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제로 흐름의 원 (2000) 2019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2000년에 ‘아트림 미디어’에서 개발, ‘이소프넷’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발매한 어드벤쳐 게임.

내용은 고등학생 ‘유기’가 ‘하나’라는 소녀를 구하고 차에 치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이상한 꿈을 꾸고 난 뒤 2달 만에 의식을 되찾았는데. 그게 실은 전생에 대한 꿈이었고, 현세의 가족과 지인들이 실은 전생의 인연이 이어져 환생한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통칭 ‘제로 프로젝트’라고 해서 제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고. ‘원소스 멀티 컨텐츠’를 표방해서 소설, 만화, OST CD 등이 동시에 나왔다.

S.V.G라고 해서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SVG 약칭은 시뮬레이션의 S, 어드벤쳐의 V, 게임의 G를 합친 것 같다)

본편 스토리는 1~3장 구성으로 1장: 남매의 관, 2장: 속박의 관, 3장: 해방의 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뮬레이션 모드에서는 맵 화면에서 레이더 조준경을 움직여 이동 가능한 지역, 장소를 클릭해 이동하는 방식인데. 표면상으로는 이동 가능한 지역이 꽤 많지만 거의 대부분의 장소가 어떤 장소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전투 엔카운터의 기능을 한다.

쉽게 말하자면, 장소를 클릭해 이동하면 어디에 가든 무조건 전투가 벌어진다는 말이다. 동네 슈퍼, 노래방, 도서관 같은 곳에 가도 밑도 끝도 없이 전투가 벌어지며, 심지어 나오는 적의 종류와 숫자도 디폴트 값이 정해져 있다.

전투 커맨드는 ATTACK(공격), ESP(초능력), CHAIN(체인), SYSTEM로 분류되어 있는데. 공격은 기본적으로 주먹 공격/발 공격/몸통 공격의 3종류가 있고 각각의 공격이 CP라는 기술 포인트가 따로 있다. CP는 공격을 한번 할 때마다 1씩 오른다.

공격할 때 컷 인 애니메이션이 나오지만 이게 여러 장의 컷을 겹쳐서 실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게 아니라, 단순히 정지된 컷을 좌에서 우로 당기는 수준이라서 애니메이션이라고 하기 좀 민망하고, 아군과 적 모두 공격 컷 인이 있는데 스킵할 수 없어서 전투의 템포가 늘어진다.

ESP는 초능력으로 RPG 게임의 마법을 대체하고 있는데. 문제는 후열로 물러나야 사용할 수 있다는 거다. 전투 때 이동 가능한 거리가 전열, 중열, 후열의 3칸 밖에 없는데 어디가 됐든 이동을 하면 한 턴을 소모하고. 적의 턴으로 넘어가면 무조건 공격을 맞아야 하기 때문에 페널티가 크다.

SYSTEM에서는 상태창(스테이터스 정보창), 이동(전투 필드에서의 전후 3칸 이동), 턴 종료 등의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아이템의 개념이 없어서 아이템 사용불가에 도망 커맨드도 없어서 절대 전투를 피할 수 없다.

게임 내에 직접 표시가 되지는 않지만 공격력의 개념은 있어서 레벨이 오르면 공격력도 상승한데, 방어력과 회피력의 개념이 없어서 만랩을 찍어도 저레벨 잡졸들의 공격은 데미지 값이 고정되어 있어서 적이 공격하면 공격하는데로 맞는 수밖에 없다.

전투 때는 상태창을 열 수 있는데 맵에서는 그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전투 이외의 상황에서 상태창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주인공의 집뿐이며, 세이브/로드도 거기서 밖에 못한다.

맵 화면에서는 이동 이외에는 아무런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시뮬레이션 모드에서 할 수 있는 건 전투를 해서 레벨을 올리는 것 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 부분이 시뮬레이션이라는 건지는 모르겠다.

캐릭터의 레벨을 올려서 육성하는 것에 시뮬레이션의 의미를 담기에는, 20레벨이 만랩이고. 기본 수치로 표시되는 건 HP, MP 밖에 없어서 능력치가 세분화되어 있지 않아서 뭔가 레벨을 올려서 강해지는 게 체감이 안 된다.

본편 스토리 자체는 시뮬레이션 모드가 아니라 어드벤쳐 모드에서 진행이 가능한데, 시뮬레이션 모드 때 주인공의 집에서 SLEEP 커맨드를 선택해 잠이 들어야 파트 단위로 구성된 어드벤처 모드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어드벤쳐 모드는 일본식 어드벤처 게임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CTRL키를 꾹 누르고 있으면 메시지 스킵 기능도 지원하고, 세이브/로드는 대화창 좌측의 알파벳 S/L 아이콘을 클릭해서 할 수 있다.

선택지가 나오긴 하지만, 즉석 이벤트를 보느냐 마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엔딩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아서 선택지 자체의 중요도가 낮다.

멀티 엔딩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지만 배드 엔딩, 굿 엔딩의 2가지만 있고. 캐릭터 개별 엔딩은 없기 때문에 캐릭터의 호감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각 장의 스토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쭉 이어지는 게 아니고, 파트 별로 나누어서 진행하는데. 파트 하나가 끝날 때마다 시뮬레이션 모드로 자동 변경된다.

주인공 ‘유기’의 전생인 ‘가시현’은 게임 시작 전에 플레이어가 이름을 자유롭게 입력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게 버그인지, 아니면 본래 그런 건지 몰라도 성은 절대 바꿀 수 없고, 이름도 새로 바꿔도 디폴트 이름이 뒤에 붙는다는 거다.

예를 들어 이름을 ‘잠뿌리’라고 입력하면 게임 내에 표기되는 이름이 ‘가잠뿌리시현’이다.

그밖에 버그가 엄청나게 많아서 게임을 하다가 수시로 멈추고, 튕기는 게 반복돼 게임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작 ‘플러스: 내 기억 속의 이름(2000)’도 버그 투성이 게임이지만 최소한 엔딩은 볼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본작은 엔딩을 보는 게 어려울 정도로 버그가 많다.

오프닝 곡은 보컬 가사가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지만.. 게임 본편에 들어간 더빙 음성은 그 반대다. 일부 이벤트 씬과 전투 씬에서 음성 지원을 하는데. 더빙 퀼리티가 바닥을 차서 게임 플레이 의욕을 뚝뚝 떨어트린다.

게임성을 떠나서 스토리만 놓고 보자면, 근친상간적인 내용이 메인 스토리에 나와서 당시 한국 게임 기준으로는 파격적이었다.

금기를 건드리긴 했는데, 그 근본 바탕이 전생의 인연이 현세에 이어져서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라서 나름대로 드라마틱한 구석은 있다.

전생의 인연이 현세로 이어지는 윤회전생 러브 스토리가 핵심적인 내용인 것이 1998년에 ‘F.O.G’에서 PS1용으로 만든 미소녀 어드벤처 게임 ‘구원의 반’을 생각나게 하는데, 본작은 거기에 기갑+SF+판타지 요소를 넣어서 확실한 차이를 두었다.

결론은 비추천. 소재의 금기를 건드려서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지만, 스토리 자체는 윤회전생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서 드라마틱한 구성을 띄고 있어 괜찮은 편인데, 시뮬레이션 모드와 전투 시스템의 퀼리티가 떨어져도 너무 떨어져 스토리를 받쳐주지 못한 수준을 넘어서 게임 자체를 집어 삼킨 블랙홀이 되어 버렸고, 버그가 너무 많아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해 결과적으로 쿠소 게임 신세를 면치 못했고 스토리가 아까운 작품이 되어 버렸다.


덧글

  • 시몬벨 2019/11/16 10:16 # 삭제 답글

    똑같이 버그로 까이던 천랑열전은 나중에 골드패치가 나와서 상당히 개선이 되었지만, 제로는 패치 딱 하나 나왔는데 그걸 깔면 기존에 있던 버그가 사라지고 새로운 버그가 생겼다죠
  • 잠뿌리 2019/11/16 20:42 #

    플러스도 그렇고 제로도 그렇고 아트림 미디어 게임은 유난히 버그가 많은 것 같습니다.
  • 블랙하트 2019/11/16 12:04 # 답글

    흐름의 원 만화판은 두 작품 나왔는데 원래부터 홍보용 목적이었는지 게임 내용 전체를 다루지는 않고 앞부분 내용만 전 1권, 전 3권으로 끝이었죠.
  • 잠뿌리 2019/11/16 20:42 #

    만화판 3권짜리가 팔용신전설의 박성우 작가가 그렸던 게 기억이 나네요.
  • 블랙하트 2019/11/17 09:51 #

    3권 짜리는 노상용 작가이고 1권 짜리가 박성우 작가 작품입니다.
  • 레이븐가드 2019/11/16 22:32 # 답글

    이게 임달영 작가가 스토리 짠 작품이었죠?

    꿈은 컸는데 능력이 못 받쳐준 것 같긴 하지만

    막장 소재랑 중2병이 너무 심해서 정은 안 가던...
  • 잠뿌리 2019/11/18 10:16 #

    네. 임달영 작가가 스토리 썼고 소설, 만화도 다 임달영 작가 이름으로 나왔죠.
  • 먹통XKim 2019/11/29 10:20 # 답글

    이거 정품으로 사서 하고 봉인....몇번도 안 했어요 ㅡㅡ
  • 잠뿌리 2019/11/29 13:34 #

    1회차 엔딩 보기도 버거운 게임이라서 사놓고 봉인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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