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파더 월드 (1994) 2020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4년에 ‘트윔’에서 MS-DOS용으로 만든 어드벤쳐 게임. 본작의 제작사인 트윔은 ‘통코’ 시리즈로 잘 알려진 곳이다.

내용은 서기 2222년 8월에 내용은 서기 2222년 8월에 초생명체 ‘자이누스’가 서울시 여의도에 나타나 블랙홀의 힘을 가장 잘 받는 곳이 여의도라면서 서울 시민들을 납치, 세뇌하여 여의도를 ‘파더월드’라고 이름 붙여 지배했는데,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조사단을 꾸린 ‘조병호’ 박사가 여의도로 출발한 지 2시간 만에 실종되어, 조병호 박사의 아들 ‘조양민’이 아버지를 찾아 홀홀단신으로 여의도에 가서 자이누스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게임 사용 키는 키보드 화살표 방향키 ←, →(좌우 이동=달리기), ↑(제자리 점프 or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기), ↓(앉기=아이템 입수 or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기), ↑+← or →(넓이 뛰기), SHIFT+←, →(좌우 이동=걷기), CTRL키(아이템 사용), TAB키(아이템 목록창 열기), ENTER키(아이템 선택), 숫자 방향키 5(대화 및 문 열기 및 입구/골목으로 들어가기), SPACE BAR or 숫자 방향키 5(검을 뽑기/검으로 공격), ALT키(세이브/로드/환경창 열기)다.

본작은 게임 그래픽은 델핀 소프트웨어의 1991년작 ‘어나더 월드’, 게임 조작감은 브로드번드의 1989년작 ‘페르시아의 왕자’와 유사하다.

달리기, 달리다가 넓이 뛰기, 난간 잡고 올라가기/내려가기, 검을 뽑아들고 칼싸움 하기, 앉기로 아이템 입수하기 등등. 페르시아의 왕자에 나왔던 액션이 다 나온다.

근데 이게 되게 어설프게 흉내 낸 수준이라서 쓸데없는 액션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달리다가 넓이 뛰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정도로 쓰이는 구간이 없고, 맵 구조상 입구 골목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정해진 위치에 멈춰 서서 들어가기 키를 눌러야 하는데 기본 이동인 달리기를 하면 이 위치 잡기가 어려워서 꼭 걷기를 눌러서 위치를 맞춰야 한다.

게임 플레이의 기본은 적이 쓰러질 때 드랍하는 ‘현금 카드’를 모아서 상점에서 회복 및 스토리 진행에 꼭 필요한 필수 아이템을 구입하고, 카드 키이(게임상의 표기)로 50개 구역을 텔레포트로 이동하면서 NPC에게 받은 퀘스트를 차례차례 클리어하고, 보스급 적을 쓰러트려 나가면서 7개의 수정 구슬과 3개의 폭탄을 입수하는 것이다.

주인공 ‘조양민’은 생긴 건 날카로운 인상의 20대 청년인데 실제 게임상의 나이는 17세의 고등학교 1학년인데 생각하는 거나 대사가 딱 초중딩 수준이라서 대사 내용이 엄청 유치하다. 조양민의 대사만 그런 게 아니라 NPC와 보스급 적들의 대사도 똑같이 유치해서 유치함의 레벨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개그랍시고 넣은 게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를 빨간 신호일 때 지나치면 전철이나 자동차에 치어 죽는데. 운전수가 보험 드립을 치면서 터미네이터 2의 명대사 ‘아스탈라 비스타 베이비’를 날리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본편 스토리 자체도 좀 황당한 부분이 많다.

페르시아의 왕자에서 검을 찾아야 공격이 가능해 적과 싸울 수 있는 것처럼 본작도 검을 얻어야 공격이 가능한데. 그 검 얻는 이벤트가 MBC 방송국의 사극 세트장에 가서 사극 배우 ‘나한열’한테 스턴트맨으로 오인 받아 검술을 배운 다음, 바닥에 덜어진 검을 줍는 거다.

검을 입수한 이후 인벤토리창에서 검을 활성화시킨 뒤, CTLR키를 눌러 검을 뽑으면 생명력 게이지가 표시되면서 전투 모드가 켜지는데. 적에게 공격 당하는 것 이외에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생명력이 감소한다. 높이에 따라 들어가는 데미지도 다르다.

이후의 스토리도, 줄거리대로라면 아버지를 찾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어야 하는데. 뜬금없이 무술 대회에 참가해 악당을 물리치고 붙잡혀 간 소녀와 썸을 타거나, 사극 세트장의 액션 배우에게 검법을 배우고 그 배우의 사형과 스승을 찾아가 검법 레벨을 올리는가 하면, 할머니의 수정 구슬을 찾아주고, 반란군 부상자에게 지혈제를 가져다 주고, 공장이 지긋지긋하다는 공사장 인부 아저씨를 위해 폭탄을 구해와 공장을 파괴하는 것 등등. 아버지 찾기와 무관한 내용의 모험을 해서 스토리의 일관성이 없다.

유일하게 어드벤처 게임다운 느낌 주는 이벤트는, 건물이나 상점 간판에 적힌 글자가 처음에는 읽을 수 없는 글자인데. 상점에서 ‘판문자 해석집’을 구입한 이후 읽을 수 있는 글자로 바뀌는 이벤트였다.

게임 후반부로 넘어가면 게임이 튕기는 버그가 자주 생긴다.

갑자기 툭 꺼지더니 재시작되거나, 메모리 문제로 강제 종료된 후 게임 매뉴얼을 읽고 제작사에게 전화해 달라는 영어 메시지가 뜨는 것 등등. 문제가 있는 걸 완전히 해결하지 않은 채 게임을 출시했다는 걸 반증한다.

이 튕기는 버그의 일시적인 해결 방법은 세이브/로드 밖에 없다. 정확히, 튕기기 전에 세이브를 했다가 튕긴 뒤 게임을 재시작해 로드해서 진행하면 앞서 튕겼던 구간을 튕기지 않고 진행할 수 있다.

헌데, 이것도 세이브/로드가 가능한 지역에 한정해서 통하는 방법이라서 세이브/로드가 불가능한 라스트 스테이지에서 튕길 때는 해결 방법이 없다.

그밖에 전투를 하다가 회복을 하려면 칼을 도로 집어넣고 전투 자세를 해체한 다음, 인벤토리창을 열어서 아이템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번거롭고 적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데다가, 거기서 다시 공격을 하려면 또 인벤토리창을 열고 검을 선택해 전투 자세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불편하다.

거기다 주인공 조양민의 공격은 오로지 검 밖에 없는데. 게임 진행 중에 3명의 스승을 만나, 검, 해동검법, 강력 해동 검법 등의 3단계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지만 최고 단계까지 올라가도 정면 방향의 참격 밖에 못 쓰는 반면. 적 보스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칼 던지고, 파워 웨이브 날리고. 할 거 다하면서 격투 게임 캐릭터처럼 공격해오기 때문에 전투 환경이 적한테 너무 유리해서 불합리하다.

결론은 비추천. 이벤트 컷씬은 진지한데 비해 게임 내 대사 스크립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유치하고, 그래픽과 한국 최초의 어드벤처 게임을 표방하고 있는데 게임 플레이 방식 등이 유명 게임을 모방해서 독창성이 떨어지며, 본편 스토리에 일관성이 없는 데다가, 게임 후반부에 게임 진행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튕기는 버그까지 있어 게임의 완성도가 매우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당시 5천만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되어 화제가 됐고, 발매 후 5천 카피를 판매해 꽤 히트쳤다.

덧붙여 박스 패키지 정품에 여러 가지 사은품이 동봉되어 있었는데. 90년대 그룹 가수인 ‘자유시간’의 ‘박제성’이 부른 주제가가 녹음된 카세트테이프와 게임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대형 브로마이드 등이 있었다.

추가로 본작은 발매 당시 박스 패키지의 홍보 문구에 ‘한국 최초 어드벤쳐’를 자칭하고 있는데. 사실 상업 게임으로는 에이 플러스의 ‘오성과 한음’, 아마추어 게임으로는 ‘하프’ 등등이 1년 앞선 1993년에 나왔고, 그냥 어드벤처 게임이 아니라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라고 해도,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으로 패밀리 프로덕션의 ‘복수무정: 분노의 눈물’이 1993년에 나왔기 때문에, 본작이 최초의 국산 어드벤쳐 게임이라고 하는 건 좀 어폐가 있다.

마지막으로 은근히 섹드립 요소가 많은 게임이다. 홍등가를 연상시키는 건물이 있고, 상점에서 플라잉 보이라는 성인 잡지를 판매하기도 하며, 술집 건물에 선정적인 포스터가 붙어 있는가 하면, 방송국에서는 옷 갈아입던 여배우가 NPC로 나오기도 한다. 주요 적 보스들도 여자가 절반 이상이라 보스전 직전에 나오는 주인공 대사가 하나 같이 예쁜 여자 드립이다.

근데 성인용 게임이 아니라 전 연령 게임이라서 홍등가 건물은 존재는 하는데 들어갈 수는 없고, 플라잉 보이는 구입은 할 수 있는데 아이템으로 표시되지도, 사용할 수도 없다.


덧글

  • 무지개빛 미카 2019/11/22 14:08 # 답글

    진짜 후속작으로 마더월드를 만들었더라면 1만장 이상 팔릴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 잠뿌리 2019/11/23 23:10 #

    이 게임의 함정은 제목이 파더월드고, 주인공이 아빠 찾아 모험을 떠나는 것인데, 아빠를 못 찾죠. 대체 왜 파더 월드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 시몬벨 2019/11/22 20:53 # 삭제 답글

    저는 시작하자마자 그 건널목에서 죽었는데, 신호등같은 쓰잘데기없는 시스템을 구현해놨을줄은 모르고 그쪽길로 못가게 막아놓은 장치일거라고만 생각했죠. 결국 초반에 잠깐 하다 말았는데 지금보니 다시 해보고 싶어지네요.
  • 잠뿌리 2019/11/23 23:11 #

    빨간 불일 때 건너면 그렇게 죽고. 초록불일 때 건너야 하죠. 근데 그냥 건너만 곳만 있는 게 아니라, 신호등 건널목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 구관이 있어서 좀 헷갈리게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 먹통XKim 2019/11/29 10:17 # 답글

    90년대 후반에 트윔 게임 모음집 시디를 사서 해봤는데 조낸.........

    이걸 하느니 차라리 타프 시스템의 못 말리는 탈옥범이 압도적으로 재미있더군요
  • 먹통XKim 2019/11/29 10:18 # 답글

    썰렁한 걸 개그랍시고 넣었죠

    차에 치어 죽으니 운전자가 빨간불일때 건너는 바보가 있다고 어이없어 하자

    너도 그래보라고..얼마나 재미있다느니 이런 말은 왜 나와?


    적보고 못 생긴 녀석은 잘 생긴 녀석 못 이긴다고 하자 나도 잘 생겼어! 이런 적...
  • 잠뿌리 2019/11/29 13:31 #

    90년대 감성이라고 커버치기에 힘들 정도로 괴악한 센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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