다가 겸사겸사 이세계 주민과 조우하고, 친해지고, 영화 끝날 때쯤에 스토리상 보스가 기다리는 라스트 스테이지로 강제 이동해서 끝을 향해 자동진행돼서 스토리에 몰입이 전혀 안 된다.

기본적으로 스토리 전개 속도 자체가 상당히 느린 편이고, 갈등다운 갈등 하나 생기지 않아서 전체적인 내용이 너무 밋밋하다.

분명 본작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이긴 한데, 그렇다고 해도 대상 연령층을 너무 낮게 잡은 게 아닌가 싶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생 사이 정도로 생각된다.

문제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관점에서 보면 메인 소재가 크툴후 신화인 것 자체가 매니악한 것이고. 러브 크래프트물의 관점에서 보면 너무 눈높이를 낮춰서 크툴후 신화 특유의 캐릭터나 분위기를 살리지 못해서 무늬만 러브 크래프트인 수준이라서 완전 외통수다.

러브 크래프트 자체를 빼고 봐도, 본편 내용 자체가 너무 지루하고 심심해서 재미가 없다.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건 성우 캐스팅 정도밖에 없다. ‘쇼고스’ 성우가 기요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 시리즈에서 ‘헬보이’로 잘 알려진 ‘론 펄먼’, ‘나일라토텝’ 성우가 클라이브 바커의 헬레이져 시리즈의 ‘핀헤드’로 유명한 ‘더그 브래들리’, 닥터 웨스트 성우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남자 주인공 ‘조지 본 트랩’ 대령 역을 맡았던 원로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다.

다만, 화려한 성우진은 일부분에 불과하고. 그 성우들이 맡은 배역의 특성상 캐릭터 비중이 설정에 비해서 출현 분량이 짧아서 대사 자체가 적어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수준이다.

결론은 비추천. 크툴후 신화를 메인 소재로 삼았지만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서 대상 연령층이 너무 낮아 러브 크래프트물 특유의 테이스트를 전혀 살리지 못했고, 아동물의 관점에서 보면 소재가 너무 매니악해서 아이들을 위한 러브 크래프트 영화라는 게 가당키나 한 건지 의문이 들게 하며, 러브 크래프트물이란 걸 떠나서 봐도 본편 스토리와 캐릭터가 너무 심심하고 지루해서 재미가 없는 졸작이다.


덧글

  • 시몬벨 2020/01/02 02:20 # 삭제 답글

    차라리 저 배우들로 1시간짜리 단편영화라도 만들면 더 낫지 않았을지...
  • 잠뿌리 2020/01/05 21:37 #

    제작진이 배우들 개런티를 감당하지 못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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