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98] 토막: 지구를 지켜라 (2001) 2020년 가정용 컴퓨터 586 게임




2001년에 ‘씨드나인’에서 개발, ‘위자드 소프트’에서 윈도우 98용으로 발매한 미소녀(?) 연애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1년 후인 2002년에는 일본의 ‘SUN SOFT’에서 PS2판 이식을 맡아 콘솔판이 발매됐고, 2003년에는 그 콘솔판이 ‘토막 컴플리트 에디션’으로 역수입되어 한국에 출시됐다.

내용은 지구의 인류가 타락해가는 걸 보다 못한 신들이 지구에 재앙을 내려 멸망시키려고 하는데. 이때 사랑의 여신 ‘에비앙’이 지구에 진실한 사랑이 남아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신들의 의견에 반발했다가, 질투의 여신 ‘데자와’가 에비앙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해서 여신의 육체를 버리고 지구로 내려가 지구의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 진실한 사랑을 증명하라고 하는 바람에, 에비앙이 머리만 지구에 뚝 떨어진 뒤 주인공(디폴트 네임없음)에게 거두어져 화분에 심겨져 자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본작의 게임 기간은 2001년 5월부터 시작해 딱 3년 후인 2004년 5월까지 에비앙 여신의 머리를 키우는 것이다. 정확히는, 여신의 머리를 키움과 동시에 신뢰와 호감도를 쌓아 연인으로 골인하는 것으로 겉으로 보면 상상도 못하겠지만 실제 게임 장르는 미소녀 연애 육성 시뮬레이션인 것이다.

육성 시뮬레이션으로서의 스케줄은 한 달 단위로 진행이 되는데. 이게 달력의 날짜를 정확히 따지는 게 아니라 턴으로 고정시켜놨다. 한달에 30턴이 주어져서 커맨드를 하나 실행할 때마다 1턴을 소비하는 방식인 것이다.

토막의 능력치는 ‘지성’, ‘감수성’, ‘매력’, ‘호감’, ‘체력’, ‘목마름’, ‘배고픔’, ‘피로’, ‘스트레스’가 있다.

이중에 지성, 감수성, 체력은 관련 커맨드를 실행해 직관적으로 올릴 수 있고, 배고픔, 목마름, 피로도 관련 커맨드를 사용해 하락시킬 수 있지만, 매력, 호감, 신뢰는 관련 커맨드가 아예 없고 주변 환경 혹은 랜덤으로 오르 내리기 때문에 육성이 좀 까다롭다.

커맨드는 우측에 위에서 아래로 쭉 나열되어 있는데 하트 아이콘은 ‘애정도’로 쓰다듬기, 꼬집기, 때리기 등을 해서 손 아이콘을 움직여 토막을 터치할 수 있고. 포크/수저아이콘은 ‘식사’로 짜장면, 떡볶이 햄버거, 피자, 과일 등의 음식을 먹여서 배고품 수치를 하락. 물방울 아이콘은 ‘물’을 주는 것으로 물, 음료수, 술(소주)를 선택해 마시게 하여 목마름 수치를 떨어트릴 수 있다.

다만, 음식에 따라 오르내리는 수치가 좀 다른 부분이 있는데. 짜장면을 먹이면 매력이 하락. 소주를 먹이면 온도가 상승하며, 햄버거, 피자 등은 체력을 상승시켜준다.

PC판은 주인공 설정이 중국집 아들이라서 기본으로 무한정 제공되는 게 ‘짜장면’이다. 짜장면과 물 이외의 음식과 음료는 매 달이 끝날 때마다 편의점에 가서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

아령 아이콘은 ‘운동’으로 숨쉬기, 눈 깜빡이기를 선택해 체력을 상승. 책 아이콘은 ‘책’으로 책읽기, 노래하기, 그림 그리기를 선택해 지성, 감성을 올릴 수 있다.

단, 책 아이콘의 커맨드는 편의점에서 달마다 책, 음악 CD, 스케치북을 구입해야 실행할 수 있어서 돈이 든다. 음식은 한 번에 많이 사둘 수 있지만, 책, 음악 CD, 스케치북은 한 번에 하나씩 밖에 살 수 없다.

편읮머에서는 커맨드 실행에 필요한 아이템을 사는 것 이외에 ‘복권’을 사서 긁거나, ‘스티커 사진기’를 이용해 게임 속 캐릭터와 합성할 수 있는 벽지 캡쳐 기능을 지원한다. (벽지 캡쳐 기능은 실제 플레이어의 컴퓨터에 PC 카메라를 연결해야 사용할 수 있다)

한 번에 표시되는 아이콘은 최대 5개인데 게임 내 아이콘은 총 10개로, 아이콘 맨 위의 화살표 표시를 눌러 다음 아이콘 챠트로 넘어갈 수 있다.

모자 아이콘은 ‘머리 스타일’로 편의점에서 관련 물건을 구입해 토막의 머리 스타일이나 머리 색깔을 변경하고 계절용 모자를 씌이거나 귀걸이 등의 장신구를 달 수 있다. 이 스타일 변화도 엄연히 한 턴을 소비하는 것이고 능력치가 오르내린다.

달 아이콘은 ‘휴식’으로 잠자기를 할 수 있으며 피로와 스트레스가 하락한다. 근데 사실 많이 하락하는 피로 뿐이고. 스트레스는 조금만 하락해서,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떨어트리는 아이콘이 마땅히 없다.

스트레스는 호감, 신뢰와 마찬가지로 관리하기 까다로운 수치로 오르는 건 쉬운데 내리기는 어렵다.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화면 우측 상단에 오늘의 날씨와 온도, 습도를 확인해서 너무 덥거나, 춥거나 하면 스트레스가 상승하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위치를 바꿔줘야 한다.

토막 머리 화살표 아이콘은 토막의 위치를 변경하는 것으로, 책상, 창가, 정원, 창고 등의 4종류가 있고. 각 장소마다 온도와 습도가 다르다.

책상은 온도가 높고 습도는 보통. 창가는 온도가 낮고 습도가 보통. 정원은 온도가 가장 낮고. 창고는 습도가 가장 낮은 차이가 있다.

토막을 화분에 심어서 키우는 것이라 일단은 식물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라 그런 건지, 이 환경 조정이 엄청 중요하다.

서류 가방 든 주인공 아이콘은 ‘출근’으로 회사에 나가는 커맨드다. 매 달 편의점에서 아이템을 구입할 때 돈이 필요한데 게임 내에서 돈을 버는 유일한 수단이 회사 출근이라서 토막을 키우는데만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다.

출근하는 것도 커맨드 실행으로 처리되어 한 턴을 소비하고. 토막의 능력치에 영향을 끼친다.

옵션 아이콘에서는 게임 저장하기/불러오기, 소리 조절, 이미지만 보기, 게임 종료, 게임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할 수 있다.

한 달 스케줄이 끝날 때마다 평가서의 점수가 매겨지고, 그 결과에 따라 다음달 토막의 상태가 바뀐다. 보통, 수줍음, 뿅감, 건방, 불감 등의 상태 변화가 있다.

이벤트가 랜덤으로 발생하는데 이벤트의 종류 자체는 적은 편이고. 같은 이벤트가 반복해서 다시 나와서 좀 질린다.

안 그래도 토막 육성 자체가 밥 주고, 운동 시키고, 책 보여주고. 잠자게 하고. 그러는 게 전부라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적어서 한달 30턴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지겨운데 이벤트까지 부족하니 게임 플레이가 엿가락처럼 늘어진다.

멀티 엔딩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서 에비앙 여신의 머리 토막 이외에 서브 히로인인 지현, 소영 등이 등장해서 셋의 개별 연인 엔딩이 있고. 토막 육성을 소흘히 했을 때 배드 엔딩도 나온다. (컴플리트 에디션판에서는 일본인 히로인 ‘이즈미’가 서브 히로인으로 추가된다)

메인은 어디까지나 토막이기 때문에, 서브 히로인은 공략 자체는 가능하지만 캐릭터 간의 관계 묘사부터 시작해 연애의 밀도가 다소 낮은 편이다.

애초에 서브 히로인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로 보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고 이벤트 때가 아니면 만날 수도 없으니 괜히 서브 히로인인 게 아니다.

본작은 음성을 지원하는 게임이지만, 한국판은 비전문 성우를 기용했기 때문에 더빙 퀼리티가 상당히 떨어진다.

컴플리트 에디션 발매 당시 씨드나인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게임의 분위기상 전문 성우의 완벽한 연기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일부러 아마추어 성우를 기용한 것이라고 한다.

요즘으로 치면 게임 컨셉이 병맛 개그물이라서 그런 거다. 당시에는 병맛이라는 용어가 없었고 엽기 개그가 유행하던 시절이라 엽기 게임이란 말을 들었다. 게임 오프닝에는 아예 대놓고 엽기 개그 만화로 유명했던 ‘멋지다, 마사루!’의 대표 밈인 아이 원츄 패러디 장면까지 나온다.

이후 일본에 수출되어 일본 전문 성우가 더빙을 한 일본판이 한국에서 ‘토막 J에디션’이라고 해서 음성만 일본어로 바뀐 게 역수입되어 출시됐었고. 나중에 ‘토막 컴플리트 에디션’이 나왔을 때는 한국어 음성과 일본어 음성을 각각 따로 선택해서 플레이할 수 있게 됐었다.

결론은 미묘. 여신의 머리 토막을 화분에 심어 육성하고 심지어 연애까지 하는 전대미문의 설정으로 게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지만. 그런 파격적인 소재와는 또 별개로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이벤트도 극히 적은데 게임 플레이 기간은 쓸데없이 길어서 게임 플레이가 한없이 늘어져 육성 게임으로선 지루하고, 미소녀 연애 게임으로선 캐릭터 간의 관계와 연애 묘사의 밀도가 낮아서 게임 전반의 완성도가 떨어져 발매 당시 엽기 문화의 유행에 편승한 작품으로 기억되는 컬트적인 게임이다. 쿠소 게임(쓰레기 게임=졸작)이라기 보다는 바카 게임(바보 게임=괴작)으로 분류할 만한데, 한국 게임 중에 대표적인 바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작중에 극장 이벤트 때 상영되는 영화인 ‘벨리알 이야기’는 씨드 나인의 업계 데뷔작인 ‘패러렐 월드: 벨리알 이야기(2000)’다. 정확히, 벨리알 이야기의 3D 오프닝 동영상이 극장에서 상영된다.

덧붙여 본작은 20002년에 후속작인 ‘토막: 지구를 지켜라 Again’이 나왔는데. 이 게임은 전작 같은 미소녀 연애 육성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횡 스크롤 슈팅 게임으로 시리즈 넘버링 두 번째 작품이라기보다는 스핀오프작에 가깝다.


덧글

  • 레이븐가드 2019/11/02 14:55 # 답글

    모바일로 적당히 컨버전 해서 나와도 좋을 것 같은데...
  • 잠뿌리 2019/11/02 22:32 #

    요즘 나왔으면 모바일용으로 적절한 게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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