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있었던 학교 괴담 (ほんとにあった学校怪談.1996) 2020년 애니메이션




1996년에 나온 학교 괴담 소재의 공포 OVA.

내용은 초등학교 3학년생인 ‘료타’, ‘미나’, ‘마나부’ 등의 세 친구가 학교 괴담 속의 주인공들과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래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는 1992년에 실제 도시 괴담, 학원 괴담 등의 무서운 이야기를 수집해서 ‘아사히 TV’에서 TV 드라마로 만든 구 버전과 1999년에 후지 TV에서 만든 TV 드라마 신 버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본작은 사실 그 TV 드라마와 관련이 없다.

‘아사히 신문’ 계열사인 ‘아사히 소노라마(朝日ソノラマ)’에서 1987년에 창간해 2010년까지 발행한 공포 만화 잡지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ほんとにあった怖い話)’에서 파생된 ‘정말로 있었던 학교 괴담’을 단편 OVA로 만든 것이다.

본편 내용은 옴니버스 방식으로 1, 2편 구성인데. ‘독거미가 학교에 있었다’와 ‘하나코씨를 따라다니는 손’이 수록되어 있다. 상하편 구성이 아니라서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이어지지 않고 독립되어 있다.

이야기가 아니라 만화로 파생된 작품을 원작으로 삼은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사실 본편 내용은 말이 좋아 ‘정말로 있었던 학교 괴담’이지, 실제로는 판타지적인 색깔이 짙고. 무서운의 ‘무’자를 쓰기 민망할 정도로 공포 요소가 전혀 없다.

‘독거미가 학교에 있었다’는 한밤 중에 학교에 가서 진짜 독거미를 발견하는 내용인데. 그게 실은 그냥 곤충으로서의 독거미가 아니라. 독거미의 요괴라서 독거미들이 학교를 벗어나 해외에서 살 수 있게 해주는 결말로 끝나고, ‘하나코씨의 따라다니는 손’은 ‘화장실의 하나코’ 괴담을 각색한 것인데. 컴퓨터 통신으로 괴담 정보를 얻어서 조사하다가 화장실의 하나코상을 만나는 이야기인데 이것도 무서운 거 전혀 없이 하나코상 생전의 유일한 친구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어 그녀의 폭주를 막으면서 훈훈하게 끝난다.

학교괴담의 미스테리를 파헤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가, 그 괴담 속 주인공과 만나 갈등을 해결하고 친구가 되는 게 스토리 진행의 기본 패턴이라서 사실 작품 자체의 장르가 공포물보다는 아이들의 모험을 다룬 쥬브나일 어드벤처에 가깝다.

독거미보다는 화장실의 하나코씨가 좀 더 인상적인데. 학교괴담 원전의 단발, 빨간 원피스 차람이 아니라 오리지날 복장을 하고 나오고. 따라다니는 손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하나코씨의 등 뒤로 긴 팔이 촉수처럼 뻗어 나와 위협을 가해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화장실의 하나코씨 괴담 원전은 지역마다 전해져 내려오는 내용이 조금씩 다른데. 본작은 그중에서 화장실 변기 구멍에서 하얗고 커다란 손이 튀어나오는 내용을 각색한 것 같다.

시리즈화되어 쭉 나온 게 아니라, 달랑 두 편으로 끝나서 캐릭터 묘사의 밀도는 다소 떨어진다.

료타는 운동은 잘하지만 공부를 못하고, 반대로 마나부는 약골이지만 머리가 좋고, 미나는 야무지고 상냥하다는 설정이 있어서 캐릭터 타입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데. 본편 내용 자체가 짧다보니 주인공 3인방이 활약할 건덕지가 없다.

그나마 나름대로 주인공 포지션인 ‘료타’ 정도만 부각되고. 미나와 마나부는 무슨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라서 캐릭터 묘사의 편애가 좀 있는 편이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흥미로운 건 캐릭터 구성이 어딘가 낯익은 점인데. 2000년에 후지 TV에서 방영한 ‘학교담’ 애니메이션판을 연상시킨다.

미나는 둘째치고, 머리는 못 써도 몸은 잘 쓰는 외향적인 성격의 료타와 안경+지력 타입인 마나부가 아오야마 하지메(국내명: 장영빈), 카키노키 레오(국내명: 오경태)을 떠올리게 하고. 본편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화자 역할을 하는 게 공교롭게도 말하는 검은 고양이라서 학교괴담의 아마노자쿠(국내명: 다크시니)를 생각나게 한다. (사실 짧은 머리+운동+열혈 소년과 안경+몸치+지능형 소년은 아동 만화의 스테레오 타입이기도 하지만)

사전 정보 없이 보면 이 작품이 학교괴담 애니메이션과 연관이 있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오인을 받을 수 있을 정도다.

다만, 본작이 1, 2편만 나오고 끝난 OVA인 만큼. 학교괴담 애니메이션과 달리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묻혔기 때문에 애써 찾아보지 않으면 있는지도 모를 작품이기도 하다.

TV 방영, 재방영은 고사하고 블루레이나 DVD는커녕, VHS(비디오)로 밖에 안 나왔다. 비디오판이 유튜브로 올라온 게 용할 정도다.

결론은 미묘. 본편 내용이 달랑 2편짜리 OVA라서 워낙 짧아서 주인공 3인방 캐릭터가 활약할 여지가 없어 캐릭터 묘사의 밀도가 떨어지고, 학교괴담이란 제목이 들어가기 무색하게 공포 요소가 거의 없어서 사실 괴담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지만. 괴담의 진실을 파헤쳐 요괴/귀신과 친구가 되는 전개가 쥬브나일 어드벤처 느낌이 나서 괴담물보다는 아동용 모험물로 눈높이를 더 낮춰서 보면 평타는 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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