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천상소마영웅전 2 (1998)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8년에 FEW(퓨처 엔터테인먼트 월드)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1996년에 나온 ‘천상소마영웅전’의 후속작이다.

내용은 전작에서 마황 ‘파라모스’를 물리친 ‘헤스페리’가 파라모스의 딸 ‘라디아’와 결혼한 뒤 두 사람 사이에 ‘스웰더’, ‘크리스티나’ 형제가 태어났는데. 그로부터 10년 후에 헤스페리가 죽고 라디아는 두 아들을 데리고 천상계에서 살던 중. 스웰더 안에 흐르던 마족의 피가 각성하여 파라모스의 유지를 이어 받아 마황으로 각성하여 인간계로 내려가자, 리다아와 크리스티나가 스웰더를 구하기 위해 인간계로 따라 내려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게임 패키지 뒷면에 저주 받은 가문의 피의 숙명이 어쩌고 천상의 아버지 싸움의 승리자시여 저쩌고 다크 뱀파이어의 숙명을 머리끝에서부터 발로 가려 진흙못 가운데 잠기게 하소서! 라고, 보는 사람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중2병스러운 말이 적혀 있는데.. 그것만 보면 마황으로 각성한 스웰더가 주인공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스웰더의 동생인 ‘크리스티나’가 어머니 ‘라디아’와 함께 스웰더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다.

스웰더는 캐릭터 디자인, 복색이 코나미의 ‘악마성 드라큘라: 월하의 야상곡’에 나오는 주인공 ‘알카드’를 연상시키는데. 다크 뱀파이어라고 대놓고 나오는 걸 보면 짝퉁 알카드 맞다. (정확히는 드라큘라랑 알카드를 섞은 느낌이지만)

게임 UI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퀘스트의 ‘택틱스 오우거(1995)’를 모방했다.

월드 맵에서의 이동은 하얀색 글씨로 활성화된 지역을 클릭해 이동하는 방식이고. 월드 맵의 지도 화면 자체를 움직이려면 마우스 왼쪽 버튼을 꾹 누른 상태에서 슬라이드해서 움직여야 한다.

마을에서는 ESC키를 누르면 SYSTEM(시스템), CHARACTER(캐릭터)의 2가지 선택 메뉴가 뜨는데. 시스템에서는 뉴게임(새로 시작), 로드 게임(데이타 불러오기), 세이브 게임(데이터 저장하기), 옵션, 엑시트 게임(게임 종료)를 선택할 수 있고. 캐릭터에서는 캐릭터 스테이터스 수치/캐릭터 스킬/아이템/장비 등이 동시에 표시된다.

레벨을 올리면 HP와 MP만 상승하고 다른 능력치는 전혀 오르지 않는다. 다른 능력치는 오직 장비만으로 올라서 AP(공격력), DP(방어력)만 주구장창 올라간다.

그 때문에 장비가 부실하면 아무리 레벨이 올라도 데미지를 높게 뽑아낼 수 없다. 에디트해서 레벨 2000 넘게 만들어도 레벨 1~3짜리 잡졸 하나 한 방에 못 죽일 정도다.

레벨 업의 의의는 사용 가능한 스킬이 해금되는 것 정도 밖에 없다.

1회용 회복 아이템들이 포션, 약초 이렇게 직관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안개꽃의 이슬, 코브라의 정기, 검은 강의 눈물, 메기의 지느러미, 용의 눈썹. 막 이런 식으로 표기되어 있어서 이름만 보면 효과가 뭔지 알 수가 없다.

전작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있었는데 대체 왜 아이템 이름을 이렇게 어렵게 지어 놓은 건지 모르겠다.

상점에서 구입할 때는 해당 아이템이 뭘 회복시켜주는지 최소한의 표시는 되어 있는데. 정작 전투 때는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정보가 부실하다.

마을에서의 이동은 마우스 커서로 이동 지점을 클릭해 이동하는 방식인데. 이게 이동 좌표를 찍는 게 아니라 화면상에 보이는 바닥을 1칸 단위로 찍어서 이동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건물에 들어갈 때는 문 바로 앞의 1칸을 클릭해 이동해야 한다.

근데 이게 또 문 앞 1칸에 도착해도 그냥 들어가지는 게 아니라. 해당 칸에 서 있는 플레이어 캐릭터 주위에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데고 문쪽으로 방향을 틀어줘야 한다.

즉, 문을 정면으로 보는 자세를 만들어줘야 하며, 이건 건물 이외에 필드 이동 때도 적용되는 것이라서 입구/출구로 들어가고 나가는 게 불편하다.

미니 맵을 지원하지 않고, 카메라 시점 이동도 수동으로 할 수 없어서 꼭 주인공의 칸 이동과 함께 스크롤이 자동으로 움직이는데다가, 키보드를 전혀 지원하지 않아서 조작이 불편하다. (유일한 키보드 지원키가 ESC 밖에 없다)

상점에서 아이템을 살 때 일일이 마우스 커서로 클릭해 선택하고 구입하는데. 여러 개를 한 번에 살 수 없고 한 번에 한 개씩밖에 못 사서 일일이 구입 목록창과 YES/NO 구매 확인창을 번갈아가며 클릭해야 하고, 아이템/장비 구입이 통합되어 있는 게 아니라 캐릭터 개별적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되게 귀찮다.

전투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쿼터뷰 시점에 택틱스 방식인데 캐릭터 그래픽만 바뀌었다. 전작의 도트 그래픽에서 3D 랜더링으로 바뀌었는데, 3D 모델링이 되게 구려서 그래픽이 좋아진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나빠졌다.

전투 때의 커맨드는 휴식(턴 종료), 공격(물리 스킬), 아이템, 환경(다시 시작/세이브/로드/옵션/게임종료), 마법 등이 있는데. 캐릭터별 행동 게이지가 있어서 게이지가 남아 있는 만큼 몇 번이고 이동이 가능하다.

택틱스 게임으로서의 지형의 고저차가 있지만 그것에 따른 공격/방어 보정 효과 같은 게 전혀 없고. 정면 방향의 동서남북 전환을 지원하지 않으며, 배후 or 측면 공격의 개념도 없는 상황에, 클래스는 전사/마법사 계열. 단 두 종류 밖에 없고 물리 공격은 어떤 무기를 장비하든 간에 무조건 전후좌우 4방향 3칸 이상이라서 유니트별 차이점이 거의 없어 전략성이 극도로 떨어진다.

그리고 외길 같은 게 나왔을 때 이동할 수 있는 칸이 2칸이라고 해도. 가는 길 앞에 유니트가 있으면 다른 유니트가 자기 턴 때 그 길을 지나갈 수 없다.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분명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동을 못해서 답답하다.

쉽게 말하자면 2명이 지나갈 수 있는 외다리가 있는데 1명이 외다리에 진입한 상태면. 다른 한 명이 옆자리가 비어 있어도 외다리에 진입할 수 없다는 거다.

보통, SRPG 게임에서 적군이 길막은 해도. 아군이 길막을 하는 경우는 없는데 이 게임은 좀 이상하다.

본편 스토리는 일단 스웰더의 동생 ‘크리스티나’가 주인공 포지션인데. 스토리가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각 파트별 주인공이 다르다.

매 파트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일본식 RPG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고. 스퀘어의 ‘로맨싱 사가(1992)’, ‘파이널 판타지 6(1994)’, ‘루드라의 비보(1996)’ 등으로 예를 들 수 있는데. 보통 이런 류의 게임은 파트별 주인공의 동료가 각각 따로 있어서, 독립적인 스토리로서 즐기는 맛이 있는 반면. 본작은 파트별 주인공의 동료를 딱 그 파트에만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얼굴 초상 없는 무명병사들로 구성하고 있어서 캐릭터성이 떨어진다.

전투 환경은 열악한 걸 넘어서 명백히 나쁜 수준이라서 캐릭터성 떨어지는 게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다.

각 파트별 주인공들은 무조건 1레벨부터 시작하는데 프리 배틀을 전혀 지원하지 않아서 진득하게 레벨을 올릴 수 없다.

파트마다 나오는 적의 레벨도 1~3레벨 밖에 안 돼서 언뜻 보면 저레벨이라 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지만, 아군 유니트는 공격력이 바닥을 기는데 적군 잡몹은 맷집이 쓸데없이 좋아서 적 한 마리 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적군의 잡몹 HP 평균이 400~500인데 아군의 공격 데미지는 60~70 수준이다.

레벨을 올려서 스킬을 해금시켜 최대 스킬로 공격하면 데미지가 200대 후반까지는 올라가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그 정도 레벨을 올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물리 스킬은 삑사리나면 데미지 한 자리 숫자가 뜰 때가 있다.

전투 환경 나쁜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는데 그건 바로 게임 자체에 버그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전작은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주는 버그가 있었는데 본작은 그런 버그는 물론이고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의 치명적인 버그까지 있다.

A 마을의 여관에서 잠을 잤는데 여관 밖으로 나와보니 B 마을이고, 스펠 유저(마법사) 캐릭터는 물리 공격을 아예 못하는데 양손에 무기가 껴지고, 갑옷과 허리띠가 각각의 슬롯에 장착되는 게 아니라 양손 슬롯에 장착되는가 하면, 전투 때 아군 턴이 돌아오면 아무 것도 안 했는데 강제로 턴 종료가 되고, 적을 공격하니 ‘공격 후 처리가 이상, 개발업체 김대리를 찾아주세요’ 메시지가 뜨고, 여관을 이용할 때마다 미스터 김 이벤트가 반복되는 것과 마을 밖으로 나왔는데 지도에 아무 것도 안 떠서 게임 진행이 불가능한 것 등등. 제대로 된 게임을 하기 힘들 정도로 버그 투성이다.

특히 버그가 발생했을 때 아예 개발자를 찾아달라는 메시지가 게임 내에서 공식적으로 뜨는 건 진짜 유사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전대미문이 일인데. 이건 언뜻 보면 AS를 잘해주는 건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게임에 치명적인 버그가 있다는 걸 개발사도 아록 있지만, 버그를 잡지 않은 채 게임을 출시했다는 반증이라서 무책임 끝판왕인 거다.

그밖에 본편 스토리는 자식이 흑화되어 부모형제한테 칼을 들이대는 패륜적인 내용이라 되게 암울한데. NPC들 대사가 개그 대사가 많아서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주로 제 4의 벽을 깨는 대사가 많고, 본작이 나온 게 1998년이라 당시 한국에 IMF가 터져서 IMF 드립을 자주 친다.

결론은 비추천. 2D 도트에서 3D 랜더링으로 그래픽이 바뀌었는데 비주얼이 전작보다 더 퇴보했고, 본편 내용은 진지하고 어두운데 NPC들의 몹쓸 개그 대사들이 분위기를 확 깨며, 저레벨의 탈을 쓴 고레벨 디자인의 거지같은 전투 환경과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의 버그들 때문에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가 상상 이상으로 떨어져 FEW에서 만든 게임 기준으로 최악 중에 최악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다.


덧글

  • 블랙하트 2019/11/18 09:45 # 답글

    메시지는 버그 체크때 테스트 플레이어가 개발자에게 버그 발생 상황을 통보하라고 넣어놓은게 그대로 남은것 같네요. (개발업체 김대리를 찾아가도 문제가 해결될일은 없었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너무 뻔뻔한건데...
  • 잠뿌리 2019/11/18 10:19 #

    뒤에 (3)이란 숫자 표시까지 나온 거 보면 저런 버그가 하나가 아니라 최소 셋 이상이란 걸 뜻하는데 어처구니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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