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받은 집: 한송이의 꽃 ( I Am the Pretty Thing That Lives in the House.2016) 2020년 전격 Z급 영화




2016년에 미국, 캐나다 합작으로 넷플릭스에서 ‘오즈 퍼킨스’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은퇴한 공포 소설 작가 ‘아이리스 블룸’은 치매로 고통 받고 있었는데 미국 메사추세츠주 브레인 트리에 있는 외딴 집에서 홀로 살고 있던 중. 그녀의 부동산 관리인 ‘왁스캡’이 호스피스 간호사 ‘릴리 세일러’를 고용해 블룸를 돌보게 했는데. 블룸이 자꾸 릴리를 ‘폴리’라고 불러서 릴 리가 왜 그런지 알아봤다가, 블룸이 집필한 공포 소설 ‘벽 속의 여인’에 등장한 여주인공의 이름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줄거리만 보면 사이코 스릴러물 같지만, 실제로는 집에서 출몰하는 유령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고스트물이다.

블룸이 집필한 소설 ‘벽 속의 여인’은 1813년에 ‘폴리’라는 여자가 남편과 눈 가리고 술래잡기를 했다가 살해 당한 후 벽 속에 묻혔는데. 그게 블룸이 살고 있는 집이고. 블룸은 젊은 시절 해당 소설을 집필할 때 폴리의 유령과 대화를 나누어 그걸 토대로 글을 쓰게 된 것이며, 노인이 되어 치매 환자가 됐는데 호스피스 간호사인 ‘릴리’를 폴리라고 부르는 상황인 것이다.

떡밥을 던지고 회수한 거나, 반전으로 나온 게 아니다.

이야기의 시작 지점부터 소설에 나온 문구를 인용한 유령 독백이 밑도 끝도 없이 계속 나오는 걸 시작으로 소설 속 폴리 이야기가 잊을 만 하면 과거 회상 씬으로 반복 재생돼서 대놓고 고스트물로 광고하고 있다.

현실의 여주인공 ‘릴리’는 ‘블룸’을 돌보면서 기묘한 체험을 하기는 하지만,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할 정도로 스케일이 작고. 또 그게 단발적인 이벤트에 그쳐서 스토리의 중심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블룸이 치매 노인 환자라 거동이 불편해서 항상 2층 침실에 있고. 릴리는 블룸이 벨을 눌러 부르지 않으면 2층에 올라가지 않고 1층에서 주로 지내기 때문에, 집안에서 이상한 현상을 겪어도 누군가한테 상의를 하거나,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진짜 그냥 하는 일 없이 그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만 한다.

사건의 진상이 주인공의 어떤 활약이나 행동에 의해 드러난 것이 아니고. 주인공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독백만 하고 있는데 과거 회상 존나게 보여주다가 ‘실은 이렇게 된 일이었답니다, 짜잔!’하고 엔딩까지 자동 진행시키니 스토리 전개가 한없이 늘어지고 극적인 재미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집에서 사람이 죽으면 망령이 되어 그 집에 묶인 지박령이 되는데. 산 사람은 그런 집을 매매할 수 없고. 망령한테 집을 빌려야 한다!’라는 존나 거창한 문구를 강조해서 오프닝과 엔딩 때 각각 한 번씩 써먹는데 그에 비해 폴리의 유령이 출몰하는 건 극 후반부의 이야기고. 릴리가 폴리의 유령을 직접 목격한 순간이 본작의 하이라이트라서 그 뒤에 엔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르는 고스트물인데 유령의 공포에 대한 묘사 밀도가 대단히 떨어진다.

유령이 나오는 집이 메인 소재니까 고스트물 이전에 하우스 호러물의 관점에서 봐도, 작중 배경이 되는 집이 2층 구조인데 주인공의 행동반경이 너무 좁아서 하우스 호러물 특유의 집이라는 배경이 주는 공포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집 자체도 무슨 낡은 저택이나 흉가, 폐가 같은 게 아니라 평범한 2층 양옥집이고. 인적이 드문 교외의 숲속에 홀로 세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중 인물들이 집 밖에 아예 나가지를 않으니 티가 안 나는 상황인 데다가. 작품 자체가 미장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 영화를 좀 설렁설렁 만든 느낌마저 든다.

살아 있는 인간 작가가 유령과 대화를 나누어 유령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소설을 쓴다는 메인 설정도 별로 신선하지는 않다. 클라이브 바커의 소설 ‘피의 책’에서 다룬 적이 있는 소재다.

결말은 뭔가 알렉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디 아더스(2001)'를 느낌 나는데, 그 작품은 라스트 반전을 위한 밑밥을 충분히 깔아놓은 다음 회수해서 반전 결말로 쾅-터트렸는데. 본작은 그런 치밀힘과 디테일이 전혀 없어서 굉장히 작위적인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엔딩 하나를 위해 본편 내용을 짜 맞춘 느낌마저 드는데 그마저도 깔끔하게 끝나지 않아서 되게 찝찝하다.

결론은 비추천. 소재가 신선한 것도, 비주얼적으로 볼거리가 있는 것도, 미장센이 좋은 것도 아니고, 작중에 나오는 나레이션 내용이 거창한 것에 비해 본편 스토리는 한없이 늘어지고 엔딩은 작위적이며, 고스트물인데 유령 묘사의 밀도가 떨어져 호러 영화로서의 무서움은 1그램도 없어서 재미가 극도로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오즈 퍼킨슨 감독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1961)’에서 ‘노먼 베이츠’ 배역을 맡은 유명 배우 ‘안쏘니 퍼킨스’의 장남으로 아역 배우 출신 감독이다. 아역 배우로 데뷔한 작품이 ‘사이코 2(1983)’인데 작중 노먼 베이츠의 12살 어린 시절 배역으로 짧게 출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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