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용등삼국지 (龍騰三國.1996)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6년에 대만의 게임 회사 ‘SOFT WORLD=智冠科技(지관과기)’에서 MS-DOS용으로 만든 복합 장르 삼국지 게임. 원제는 용등삼국. 한국에서는 ‘네스코’에서 수입해 한글화하여 ‘용등삼국지’란 제목으로 정식 발매했다.

내용은 중국 후한 시대, 황건적의 난과 동탁의 난 이후에 전국의 군웅들이 일어나 천하의 패권을 놓고 다투는 이야기다.

게임 내 오프닝에 나오는 줄거리에서는 황건적의 난과 동탁의 난이 끝난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 게임 내에서는 동탁은 건재하고. 게임 시작 시기 자체도 187년으로 고정되어 있다. 사실 187년은 동탁의 난이 발생하기도 전의 일이다. 실제 역사에서 동탁이 낙양에 입성한 게 189년이다.

그리고 오프닝 마지막에는 삼국지의 주역인 유비, 조조, 손권을 언급하는데. 정작 게임 본편은 시작 시기가 187년으로 고정되어 있다 보니 오나라 진영 군주는 ‘손견’이라서 손권은 아예 나오지 않는다.

플레이어 셀렉트 가능한 군주는 ‘공손찬’, ‘원소’, ‘유비’, ‘공륭(공융)’, ‘한복’, ‘교모’, ‘도겸’, ‘공수(공주)’, ‘옹개’, ‘마등’, ‘유언’, ‘왕랑’, ‘엄백호’, ‘장우각’, ‘원술’, ‘손견’, ‘동탁’, ‘유요’, ‘진횡’ 등등 총 19명이다.

‘옹개’와 ‘진횡’은 본래 촉나라, 유요 진영의 장수였는데 본작에서는 독립 군주로 나오고, ‘장우각’은 황건적 잔당을 이끄는 독립 군주로 본래 삼국지에서는 흑산적의 수령이다.

화면 중앙이 게임 화면이고, 우측 상단에는 현재 년도와 지역/세력이 표시된 미니 맵, 우측 하단에는 여러 가지 정보 및 커맨드가 나열되어 있다.

캐릭터 썸네일 우측으로 녹색 칸은 장수 이름, 빨간색 칸은 현재 위치한 도시 이름. 그 아래로 한 글자로 축약된 커맨드로 ‘장(장수 정보)’, ‘현(당세현자=재야 장수 정보)’, ‘성(성 정보)’, ‘강(강국서열=현재 세력 랭킹 1~3위)’이 있다.

당세 현자는 서서, 강유, 순욱, 순유, 곽가, 사마의, 제갈량, 노숙, 육손, 주유 등등의 군사 계열 장수들인데. 보통 재야 장수와 다르게 특별한 조건을 갖춰야 등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서는 금 50000냥, 순욱, 순유는 군주의 매력 90 이상, 강유는 황제의 조서, 곽가는 옥새 아이템이 필요하다.

성 정보에서는 농업, 상업, 치수, 기술, 충성(민심), 감찰, 방어 등의 내정 수치와 양식(군량), 금, 인구, 마필(군마), 병사수(병력), 훈련, 사기, 화살, 강궁, 강노, 연노, 경충성차, 중충성차, 경투석차, 중투석차, 경장함선, 몽동전함, 목유우마 등이 표시된다.

언뜻 보면 되게 복잡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꽤 단순하고, 내정 수치 구성 자체가 코에이의 ‘삼국지 4’를 따라했다. (병기를 강노, 연노, 충차, 투석차(발석차)로 구분한 게 완전 똑같다)

기본 수치는 등급(레벨), 병사, 양식(군량)으로 나뉘어져 있고 게임 플레이 중에 경험치를 얻어 레벨을 상승시킬 수 있다.

장수 능력치는 ‘속성’이라고 표기되는데, 충성, 매력, 연령, 건강, 무력, 지력, 통솔, 정치로 나눠진 건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와 동일하다.

기병, 화살, 임전, 해전 등의 4가지 수치는 스킬 수치로 숫자 대신 별표로 숙련도가 표시되고, 이것과 별개로 캐릭터 고유의 능력이 따로 있다.

삼국지 4의 장수 능력과 같아서 해당 능력이 없으면 관련 커맨드 자체를 실행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기본 부대 수치는 등급(레벨), 병사, 양식(군량)의 3가지가 있고 이걸 바탕으로 군주를 주인공으로 삼아서 수하 장수를 파티원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성과 필드를 돌아다닐 수 있다.

성에서 NPC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어서 RPG 게임 느낌 나는데 이 부분은 캡콤의 ‘천지를 먹다(1989)’ 패미콤판과 똑같다.

실제로 본작의 제작사인 소프트월드(지관과기)에서 1991년에 만든 ‘탄식천지’는 천지를 먹다 패미콤판을 무단으로 베껴 만든 해적판 게임인데 그걸 본작에 도입한 것 같다.

성 안에서는 여러 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데, ‘양식점’에서 양식(군량)을 돈 주고 살 수 있고, ‘무기점’과 ‘방패점’에서는 각각 무기와 방어구를 사서 공격력/방어력을 올릴 수 있으며, ‘상점’에서는 각종 보조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고. ‘훈련소’에서는 ‘임독단’과 10000냥을 사용해 장수의 무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성을 나갈 때는 삼국지의 이동과 같이 이동할 장수와 물자를 선택해야 하는데. 선택할 때만 그렇고 실제 이동 자체는 성 안을 돌아다니듯 필드를 돌아다니는 것이다.

필드에서 이동하다가 다른 세력의 성이나 관문에 들어갔을 때 병력, 병종을 선택해 전투에 돌입하는데. 전투 방식은 코에이의 ‘삼국지 영걸전(1995)’을 그대로 모방했다.

병종은 경보병/중보병, 경기병/중기병, 궁병/강궁병, 강노병/연노병, 경충성차/중충성차, 경투석차/중투석차, 몽충전함/주력전함. 이렇게 나뉘어져 있는데 기병으로 편성하려면 ‘필마(말)’, 궁병/노병으로 편성하려면 각각 화살, 강노, 연노가 필요하다.

전투 화면 우측에 전장 미니맵 아래로 유일하게 한글화되지 않고 한자 그대로 적혀 있는 5개 커맨드는, 위에서 아래 순서대로 ‘퇴각’, ‘위임(CPU한테 행동 맡김)’, ‘음악 온/오프’, ‘효과음 온/오프’, ‘게임 종료’다.

부대 행동 커맨드는 휴식, 공격, 모략(스킬), 물품(아이템), 총 휴식이 있고, 공격은 전투(일반 공격)과 개인전투(일기토)로 나뉘어져 있다.

모략은 일종의 스킬인데, 삼국지 영걸전의 전투 때 사용하는 ‘책략’보다는 천지를 먹다의 마법 대체제인 ‘비책’에 가깝다.

일반 공격을 할 때는 별도의 공격 애니메이션 없이 데미지만 표시되고, 일기토는 삼국지 4를 따라했다.

성에 접근했을 때 특수 커맨드인 ‘성타기’가 있는데 단 한 번에 성벽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성문을 공격하면 파괴할 수 있지만, 파괴하면 적군의 사기가 떨어질 뿐. 성을 함락시키는 것도,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성타기를 해서 성벽 위로 올라가면, 성벽 아래로 절대 내려올 수가 없어서 성벽 아래 있는 부대는 공격할 수가 없다는 것이고. 양식이 다 떨어져도 부대가 전멸하지 않고 전투에 턴 제한도 없어서 전투 자체를 클리어 자체가 불가능하다. 퇴각을 해서 부대를 물리는 수밖에 없다.

반대로 성을 지키는 농성 측의 입장이 돼도 성벽 위에 아군 부대가 있고, 성벽 아래에 적군 부대가 있으면 궁병으로 편성하지 않는 한 상대를 공격할 수 없어서 전투가 끝나지 않는다.

전투 때 사로잡은 장수는 등용/해방/처형 같은 커맨드 선택이 따로 없이 무조건 아군 장수로 들어온다. 심지어 적 세력의 군주조차 아군 장수화된다.

만약 적 세력이 하나 이상이 땅을 가지고 있고, 첫 전투 때 적 세력의 군주를 사로잡았으면, 군주는 그대로 아군 장수로 들어오고. 적 세력의 남은 장수가 자동으로 군주 직위를 계승하게 되어 있다.

게임 실행 커맨드는 크게 ‘행군’, ‘군령’의 2가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여기서 여러 가지 커맨드로 파생된다.

행군은 주둔(턴 넘기기), 조사(주변 땅을 조사), 정탐(주변 도시를 조사), 물품(아이템), 상태(스테이터스 수치), 건설(교각=다리 건설)를 할 수 있는데 주로 성나 필드를 돌아다닐 때 실행하는 기능이다.

필드에서 성과 관문 이외에 마을과 동굴 같은 특수한 장소가 있는데 그곳에 들어가 현자를 찾거나, 보물을 찾을 수 있다. 보물을 찾을 때 쓰이는 커맨드가 바로 ‘조사’다.

군령은 성 내에 관청에서 군령 커맨드를 클릭해 마우스 아이콘을 황제로 바꾸어 여러 커맨드를 활성화시켜 사용할 수 있다.

내정은 내정을 담당할 장수로 ‘주사’, ‘부사’로 임명해 예산을 할당하고 농업, 치수, 상업, 기술, 성벽, 친민, 감찰 등의 내정 수치를 상승시키는 것인데. 삼국지 4의 내정 시스템과 동일하다.

외교는 동맹, 합공(공동 작전), 구원(자원을 요청하기), 단교(동맹 파기), 동수(합동 수비), 적대(세력별 적대 수치 확인), 교환(포로 교환), 공납(자원을 줘서 세력 친밀도 상승), 권고(항복 권고)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삼국지 4의 외교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가는데 이민족에게 공격을 요청하는 것만 빠졌다.

군사는 증병(징병=병사 모집), 훈련, 전투, 해산, 제조로 나뉘어져 있는데. 병사 유지에 필요한 군량은 성내 양식점에서 사야 한다.

영지는 운송(물자 수송), 운수(장수 이동), 인령(태수 임명), 세율(세금 조정)을 선택할 수 있다.

시장은 말과 무기를 구입할 때 사용하는 커맨드다. 판매 목록은 성마다 각각 다르다.

인사는 탐방(인재 수색), 해고(장수 해고), 포상(금을 줘서 충성도 높이기), 하사(금 or 양식을 사용해 백성 충성심 높이기)로 장수 관련 커맨드다. 탐방은 삼국지 4처럼 성 하나가 아니라 주를 대상으로 해서 광범위로 인재 수색을 할 수 있다.

모략은 매복(목표 세력에 장수를 보내 잠복), 소문(목표 세력의 장수 충성심 떨어트리기), 첩보(목표 세력의 정보를 입수), 선동(목표 세력의 민심 떨어트리기), 매수(목표 세력의 장수를 포섭), 왕칭(왕이 되었음을 고함)이 있다.

다른 건 삼국지 4에 나오는 장수 기술과 동일한데. 왕칭만 새로 추가됐다. ‘왕이 되었음을 고한다’라는 기능으로 황제 참칭과 같다. (예를 들어 꿀물 황제 원술의 황제 참칭)

군령의 문제는 오직 플레이어가 위치한 성의 관청에서만 실행할 수 있고. 다른 성은 태수만 정할 수 있고 성의 운용은 기본적으로 자동 위임되어 있어서 플레이어도 모르는 사이에 온갖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알림 메시지는 어디서 어디로 물자를 보냈다, 전투가 벌어졌다, 재난이 발생했다, 폭동이 일어났다. 이 정도 메시지 밖에 없고 어떤 수치가 얼마나 하락했는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자기 세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한 번에 파악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내정 모드는 턴제에 적합한데, 플레이어가 파티를 편성해 돌아다니는 RPG 모드를 무리하게 넣어서 플레이어의 이동과 함께 시간이 흐르는 리얼 타임제로 시간이 흘러 내정을 디테일하게 챙길 짬이 없고, 반대로 RPG 모드에서도 이동하는 것 자체에 시간이 흘러 CPU가 조정하는 세력이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간에 게임 플레이의 여유가 없다.

그것 때문에 CPU가 조종하는 세력도 땅 많고 장수 많은 게 무조건 유리하다.

S급 장수인 관우, 장비가 있지만 땅이 하나 밖에 없는 유비는 눈 깜짝할 사이에 멸망당하고, 장수는 많은데 땅이 적은 조조는 간신히 목숨만 연명하는 수준이며, 장수 진용은 시원치 않지만 땅이 많은 도겸, 유표 등이 세력빨로 치고 올라와서 원소, 동탁과 경쟁할 정도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한국에 수입되어 정식으로 한글화되어 발매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오타인지, 아니면 고증 오류인지 번역이 좀 엉망진창이다.

유표의 모사 ‘괴월’, ‘괴량’ 형재를 뜬금없이 ‘팽월’, ‘팽량’으로 번역한 것부터 시작해 ‘장합’은 ‘장태’, ‘신비’는 ‘진비’, ‘장의거’는 ‘장의경’이라고 표기됐다.

그밖에 본래 유요의 부하인 ‘진횡’은 독립 군주로 나오는데 부하로 나오는 게 원래 손책의 부하인 ‘진무’이고, 같은 독립 군주 ‘옹개’는 등장 시기가 수십 년은 앞당겨져 나온 데다가, 원래는 익주군의 호족으로 ‘옹치’의 후손인데 본작에선 뜬금없이 오랑캐의 우두머리로 나오며 수하 장수로 ‘사마가’를 휘하에 두고 있다. (사마가는 무릉만 출신의 장수라 형주 방면에서 나와야 되는데..)

옹개는 근거지가 남만 쪽이라 남만왕 맹획을 대체하고 있는 것 같은데. 특이한 게 남만쪽 지역 지명이 보통은 ‘운남’, ‘건녕’ 정도 될 텐데 본작에서는 ‘차란’, ‘평강’이라고 나온다.

장우각도 게임상에선 황건적 잔당의 우두머리라고 표기되지만 실제 삼국지에서는 흑산적의 수령이다. 흑산적과 황건적은 엄연히 다르다.

근데 사실 장우각 본인보다는 수하 장수인 ‘저비연’이 흥미로운데. 저비연은 흑산적 수령 출신이자 군벌인 ‘장연’의 본래 이름이다.

삼국지 역사에서 장우각 사후 저비연이 수령이 되어 본래 성씨인 저씨를 장우각의 장씨로 바꾸어 ‘장연’이 된 것이라 전해지는데 본작에서는 장우각이 독립 군주로 나와 장연이 저비연으로 등장한 것이다.

결론은 평작. 전략 시뮬레이션+롤플레잉+SRPG의 3개 장르 조합의 발상 자체는 괜찮은데 그게 결국 삼국지+천지를 먹다+삼국지 영걸전을 짜깁기한 것이라서 독창성이 떨어지고,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RPG와 턴제 시뮬레이션의 잘못된 만남으로 이동/전투/내정 등 주요 커맨드 실행의 여유가 없어 느긋하게 게임을 즐길 수 없어서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좀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는 치트키가 있다. 게임 플레이 중에 성에서 성 밖으로 나갈 때 대기 장수 및 병력, 자금 편성 화면에서 ESC키를 눌러 취소한 뒤 성 밖에 맨몸으로 나갔다가 다시 성안으로 들어가면 병사와 양식의 수가 증가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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