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5] 크리스탈 플리트 (1998) 2020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1998년에 ‘CRE-A 21’에서 윈도우 95용으로 만든 우주 항해 시뮬레이션 게임. 제작사인 CRE-A 21은 ‘F.B.I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1998)’의 퍼블리싱을 맡았던 곳이다.

내용은 우주력 322년.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반물질계 자원 ‘크리스탈’이 발견되어 지구 인류의 우주 개척이 가능해지고 공간을 변화시키는 워프 항법 기술도 생겨났지만 크리스탈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그것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이 발생하고 인류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모든 정보와 물자를 가진 귀족들인 ‘갤럭시’와 그들에 대항하며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집단인 ‘프리 세일러’가 맞서는 상황에, 프리 세일러였던 아버지 ‘오린’이 실종되어 ‘닷슈’와 ‘에린’ 남매가 아버지를 찾으러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게임 화면 하단에 있는 INFO, CHAT, BUILD, SYSTEM의 4가지 항목이 주요 선택 커맨드다.

INFO는 정보 화면으로 MISSION은 해당 에피소드의 클리어 조건 설명. CHAR은 해당 에피소드의 주요 캐릭터 스테이터스가 표시된다.

캐릭터 스테이터스는 이름, 직책, 매력, 용기, 지휘력, 조종술, 기술로 나뉘어져 있다.

CHAT는 채팅 기능이지만 클릭해도 창조차 열리지 않아 아무 기능도 하지 못한다.

BUILD는 CITY, NEW, UPGRADE로 세분화되어 있는데. CITY는 정착한 행성 포트의 인구 레벨/연구레벨/발전레벨/상업레벨/수입(일)/수입(월)로 나뉘어진 일종의 도시 내정 수치 정보창. NEW는 도시 내에 새로 건물을 짓는 것. UPGRADE는 이미 지어진 건물을 업그레이드하는 기능이다.

문제는 이게 게임 내에 표시만 되어 있지, 실제로 적용은 되어 있지 않은 가짜 메뉴들이란 점이다.

사실 이 게임은 발매 전에 카피 캐치가 ‘서버와 접속시 우주공간 안에서 동시 50여명이 플레이 가능한 머드 게임’이라고 광고를 해서, 멀티 플레이를 메인으로 삼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발매를 한 뒤에는 서버가 없어서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았다. 멀티 플레이가 안 되는데, 멀티 플레이를 염두해두고 만든 시스템을 게임 속에 그대로 집어 넣고선 비활성화시켜버렸다. 눈에는 보이는데 구현이 되지 않은 거다.

캐릭터 능력치가 따로 있는 것도 아무 의미 없다. 게임 진행상 캐릭터를 선택하고 말고 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 화면에 보이는 시설 중 활성화되어 있는 건 ‘제선소’, ‘주점’, ‘선착장’ 밖에 없다.

플레이의 기본은 ‘주점’에 가서 NPC와 대화를 나누어 스토리를 진행하고, ‘제선소’에 가서 우주선 구입 및 장비 강화. 그 이후 ‘선착장’에 가서 우주로 출항해 에피소드별로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다.

제선소 메뉴 중 MAIN은 메인 우주선을 구입하는 메뉴로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우주선의 능력치는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시뮬레이션 기능이 비활성화되어 있어서 전투 이외의 능력은 아무 의미가 없다.

ENGINE은 우주선에 장착할 크리스탈 선택, COSMO는 우주선에서 내보내 사용할 소형 기체로 봄버/파이터/어택커/패트롤의 4개 타입으로 나뉜 게 여러 개 있고, TUARET은 우주선에 장비할 무장으로 레이져/미사일/체인(사슬)/봄(폭탄)이 있으며 이쪽은 1레벨부터 9레벨까지의 등급이 매겨져 있다.

여기서 문제는 크리스탈은 그 효과가 구현되어 있지 않아서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거다.

우주선 구입 및 강화에는 돈이 들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우주 항해 모드 때 화면에 보이는 우주선을 파괴했을 때 드랍하는 돈을 입수해야 한다.

우주 항해 모드 때는 플레이어의 우주선은 아무 것도 누르지 않아도 무조건 앞을 보고 나아가게 되어 있는데,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눌러 진로 방향을 바꾸고, 적함이 가까워 졌을 때는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공격을 하는 방식이다.

미션의 목적은 대부분 특정한 목표를 파괴하는 것인데. 이 타겟을 글자로는 알려주는데 그림으로 알려주지 않아서 뭘 부셔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속출한다.

예를 들어 ‘호위선을 파괴하라!’라는 미션이라면, 호위선을 부셔야 되는 건 알겠는데 호위선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는 거다.

50여명이 접속 가능한 머드 게임이란 슬로건에 맞춘 듯, 무인 우주선 수십 척이 화면 곳곳에 돌아다니는 상황이라서 정해진 타겟을 찾고 파괴하는 게 쉽지가 않다.

화면 우측 하든에 MAP 커맨드를 누르면 레이더 지도가 떠서 전체 화면으로 함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지만, 타겟 적함과 무인 함선 모두 노란색으로 표시되어 있고 플레이어 우주선만 녹색으로 표시된 수준이라서 여전히 알아보기 힘들고. MAP이 켜진 상태에서는 우주선을 조종할 수 없어서 엄청 불편하다.

싱글 플레이의 스토리는 에피소드=미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인공 남매가 아버지를 찾는 게 주된 내용이다.

스토리 진행 중에 선택지가 나오지만 뭘 고르던 간에 결과는 다 똑같아서 선택지의 의미가 없다. 게임 소개에는 ‘많지 않은 분기점과 자동 진행 부분을 삽입하여 적당한 자유도’라고 적어 놨는데. 정작 게임 본편에는 분기점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캐릭터 디자인은 ‘개미맨’, ‘레드 블러드’ 등으로 유명한 만화가 ‘김태형’이라서 눈에 띈다. 김태형 작가 직접 그린 그림이 박스 패키지 커버 일러스트와 게임 내에 직접 나온다.

거기까지는 딱 좋은데 문제는 게임 내 캐릭터 썸네일 작화 퀼리티가 눈에 띄게 떨어져서 낚시가 심하다는 점이다. AV 표지 사기에 가까운 수준이라서 뒤통수가 얼얼하게 만든다.

그밖에 의외로 풀 음성을 지원하고 있어서 그거 하나는 기억에 남는다.

결론은 비추천. 우주 항해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장르 자체는 한국 게임 기준으로는 보기 드문 유니크한 소재였고, 당시 인기 만화가 김태형이 일러스트 작업을 한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지만, 머드 게임을 자칭하면서 멀티 플레이를 의식하고 만들어 넣은 시뮬레이션 요소가 게임 내에서 전부 비활성화되어 있는데다가, 멀티 플레이 자체도 아예 지원하지 않고. 게임 전체적으로 표시는 되어 있는데 구현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미완성된 걸 억지로 출시한 황당한 게임이다.


덧글

  • 뇌빠는사람 2019/11/14 10:20 # 답글

    저거 잡지에서 보고 일러 괜찮네 싶었던 겜인데 정말 90년대말 국산겜 문제 많았네요...
  • 잠뿌리 2019/11/14 15:31 #

    뭔가 좀 그때가 혼돈의 시대였죠. 제대로 된 게임이 드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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