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스크림 (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1995) 2020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67년에 ‘할란 엘리슨’이 집필하여 1968년에 휴고상을 수상한 단편 SF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1995년에 ‘Cyberdreams’ ‘Dreamers Guild’ 에서 MS-DOS용으로 발매한 SF 어드벤쳐 게임. (엔딩 스텝롤을 보면 사이버드림스와 드리머즈 길드 공동 제작에, 사이버드림스 쪽이 추가로 배급까지 맡았다)

한국에서 ‘비숀미디어’에서 완전 한글화되어 정식 출시됐는데 한국판 번안 제목은 스크림. 원제는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이다.

제작사인 ‘드리머즈 길드’는 ‘지구의 상속: 태풍의 구슬을 찾아서(Inherit the Earth: Quest for the Orb.1994)’를 만든 곳이고, 배급사인 ‘사이버드림스’는 호러 어드벤처 게임 ‘어둠의 씨앗(원제: Darkseed)’ 시리즈로 잘 알려진 곳이다.

내용은 러시아, 중국, 미국의 3대 강대국이 인간의 두뇌로는 감독할 수 없는 복잡한 우주 전쟁을 통제하기 위해 인공지능 슈퍼컴퓨터인, 동맹 마스터 컴퓨터. 통칭 ‘AM(Allied Mastercomputer)’을 개발했는데, 미국의 AM이 감정을 얻어서 컴퓨터 안에 갇혀 사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인간들이 살아있다는 걸 질투하여 중국, 러시아의 AM를 흡수하고 전 세계의 모든 전산망을 장악한 뒤 핵전쟁을 일으켜 인류를 멸종시키고, ‘엘렌’, ‘고리스터’, ‘베니’, ‘님독’, ‘테드’ 등의 다섯 인간만을 남겨 두었는데. 그 인간들을 AM 자신의 존재 안에 가둬 놓은 채 고문을 가해 죽이고 살리는 걸 반복하다가, 인류 멸망으로부터 약 109년의 시간이 지난 뒤, 생존자들을 증오의 기둥에 모아 가상세계의 퀘스트를 수행시켜 그들의 사이코 드라마를 즐기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게임 본편은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행동 커맨드를 선택해 진행한다.

Walk to(걷기), Talk to(대화), Look at(보기), Swallow(삼키기), Take(아이템 가지기), Give(아이템 건네기), Use(아이템 사용하기), Push(밀기) 등등 총 8개의 행동 커맨드가 있다.

룸, 인디아나 존스, 원숭이 섬의 비밀로 잘 알려진 루카스아츠의 어드벤처 게임이 생각나지만, 실제로 본작의 게임 시스템은 ‘더 드리머즈 길드’가 개발한 게임 엔진 ‘SAGA(사가)’를 사용하고 있다.

루카스아츠의 어드벤처 게임과 조작 감각이 약간 다른데. 보통, 문이 보이면 ‘Open’ 커맨드를 선택해 문을 열고, 책 같은 문서는 ‘Pick Up’으로 집어든 뒤 ‘Reed’ 커맨드로 읽는 방식이었다면. 본작에서는 문을 열 때는 USE 커맨드를 사용하고, 메모나 책 같은 걸 볼 때는 LOOK 커맨드를 사용한다.

게임 진행은 다섯 명의 캐릭터 중 한 명을 골라서, 그 캐릭터가 가진 개별적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으로 옴니버스 구성이다.

메인 캐릭터 다섯 명은 각자 하나씩 커다란 죄를 지었는데, 그 죄에 의한 죄의식과 두려움을 기반으로 한 가상세계에서 스토리를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의 선택에 따라서 결말이 달라진다.

각 캐릭터가 가진 개별적인 스토리를 클리어한 뒤, 그 뒤에 또 캐릭터별 엔드 게임 스토리에 진입해서 클리어해야 한다.

화면 우측 하단에는 아이템 인벤토리창, 화면 좌측 하단에는 ‘스피릿츄얼 바로미터’라는 계측기가 존재한다.

스피릿츄얼 바로미터는 플레이어 캐릭터 썸네일 뒷배경의 밝거나 어두운 색깔로 표시되는데. 선한 행동을 하면 영적 압력이 증가하여 녹색이 되었다가 마지막에 하얀 색으로 바뀌고, 악한 행동을 하면 반대로 영적 압력이 내려가서 검은 색이 된다. 중간에 선택을 잘못해 게임 오버 당하면 무한루프로 해당 스토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전체 스토리도 멀티 엔딩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서 엔딩이 총 7개나 된다. 7개의 엔딩은 캐릭터 개별 스토리를 클리어하면 돌입하는 엔드 게임 스토리 때의 플레이에 의해 결정된다.

타이틀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는 원작의 결말에 나오는 마지막 대사로 AM에 의해 젤리가 되어 죽지도 못한 채 영원히 살아가는 끔찍한 신세로 날리는 처절한 독백으로 본작에서도 배드 엔딩 때 나오는데. 반대로 원작에 없던 굿 엔딩이 존재해서 게임판 만의 오리지날 요소가 있다.

스피릿츄얼 바로미터는 엔딩에 영향을 끼치는데, 이게 정확히 엔드 게임 스토리 때 플레이어 캐릭터의 생명력을 대체한다. 엔드 게임 스토리 때는 스토리 진행상 필수적으로 데미지를 입는 구간이 있는데. 그때의 데미지를 버티는 게 스피릿츄얼 바로미터인 것이다.

즉, 스피릿츄얼 바로미터의 영압이 낮은 상태에서 엔드 게임 스토리로 넘어가면 플레이어 캐릭터가 데미지 입는 구간을 버티지 못하고 배드 엔딩으로 직결된다.

데미지 감소 효과도 있는데 이건 각 캐릭터의 스토리를 베스트 엔딩으로 끝마칠 때 소유하고 있던 특정 아이템이, 엔드 게임 스토리에서 ‘토템’으로 변해서 이걸 캐릭터별 엔드 게임 스토리 때 기둥에 사용하면 다음 순서로 고른 캐릭터가 데미지 감소 효과를 받게 되어 있고 이게 계속 중첩된다.

그래서 캐릭터 개별 스토리를 되도록 베스트 엔딩으로 끝내고 토템 아이템을 빠짐없이 입수해야 굿 엔딩을 노릴 수 있다.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게임 메인 설정이 주요 인물 5명은 인류 최후의 생존자지만 AM에 의해 강제로 불사 능력을 갖게 되어 109년 동안 고문 당해왔다는 설정이고, AM이 인공지능인데 인류에 대한 증오로 완전히 미친 상태라서 주요 인물들의 죄의식과 두려움으로 구축한 가상 세계에서 그들이 끝없이 고통 받는 걸 보고 즐긴다는 게 핵심적인 내용이다.

각각의 캐릭터의 이야기는 스토리의 구성적인 부분에서 상징과 은유가 넘쳐나서 처음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서 게임 공략 난이도 자체가 어려운 편에 속한다.

하지만 그래도 철학적이다 어쩐다 드립을 칠 정도로 난해한 건 또 아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정보를 얻다 보면 스토리별 주인공 캐릭터가 어떤 일을 겪고,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각종 상징과 은유가, 단순히 그것만 보여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거기에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 직접 알아낼 수 있어서 직관적인 구석도 있다.

슈퍼컴퓨터의 반란, 인류 멸망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보면 SF인데. 무한 루프의 고문 지옥은 호러, 스릴러, 미스테리, 판타지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뒤섞여 있다.

예를 들어 원시 시대 배경인데 원시인들이 대화를 할 때 LCD 모니터에 글자로 출력하고 컴퓨터 인공지능 신을 섬기며 인신공양을 하고,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가 배경인데 그 안의 오브젝트로 컴퓨터, 배선, 로봇 등이 나오는가 하면,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배경인데 인조인간을 만들고, 마녀, 악마, 천사가 나오는 중세 고성에서 그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컴퓨터 인공 지능에 의해 조종되는 것 등등. 장르가 다른 것 같으면서도 근본적인 설정 부분에서 SF 색체가 뚜렷하다.

거기에 게임 전개 패턴이 플레이어가 자신이 저지른 죄를 깨닫고 그것을 인정한 후. 죄의식에서 벗어나거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내용이 분명히 나오기 때문에 이야기의 몰입도가 있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완전 한글화되어 국내에 정식 발매된 게임이지만 90년대 미국 게임의 한글화 퀼리티가 평균적으로 낮은 편이라 본작도 오역이 많고. 사실 행동 커맨드랑 아이템, 커맨드 실행 메시지 등은 영어로 나와서 한글화된 건 대사뿐이라서 완전 한글화라고 하기에 어폐가 있다.

번역 내용 중에 가고일 석상을 ‘이무기돌’이라고 번역한 게 좀 황당했다.

결론은 추천작. 겉으로 보면 좀 난해한 내용이고, 게임 진행 팁이 거의 없고 게임 플레이 때 잘못된 선택의 리스크가 커서 게임 공략 난이도가 높으며, 게임 인터페이스에 불편한 구석이 있긴 한데, 자세히 파고들면 게임 내용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고. SF와 여러 장르를 뒤섞어 독특한 맛이 나서 자기 색깔이 뚜렷해 컬트적인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원작 소설은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한역되어 국내에서도 정식 출간됐다.

덧붙여 본작의 스토리는 원작자인 ‘할란 엘리슨’이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본래 할란 엘리슨은 개인용 컴퓨터가 없었고, 게임 매니아도 아니었지만 본작이 게임으로 개발되면서 게임 스토리에 참여하여 작가 ‘데이비드 시어스’와 함께 본작의 시나리오 공동 저자로서 130페이지 분량의 스크립으를 작성했고, 작중 AM의 음성 더빙을 맡기도 했다.

추가로 이 작품은 나치 소재가 나와서 프랑스와 독일에서 발매했을 때는 검열로 삭제된 부분이 있고, 18세 미만의 플레이어에게는 판매 자체가 금지됐다.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인 ‘님독’이 나치 출신의 늙은 의사인 데다가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삼고 있어서 독일판에서는 아예 캐릭터 자체가 삭제됐다. 그 때문에 독일판은 절대 굿 엔딩을 볼 수 없게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본작은 한국에서 한글화되어 정식 출시된 게임이지만 번역 퀼리티가 낮고, 현재 GOG, 스팀에서 판매되는 건 영문판이라서 공식적으로는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데. 비공식적인 한글 패치가 있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9/11/26 22:53 # 답글

    상상력은 좋아하지만 결말까지 너무 어두워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게임이군요.
    영화면 몰라도 게임이 엔딩까지 시궁창이면 기분이 영 좋지 않더라고요
  • 잠뿌리 2019/11/26 23:45 #

    원작을 따라가는 배드 엔딩은 탈력인데 굿엔딩은 그나마 희망적인 내용이라서 괜찮았습니다.
  • 시몬벨 2019/11/29 14:31 # 삭제 답글

    엔딩 5개는 주인공 각각이 원작의 결말을 맞는 배드엔딩이고 하나는 굿엔딩인거 같은데 나머지 하나는 뭐죠?
  • 잠뿌리 2019/11/29 14:51 #

    엔딩 6개가 배드 엔딩이고 1개가 굿엔딩인데. 배드 엔딩이 5명의 주인공이 원작의 결말에 따른 배드 엔딩을 맞이하는 게 아니고. 엔딩별로 플레이어 캐릭터가 원작의 엔딩처럼 젤리로 변하는데. 그 중간 과정만 6개 패턴이 있어서 6개 엔딩이 됐습니다. 엔드 게임 시나리오에서 굿엔딩을 보기 위한 필수 조건이 있는데 그걸 충족시키지 못할 때 배드 엔딩이 뜨는 거죠. 예를 들어 테드 시나리오에 나왔던 악마 서젯트의 꼬임에 넘어가 토템을 포기하면 뜨는 배드 엔딩. ID, 에고, 슈퍼 에고를 활성화해야 되는데 셋 중에 어느 하나를 활성화시키지 못했을 때 뜨는 베드 엔딩. 이런 식입니다.
  • 먹통XKim 2019/12/02 01:03 # 답글

    정품으로 사서 비닐도 안 뜯었죠;;
  • 잠뿌리 2019/12/03 13:41 #

    밀봉 신품이면 레어도가 높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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